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발도르프학교의 저학년 통합교과 활동 (5) - 저학년 아동의 발달특성 본문
저학년 아동의 발달특성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저학년 아이들의 학교수업은 자연과 언어, 음악의 내적 측면을 경험하려는 아동의 요구를 고려하며 진행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감탄할 만한 기술을 가진 어른에게 존경의 감정을 갖는다. 이러한 감정은 배우는 일에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자아를 자극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교사는 이 시기의 아이들이 내부와 외부 세계 사이에서 균형과 조화를 갖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가 신체와 환경의 올바른 관계를 알아 가면서 내적 경험과 신체기관의 균형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1. 1학년 아동의 발달특성
1학년이 된 아이는 기억력이 자유로워진다. 물론 취학 전이더라도 아이가 과거 사건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여 어른을 놀라게 하는 일은 종종 있다. 그러나 아이가 뜻대로 기억을 되살려내는 일은 거의 없고, 그보다 소리나 냄새, 장면 등을 계기로 기억이 촉발된다. 이에 비해 1학년 아이는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자기가 찾는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다. 이것은 이론적 과목을 습득하기 위해 요구되는 핵심적인 자질이다.
기억력은 생명력의 활동과 관련이 깊은데, 만 7세 전까지 신체 기관을 완성하는 데 집중했던 생명력이 이갈이 이후에는 사고 활동에 쓰이기 때문이다. 그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보면, 아직 7세 이전에는 동화를 들려줄 때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또 듣고 싶어 한다. 반복해서 듣고 싶어 하고 항상 처음 듣는 것처럼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7세 이후의 아이들은 “나 그거 알아요!”라고 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그 아이들에게는 지겹고 뻔한 내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갈이를 시작한 7세 아이는 독립적이고 표현하길 좋아하며 판타지를 통해 사고를 할 수 있다. 1학년에서는 여전히 전체적으로 꿈결 같은 분위기에 있고, 주로 손발을 이용한 여러 활동과 모방을 통해 배우게 된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 수학의 연산기호와 숫자 등은 그림을 통해 접근하고 내면화한다. 세상에 대한 전반적인 경험은 전래동화와 잘 짜여진 자연의 이야기들 속 원형적인 그림들에 의해 자양분을 공급받는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학교로, 배움에서 중요한 변화를 겪는다. 아이들은 교사에 의해 그림과 이야기를 통하여 기본적인 선의 형태와 소리, 그리고 문자와 숫자의 기호 등에 대해 경험하도록 안내된다. 아이들은 움직임과 시, 그림, 노래 등을 포함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연습을 통해 이러한 것들을 익히고 기억하는 법을 배운다. 1학년 동안 아이들은 교실 생활과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에 대해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게 되며, 이는 앞으로 이어질 학교에서의 모든 배움에 대해서도 그 기초를 형성하게 된다.
앞서 말한 경이감, 감사함, 책임감과 함께 자연에 대한 경외감,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 어른에 대한 존경, 세상에 대한 흥미, 그리고 교사에 대한 신뢰의 감정을 길러주는 것은 1학년과 그 다음에 따라올 학년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덕적 덕목이다. 교사는 아이들이 서로를 좋아하고 서로의 말을 들어주는 사회적 공동체가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2. 2학년 아동의 발달특성
만 8세 아이는 주로 자기 스스로 만들어낸 마음의 풍경 안에서 살아간다. 아이들은 내적 삶의 영역으로부터 만들어진 개성 가득한 심상을 발달시켜 나간다. 바깥세상의 사건과 경험에 대해 상상력을 통해 자기가 갖고 있는 세계의 그림과 일치시키고 재조정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그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커다란 주의를 기울인다. 전체로서 하나인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대조적인 특성이 들어와 고의로 장난을 치고 싶은 유혹과 종교적으로 경건한 세계에 대한 관심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때의 교과내용은 아이들의 느낌과 감정을 풍부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극되어야 한다. 여전히 아이들은 논리적인 사고가 아닌 그림에 따른 사고가 우선시되는 배움의 과정을 편안하게 느낀다. 개념들은 질적으로 유연하고 잘 짜여져 있을 때 가장 의미 있게 이해된다. 이때 아이들에게 학습 내용은 완성된 개념 형태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풍부한 그림과 이야기가 먼저 주어지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개념이 형성되어져야 한다. 아이들은 차츰 수리력과 문해력의 기본원리에 친숙해지며, 전체적이고 정교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많은 기술과 능력을 발달시킨다. 이때 아이들의 지성은 예술적인 접근을 통해서 깨워져야 한다.
2학년 아이들은 이제 영구치가 자리 잡으면서 기능이 분화되고 우세한 능력이 확립된다. 2학년 아이들에게서 나오는 자신감의 정도와 소속감은 아이들이 1학년 때 배운 기초 위에 세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학년의 학습내용은 1학년 시기의 경험이 더욱 확장되고 심화되는 형태이다. 이때는 주로 전학년에 배운 새로운 기술을 숙련시키고 발달시킨다. 동시에 아이들 간의 개인차는 더욱 뚜렷해지고 한 학급에서 능력의 범위는 확실하게 구별된다. 이 시기 동안에 특수한 학습이 요구되는 어려움을 가진 아이들이 관찰된다. 또한 2학년 시기에는 1학년에 비해서 많은 힘이 학급을 사회적으로 밀착된 공동체로 만드는 데 쓰여진다. 이때의 공동체란 아이들 스스로 경험하는 전체성에 의해 하나가 되는 집단을 말한다. 2학년에서는 대조 또는 대립의 분위기가 흔히 드러나며 아이들이 서로 관계 맺는 방식에서도 관찰된다.
아이들이 이 시기를 건강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 중 하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성인이야기과 우스꽝스러운 동물들이 나오는 우화이야기가 함께 제시되며 이 두 대조적인 이야기는 아이들 내면의 높은 영역과 낮은 영역을 반영한다. 그리고 2학년에서는 특히 교사의 강한 지도력이 요구된다. 교사는 아이들에 대해 일관된 접근과 아름다운 상상력을 통해서 권위를 인정받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그림으로부터 적절한 방향과 형태를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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