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43)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호박 요정 이야기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내성적인 아이들을 염두에 두고 쓴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4,5세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아주 좋아했고, 호박을 학교 축제의 주제로 정할 정도였습니다. 호박에 관한 이야기들과 호박을 이용한 놀이들, 그리고 호박 수프, 호박 케이크, 호박 스콘을 파는 호박 카페가 학교바자회에 등장했습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 한 학부모가 이 이야기에 대한 의미 있는 소감을 말해주었는데, 이 호박 요정 이야기가 자신의 가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그 어머니의 우울함을 떨쳐버리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가족들도 이 이야기가 지닌 황금빛 기운과 성취감 덕분에 낙심한 마음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수줍음이 ..
간난 오렌지 바이 춘 얀 지음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옮김 부모가 별거하면서 기숙학교에 맡겨진 14세 소녀를 위한 이야기이다. 부모 모두 딸을 맡아 키우는 걸 원치 않았다. (그 소녀는 굉장히 똑똑하고 부지런한 학생이었다.) 이 이야기는 소녀에게 또 다른 방식으로 진실을 전하기 위해 학교의 상담교사가 썼는데, 아이의 부모가 상담교사에게 이 곤란한 소식을 전해주길 요청했기 때문이다. 상담교사는 아이에게 소식을 알리면서 이 이야기를 프린트해서 주었다. 상담교사는 이 이야기가 아이에게 힘을 주는, 붙잡을 수 있는 조그만 무언가가 되었다고 전했다. * 중국에는 간난 오렌지*라는 과일이 있습니다. 즙이 많고 단맛이 무척 뛰어나, 수확철이 되면 각지의 상인들이 몰려와 간난 지방에서 세계 곳곳으로 이 오렌지를 가져..
시리아 난민 아이들을 위한 두 이야기 디디 아난다 데바프리야 지음김훈태 옮김 디디의 해설 ‘뿌리가 뽑히다’와 ‘둥지 짓기’, 이 두 이야기는 모두 내전의 위험이 높아져 가족이 레바논으로 피신한 시리아 난민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다. 레바논에 도착한 가족들은 매우 혼잡하고 불편하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아야 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사업체와 토지 등을 소유한 중산층이었다. 그래서 특히 자신들의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에 충격을 받았다. 일부 아이들은 폭격과 군사적 공격의 와중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참상을 목격했다. 살던 집에서 쫓겨나(뿌리가 뽑혀) 자신과 보호자가 너무나 취약하고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게 아이들에게는 커다란 공포와 스트레스였다. 아무르트(AMURT)* 레바논은 이 아이들이 공립학교 체제에..
제비꽃과 파란 하늘 루돌프 슈타이너, 82-84쪽 옛날 옛적, 햇빛 비치는 숲속에 커다란 잎이 달린 나무 아래 자그마한 제비꽃이 피어 있었어요. 제비꽃은 나뭇가지 사이의 틈을 쳐다보았어요. 그 커다란 틈으로 보이는 것은 파란 하늘이었습니다. 제비꽃이 파란 하늘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제비꽃은 그날 처음으로 활짝 피었거든요. 파란 하늘을 본 제비꽃은 놀라고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제비꽃은 자기가 왜 그렇게 겁이 나는지를 몰랐어요.바로 그때 가까운 곳에 사납고 흉하게 생긴 개 한 마리가 지나갔습니다. 제비꽃이 개에게 물었습니다. "저기 저 위에 뭐가 있길래 나처럼 파랗게 보이지?" 제비꽃처럼 하늘도 파랗게 보였기 때문이죠.그러자 개는 심술맞게 대답했어요. "아, 저건 너하고 같은..
풀의 요정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이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학살을 견디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아이들을 위해 썼다. 정든 고향, 살던 집에서 쫓겨나 대피하라고 지시받은 학교를 무차별 폭격하는 이스라엘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 온가족이 살해당하거나 잡혀가 고문을 당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위로는 무엇일까. 먹을 것도 마실 물도 없는 기아의 조건에서 공포스러운 하루를 견뎌내는 아이들에게 그래도 어떤 이야기가 필요하지는 않을까. 헛된 희망을 줄 수도 없고 값싼 위로를 줄 수도 없는 한 명의 무력한 어른으로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지었다. 부디 이 고통이 끝나는 날까지 살아남아 주기를 바라며. * 옛날 옛날에 푸르른 하늘 아래 드넓은 들판이 있었습니다. 들판 옆에는 탁 트인..
