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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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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 이야기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봄이 오면 겨울 마녀는 땅속 깊이 들어가 잠을 자야 합니다.
그래서 겨울 마녀는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걸 아주 아주 싫어했지요.
일년 내내 겨울이었으면 했어요.
컴컴한 땅속에서 죽은 듯이 자는 건 정말 싫었거든요.
하지만 조그마한 봄의 요정들은 봄이 오기 전부터 아주 바빴습니다.
수선화와 튤립, 히아신스가 싹이 틀 수 있게 보살펴야 하고, 매화, 목련, 산수유, 개나리의 꽃봉오리가 부풀어오르는 걸 지켜봐야 했거든요.
그뿐인가요, 나비와 꿀벌, 딱정벌레가 잠이 깨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했지요.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땅 위에 새싹이 돋으면 겨울 마녀는 안절부절 어쩔 줄 모릅니다.
매화와 산수유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이제는 정말 봄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너무 화가 난 겨울 마녀가 온 힘을 다해 찬바람과 눈보라를 불러오기도 하지요.
봄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봄의 요정들이 아니지요.
봄의 요정들은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모두 모여 손을 잡고 힘을 모읍니다.
다시 겨울이 오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손에 손을 잡은 봄의 요정들 덕분에 일찍 피어난 꽃들은 얼어붙지 않고 활짝 피어날 수 있답니다.
아무리 겨울 마녀가 화를 낸다 해도 봄의 요정들을 당해낼 수는 없지요.
결국 겨울 마녀는 힘을 잃고 땅속 깊이 물러나게 될 것입니다.
꽃샘추위는 겨울 마녀의 작별인사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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