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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꼬마 늑대의 고향으로 가는 길 본문

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꼬마 늑대의 고향으로 가는 길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2. 9. 15. 18:46

<어둠을 밝혀주는 이야기(가제)>의 출간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를 넘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 알려드리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꼬마 늑대의 고향으로 가는 길'은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

 

꼬마 늑대의 고향으로 가는 길

 

실크 로즈 웨스트 지음

슈타이너사상연구소 김훈태 옮김

 

 

실크는 유치원 교사이자, 타오스 발도르프학교의 공동설립자이며, 아이들에게 이야기 들려주는 법의 공동저자이다. 그녀는 뉴멕시코주 타오스에 있는 황금버드나무 비통의 모임을 지원해 왔고, 이야기 들려주기와 의례를 통해 자녀 및 부모를 잃은 가족들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실크의 서문

 

꼬마 늑대 이야기는 3세 남자아이가 갑자기 불치병을 앓게 된 안타까운 사연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졌다. 아이의 가족은 이제 막 이사를 했고, 엄청난 용기를 가지고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야 했다. 죽음을 맞이하는 작은 아이와 동행한다는 것은 우리가 하루하루 현존해야 하며, 또 이 존재를 마음에 간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아이의 가족과 우리 공동체가 이 작은 영혼이 얼마나 강인한지, 그리고 임종 과정에서 우리가 그 아이를 가장 잘 기리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경험은 우리에게 참여와 직면을 요구한다. 하늘과 땅은 여전히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연결되어 있고, “넌 영원히 우리 곁에 있어같은 말은 소중하고 현실적이다. 세상 저편을 여행하는 아이는 우리의 일부이며, 삶은 결코 예전 같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고, 별은 중요한 연결점이다.

 

별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별이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의 무리 속 꼬마 늑대를 볼 때, 꼬마 늑대는 우리를 내려다볼 것이다. 아마 꼬마 늑대는 우리에게 지상의 소중한 날들에 대해 가르쳐줄 수 있을 것이다.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그들의 가슴에 기쁨을 줄 수 있을까?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정신적 여행을 돕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동물 협의회는 종종 당신이 필요로 하는 공동체가 된다. 지혜로운 부엉이는 의사나 호스피스 직원이 될 수 있다.

 

*

 

아빠 늑대가 어린 늑대 셋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따뜻한 여름 햇살 아래서 모두 장난치며 서로를 쫓아다녔습니다. 그때 갑자기 꼬마 늑대가 나무에 부딪혔습니다. 모두가 웃고 있는데 꼬마 늑대는 고개를 저으며 주저앉았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아빠 늑대는 최근에 이사한 새 굴로 어린 늑대들이 따라오도록 모두를 불렀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지요. 엄마 늑대는 맛있는 아침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난 먹고 싶지 않아요.” 이렇게 말한 뒤 꼬마 늑대는 바닥에 머리를 찧기 시작했습니다. “그만해!” 아빠 늑대가 소리쳤습니다. 꼬마 늑대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늑대는 꼬마 늑대를 안아 올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몸이 좋지 않은 모양이구나.”

 

사흘 내내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셋째 날 밤, 아빠 늑대는 지혜로운 부엉이 할아버지와 상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빠 늑대는 달 할머니가 비춰주는 길을 따라 오래된 삼나무까지 걸어갔습니다. 그곳에서 큰소리로 외쳤어요. “누구든 저를 도와주세요!”

 

누구, -가 나를 부르는 거지?”

 

저예요, 아빠 늑대입니다. 제 아들이 이상해졌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이 이름이 무언가?” 부엉이 할아버지가 물었습니다.

 

저희는 그 아이를 꼬마 늑대라고 부릅니다. 하나뿐인 아들이에요.”

 

부엉이 할아버지는 별을 올려다보며 침묵에 잠겼습니다. “꼬마 늑대는 이 땅에 아주 잠깐 내려온 거네. 겨울이 끝나기 전에 별들로 돌아가야 해.”

 

안 돼-”, 아빠 늑대는 울부짖었습니다. 아빠 늑대의 삶에서 가장 긴 울부짖음이었습니다. “꼬마 늑대는 안 돼. 이렇게 보낼 수는 없어!”