동화는 살아가는 힘을 키워준다 노무라 미치코 아이는 동화의 세계에 살고 있다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인간은 인류가 걸어온 길을 되풀이하여 걸어가며 어른이 된다'고 보고 있다. 7세 정도까지의 유아는 옛날 옛적의 '옛이야기 시대'를, 8-9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호기심이 눈뜨는 '신화의 시대', 중학생 정도가 되면 세계를 발견해가는 '대항해시대'로, 성장하면서 이야기를 더듬어가는 것이다. 유아기의 테마는 '기쁨'이다. 세계의 모든 것은 선이며 슬픔이 없고, 도중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해피엔딩일 것. 나쁜 사람은 철저하게 벌을 받고, 착한 사람에게는 좋은 보상이 많이 있는 이야기가 아이에게 기쁨을 준다. 때문에 유아기에는 선악이 분명한 옛이야기 같은 동화를 들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는 옛이야..
정원 폴라 볼스 지음김훈태 옮김 소중한 아이나 사랑하는 친척 또는 친구, 사랑과 관심을 기울였던 사람을 잃은 가족들을 위해 쓴 치유이야기. 폴라는 다음과 같은 진심 어린 반응을 보고했다. “상실의 고통과 비통함을 겪은 저에게 이 이야기는 언젠가 삶을 새롭게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것은 유기적이고 점진적으로 (올바른 시기에 말이죠) 성장하는 삶입니다. 소중한 추억에 대한 지지, 사랑과 헌신으로 만드는 삶입니다.” * 옛날 옛날에 아름답고 커다란 정원이 있었습니다. 그곳의 꽃들은 늘 화사하게 빛나서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꽃향기는 강렬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정원은 정원사에 의해 세심하게 관리되었습니다. 정원사는 그곳을 완벽한 상태로 유지했습니다. 새들은 정원 주위의..
추억의 담요 첸카 머레이 지음 김훈태 옮김 이 이야기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남부 해안의 한 학교에서 뜨개질 프로젝트(7-8세)를 위해 쓴 것이다. 첸카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뜨개질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아이들에게 위안이 되고 공예 프로젝트에 대한 그림을 만들어주는 이야기 말이죠. 담요의 목적이 긍정적이길 바랐습니다.” 행복한 추억과 함께 학교, 넓게는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최근의 산불 등 슬픈 추억도 담겨 있다. 산불로 인해 숲과 동물, 집 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담요는 오랜 시간 교실의 학생들과 함께 했으며, 학급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추억은 매년 더해질 수 있다. 가족과 공동체의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약간 고쳐서, 뜨개질을 하는 모든 연령의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
엄마 루와 아기 루 수잔 페로우 김훈태 옮김 3세 반의 여자아이가 계속되는 변화와 이별을 ‘수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쓴 운율이 강한 이야기이다. 아이의 어머니는 가정폭력을 피해 주기적으로 이사했다. 그리고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아이는 종종 다른 보호자와 함께 지냈다. 아이의 어머니는 딸에게 들려주기 전에 이미 이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위로와 힘을 받았다고 전해주었다. 어린이를 위해 썼지만 어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치유이야기의 한 예이다. * 엄마 루는 아기 루를 정말 정말 사랑했어요! 이따금 엄마 루는 자신의 사랑이 너무 커서 터질 것 같다고 생각했지요. 물론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엄마 루는 강해져야 했어요. 아기 루를 주머니에 넣고 뛰어야 했으니까요...
미카엘축일(9.29) 기간에 들려주는 이야기 옛날 옛날에 아주 평화로운 나라가 있었습니다. 이 나라의 왕은 지혜롭게 나라를 잘 다스렸고, 사람들은 마음이 맑고 선해서 무엇이든 먹을 것이 있으면 이웃과 나누어 먹었으며, 서로에게 친절했습니다. 힘든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땐 서로 도와서 함께 해결했지요. 어른들은 아이들을 잘 보살피며 사랑했고,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어른들을 공경하여 웃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만나면 늘 밝게 인사하며 환한 기운으로 사람들은 평화롭고 행복했습니다. 멀리서 나그네가 찾아오면 기꺼이 문을 열어 나그네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해 잘 쉬고 갈 수 있도록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 나라에 무시무시한 용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습니다. 용은 어느 마을 뒷산의 동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