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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아이들 그림 이해하기 (6) 본문

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미술교육+습식수채화

아이들 그림 이해하기 (6)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8. 1. 21. 17:28

아이들 그림 이해하기 (6)

 



5.3세에서 5.5세 사이의 아이들 그림을 보면 중심축이 있고, 양쪽, , 아래에 삼각형이 나옵니다. (그림72)

 


삼각형은 아이들이 학교에 갈 준비가 되어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표시입니다. 학교에 가기 전 시기에는 아직 동물 그림이 잘 나오지 않는데, 간혹 집에 동물을 길렀을 때 나오기도 합니다.


6.9세에는 대칭의 중심에 집이 서 있고, , 나무, 태양 등이 대칭으로 그림에 나타납니다. 이때가 되면 표상(Vorstellung)이 어느 정도 되는데 아이들은 저 위에 있는 저것만이 하늘이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림에서처럼 하늘과 땅을 잡아 당겨 표현합니다. (그림73, 74)

 

 


아이들은 바깥에서 인식했던 것을 어떻게 표현할지를 시도합니다. 부모가 음악가인, 그림을 잘 그리는 6.6세 된 아이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75)



이 그림에서는 대칭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섬세하거나 자세하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이 아이의 그림이 나중에 어떻게 나오는지 뒤에 말하겠습니다. 한국의 아이들 그림에도 위와 같은 대칭적인 그림들이 나올 것입니다. 이러한 그림들은 세계 어느 나라 아이든지 일반적인 발달과정을 겪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지상에서 대칭으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한테는 아직 그러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이것을 완벽하게 갖추지는 않았지만 균형을 유지하면서 살려고 하는 의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이때에 아이들은 특히 집과 나무를 많이 그립니다. 전세계에서 수집한 집과 나무들 그림을 보면 자기들이 습득한 색깔과 선들을 가지고 연습해서 그린 것들이 나타납니다.


저는 이집트에 가서 이집트 최초의 발도르프 유치원을 설립했습니다, 그때 있던 아이들도 바로 위와 같은 발달단계를 거쳤습니다. 흥미로운 일은 이집트에 가면 삼각형 모양의 집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때 그곳 유치원에 다닌 아이들의 초기 그림에도 삼각형이 달린 집들을 그렸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집은 인간의 몸과 관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삼각형 형태의 집에는 머리, , , 입의 형태가 나오는데 이런 의미에서 집은 몸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대칭 연습을 많이 하다가 표상을 통해서 몸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러다가 작은 창문을 통해 큰 나무가 다 보이고, 열쇠 구멍을 통해 큰 산이 다 보이는 것에 대해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어떤 아이는 교사에게 선생님, 어떻게 저 큰 탑이 눈에 다 들어오나요?”라고 질문하기도 합니다. 그런 것을 통해 아이들은 원근에 대한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발견한 것을 가지고 연습하고 실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산이 있으면 산 뒤에 있는 꽃을 그림에 그립니다. (그림76, 77)

 

 


그 사이에 흥미로운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새 머리를 파란색으로, 주둥이를 주황색으로, 몸통은 노란색, 한쪽 날개를 빨간색, 다른 날개를 노란색, 꽁지를 노란색으로 표현한 그림이 있는데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그림을 그릴 때 정말 멋있는 새를 그립니다. (그림78)

 


그런데 아래의 그림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새들의 형태입니다. 그러한 그림을 그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림79)

 


다음 그림을 보면 원근감을 시도하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농부를 크게 그리고 그 뒤에 왕관을 쓴 왕과 나무들은 점점 작게 표현했습니다. (그림80)

 


또 도끼를 크게 그리고 집이나 길 들을 작게 표현하기도 하고, 앞에 있는 사람을 크게, 먼 쪽에 있는 집들은 작게 표현합니다. 이렇게 원근감을 표현하기 시작하면 학교에 갈 준비가 된 것입니다.

 

학교에 들어갈 만큼 성숙되었다고 보이는 그림에는 삼각형이 나오거나, 머리에 항상 무엇인가 얹혀 있는 것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지상의 사람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또 신발이 나오는 것도 하나의 표식입니다. 그리고 모자를 쓰거나 머리 부분을 매우 강조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림81)

 


아이들이 그린 것을 보고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게 너 무엇을 그렸니?”라고 묻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바보 같은 질문입니다.


