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43)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의 출간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를 넘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 알려드리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꼬마 늑대의 고향으로 가는 길'은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 꼬마 늑대의 고향으로 가는 길 실크 로즈 웨스트 지음 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옮김 실크는 유치원 교사이자, 타오스 발도르프학교의 공동설립자이며, 『아이들에게 이야기 들려주는 법』의 공동저자이다. 그녀는 뉴멕시코주 타오스에 있는 ‘황금버드나무 비통의 모임’을 지원해 왔고, 이야기 들려주기와 의례를 통해 자녀 및 부모를 잃은 가족들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실크의 서문 꼬마 늑대 이야기는 3세 남자아이가 갑자기 불치병을 앓게 된 안타까운 사연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졌다. 아이의 가족은 이제 막..
버들낭자와 느티도령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부 버들낭자는 아침 일찍 삼선암(서광사)에서 예불을 드리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조심스레 걸었습니다. 낙엽이 제법 쌓여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났습니다. 오랫동안 주막일을 하던 어머니가 어느 날부터인가 시름시름 앓으며 자리에 누운 뒤로 버들낭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예불을 드렸습니다. 자비로운 부처님의 미소 아래 절을 올리며 어머니의 쾌유를 빌었지만 병세는 더욱더 나빠질 뿐이었습니다. 읍내뿐 아니라 해미와 홍주, 멀리 당나루까지 이름난 약방을 찾아다니며 온갖 약을 써봐도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시 쓰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던 버들낭자는 이제 어머니의 주막을 이어받아 술을 담그고 장국을 끓여 온종일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버들아, 난 아픈 ..
이 이야기는 서산시 읍내동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양유정 마을의 이야기를 동화로 창작한 것입니다. "1927년경 서산팔경 중에는 양유정과 관련해 명림표향(明林漂響·명림산 골짜기의 빨래소리)과 양유소연(楊柳銷烟·양유정에 자욱한 물안개) 등 두 개나 들어 있을 정도로 양유정은 옛 서산의 아름다움을 대표했다. 서산시 읍내동 양유정에 들어서면 수백 년은 된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여러 그루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숲이라고 할 만큼 많은 그루도 아닌데 수백 년의 세월동안 무수하게 뻗어 올린 나뭇가지들은 하늘을 덮고,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다. 양유정은 본래 버드나무가 우거진 정자가 있는 곳이었다. 양류정이라는 정자의 이름도 버드나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양유정에 정작 득세를 하고 ..
의 저자 수잔 페로우 선생님의 신작 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비통과 상실을 겪은 어린이와 가족, 공동체를 위한 치유동화'가 부제인데, 번역이 끝났고 곧 교정 교열 작업에 들어가니 올해 안에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무지개 요정들과 비밀의 동굴 엘로디 귀도 지음 김훈태 옮김 이 이야기는 4-6세 통합반 아이들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썼다. 엘로디는 이렇게 썼다. “작년부터 큰아이들 몇몇이 서로 귓속말로 비밀을 말하기 시작했어요. 언제부턴가 이 일로 우리 작은 유치원 가족에게 아주 불편한 분위기가 생겨났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서로 의심하기도 했죠. 많은 아이가 무척 속상해했어요. 저는 아이들 사이에서 점점 불신이 커지는 걸 느꼈습니다. 귓속말을 하..
꽃샘추위 이야기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봄이 오면 겨울 마녀는 땅속 깊이 들어가 잠을 자야 합니다. 그래서 겨울 마녀는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걸 아주 아주 싫어했지요. 일년 내내 겨울이었으면 했어요. 컴컴한 땅속에서 죽은 듯이 자는 건 정말 싫었거든요. 하지만 조그마한 봄의 요정들은 봄이 오기 전부터 아주 바빴습니다. 수선화와 튤립, 히아신스가 싹이 틀 수 있게 보살펴야 하고, 매화, 목련, 산수유, 개나리의 꽃봉오리가 부풀어오르는 걸 지켜봐야 했거든요. 그뿐인가요, 나비와 꿀벌, 딱정벌레가 잠이 깨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했지요.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땅 위에 새싹이 돋으면 겨울 마녀는 안절부절 어쩔 줄 모릅니다. 매화와 산수유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이제는 정말 봄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너무 ..
