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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비대면 수료를 맞이한 이슬이들에게 - 정인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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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료를 맞이한 이슬이들에게 - 정인선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0. 12. 18. 19:26

비대면 수료를 맞이한 이슬이들에게


정인선 서울신천초등학교병설유치원


안녕 이슬반~, 집에서 잘 지내고 있니?
선생님은 집에서 이슬이들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단다.
우리 처음 만난 날 기억하고 있니?
선생님은 기억하고 있단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친구들이나 좀 더 잘 기억하고 싶은 친구들은 눈을 감고 생각해 보자.
그날 날씨는 어땠는지,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때의 기분은 어땠는
지...
자, 이슬이들 모두 그때로 돌아갔니?
첫날 선생님이 했던 이야기 다시 살펴볼까?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어
"어디를 가든지 우리는 보따리를 꾸리게 되어 있어.
여행을 간다면 여행의 짐을 챙기고, 수영장을 가게 된다면 수영에 필요한 짐을 챙기고, 도서관을 간다면 공부할 짐을 챙기고, 쇼핑을 간다면 쇼핑의 짐을 챙기겠지."

짐 보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이지만, 또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단다.
그것은 바로 마음의 준비라는 것이야.
그 보따리는 내가 담을 것도 있지만 남이 나눠주는 것도 담아야 돼.
다시 말하면, 나의 것과 다른 사람의 것을 바꾸기도 하고, 아무 이유 없이 나눠주기도 하고, 버려야 할 것을 다시 돌아보기도 해.
어떨 때는 진짜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필요 없게 되어 가차없이 버려야 할 때도 있단다.
그것을 하나씩 돌아보는 거야...
그렇게 이슬반에서 같이 지내자고 한 거 기억하니?
오늘은 그 보따리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잘 살펴보고 묶는 날이야.

이슬이는 그 보따리에 무엇이 있어?
혹시 그것이 선명하게 보이니?
보이지 않는다면 잠시 눈을 감고 느껴보기로 하자.
(잔잔한 음악이 흐르면 선생님이 독백을 시작한다.)

나의 보따리를 열어보니 이슬반 친구들의 사랑이 보였어.
엄청 아름다운 빛을 내고 있구나.
이슬이들이 선생님에게 와서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하였어.
그날 하루는 정말 행복했단다.
이슬이가 선생님에게 와서 그림을 보여 주었어.
너무나 정성스러운 그림이었지.
이슬이가 친구들과 다정하게 놀이를 하였어. 정말이지 천사 같은 모습이었어.
이슬이가 친구들과 친절하게 놀이를 하였어.
이슬이가 자기의 일을 스스로 하려고 했지.
아주 멋진 용기였단다.
이슬이가 선생님에게 와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어.
아주 고운 마음을 보았단다.
이슬이가 어려운 일인데도 선생님의 심부름을 해 주었어.
우리는 모두 기뻐했단다.
이슬이가 친구들이 모두 좋다고 했어.
왜냐고 물었더니, 친구가 좋은 것은 이유가 없을 때도 있다고 했어.
모든 시간이 귀하고 소중해서 모두 다 행복한 기억이라고 말했단다.
이슬반 친구들아, 고마워.
멋있는 용기를 볼 수 있게 해 주어서.
따뜻한 사랑을 볼 수 있게 해 주어서.
이슬이들이 나에게 오면서 세상에는 많은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어.

너희들도 하나씩 보았니?
그 모두를 말할 수 없으니 우리 눈을 감고 하나씩 자신의 것을 살펴보도록 하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다.)
우리의 만남은 짧을 수도 있지만 우리의 추억은 아주 오랫동안 기억될거야.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거야.
우리 그것을 삶에 소중한 것으로 담아 이제 그 보따리를 묶도록 하자.
그리고 7살, 8살... 12살, 13살... 이렇게 자랄 때 6살에 느꼈던 마음의 용기들을 하나씩 꺼내서 보자.
두려움이 생길때는 이슬반에서처럼 용감함을 꺼내면 된단다.
내가 꼭 이기고 싶고, 장난감을 나만 가지고 놀이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길 때는 마음을 천천히 들여보고 지금 꼭 필요한 건지 살펴보면 되는거야.
알았지?

그동안 좋고 많은 것들은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귀한 시간 함께 해서 삶이 빛났습니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너희들이 가는 길을 축복해줄게.
축복이라는 뜻은 너희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랑을 보낸다는 뜻이야.

그럼 이별은 슬픈 것 만은 아니야.
새로운 출발이기도 한거지.
우리의 추억이 있었으깐 우리는 아주 멋진 날들을 보낸거야!
그리고 새로운 출발도 멋있을 꺼야.

다음에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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