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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떼쟁이 아기 고래 - HEALING STORIES FOR CHALLENGING BEHAVIOUR 본문

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떼쟁이 아기 고래 - HEALING STORIES FOR CHALLENGING BEHAVIOUR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6. 5. 3. 11:05

떼쟁이 아기 고래

 

쉴 새 없이 보채고 징징거리는(때로는 참을 수 없을 정도까지) 아이들을 달래는 일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입니다. 특히나 어린아이와 종일 함께 지내는 부모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떼쟁이 아기 고래 이야기는 케이프 타운의 선생님, 나이로비 빈민가의 엄마, 바이런 베이의 심리학자(성인들의 자기계발 상담시간에 이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권에서 4세 이상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이 이야기는 항상 효과가 있었지만, 특히 운율 있는 문장을 반복해 들려주는 방식이 어린아이들에게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데에 효과적이었습니다. 케이프 타운의 선생님은 이야기를 마칠 때, 리코더로 낮은 음을 불며 이야기를 마치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고래 소리를 꼭 닮은 리코더 소리를 아이들은 아름다운 고래 노래라며 자꾸자꾸 들려달라고 했습니다.

 

옛날에 작은 아기 고래 한 마리가 살았어요. 아기 고래가 하루 종일 하는 일은 울고 떼쓰는 일뿐이었어요. 엄마 고래가 아무리 애를 써도 아기 고래는 계속해서 떼만 썼지요. 엄마 고래가 헤엄을 너무 빨리 치면 빨라서 싫고 느리면 느려서 싫었어요. 물이 너무 뜨거우면 뜨거워서 싫고 차가우면 차가워서 싫었어요. 저녁밥이 너무 많으면 많아서 싫고 적으면 또 적어서 싫었어요. 하루 종일 떼쟁이 아기 고래는 바닷속 집에서 엄마 주위를 맴돌며 떼쓰는 노래만 해댔어요.

 

이것도 하기 싫고, 저것도 하기 싫어.

이것도 필요 없고, 저것도 필요 없어.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해, 마음에 드는 일이 하나도 없어!

 

엄마 고래는 아기 고래에게 아름다운 고래의 노래를 가르쳐주려고 했어요. 어른 고래가 되어 자기 가족을 가지려면 알아야 하는 노래였지요. 하지만 떼쟁이 아기 고래는 떼쓰는 노래를 부르느라 그딴 시시한 어른 고래들의 노래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어요.

 

이것도 하기 싫고, 저것도 하기 싫어.

이것도 필요 없고, 저것도 필요 없어.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해, 마음에 드는 일이 하나도 없어!

 

엄마 고래는 아기 고래가 친구와 함께 넓은 바다로 나가 놀게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떼쟁이 아기 고래는 친구도 귀찮기만 했어요. 고래 무리의 다른 고래들도 떼쟁이 아기 고래의 징징거리는 소리가 지겨웠고, 아기 고래와 별로 놀고 싶지 않았어요. 아기 고래가 징징거리는 소리는 고래들이 사는 바다를 온통 시끄럽게 했어요.

어느 날, 고래들이 다 함께 바닷가 근처에서 헤엄치다가,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떼쟁이 고래는 징징대면서 헤엄을 치느라 엄마와 다른 고래들이 방향을 바꾸는 줄도 몰랐어요. 그렇게 앞으로만 헤엄쳐 가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산호초를 지나 바닷가 웅덩이 안에 갇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다 곧 썰물이 시작되었고, 웅덩이 안의 물은 천천히 산호초 사이로 빠져나갔어요. 떼쟁이 아기 고래는 얕은 물속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헤엄도 칠 수 없었지요. 간신히 등까지만 잠길 정도였던 물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줄어들었어요.

아기 고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징징대는 노래는 불러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그 노래를 들어줄 엄마가 곁에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때 아기 고래의 기억 저편에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왔어요. 아기 고래는 그 노랫소리를 가만히 따라 불렀습지요. 처음에 아기 고래의 노랫소리는 아주 작았지만 아기 고래가 부르면 부를수록 목소리도 점점 더 커졌어요. 곧 아기 고래는 아주 아름다운 고래의 노래를 크게 울려 퍼지게 할 수 있었답니다.

아기 고래의 노래는 물속을 지나, 산호초를 넘어, 깊은 바다까지 전해졌어요. 그 노래는 헤엄치고 있던 엄마와 다른 고래들의 귀에까지 울려 퍼졌습니다. 고래 무리는 아기 고래가 부르는 소리를 듣자마자, 방향을 바꾸어 산호초를 향해 되돌아갔어요. 고래들은 물 밖으로 높이 껑충 뛰어올랐다가 풍덩 하고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솟구쳤다 뛰어들기를 반복하며 헤엄쳐갔어요. 고래들이 계속해서 펄쩍 뛰어오르고 물속으로 다시 뛰어들며 헤엄쳐 가자, 고래 무리 앞에 큰 파도가 만들어졌어요. 산호초 앞에 이르러 고래 무리는 기다렸어요. 큰 파도가 바위를 넘어 얕은 웅덩이를 가득 채웠고, 오도 가도 못하던 아기 고래는 이제 헤엄칠 수 있을 만큼 물이 많아졌기 때문에 밖으로 나올 수 있었어요. 웅덩이 밖으로 나온 아기 고래가 산호초 건너편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고래 무리를 보았어요. 고래 무리는 아기 고래를 깊은 바닷속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었어요.

엄마 고래는 아기 고래가 자랑스러웠어요. “네가 드디어 고래 노래가 얼마나 아름답고 강한지 알았구나!” 엄마 고래는 이렇게 속삭이며 아기 고래 주변을 헤엄치면서 돼지 코처럼 생긴 커다란 코로 아기 고래의 몸을 여기저기 꾹꾹 뽀뽀해주었어요. 엄마 고래들은 이렇게 아기 고래들을 뽀뽀하고 안아준답니다.

아기 고래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요. 멋진 목소리로 정말 예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아기 고래는 이제 더 이상 징징거리고 떼쓰는 노래는 부르고 싶지 않았어요. 요즘 아기 고래는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가르쳐준답니다. 혹시라도 바다를 헤엄치게 된다면 귀를 기울여보세요. 아기 고래가 부르는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릴지도 모르니까요.

 

나는 이 노래도 부를 수 있고 저 노래도 부를 수 있어요.

나는 이것도 즐겁고 저것도 즐겁지요

나는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어요.

나는 하루하루가 정말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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