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미카엘축일(9.29) 기간에 들려주는 이야기 본문

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미카엘축일(9.29) 기간에 들려주는 이야기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3. 9. 18. 20:17

미카엘축일(9.29) 기간에 들려주는 이야기

 


옛날 옛날에 아주 평화로운 나라가 있었습니다. 이 나라의 왕은 지혜롭게 나라를 잘 다스렸고, 사람들은 마음이 맑고 선해서 무엇이든 먹을 것이 있으면 이웃과 나누어 먹었으며, 서로에게 친절했습니다. 힘든 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땐 서로 도와서 함께 해결했지요. 어른들은 아이들을 잘 보살피며 사랑했고, 아이들과 젊은이들은 어른들을 공경하여 웃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만나면 늘 밝게 인사하며 환한 기운으로 사람들은 평화롭고 행복했습니다. 멀리서 나그네가 찾아오면 기꺼이 문을 열어 나그네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해 잘 쉬고 갈 수 있도록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 나라에 무시무시한 용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습니다. 용은 어느 마을 뒷산의 동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용이 내뿜는 어둡고 사악한 기운과 독한 연기가 마을에 퍼지자, 이 마을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자기만 생각하고 욕심을 부리며, 이웃에게 콩 한 쪽도 나누지 않고 인색해졌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며 작은 일에도 옹졸한 마음으로 서로를 의심하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둑질과 거짓말을 일삼고 자기 욕심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용기 있는 기사들이 용을 무찌르겠다고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무기력해졌습니다. 이제 더 이상 용기를 내는 기사도 없고, 용의 사악한 기운은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퍼져나갔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문을 열어주는 일도 없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사라진 지 오래 되었습니다.

어둠에 휩싸인 채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노인이 나타나서는 용을 물리칠 방법이 한 가지 있다고 했습니다. 깊은 숲속의 오두막에 가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오두막 앞에는 커다란 늪이 있고, 또 그 늪에는 아주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괴물이 사는데, 그 괴물에게 입맞춤을 해야 한다는 말을 남기더니 노인은 그만 홀연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용감한 기사들이 자기가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나같이 괴물을 무시하고 그냥 오두막으로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 오두막은 그저 낡고 지저분한 오두막이었을 뿐 거기에서는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 나라의 왕에게는 아주 착하고 순수한 아들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 왕자는 사악한 용에 맞서 싸워 불쌍한 사람들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왕자는 용 때문에 사람들이 서로 싸우며 죽어가는 것을 보며 가슴이 무척 아팠습니다.

마침내 왕자는 모험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오두막 앞의 커다란 늪에 도착했습니다. 늪에 도착하자 거기에는 정말로 무시무시한 괴물이 있었습니다. 그 괴물에게서는 엄청난 악취가 진동했고, 초록색 진액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왕자는 괴물을 본 순간 한 발자국 물러서며 주춤했지만 용기를 내어 앞으로 점점 더 다가갔습니다. 결국 왕자는 용에게 다가가 입맞춤을 했습니다. 그러자 괴물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향기로운 장미 향기가 오두막으로 왕자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왕자가 그 안에 들어가 보니 낡고 지저분한 오두막이 아니라 아주 깨끗하고 정갈한 오두막이었습니다. 오두막 한가운데에는 아주 멋진 검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 검의 손잡이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신성한 정신을 찾으라
마땅히 할 일을 기꺼이 행하라
사랑하는 법을 배우라
그러면 그대는 승리할 것이다

왕자는 그 검을 들고 용감하게 용을 찾아갔습니다. 용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하고 위협적이었습니다. 왕자를 한 입에 집어삼킬 듯이 괴성을 지르고 날개를 퍼덕였습니다. 그런데 왕자는 검을 들어 용을 찌르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포효하는 용의 머리를 향해 검을 겨눴습니다. 그러자 용은 힘이 점점 약해졌습니다. 왕자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동안에 이상하게도 그 거대하고 무시무시했던 용은 점점 더 작아졌습니다.

용이 바로 앞에 다가오자 왕자는 용의 머리를 검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쳤습니다. 날이 선 방향이 아니라 검의 옆면으로 그렇게 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그곳에 빛의 구름이 생겨나더니 용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용이 있던 자리에서는 샘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후 사람들은 이 샘물에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샘물을 마시면 몸이 아픈 사람은 몸이 낫고, 마음이 아픈 사람은 씻은 듯이 마음이 나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다시 평화롭고 행복해졌습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 샘물이 흐르고 있다고 합니다.

신성한 정신을 찾으라
마땅히 할 일을 기꺼이 행하라
사랑하는 법을 배우라
그러면 그대는 승리할 것이다

 

[출처 : 새로운 신앙의 길]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