 

그건 자네 손에 달려 있지 않아.” 부엉이 할아버지가 대답했습니다. “꼬마 늑대는 잠시 내려와 있기로 결정한 거니까. 자네는 힘들겠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거네. 엄마 늑대와 다른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가게. 그리고 동물 친구들 모두에게 이렇게 말하게나. ‘당신들은 이 땅에 온 꼬마 늑대의 삶을 행복하고 즐겁게 해줘야 합니다.’ 꼬마 늑대의 질문에도 답해주게나. 그 아이는 자네를 도울 방법을 알고 있을 걸세. 고향으로 가는 길을 드러내기 위해 무지개가 내려올 때, 자네가 무얼 준비해야 할지 말일세. 그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게. 그 아이보다 먼저 고향으로 돌아갔던 조부모님 이야기를 들려줘. 그 아이가 떠났을 때는 아이를 위해 울어주게. 그 아이를 기리고, 하루하루 그 아이의 삶이 자네들 모두를 위한 선물이라는 걸 알아야 하네.”

 

부엉이 할아버지는 부엉부엉 하며 달 할머니를 향해 밤하늘로 날아갔습니다.

 

아빠 늑대의 심장은 무거운 돌이 된 것 같았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아주 먼 길을 걷는 것 같았습니다. 아빠 늑대는 굴에 돌아와 엄마 늑대에게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우리는 지혜로운 부엉이 할아버지의 말씀을 들어야 해요. 우리는 꼬마 늑대를 영원히 잊지 않을 거예요.” 엄마 늑대는 눈물을 삼키며 말했습니다. 엄마 늑대의 마음속으로 부엉이 할아버지의 메시지가 전해졌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늑대 가족은 오래된 삼나무로 걸어갔습니다. “앉으렴.” 아빠 늑대가 말했습니다. “부엉이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해줄게. 꼬마 늑대는 몸이 좋지 않단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 조부모님을 만나러 가게 될 거야.”

 

조부모님이 뭐예요?” 꼬마 늑대가 물었습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넌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동생 늑대가 물었습니다.

 

엄마 늑대는 세 아이를 모두 쓰다듬어주었습니다. “그건 태어날 때와 같아. 거꾸로일 뿐이지. 너희가 세상을 떠나면 고향으로 가는 거야. 우리 모두는 언젠가 세상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게 돼.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말이야.”

 

꼬마 늑대랑 함께 가는 거예요?” 누나 늑대가 물었습니다.

 

아니.” 아빠 늑대가 말했습니다. “태어날 때와 같다는 게 맞아. 꼬마 늑대는 혼자 여행을 해야겠지만 고향으로 이끌어주는 길잡이별이 있단다. 늑대의 별 말이야!”

 

오늘 밤 늑대의 별을 볼 수 있나요?” 꼬마 늑대가 물었습니다.

 

, 볼 수 있지. 그리고 모두 함께 달 할머니를 향해 길게 짖을 거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꼬마 늑대는 더 이상 걸을 수 없어서 업혀야 했습니다. 밤이 되자 늑대 가족은 다시 밖으로 나와 달을 향해 걸었습니다. 엄마 늑대는 꼬마 늑대를 아기 담요에 안고 다녔습니다. 늑대 가족은 늑대의 별을 향해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고, 꼬마 늑대는 미소를 지으며 잠들었습니다. 좋은 밤이었어요. 부엉이 할아버지는 부엉부엉 하며 늑대 가족에게 힘과 용기를 빌어주었습니다.

 

다음날 밤 아빠 늑대는 오래된 삼나무 아래에서 동물 협의회를 소집했습니다. 아빠 늑대는 죽어가는 아들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동물들은 모두 달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 함께 울부짖었습니다. 조그만 토끼와 생쥐도 함께 있었는데, 그들에게는 오랜만에 듣게 된 가장 슬픈 소식이었습니다.

