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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수건 이야기 -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본문

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수건 이야기 -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6. 10. 30. 22:52

수건 이야기

 

다음 이야기는 이야기 만들기 과정에 참여했던 한 부모의 작품입니다. 저자인 에밀리 스텁스 Emily Stubbs의 허락을 받고 실었으며, 이야기 뒤에 저자의 덧붙이는 말을 실었습니다. 이 어머니는 처음 글쓰기 수업에서 가장 힘든 문제로 3살 반 된 아이를 목욕시키는 일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만든 이야기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녀는 엄청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이 이야기를 간단한 인형극으로 보여주었으며, 인형극 안에 동요처럼 짧게 부르는 노래를 집어넣었습니다.

 

옛날에 다정한 사람들이 사는 예쁜 집이 있었어요. 그 집에는 커다란 벽장이 하나 있었어요. 어느 날, 벽장 안의 낡고 포근한 수건들 사이로 새로운 수건 하나가 이사를 왔어요. 바로 며칠 전에 나무 벽장문이 열리고 새로 빤 침대시트와 담요, 수건들이 가득 채워 넣어졌는데, 그때 새 파란 수건 한 장이 끼어들어 왔어요. 그 파란 수건은 모험을 하고 싶어 잔뜩 신이 난 꼬마 수건이었어요. 자기를 아주 많이 이곳저곳에 사용해주길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어요.

다음날 벽장문이 열리고 엄마의 손이 벽장 안으로 들어와 새로 온 꼬마 수건을 보살펴주던 포실포실한 할아버지 수건을 꺼내들고 갔어요.

그 다음날 아침, 할아버지 수건이 다시 벽장 안에 있는 꼬마 수건 옆으로 되돌아왔어요. 꼬마 수건은 흥분해서 할아버지 수건에게 물어보았어요. “무얼 하고 오신 거예요?”할아버지 수건은 대답했어요. “이 집의 꼬마 아이가 따뜻한 목욕을 마치고 나왔을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하게 닦아주었단다. 제일 먼저 얼굴을 닦아주고 그 다음엔 팔을, 그 다음엔 손가락과 발가락을, 그리고 등도 닦아주었지. 그 다음엔 턱 아래를 닦아주고. 온 몸이 보송보송 물기 없이 잘 닦여야 잠옷을 기분 좋게 입을 수 있거든. 그래서 이곳저곳 많은 곳을 잘 닦아주었단다.”

꼬마 수건은 너무 신이 나서 온몸을 꼬며 말했어요. “정말 재미있었겠어요, 할아버지. 수건이 할 일이 그렇게 많다니. 할아버진 한 번도 잊어버린 적이 없나요?”

,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단다할아버지 수건이 말했어요. “나는 매번 잘 기억할 수 있도록 노래를 부른단다. 널 위해 한번 불러주마. 들어보렴.”

, 좋아요꼬마 수건이 말했어요. 할아버지 수건은 노래를 불렀어요.

 

쓱쓱 싹싹 보송보송 톡톡톡

잘 감싸준 다음 닦기 시작해

먼저 얼굴, 그 다음엔 머리,

이곳저곳 부드럽게 두드려주렴

팔 아래, 가슴과 등, 빠진 곳이 있니?

맞아, 다리도 닦고 발도 닦고 발가락도 하나하나 닦아줘야 해

빼먹으면 안 돼, 작고 귀여운 요 코!

 

꼬마 수건은 이 노래를 정말 좋아해서 할아버지 수건에게 자기도 가르쳐달라고 졸랐어요.

다음날, 벽장문이 다시 열리고 한 번 더 할아버지 수건이 밖으로 나갔어요. 꼬마 수건은 자기가 아닌 할아버지 수건이 또 나가는 것을 보고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궁금하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했어요.

그 다음날 아침, 할아버지 수건이 되돌아왔어요. 꼬마 수건은 펄쩍 뛰며 할아버지 수건을 반가워했어요. “어땠어요?” 꼬마 수건이 물어보았어요.

아주 즐거웠단다할아버지 수건이 껄껄 웃었어요.

나도 해 봤으면, 얼른 나도 하고 싶어요꼬마 수건은 발을 동동 굴렀어요. “하지만 닦을 곳이 그렇게 많은데 하나라도 빼먹으면 어떡하지?”

