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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깨달음의 알속 -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 해설 (1) 본문

명상수련/깨달음의 알속 -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 해설

깨달음의 알속 -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 해설 (1)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9. 7. 15. 15:40

깨달음의 알속

- 틱낫한 스님의 반야심경 해설

 

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옮김

 

 

 

 

편집자 서문

 

 

반야심경은 불교의 알짬으로 여겨지며, 세상의 모든 불교 공동체에서 날마다 소리 내어 읽는 경전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틱낫한 스님의 해설은 2500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 이래로 구전되어 내려온 초기불교의 일부입니다.

 

반야바라밀다(완벽한 깨달음의 알속 또는 알짬)에 관한 문헌은 서력기원의 시작 즈음으로 거슬러 오릅니다. 인도에서 출발해 중국, 베트남, 한국, 티베트 그리고 일본을 비롯한 대승불교의 나라에서는 이천 여년 간 반야를 가르치고 배워왔습니다.

 

근래 들어 그러한 가르침은 영어로도 가능해졌고, 30년 넘게 선승禪僧과 티베트의 스승들이 쓴 명상서적을 통해 서양에도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양인은 그것을 어렵게 여겼습니다.

 

1987년 봄, 베트남의 선승이자 시인이며 평화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은 캘리포니아, 퍼시픽 노쓰웨스트, 콜로라도, 뉴 잉글랜드, 그리고 뉴욕 등지에서 명상과 강연 강좌를 연이어 여셨습니다. 스님은 미국적인 불교의 참모습을 찾기 위해 구도求道에 동참한 자신의 미국인 청중을 북돋우셨습니다. 그것은 바깥의 것이 아니라 우리들 깨달음의 깊은 데에서 솟아나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불교는 유일한 게 아니에요. 불교의 가르침은 다양하지요. 불교가 한 나라에 전파될 때, 그 나라는 늘 새로운 형태의 불교를 받아들입니다. 그곳에서의 불교는 다른 지역의 것과는 다를 것입니다. 참된 불교가 되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가치와 문화에 꼭 맞는 불교여야 합니다.”

 

타이(Thӑy : 스승. 틱낫한 스님을 일컬음)의 반야심경 강연은 우리의 깨달음을 풍요롭게 하였고, 지적인 탐구를 도왔습니다. 캘리포니아 오자이에서 열린 공개강연에는 칠팔백 여명이 와서 들었습니다. 오륙십 여명은 집단명상에도 참여했습니다. 많은 예술가와 명상가들이 로스 파드레스 산 들머리의 커다란 떡갈나무 아래에 앉아, 이른 아침의 멧새 소리 같고 따뜻한 산들바람의 감촉 같기도 한, 타이의 부드러우면서도 꿰뚫는 듯한 음성을 들었습니다. 반야심경에 대한 스님의 풀이는 명확하면서도 이해가 쉬워 이 오래된 가르침을 살아 숨 쉬는 깨달음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 책은 여러 개의 강줄기가 모여 하나가 되듯, 스님의 여러 말씀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명상을 하는 동안 타이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고요하고 맑은 눈으로 마음을 모아 생활하도록 격려하셨습니다. 밥을 먹거나 불상을 그릴 때, 또는 그저 조용히 걸을 때에도 발이 땅에 닿는 것을 알아차리도록 말입니다. 이렇게 마음모음의 상태를 북돋기 위해 범종을 때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모든 사람은 움직임을 멈춘 뒤 숨을 세 번 들이 내쉬며 조용히, “들어라, 들어라, 이 거룩한 소리는 우리를 참된 나로 돌아가게 해주나니라고 외는 것입니다. “종은 보살입니다.타이가 말씀하셨습니다. “종은 우리를 일깨워 줍니다.”

 

종소리가 우리를 내면으로 이끌 때, 우리는 정원을 다듬는 연장과 망치, 페인트 붓 또는 펜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숨을 들이 내쉬고 잔잔한 미소로 자기 자신과 주위의 모든 것 사람들, 나무, , 가볍게 뛰는 아이, 근심 걱정과 괴로움까지 을 향해 웃으며 본래의 나로 잠시 돌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깊이 들을 때에 비로소 우리는 종소리와 하나가 됩니다. 종소리가 우리의 마음 안쪽에서 깊이 울려 퍼지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입니다. 이 순간이 지난 뒤 우리는 아마 좀 더 집중력 있고 깨어있는 마음으로, 새 힘을 얻어 일상을 다시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오직 종만이 보살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물건이든 지금 즉시 우리를 일깨우고 편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불교는 즐거운 삶을 위한 슬기로운 방편이라고 타이가 말씀하셨지요. 저는 그러한 가르침에 따라 이 작은 책 읽기를 제안하며, 그리하여 당신도 참된 깨달음을 얻기를 바랍니다. 부디 종소리를 듣는 것처럼 읽으십시오. 당신의 하루 일과를 잠시 내려놓고, 몸과 마음을 모두 편안하게 하여 앉은 뒤, 이 훌륭한 법문이 당신의 내면에서 깊이 울려 퍼지도록 하세요. 만약 당신이 당신 자신과 이 책을 그와 같은 방법으로 하나가 되게 한다면, 당신은 많은 시간 충만한 종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종이 울릴 때면 잠시 책을 덮고, 당신의 깊은 곳에서 메아리치는 그 소리를 들으세요. 가만히 숨을 고르고 웃음을 머금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에게 그것이 처음엔 어려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라고 격려하시던 타이의 음성을 여전히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방법을 통해 당신은 마음 깊이 반야심경과 아주 가까워질 것입니다. 손에 닿을 만큼 말입니다

 

우리가 자비로울 수 있다면, 세상의 평화는 먼 것일까요?

 

 

19884

캘리포니아 말리부에서

피터 래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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