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39)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슈타이너사상연구소에서 현재 옮기고 있는 책은 의 저자 수잔 페로우 선생님의 신작 입니다. '어둠을 밝혀주는 이야기'를 가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통과 상실을 겪은 어린이와 가족, 공동체를 위한 치유동화'가 부제인데, 지금 열심히 번역 작업을 하고 있으니 올해 봄에는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에니메이션 동영상으로 제작된 것을 발견하여 함께 올려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6H5w802MQY *집에만 있어야 했던 꼬마 요정 수잔 페로우김훈태 옮김 이 이야기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집에만 있어야 했거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었던(예를 들어, 학교에 다닐 수는 있지만 특별한 모임, 축제, 파티 또는 행사에 참석할 ..
작은 전나무 예수님이 태어난 밤, 마구간 밖에는 나무 세 그루가 있었습니다. 세 그루의 나무는 예수님이 태어났기 때문에 가슴이 두근두근거렸습니다. 그리고 소곤소곤 서로 열심히 이야기했습니다. 키가 큰 야자나무가 조금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우리 예수님께 선물을 하자. 내 선물은 이미 정했어. 대추야자 열매를 한 아름 드려야지. 예수님도 마리아님도, 달고 반짝이는 신선한 대추야자 열매를 마음에 들어 하실 거야. 너희 둘은 뭐를 드릴 거니?」 옹이가 많은 나이 든 올리브나무가 대답했습니다. 「내 선물은 올리브 열매야. 아버지 요셉이 열매를 짜서, 올리브유를 성모 마리아님께 드리겠지. 올리브유는 쓸모가 많으니까, 예수님께도 도움이 될 거야. 올리브 열매는 분명히 도움이 될 거야.」 야자나무와 올리브나무는 옆..
호박 요정 이야기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내성적인 아이들을 염두에 두고 쓴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4,5세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아주 좋아했고, 호박을 학교 축제의 주제로 정할 정도였습니다. 호박에 관한 이야기들과 호박을 이용한 놀이들, 그리고 호박 수프, 호박 케이크, 호박 스콘을 파는 호박 카페가 학교바자회에 등장했습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 한 학부모가 이 이야기에 대한 의미 있는 소감을 말해주었는데, 이 호박 요정 이야기가 자신의 가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그 어머니의 우울함을 떨쳐버리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가족들도 이 이야기가 지닌 황금빛 기운과 성취감 덕분에 낙심한 마음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수줍음이 많..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 추천의 글 전자매체의 범람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야기 들려주기 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눈에 띄게 부활하고 있다. 전자 기기의 위용에 눌려 귀 기울여 듣고 말하는 힘이 다 사라진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인간적이고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한편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문자메시지의 해악을 예견이라도 한 듯 각국의 이야기꾼들은 오랜 세월 외면당하던 이야기 들려주기 문화를 되찾기 위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21세기 초반, "이야기꾼이 되자. 나의 두 발을 지금 이곳에 굳건히 딛고 서자. 심장과 숨결에 온기를 불어넣자. 상상력을 다듬자. 몸과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살아 있는 언어를 되찾자!"라는 외침에 수만 명이 호응했다. ..
발도르프 학교의 대림절 이야기- 아기 예수의 배내옷 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옮김 옛날 옛날에, 어머니 마리아가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곧 태어날 아기 예수를 위해 배내옷을 지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별들 사이를 거닐었고, 별들은 아이의 배내옷을 위해 반짝이는 수정실을 내주었습니다. 달에 가서 그녀는 은실을 받았습니다. 태양은 빛나는 금실을 내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마리아는 사랑스러운 실을 모두 모아 옷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아! 실이 따로 따로 미끄러져 한데 엮을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 마리아는 방법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오, 사랑하는 돌과 수정이여", 어머니 마리아가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정말 강하고 단단하지요. 이 실로 아기 예수를 위..