,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할아버지 수건이 말했어요.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넌 아주 예쁘고 부드러운 수건이거든. 내가 알려준 노래를 부르면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을 거란다. 같이 한번 불러볼까.”

 

쓱쓱 싹싹 보송보송 톡톡톡

잘 감싸준 다음 닦기 시작해

먼저 얼굴, 그 다음엔 머리,

이곳저곳 부드럽게 두드려주렴

팔 아래, 가슴과 등, 빠진 곳이 있니?

맞아, 다리도 닦고 발도 닦고 발가락도 하나하나 닦아줘야 해

빼먹으면 안 돼, 작고 귀여운 요 코!

 

다음날이 되었어요. 벽장문이 열리자 엄마 옆에 작은 아이가 서 있었어요. “엄마작은 아이가 말했어요. “저 파란 수건은 처음 보는 거네요. 목욕하고 나면 저 수건 써봐도 돼요?”

그럼~” 엄마가 말했어요. “이 수건이 널 닦아주고 싶어서 얼마나 많이 기다렸는지 모른단다

꼬마 수건은 벽장 밖으로 꺼내지자 너무나 기뻐서 펄쩍펄쩍 뛰며 야호~” 하고 환호를 질렀어요. 그러고는 아이가 즐겁게 목욕하는 동안 수건걸이에서 얌전히 기다렸어요. 아이가 욕조 밖으로 걸어 나오자 드디어 꼬마 수건의 차례가 되었어요. 꼬마 수건은 노래 부르기 시작했어요.

 

쓱쓱 싹싹 보송보송 톡톡톡

잘 감싸준 다음 닦기 시작해

먼저 얼굴, 그 다음엔 머리,

이곳저곳 부드럽게 두드려주렴

팔 아래, 가슴과 등, 빠진 곳이 있니?

맞아, 다리도 닦고 발도 닦고 발가락도 하나하나 닦아줘야 해

빼먹으면 안 돼, 작고 귀여운 요 코!

 

일을 다 마치고 나자 꼬마 수건은 더 이상 새 수건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꼬마 수건은 아이를 닦아줄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요. 아이는 수건이 정말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워 아주 포근했기 때문에 다음날에도 파란 수건을 꺼내달라고 했어요. 꼬마 수건은 한 군데라도 빼먹지 않고 잘 닦아줄 수 있도록 노래를 열심히 연습했어요.

 

* 저자가 덧붙이는 말:

수건 이야기는 목욕 후에 수건으로 물기를 닦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쓴 것입니다. 딸아이가 수건으로 몸을 닦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무언가 더 깊은 두려움에서 나오는 것 같았어요. 아이는 태어난 지 몇 달 안 되었을 때에도 몸을 수건으로 닦아줄 때면 칭얼거리다가 크게 울곤 했어요. 아이가 자랄수록 반항도 더 세져, 더 크게 소리 지르며 싫어하다가 이젠 죽을 듯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가 몸을 닦지 않으려 했어요. 아무리 달래고 타일러보아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어요. 아이를 수건으로 닦아 주기 위해서는 몇 번이고 억지로 붙잡아놓아야 겨우 닦을 수 있었어요.

아이는 제가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처음 이야기를 들려줄 때 아이는 무척 열심히 들었어요. 아이는 일주일 정도 계속해서 이 이야기를 밤마다 듣고 싶어 했고 목욕 후에는 닦아주는노래를 함께 부르자고 했어요. 아이는 노래가사를 듣느라 열중해서 가사에 따라 몸의 이곳저곳을 가리켰고, 몸을 닦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어느덧 사라져 버렸어요.

이제 딸아이와 남편은 노래를 아주 잘 알고 있어요. 아이는 노래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노래가사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은 아이에게 큰 효과가 있었어요. 대부분 다른 일에서도 내가 노래하거나 동요로 이야기해주면 아이는 잘 협조해줍니다. 예를 들면, 밥을 먹을 때나 머리를 빗을 때 등등이요. 이제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것은 날마다 아이의 일상에 꼭 있어야 하는 중요한 일부분이 되었어요. 지금 네 살이 된 아이는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노래를 부르곤 합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이 몸을 닦아줄 때나 스스로 닦거나 다른 일을 할 때조차 혼자서 노래와 놀이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나는 이 이야기가 딸아이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과 남편에게도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어요.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아이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불안과 어려움을 더 키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상황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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