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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The Guardian] 책이 LP판처럼 취미로만 남게 되는건 아니겠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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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uardian] 책이 LP판처럼 취미로만 남게 되는건 아니겠지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4. 8. 9. 10:39

책이 LP판처럼 취미로만 남게 되는건 아니겠지

I fear books are going the way of vinyl records – a rarefied pursuit for hobbyists

 

Gaby Hinsliff
 Rick Kim  이바닥뉴스 번역

2024-08-06


우리는 점점 더 짧은 동영상에서 내러티브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정크푸드를 간식으로 먹는 것처럼 그것은 우리에게 영양을 공급하지 못할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책은 읽는 아이는 더 안정적이며 자존감과 정신 건강이 더 좋다


여름철, 그리고 독서를 연결하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음 아니 최소한, 그래야 했습니다. 여름 휴가는 때로는 밀린 책들을 몰아읽는 기쁨을 위해 있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흔들리는 해먹에 누워 혹은 따사로운 모래사장에서, 가벼운 책이든 부커상 후보작들이건 책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여름, 우리에게 독서할 시간이 생겼습니다. 사실 이 시간 동안 우리가 뭔가 하는 척을 하기에는 독서만한 것이 없… 었습니다.

이제 수영장에서는 사람들이 휴대폰 화면을 스크롤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됩니다. 어떤 이들은 읽지 않을 종이책을 썬베드 옆에 덩그러니 놓아둔 채로 말이죠.

최근 한 작가 친구가 말했듯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이름이 ‘스토리’인 이유가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릴스(Reels)는 단 몇 초만에 촘촘한 미니 플롯으로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욕구를 낚아채버립니다. 성공한 인플루언서들은 본능적으로 스스로를 어떤 드라마 속 캐릭터인 것처럼 스토리로 연출하지요.

하지만 이런 한 입 짜리 이야기를 베어무는 것은, 문해력 관점에서 보자면 정크푸드를 먹는 것과 같습니다. 소설 한 권을 완전히 읽어내는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게 하지만, 결코 그것에 만족이란 없습니다. 오히려 독자를 중독시켜 끝없는 욕망과 짜증을 불러일으킵니다.

리딩 에이전시의 지난달 연구에 따르면 영국 성인의 1/3 이상이 즐거움을 위한 독서를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애초에 독서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의 수 역시 2015년 이후 두 배로 늘었습니다.

도서 마케팅의 핵심이 되어가는 틱톡의 ‘북톡(BookTok)‘에서 자신들이 읽은 책을 인증하고 자랑하는 Z세대 독자들이 예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16세에서 24세 사이 응답자의 무려 44%는 그들이 독서하는 이유에 즐거움은 거의, 혹은 전혀 없다고 답했습니다.

책이 핫한 아이템으로서 어느 때보다 인기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줌 영상통화를 위해 멋진 책장을 배경으로 꾸미는 것이라든지, 왠지 멋져보이는 잇템으로 사람들이 들고다니는 서점 돈트북스의 에코백처럼요.

그런데 독자로서의 자신을 전시하는 것과 실제로 책을 읽는 것 사이에는 꽤 큰 격차가 있습니다. 리딩 에이전시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열 명 중 세 명은 책을 잘 읽지 못하거나 몇 분 이상 집중하기 어렵다고 답합니다. 이는 점점 사람들이 긴 글에 대한 문해력을 잃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게 다 신문 한 부인가요?” 긴 비행을 앞두고 뉴욕 타임즈 한 부를 챙긴 제게 한 젊은 직원이 소리쳐 물었습니다. “그거 너무 두꺼운 것 아닌가요?”

최근 한 미국 교수가 문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게 했던 것에 대해, 합리적이었는지 아닌지 트위터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그 교수는 학생들이 읽는 것에 반발하는 것을 이기지 못하고 (책 한 권 대신) 중편 소설이나 짧은 발췌문으로 갈음하기로 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다음 세대의 독자들이 이미 독서에 흥미를 잃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셔널 문해력 기구의 연구) 8세에서 18세 사이의 아이들 중 40%만이 여가 시간에 책을 읽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2005년 기구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상대적으로 남자 아이들과 저소득층의 아이들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통상적으로 더 열정적인 독자로 여겨졌던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도, 독서 습관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야기 자체에 관심을 잃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점점 그 욕구를 다른 곳에서 충족하는 듯 합니다. 비디오 게임을 통해 이야기 속 캐릭터가 되거나 휴대폰에서 찾는 것이죠.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독서라는 활동 자체가 점점 더 모든 사람의 취미에서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도서관 카드를 가진 어떤 이들만 할 수 있는 것이거나, 체스나 오래된 LP를 모으는 것처럼 이국적이고 엘리트스러운 취미가 될지도 모르죠.

심각한 일인가요? 물론입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매우 그렇습니다. 믿을 만한 어른의 무릎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은 그 자체로 아주 효과적인 유대감 형성 활동일 뿐 아니라 평생 도움이 될 활동입니다. 어려운 상황이면 특히 강력한 보호 수단이 되어주기도 하고요.

북트러스트의 연구에 따르면, 어려서 취미로 책을 읽었던 것이 16세 때의 어휘력 수준이나 심지어 수학에서의 성취에 미치는 영향은, 부모의 교육 수준이나 사회 경제적 지위의 영향보다도 4배 강력합니다.

가난 속에서 자라는 다섯 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그들이 성인이 되어 가난할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책을 읽는 아이들은 더 안전함을 느끼고, 자존감이 높고 정신적으로 건강합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는 데 방해되는 것을 없애고, 부모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게끔 하는 문해력 기구의 ‘Early Words Matter’ 캠페인은 정부가 사회 내 계층 이동, 교육 성취도,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침대 머리맡에 읽다 만 책들이 쌓여가는 것에 점점 당황하는 성인들 – 네 저를 포함합니다 – 에게는 독서의 효과가 그다지 또렷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독서가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증거 역시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는 이 문제를 골똘히 생각할 또 다른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이번에는 휴대폰은 집에 두고 말이죠.

 

https://ebadak.news/2024/08/06/fear-books-vinyl-records/

 

책이 LP판처럼 취미로만 남게 되는건 아니겠지 (번역)

우리는 점점 더 숏츠같은 짧은 동영상를 탐닉하며 이야기를 소비합니다. 하지만 이건 정크 푸드를 먹는 것과 같아요. 그것이 우리의 마음이 양분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ebadak.news

 

 

원문: 가디언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article/2024/aug/06/fear-books-vinyl-records-rarified-pursuit-hobbyists

 

I fear books are going the way of vinyl records – a rarefied pursuit for hobbyists | Gaby Hinsliff

We’re increasingly getting our narrative fix from short videos. But, like snacking on junk food, it won’t nourish us, says Guardian columnist Gaby Hinsliff

www.theguard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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