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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90회] 극우 유튜버들의 황금알 비즈니스 (2020.06.07) 본문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90회]
극우 유튜버들의 황금알 비즈니스
2020.06.07
https://www.youtube.com/watch?v=ZoMqa-kpEn4
“정직하면 돈 못 벌어요.” 막말·혐오가 돈이 되는 유튜브 세상
스트레이트, 극우 유튜버 ‘슈퍼챗 수익 자료’ 단독 입수
극우 유튜버들의 막말·혐오 방송이 도를 넘어섰다. 진영 논리에 기반한 가짜 뉴스나 음모론의 전파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이나 피해자들에 대한 조롱과 증오까지 판 치고 있다. 구글이 이른바 ‘노란 딱지’ 정책으로 유해 콘텐츠에 대해 광고를 붙이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이는 단지 광고주만 보호하는 정책에 불과하다. 노란 딱지가 붙는다고 콘텐츠가 차단되지 않는다. 광고만 붙지 않을 뿐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광고’가 아닌 다른 수익창출 수단이 극우 유튜버들의 막말·혐오 방송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슈퍼챗(Super Chat)을 아십니까?
슈퍼챗은 유튜버들이 라이브 방송을 할 때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시청자로부터 직접 후원금을 받는 기능이다. 슈퍼챗을 보낼 경우 자신의 메시지가 채팅창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후원금은 한 번에 최소 900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횟수는 무제한, 금액별로 색깔도 다르고, 채팅창에 고정되는 시간도 다르다. 스트레이트는 극우 유튜버들이 슈퍼챗을 통해 얼마나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지, 구체적인 수익 분석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전세계 슈퍼챗 수익 순위의 2, 3위가 한국의 우파 유튜버였다. 수익 규모도 상상 초월이었다. 구체적 내용은 방송을 통해 공개한다.
“코인에 미쳐 있다”
한 극우 유튜버는 스트레이트에 이렇게 고백했다. “감성을 자극하면 돈이 쏟아진다.”, “정직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시청자들이 돈을 주는 방향으로 말한다.” 한마디로 다들 “코인에 미쳐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엔 ‘진보 코인, 보수 코인 뭘 탈까?’라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 진보, 보수 어느 쪽이 돈이 더 될까에 따라 방송의 방향을 잡겠다는 것이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충성 시청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전달하고 있단 얘기다. 슈퍼챗이 오히려 가짜 뉴스와 막말, 혐오를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스트레이트는 ‘슈퍼챗의 모든 것’을 취재했다. 슈퍼챗을 통한 유력 유튜버들의 수익 자료뿐 아니라 슈퍼챗 수익을 올리기 위해 무슨 일들이 유튜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지도 공개한다. 슈퍼챗 문제에 대해 구글의 입장은 무엇인지, 슈퍼챗이 만들어낸 부작용에 구글의 책임은 없는지도 따져봤다. 구글이 슈퍼챗을 내놓으며 내걸었던 목표는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와 팬들의 친밀한 소통’이었다. 이 목표는 이뤄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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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면 돈 못 번다?” 극우 유튜버들의 슈퍼챗을 파헤치다
이지선 기자
가짜뉴스와 혐오, 정치적 신념조차 상실한 돈벌이 수단 첫 접근은 가짜뉴스에 붙는 광고로 시작했어요. 구글의 ‘노란딱지’ 제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막말, 혐 오, 가짜뉴스 영상에 여전히 광고가 줄줄이 붙고 있 었고, 해당 유튜버의 돈줄이 되었죠. 빅데이터 전문업 체의 통계 자료도 입수했지만 한계에 맞닥뜨리게 됐습니다. 유튜버의 광고수익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정확히 계산해낼 수 없었습니다. 구글이 절대로 공개하지 않는 수익 알고리즘 탓이죠. 그러다 ‘슈퍼챗’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노란딱지’로 광고수익이 줄어들게 된 유튜버들이 ‘슈퍼챗’을 이용해 큰 돈을 벌고 있다는 얘기였어요. 당장 유명 유튜버들의 방송을 찾아봤고, 실제로 가짜뉴스에 상당한 규모의 슈퍼챗이 ‘터지는’ 광경을 목격하게 됐습니다. 취재의 무게중심은 ‘슈퍼챗’으로 옮겨졌습니다. 취재할 때 집중해서 한 우물을 파다보면 귀인을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취재에선 유튜브 통계전문업체 왕효근 대표입니다. 슈퍼챗은 100% 수익을 예측할 수 있는 구조였고, 우리는 당장 의기투합해 슈퍼챗 프로젝트에 돌입했습니다. 한국 언론 최초 시도였어요. 5만 개의 크롤링봇을 가동해 전세계 유튜버들의 슈퍼챗 수익을 읽어들였고, 글로벌 순위를 집계할 수 있었습니다. 전세계 2위와 3위 가 한국의 정치 유튜버였고, 한 달에 수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었어요. 그 외에도 13개의 정치 유튜버 채 널이 순위권에 포진했고, 이 중 상당수는 가짜뉴스와 혐오를 영상의 단골 소재로 삼는 극우 유튜버들이었습니다.
“다들 코인에 미쳐있죠. 정직하면 돈 못 벌어요.” 이번 기획보도의 가장 큰 수확은 슈퍼챗 수익 분석입니다. 이제는 누구나 사이트를 통해 특정 유튜버의 슈퍼챗 수익을 검색할 수 있어요. 실제 제 보도가 나간 이후 많은 언론들이 정치적 사안이 발생했을 때 슈퍼챗 수익을 기사의 소재로 쓰고 있더라고요. 큰 보람입니다. 두 번째 수확은 구글의 즉각적인 조치를 이끌 어 냈다는 점입니다. 심한 언행을 일삼던 극우 유튜버 계정에 대해 구글이 전면 수익차단 조치를 취했고, 실 제 일부는 계정 삭제로도 이어졌어요. 이 또한 보람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정직하면 돈 못 번다”는 한 극우 유튜버의 고백이 이번 기사의 가장 큰 소득이자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핵심 메시지라고 생각해 요. 그동안 가짜뉴스와 혐오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누군가에게는 신념조차도 상실한 그저 돈벌이 수단이기도 했다는 거죠. 좌파코인과 우파코인을 저울질해 선택하는 세태 역시 이번 기획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는데, 저는 그 부분이 가장 진한 여운으로 남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추가로 더 취재해보고 싶은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기사에 대한 일부 댓글을 보면 “왜 극우 유튜버만 다루었느냐. 편파보도 아니냐”는 말이 있더라고요. 세 가지 분명한 기준이 있었습니다. ①역사를 왜곡했는지, ②가짜뉴스를 퍼뜨렸는지, ③정치인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혐오와 조롱, 막말을 했는지 입니다. 보수와 진보 정치 채널들을 모두 모니 터했고, 그 결과를 기사에 담았습니다. 기계적 중립은 결코 공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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