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색에 대한 이해 본문
색에 대한 이해
번역 변종인
1. 자연의 선물
색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훌륭한 선물입니다. 색은 자연의 일부이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자연으로 한 발짝 더 깊이 다가설 수 있습니다. 괴테는 “부분은 전체를 포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즉, 색깔과 빛깔은 전체 자연의 한 부분이며 이를 통해 자연 자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입니다.
2. 괴테의 『색채론』
사실 이러한 설명만으론 뭔가 부족합니다. 색이 주는 본질적 느낌들에 대해 사전 지식이 좀 더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 괴테의 깊이 있는 연구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들에게 괴테는 단지 훌륭한 문학가로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괴테는 선입견 없는 총체적인 관찰을 통해 자연의 본질에 곧바로 접근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자연과학자이기도 합니다. 괴테는 자신의 저서 『색채론 Zur Farbenlehre』에서 각각의 색깔이 주는 느낌과 성격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괴테는 뉴턴과 달리 주로 경험과 집중력에 의지하여 색채에 대한 이론을 정립했습니다. 한마디로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정신을 기울이는 자에게 자연은 결코 죽어 있지도 침묵하지도 않는다.”
괴테의 방법대로 색에 대해 우리 스스로 ‘정신을 기울여’ 살펴볼 수 있습니다. 빨강, 파랑, 노랑 등 각각의 색깔들을 앞에 놓고 그 느낌을 가만히 살펴봅시다. 그러면 분명히 색깔이 주는 서로 다른 느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색깔에 대한 개인적이며 사회적인 경험을 가지고 좀 더 다른 느낌을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 느낌에 대해 미리 정해진 정답은 없습니다. 색깔마다 긍정적 느낌과 부정적 느낌을 동시에 느끼기도 합니다. 색의 본성이 전해 주는 것과 자신의 심리 상태 및 경험에 따라, 또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사람마다 약간씩 다르게 느끼는 게 당연합니다. 이렇게 색에 대한 느낌을 서로 이야기하는 것에서부터 ‘색깔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3. 아이들과 색깔
아이들은 색을 사랑합니다. 특히 아주 어린 아기들은 자기 시선을 끄는 색깔 있는 물건을 잡으려고 손을 뻗습니다. 아기들은 이 물건을 기억하는데, 사실은 색의 느낌(감각, 지각)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색깔로부터 매우 강한 정서적 영향을 받습니다. 어떤 색은 만족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하고, 어떤 색은 불편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색에 대한 경험이 훨씬 강렬합니다. 어린아이들의 감각, 지각 능력은 어른보다 월등하게 생생합니다.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모든 것은 곧바로 아이들의 몸에 각인이 됩니다. 그래서 갓난아기가 눈에 거슬리는 햇빛에 너무 빨리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또 전깃불 등 살아 있지 않는 빛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4. 아이들의 기질과 색깔
색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루돌프 슈타이너는 이렇게 말합니다. "신경질적이며 흥분을 잘하는 아이는 환경과 관련해 조용하고 둔감한 아이와는 다르게 다루어야 한다. 이는 아이 주변에 일상적으로 놓인 여러 가지 물건에서부터 입는 옷, 사는 방의 색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고려되어야 한다. 흥분하기 쉬운 아이들은 빨간색과 불그스름한 노란색으로 주변 환경을 만들고, 반면에 둔감한 아이들은 파랑이나 푸르스름한 녹색을 사용하면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들 내면에서 생성되는 보색이다. 빨강의 경우에는 초록이, 파랑의 경우에는 아이들 내면에 주황이 생성된다."
5. 내부와 외부의 일체 속에 있는 아이들
왜 색을 이런 방식으로 경험해야 할까요? 이것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며 특히 아이들에겐 더욱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외부세계와 내부세계가 거의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색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그 고유의 성질을 자신의 감각으로 느낍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점차 자라면서 이러한 감각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학교에 들어갈 때쯤이면 아이들은 색을 물체의 본성(파란 공, 빨간 지붕 따위)으로 경험합니다.
괴테는 “자연은 총체성을 통해 (인간으로 하여금) 자유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즉, 색채를 다루고 느끼는 일은 “전체 자연이 색채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시각에 드러내”는 과정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정신을 더욱 고양시키는 하나의 길이 됩니다.
또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그림 그리기란 색채들 안에서 지속되는 진실한 활동"이라고 세잔느에게 말했습니다. 색채를 구분하려면 색은 혼자 남아야만 하는데, 그림 그리기는 색채들 사이에서의 교감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누군가 색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 관념을 가지고 색깔들을 배열한다면, 색채의 교감은 방해를 받을 것이며 색채의 상호작용은 방향을 잃을 것입니다.
6. 아이들의 성장과 색감
아이들이 나이 들수록 색채에 대하여 서로 다른 성질을 느끼는 능력과 영향력은 점차 퇴화합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노랑과 주황을 따뜻한 색으로 알고, 파랑과 보라를 차가운 색으로 알지만 점차 이런 경험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이런 색의 특성을 추상화시켜서 죽은 지식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루돌프 슈타이너는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색의 세계에서 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괴테는 우리들 안에서 색이 일으키는 느낌에 주목하도록 이끈다. 그는 빨강을 도전적인 본성으로 집어내었다. 빨강을 주시할 때 영혼이 느끼는 것을 눈이 보는 것만큼이나 고려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는 파랑이 나타났을 때 영혼이 느끼는 명상적인 것과 정적인 것을 말했다. 아이들은 색이 일으키는 감정의 그림자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색의 내적인 삶을 본질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렇듯 색을 느끼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물감을 가지고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학령기 전의 아이들은 이야기가 있는 그림을 그리면 좋고, 초등학생들은 실물을 보고 그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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