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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무지개 요정들과 비밀의 동굴 - 엘로디 귀도 본문

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무지개 요정들과 비밀의 동굴 - 엘로디 귀도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2. 3. 27. 13:44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의 저자 수잔 페로우 선생님의 신작 <Stories to Light the Night>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비통과 상실을 겪은 어린이와 가족, 공동체를 위한 치유동화'가 부제인데, 번역이 끝났고 곧 교정 교열 작업에 들어가니 올해 안에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무지개 요정들과 비밀의 동굴

 

엘로디 귀도 지음

김훈태 옮김

 

 

이 이야기는 4-6세 통합반 아이들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썼다.

 

엘로디는 이렇게 썼다. “작년부터 큰아이들 몇몇이 서로 귓속말로 비밀을 말하기 시작했어요. 언제부턴가 이 일로 우리 작은 유치원 가족에게 아주 불편한 분위기가 생겨났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서로 의심하기도 했죠. 많은 아이가 무척 속상해했어요. 저는 아이들 사이에서 점점 불신이 커지는 걸 느꼈습니다. 귓속말을 하는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품어주기라는 감각을 잃어갔습니다. 배제된 아이들은 소속감을 잃어버렸고요. 저는 모두를 다시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하면 마음속에 갖고 있던 것을 나누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한 친구가 저에게 자기는 보육원 가족들에게 비밀은 없어, 깜짝 놀랄 일만 있을 뿐이야이라고 말한다고 했어요. 그때가 겨울이었는데, 우리 문화에서 요정들은 전통적으로 겨울에 수정을 캐내느라 바쁘기 때문에 겨울 이야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탄생했습니다.

 

저는 무지개색 옷을 입고 모자에 수정을 단 요정 인형들로 이야기했습니다. 각각의 요정은 또한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자기 색깔에 맞춤한 수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야기 시간을 마법처럼 만드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대부분의 아이는 귓속말하는 걸 멈췄습니다. 만약 어떤 아이들이 귓속말을 하면 한 아이가 말할 거예요. ‘비밀은 없어, 깜짝 놀랄 일만 있을 뿐이야!’

 

건전하지 못한 성향이 서서히 사라지고, 나눔의 분위기가 돌아왔습니다.”


*

 

 

옛날 옛날에 일곱 요정 형제가 있었습니다. 요정들은 땅속 깊은 곳, 빛으로 가득 찬 동굴 속에 살았습니다. 온종일 그들은 망치와 곡괭이를 들고 땅속에 묻힌 수정을 찾았습니다.

 

요정들은 서로를 사랑으로 대했고 늘 신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동굴은 노래와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 특별한 동굴 속에서, 언제나 수정은 환하게 빛나고 투명했습니다. 언제나 똑같이 말이죠. 그래서 온종일 일곱 요정 형제는 수정을 찾아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면 그 수정들은 동굴 밖에 있는 잠든 씨앗과 나무들에게까지 빛을 퍼뜨릴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항상 아주 열심히 일하고 또 자주 심하게 심술을 부리는 빨강 요정이 빨강 수정을 찾았습니다. 그건 정말 특별했기 때문에 빨강 요정은 이 수정을 형제들에게 알려주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대신 그걸 숨겨 놓았지요.

 

같은 날, 역시 항상 아주 열심히 일하지만 빨강 요정보다 참을성이 있는 주황 요정이 주황 수정을 찾았습니다. 그건 정말 특별했기 때문에, 역시 숨겨 놓았지요.

 

다음 날, 노랑 요정에게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노랑 수정을 찾아서 무척 기뻤던 노랑 요정은 그걸 숨겨 놓았습니다. 무척 느릿느릿 하지만 예쁜 물건을 좋아하는 초록 요정은 초록 수정을 찾았습니다. 수정을 너무나 좋아했던 나머지 초록 요정은 그걸 숨겨 놓았습니다.

 

눈물이 많은 파랑 요정과 남색 요정도 자기 색깔의 수정을 찾았고, 이번에는 울지 않고 수정을 숨겨 놓았습니다.

 

형제 중 막내인 보라 요정만이 아직 아무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참을성 있게, 용기를 가지고 계속해서 길고 튼튼한 도끼로 땅을 팠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빨강 요정은 자기 비밀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 동생 주황 요정에게 귓속말을 했고, 주황 요정도 같은 비밀을 털어놓게 되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날 노랑과 초록 요정 사이에도, 파랑과 남색 요정 사이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요정들은 자기 비밀을 형제들 중 한 명에게만 귓속말로 들려주고 모두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요정들은 서로를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자기의 소중한 비밀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며 다른 형제들이 무얼 하나 지켜보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더 많은 비밀이 동굴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더 많은 귓속말이 이쪽 벽에서 저쪽 벽으로 튕겨 나왔습니다... 동굴은 비밀로 가득 찼고, 요정들은 행복한 노래와 좋았던 성격을 잃었습니다.

 

오로지 보라 요정만이 여전히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보라 요정은 형들이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고, 문득 그 일로 슬퍼졌습니다. 특히 보라 요정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보라 요정은 형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보라 요정은 아주 특별한 수정을 찾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자기처럼 보라색 수정이었거든요. 그리고 정말로 작았지요. 보라 요정은 그 수정을 보고 형들의 기분을 좋게 해줄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보라 요정은 (수정을 숨기고) 형들 앞에서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형아들, 내가 깜짝 놀래켜줄게.”

 

그리고 기쁨으로 가득 차, 빛나는 수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요정들은 모두 눈과 입을 크게 벌렸습니다. 속으로는 무척 당황했지요...

 

빨강 요정이 투덜거렸습니다. “, 나도 놀래켜줄 게 있다고.”

 

그리고 자기의 빨강 수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주황 요정도 그렇게 했고, 다른 형제들도 다 따라서 했습니다. 형제들은 모두 더 이상 비밀이 없고 놀랄 일만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굉장히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요정들의 수정이 가까이 모이자 점점 빛이 강해지더니, 바위들을 지나 동굴 밖에 있는 나무와 식물들에게까지 빛이 전해졌습니다.

 

요정들은 그걸 보기 위해 달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요정들은 그동안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았습니다. 정말 놀라웠지요!

 

그날 이후 요정들은 서로에게 어떤 비밀도 숨기지 않았고, 깜짝 놀랄 일만 나누었습니다.

 

 

이야기 놀이

 

이 이야기를 활용해 엘로디는 모래밭에 수정을 몇 개 숨겼고, 아이들은 그걸 캐내느라 무척 신이 났다. 엘로디는 보물을 찾으려면 함께 노력해야 했기에 소속감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엘로디는 또 아이들이 둥글게 앉아서 하는 일종의 수건돌리기 놀이를 했다. 한 아이가 다른 친구들 뒤로 발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걷다가, 친구 한 명의 등 뒤에 수정이 가득 든 자루를 남기는 것이다. 그러면 술래가 바뀐다. 놀이와 함께 하는 노래는 다음과 같다.

 

헤이 호, 걷다가 멈춰, 헤이 디 호, 보물 자루를 옮겨.

조용히 걷고, 소리 내지 마,

그러면 보물을 찾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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