홀레할머니 이야기 옛날 옛날에 한 과부에게 딸이 둘 있었습니다. 아름답고 부지런한 의붓딸과 못생긴 데다 게으른 친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부는 못생기고 게으른 친딸만 예뻐했기 때문에 아름답고 부지런한 의붓딸은 신데렐라처럼 재를 뒤집어쓴 채 혼자서 집안 일을 도맡아 해야 했습니다. 그 불쌍한 소녀는 매일 길 옆에 있는 우물가에 앉아 손가락에 피가 나도록 실을 잣고 또 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얼레가 피에 흠뻑 젖자 소녀는 그걸 닦으려고 우물 위로 몸을 숙이다가 그만 그것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 바람에 얼레는 우물 속에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소녀는 울면서 계모에게 달려가 사실대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계모는 소녀를 무섭게 꾸짖으면서 말했습니다. “얼레를 빠트렸으면 그걸 다시 건져 오는 게 네 몸에 ..
동화는 살아가는 힘을 키워준다 노무라 미치코 아이는 동화의 세계에 살고 있다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인간은 인류가 걸어온 길을 되풀이하여 걸어가며 어른이 된다'고 보고 있다. 7세 정도까지의 유아는 옛날 옛적의 '옛이야기 시대'를, 8-9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호기심이 눈뜨는 '신화의 시대', 중학생 정도가 되면 세계를 발견해가는 '대항해시대'로, 성장하면서 이야기를 더듬어가는 것이다. 유아기의 테마는 '기쁨'이다. 세계의 모든 것은 선이며 슬픔이 없고, 도중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해피엔딩일 것. 나쁜 사람은 철저하게 벌을 받고, 착한 사람에게는 좋은 보상이 많이 있는 이야기가 아이에게 기쁨을 준다. 때문에 유아기에는 선악이 분명한 옛이야기 같은 동화를 들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는 옛이야..
이야기의 서두가 충격적인데, 여기서 왕과 왕비, 공주를 그대로 보기보다는 동화의 배후에 있는 깊은 의미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일반적인 사회논리로 보아서는 내용에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에다”라는 독일 신화에 등장하는 유형들이 있는데 서두가 털복숭이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분리, 이탈의 개념이 중요합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금발머리 왕비가 죽게 되고 왕이 혼자 남게 되는데, 본디 둘이 이루고 있던 일체가 붕괴되고 구멍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왕은 향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왕비를 인간계의 왕비라고 보기보다는 하늘세계의 왕비라고 보고, 왕은 그것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왕비를 하늘의 지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왕이 구하고자 하는 것은 하늘의 지혜 또는 그 전의 일체로 다시..
털복숭이 공주 독일 그림형제 옛날 어느 곳에 금발머리 왕비를 둔 왕이 있었습니다. 왕비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왕비가 앓아 눕게 되었습니다. 왕비는 앞으로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왕비는 왕에게 자신이 죽은 다음 다시 결혼을 하게 된다면 자기처럼 금발머리의 아름다운 사람과 맺어졌으면 좋겠다며 약속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왕비의 말에 왕이 약속을 하자 왕비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왕은 왕비가 죽은 뒤 오랫동안 슬픔에 잠겨 있었고, 새 왕비를 맞이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마침내 신하들은 백성들을 위하여 새 왕비를 맞이할 것을 왕에게 간청했습니다. 신하들은 죽은 왕비의 아름다움에 못지않은 왕비를 찾기 위해 온 나라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죽은 왕비만큼 아..
동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존재들은 때로는 인간들의 노력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방해를 하기도 합니다. 인지학적인 견해에서 볼 때 여러 가지 정령이나 요정들은 내면의 외형화라기보다는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것들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것들을 사대(四大)적인 존재라고 합니다. 동화가 비롯된 고대인들도 이러한 사대적인 존재(요정, 난장이, 불의 정령, 물의 정령)를 믿었습니다. 현대인들은 이러한 능력을 거의 상실해 버렸지만 고대인들은 이러한 존재들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었습니다. 난장이는 땅의 요소와 관련되어 있고, 요정은 주로 공기/바람과 관계가 되어 있습니다. 천사들은 정신계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악마는 자연계의 하층에 속해 있습니다. 심리학적 견해와 인지학적 견해는 상호 배제적 개념이 아니라 서로 포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