목록2019/05 (18)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2019 에 대한 소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우리나라에 '인지학(Anthroposophie, 人智學)'이 알려진 계기는 1990년대에 발도르프 교육학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면서부터이다. 공동육아와 대안교육운동이 활발히 벌어지던 그 시기에 사람들은 발도르프 교육을 대안적 교육의 하나로 여겼다. 1994년 제44차 세계 교육부장관 회의에서 21세기 개혁교육의 모델로 선정된 발도르프 교육은 유네스코의 지원 및 연구대상이 되기도 했다. 1995년에는 발도르프 교육과 관련된 국제세미나가 국내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일찍이 특수교육과 유아교육 분야에서 캠프힐이나 발도르프 인형 등이 소개돼 오다가 발도르프 교육을 지향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생기고, 공교육에서도 관심을 갖는 교사가 많아지면서 1996년 처음으로 교사..
슈타이너의 관점에서 본 아동기 고유성 정윤경(전주교대, 교육학) 1. 에테르체의 탄생으로 내면세계의 발달이 두드러진다. 초등학령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개 만 6세부터 시작해서 6년간 이루어지는 것이 주류이다. 이것은 심리학적 측면에서 아동 발달을 고려할 때 6-12세까지의 아동이 초등교육에 적합하다는 것에서 근거를 찾는다(고재천, 2000: 308). 슈타이너 역시 7세에 초등교육을 시작하는 것은 유치원 단계 유아기와 구분되는 특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7세 경에 시작해서 14세까지 아동기에 나타나는 발달 단계의 특징을 결정짓는 중요한 것은 '에테르체의 탄생'이다. 이 시기에 에테르체가 외피를 벗어버리고 새로 태어나므로, 비로소 에테르체에 교육의 힘이 작용할 수 있게 된다. 슈타이너는 인간의 네 ..
8 하지만 슈타이너 자신의 말대로라면, 그가 인지학이란 말을 쓰게 된 계기는 로베르트 침머만(Robert Zimmermann, 1824 1912)에게 있었다. 침머만은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철학자로서 슈타이너는 빈 대학에서 그의 강의를 들었다. 1882년, 침머만은 를 출판했다. 여기서 그는 헤겔류의 철학자들로 대표되는 독일 이상주의라는 거대하고 추상적인 개념체계에 반기를 들었다. 침머만에 의하면, 그러한 이상주의 철학자들은 최고의 추상 수준에서 존재, 비존재, 현존, 모순과 같은 개념들로부터 시작하여 자신들이 마치 신이나 되는 양 써내려갔다는 것이다. 이는 경험적 바탕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맞서기 위해서(슈타이너가 이야기하듯이) “침머만은 '우리는 인간들 내부의 신이, 신 중심의 관점으로 ..
번역에 깔린 패배주의 새로운 텍스트와의 대결의식 가져야 황현산(고려대 교수·불문학) 개항 이후 우리의 번역사는 그 시작부터 불행할 수밖에 없었다. 국권의 위기 속에서 우리는 서양의 문물과 대면했고, 이어서 식민지 시대가 있었다. 밖에서부터 들어온 것은 많은 경우 우리의 것과 '다른 것'에 그치지 않고 '절대적인 것'의 형식을 띠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우리 글로 학문을 했던 경험이 많지 않았고, 국문학 전통은 일천한 것이 아니었지만 우리 글로 쓴 문학 작품이 국경을 넘어간 적은 거의 없었다. 같은 어족을 가진 언어와 교류할 기회는 매우 적었으며, 국경 안에서도 학문의 억압이 있었다. 식민지 시대에는 공식어의 위치를 빼앗기기까지 했으니, 한국어는 지역적으로 특수한 언어, 정서적으로 폐쇄된 언어의 처지를 면..
과학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케플러는 행성들이 타원궤도를 돈다는 사실을 밝혀낸 천문학자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케플러를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이로 기억합니다. 그는 원래 수학자였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수학자들이 많이들 그랬듯이 신플라톤주의에 경도되어 있었지요. 그는 연구 초기에 태양계에 행성이 6개밖에 없는 이유를 정다면체를 통해 설명하기도 했을 정도입니다(플라톤주의는 기하학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에 따르면 수성에 외접하는 정다면체가 있고, 그 정다면체에 외접하는 금성이 있으며, 그 금성에 외접하는 정다면체와 그에 외접하는 지구 등등으로 설명했지요. 정다면체는 다섯 개밖에 없으니 그에 내접하거나 외접하는 행성은 여섯 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습니..
우리말로 생각해보는 인간의 삼지체 - 인지학과 동양사상의 비교 (1) 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신체, 영혼, 정신’의 독일어 용어는 ‘Leib, Seele, Geist’입니다. 영어권에서는 ‘body, soul, spirit’으로 번역하고, 중국에서는 ‘身, 心, 靈’, 일본에서는 ‘体, 魂, 靈’ 등으로 번역해 사용합니다. 한국에서는 역자에 따라 ‘몸, 혼, 영’, 또는 ‘신체, 영혼, 정신’ 등으로 번역합니다. 한국에 나온 인지학 책의 번역본을 살펴보면 양억관, 김성숙 선생님처럼 일본인 인지학자 타카하시 이와오의 일어본을 중역한 경우 ‘몸, 혼, 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물병자리 출판사에서 나온 ≪초감각적 세계인식≫이나 ≪신지학≫, ≪일반인간학≫ 등의 책을 보면 그렇습니다. 김정임, 이정희, ..
인지학, 하나의 '세계관'인가? 발도르프학교에 제기되는 대부분의 질문들 또는 발도르프학교에 보내는 것을 유보하거나 공격하는 일은 발도르프학교를 '세계관 학교'라고 말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학교에서 인지학을 가르친다고 말한다. 그리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종교적 종파의 영역 안에서뿐 아니라, 세계관에서 '중립적'이라고 여기는 테두리 안에서 공격한다. 여기서 '세계관'이라는 개념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금세기에 하나의 의미 변화를 겪었다. ['세계관'은 무엇을 의미하나?] 넓은 의미에서 인간 의식은, 학문(혹은 과학)에서일지라도 세상에 대한 어떤 일정한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학문적 관점에서 성찰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시각에서 행동을 취할 것인지이다. 세계관으로서 인지학 슈타이너의 저..
한국에서의 인지학 수용과 실천 가능성 : 우리말로 생각해본 인지학의 용어들 - 얼, 넋, 몸(Geist, Seele, Leib)을 중심으로 발제 : 김희동 선생님 시간 : 5월 28일 화요일 6시 시작 (5시 45분부터 접수) 장소 : 인지학센터 6층
회복적 정의와 직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직면한다는 것, 이것은 내게 늘 두려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직면하는 순간 물러설 수 없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순간, 많은 사람이 평화를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래서가 아닐까? 몰라서가 아니다. 직면하는 순간 나는 나의 책임을 인식하게 된다. 이 삶은 나의 것이고, 그것이 고난일지라도 헤쳐나갈 사람은 결국 나이다. 직면이란 결국 나 자신의 진실에 직면하는 것, 즉 책임을 짊어지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 진실은 그다지 아름답지도 고상하지도 않은 모습으로 찾아온다. 어찌할 수 없는 갈등처럼 위기 상황이 되어야 진실의 윤곽이 또렷해지는 탓이다. 그래서 공동체로 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진솔하게 드러내고 갈등에 직면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