하늘꽃 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여러분, 그거 알고 있나요? 하늘에서 떨어진 별이 꽃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요. 이 세상이 궁금한 별들은 어머니 달의 허락을 받고 땅으로 내려와 꽃이 되기도 한답니다. 그 꽃을 옛사람들은 하늘꽃이라고 불렀습니다. 하늘꽃은 낮에는 활짝 피어나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밝은 해를 바라보지만 밤이 되면 꽃봉오리를 오므리고 잠이 듭니다. 그런데 하늘꽃의 영혼은 밤마다 살그머니 꽃을 빠져나와 세상 여기저기를 구경한다고 해요. 어머니 달이 환하게 밝은 밤이면 풀숲 여기저기를 다니며 다람쥐의 이마를 쓰다듬고 여우의 수염을 잡아당기기도 한대요. 강을 건너고 바다를 넘어 저 멀리 날아가기도 하는데, 한 번 간 곳을 다시 찾는 일은 드물다고 해요. 이따금 하늘꽃의 영혼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
슈타이너사상연구소에서 현재 옮기고 있는 책은 의 저자 수잔 페로우 선생님의 신작 입니다. '어둠을 밝혀주는 이야기'를 가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통과 상실을 겪은 어린이와 가족, 공동체를 위한 치유동화'가 부제인데, 지금 열심히 번역 작업을 하고 있으니 올해 봄에는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에니메이션 동영상으로 제작된 것을 발견하여 함께 올려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6H5w802MQY *집에만 있어야 했던 꼬마 요정 수잔 페로우김훈태 옮김 이 이야기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집에만 있어야 했거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었던(예를 들어, 학교에 다닐 수는 있지만 특별한 모임, 축제, 파티 또는 행사에 참석할 ..
작은 전나무 예수님이 태어난 밤, 마구간 밖에는 나무 세 그루가 있었습니다. 세 그루의 나무는 예수님이 태어났기 때문에 가슴이 두근두근거렸습니다. 그리고 소곤소곤 서로 열심히 이야기했습니다. 키가 큰 야자나무가 조금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우리 예수님께 선물을 하자. 내 선물은 이미 정했어. 대추야자 열매를 한 아름 드려야지. 예수님도 마리아님도, 달고 반짝이는 신선한 대추야자 열매를 마음에 들어 하실 거야. 너희 둘은 뭐를 드릴 거니?」 옹이가 많은 나이 든 올리브나무가 대답했습니다. 「내 선물은 올리브 열매야. 아버지 요셉이 열매를 짜서, 올리브유를 성모 마리아님께 드리겠지. 올리브유는 쓸모가 많으니까, 예수님께도 도움이 될 거야. 올리브 열매는 분명히 도움이 될 거야.」 야자나무와 올리브나무는 옆..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 추천의 글 전자매체의 범람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야기 들려주기 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눈에 띄게 부활하고 있다. 전자 기기의 위용에 눌려 귀 기울여 듣고 말하는 힘이 다 사라진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인간적이고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한편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문자메시지의 해악을 예견이라도 한 듯 각국의 이야기꾼들은 오랜 세월 외면당하던 이야기 들려주기 문화를 되찾기 위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21세기 초반, "이야기꾼이 되자. 나의 두 발을 지금 이곳에 굳건히 딛고 서자. 심장과 숨결에 온기를 불어넣자. 상상력을 다듬자. 몸과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살아 있는 언어를 되찾자!"라는 외침에 수만 명이 호응했다. ..
발도르프 학교의 대림절 이야기- 아기 예수의 배내옷 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옮김 옛날 옛날에, 어머니 마리아가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곧 태어날 아기 예수를 위해 배내옷을 지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별들 사이를 거닐었고, 별들은 아이의 배내옷을 위해 반짝이는 수정실을 내주었습니다. 달에 가서 그녀는 은실을 받았습니다. 태양은 빛나는 금실을 내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마리아는 사랑스러운 실을 모두 모아 옷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아! 실이 따로 따로 미끄러져 한데 엮을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 마리아는 방법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오, 사랑하는 돌과 수정이여", 어머니 마리아가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정말 강하고 단단하지요. 이 실로 아기 예수를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