 

아주 중요한 일 때문에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아빠 늑대가 말했습니다. “꼬마 늑대가 우리와 함께 이 땅에 있는 동안, 제가 그 아이의 삶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우리 굴 밖에서 여러분이 아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중 한 분이 즐거운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면 방문해주셔도 좋아요. 머지않아 꼬마 늑대는 더 이상 굴을 나올 수 없게 될 거예요.”

 

토끼가 앞으로 깡충 뛰어나와 무지개 너머의 아름다운 땅에서 이야기를 가져오겠다고 했습니다. 생쥐는 모든 친척에게 문밖으로 음식을 내놓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코요테는 자기가 만든 노래를 들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여우는 늑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보초를 서고 딸들과 놀아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음날 아빠 늑대는 꼬마 늑대의 어려운 질문에 잠이 깼습니다.

 

아빠, 제 뼈와 몸을 어디에 묻어주실 거죠?” 엄마 늑대는 아빠 늑대 쪽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아름다운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오래된 삼나무는 어떠니?”

 

좋아요.” 꼬마 늑대가 말했습니다. “오늘 가서 그곳을 보여줄 수 있으세요?”

 

아빠 늑대는 부엉이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던 걸 기억했습니다. 꼬마 늑대가 가족을 준비시키기 위해 올바른 질문을 할 거라는 말씀을요.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꼬마 늑대가 말했습니다. “여기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에요.”

 

다른 아기 늑대들이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습니다. 땅속 깊은 곳에 사는 뿌리 요정과 대화할 수 있도록 구덩이를 깊게 파달라고 꼬마 늑대가 부탁했거든요. “뿌리 요정들은 좋은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있어.”

 

다음 날 꼬마 늑대는 잠에서 깨어났지만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고개를 돌리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아빠, 저를 산꼭대기까지 데려다주실 수 있어요? 그래야 별에 가까이 갈 수 있거든요.”

 

시간이 되자, 아빠 늑대는 엄마 늑대의 특별한 선물과 함께 꼬마 늑대를 데리고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엄마 늑대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집에 머물렀습니다. 그날 여우는 다른 아이들과 놀아주기 위해 들렀습니다. 수백 마리의 생쥐가 음식을 가져왔고, 엄마 토끼는 보금자리로 사용했던 자신의 부드러운 털을 부드러운 담요로 쓰라고 엄마 늑대에게 전해주었습니다.

 

그것이 꼬마 늑대에게는 이 땅에서의 마지막 여행이 될 것이었습니다. 달이 여러 번 뜨고 졌습니다. 꼬마 늑대는 잠을 많이 잤습니다.

 

부엉이 할아버지가 아빠 늑대를 부르기 위해 날아왔습니다. “시간이 되었네!”

 

세 번의 밤과 낮 동안 엄마 늑대와 아빠 늑대, 그리고 다른 아기 늑대들은 꼬마 늑대와 함께 지냈습니다. “오빠가 눈으로 말하고 있어요.” 동생 늑대가 말했습니다. “너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할 거야.” 누나 늑대가 소리쳤습니다.

 

엄마 늑대와 아빠 늑대는 꼬마 늑대의 다정한 마지막 숨결을 느꼈습니다. 부드럽고 다정한 봄바람 같았습니다. “아가, 고향으로 가려무나.” 엄마 늑대와 아빠 늑대가 말했습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 네 별을 따라가렴! 우리는 매일 밤 널 찾을 거야!”

 

그랬습니다. 모든 동물이 깊은 구덩이를 파는 걸 도와준 덕분에 아기 담요에 싸인 꼬마 늑대는 땅속 깊은 곳에 사는 뿌리 요정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꼬마 늑대의 정신은 늑대의 별을 따라 고향으로 가는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밤 보름달 주위에 무지개가 떴습니다. 모든 동물은 꼬마 늑대에게 노래를 바쳤고, 꼬마 늑대가 이 땅에 왔던 것을 감사해했습니다. “우리는 널 사랑해!” 동물들이 노래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널 기억할 거야!”

 

그리고 오늘까지 동물들은 달 할머니가 보름달이 될 때마다 꼬마 늑대를 기리고 있답니다. 오래된 삼나무의 땅속 깊은 곳에서는 뿌리 요정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고, 꼬마 늑대의 안식처에는 들꽃들이 자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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