아이들은 무엇인가를 하는 행위를 그리기도 합니다. 가령 나무를 들고 간다거나 망치로 못을 때리는 등의 행위를 하는 그림들을 그립니다. (그림82)

 


이 시기 아이들 그림의 또 다른 특징은 사람의 옆모습을 그리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왕이 왕비에게 등잔불을 주는 내용의 그림을 보면 그 전까지는 사람의 앞모습을 그렸는데 이제는 왕의 옆얼굴을 그리는데, 아직 그것이 너무 힘들어서 눈 색깔을 다르게 표현합니다. 눈의 모습을 보면 이상한 형태로 보입니다. (그림83)

 


또 이 시기에는 자세하게, 예를 들어 당근의 잎까지 표현하려고 하는 것도 나타납니다이 시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 가운데 또 하나는 줄거리, 이야기가 있는 그림들을 그린다는 것입니다. 가령 다리 밑으로 배가 지나가는데 비가 오다가 다시 비가 그치고 해가 나와서 무지개가 뜹니다. 이때에 아이들은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림84)



아이가 누구의 도움 없이, 외부의 조작 없이 지금까지 계속 그림을 그려 왔다면 놀라운 일이 나옵니다. 0-7세 동안 아이들이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학교 담임교사의 과제는 이것을 앞으로 어떻게 바꿔야 할지입니다. 이에 대한 것을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아까 말했던 음악가 부모님의 아이, 그림을 잘 그렸던 그 아이가(그림75) 6.6세에서 6.9세가 되어서 그린 그림을 보고 부모님이 깜짝 놀랐습니다. 그 엄마는 저에게 아니 선생님, 이렇게 그림을 잘 그렸던 아이가 지금 이 그림이 뭡니까?” 하며 놀라서 왔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가 옆에 있다가 저에게 와서 선생님, 제가 그림을 이야기해 줄게요하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유치원에서 식사를 위한 시를 표현한 것입니다.

 

빛은 하느님의 얼굴로부터 나옵니다.

빛은 곡식이 되고, 곡식은 양식이 됩니다.

땅의 열매도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빛은 내 가슴속에도 들어옵니다. (그림85)


 

이것을 보게 되면 고대 이집트의 그림 문자와 비슷합니다. 이 아이는 바로 알고 있는 내용을 글로 쓰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이 아이가 그린 그림들 중에는 교사가 보여준 손유희에 있는 내용을 표현한 그림도 있습니다. 손유희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콩콩이라는 친구가 산보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과 어깨 위를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떨어져 시궁창에 빠졌네라는 내용입니다. 유치원에서 행하는 손유희의 줄거리를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글씨를 쓰고 싶은데 글씨를 몰라서 그림으로 그린 것입니다.

 

참새 두 마리가 손을 잡고 둥지에 앉았습니다. 한 참새가 깨어나서 밖에 나갔다가 다시 둥지로 돌아왔습니다. 또 다른 참새가 깨어나서 밖에 나갔다가 다시 둥지로 돌아옵니다. 그러다가 둘 다 함께 날아다닙니다. 그리고 함께 다시 둥지로 날아옵니다.’

 

어느 유치원 선생님이 이 내용을 가지고 아이에게 손유희를 하면서 들려주었습니다. 그 내용을 그린 그림을 가지고 저에게 왔습니다. 그 그림은 두 새가 한 둥지에 있고 한 새가 둥지에서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옵니다. 또 다른 새가 다시 날아갔다가 돌아왔습니다. 그 두 새는 함께 날아가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림86, 87)


 


이런 것을 보게 되면 알 수 있는 것이, 아이가 이제까지 알았던 것을 가지고 정말로 학교에 가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교사는 이러한 것을 받아서 이제까지 알았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변환시켜, 어떻게 아이들에게 셈하고 쓰기를 가르칠지를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아름답게 배워 왔습니다.


아이들이 동물을 그리는 것은 학교 가기 직전쯤에 나타납니다. 또 이 시기에는 남자아이들은 배를 많이 그리고, 대부분 여자아이들은 집을 많이 그립니다. 아마도 집이라는 것은 고정되어 있고, 배도 집은 집인데 물 위에 떠서 움직입니다. 그러한 것들이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관계가 있는지는 제가 아직 파악하지 못했는데, 확실한 것은 남자아이는 배를, 여자아이는 집을 그린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생긴 크레파스를 주는가 하는 질문에 본인은 넓적하게 생긴 크레파스를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뾰족한 것을 골라 그리기 때문입니다. 또 유치원에서 수채화를 해야 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그건 학교에 들어가서 해야 될 문제이지 유치원에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은 움직임, 행위를 나타내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아래 그림은 터키 아이가 그렸습니다. 이 아이 그림 속에는 나무, , 이빨, 뿌리가 다 들어 있습니다. 이 그림에는 사람의 눈, 입도 들어 있습니다. (그림88)



- 끝 -


*

이 글은 2002년 Margret Costantini 여사의 사) 한국발도르프교육협회(www.waldorf.or.kr) 교사교육 저녁특강을 재수정하여 올리는 것입니다. 여사님의 홈페이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www.margretcostantin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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