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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꼬집기쟁이 게 -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본문

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꼬집기쟁이 게 -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6. 10. 30. 22:59

꼬집기쟁이 게

 

한 놀이 치료사는 이 이야기를 친구들을 자주 꼬집는 네 살짜리 여자아이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 여자아이에게 가장 좋아하는 색깔로 만든 장갑을 선물했더니 이야기의 효과가 더욱 커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 아이는 장갑을 끼고 다니고 싶어 했고, 꼬집는 손가락을 장갑 안에 따뜻하고 편안하게 넣어두고 싶어 했습니다. 아이는 이 이야기를 통해 유쾌하면서도 정확한 그림으로 교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게 되었으며, 꼬집는 문제는 천천히 고치게 되었습니다.

부모와 치료사, 교사들은 다른 종류의 공격적 성향을 바로잡으려고 할 때도 이 이야기를 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게 대신에 적절한 다른 동물을 등장시키는 것이 좋습니다(예를 들어, 할퀴는 고양이).

 

꼬마 게는 바닷가에 사는 다른 동물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었어요. 친구들은 꼬마 게 때문에 화가 나고 속상했어요. 꼬마 게는 항상 심술궂은 표정으로 돌아다니며 집게발로 친구들을 꼬집고 아프게 하기 일쑤였기 때문이에요.

어느 날 거북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구들을 불러 모았어요.

문어와 불가사리, 갈매기가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어요.

꼬마 게의 집게발을 당장 잘라버려야 해

지난주에 꼬마 게에게 심하게 꼬집혀서 아직도 촉수 한 개를 치료하고 있는 문어가 말했어요.

집게발을 모두 꼼짝 못하게 풀로 붙여버리자

꼬마 게에게 물려 다리 두 개가 짧아진 불가사리가 제안했어요.

끈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끈을 써서 꼬마 게의 등 뒤로 집게발을 꽁꽁 묶어버려야 해

바로 그날 아침에 꼬마 게에게 발을 물린 갈매기가 소리쳤어요.

하지만 꼬마 게가 더 이상 우리를 아프게 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항상 바닷가의 모든 친구들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거북이가 말했어요.

거북아, 그거 참 좋은 생각이야. 하지만 꼬마 게가 그걸 배우게 될 때까지 우린 계속 그 녀석한테 꼬집히고 물려야 되는 거니?”

모든 친구들이 외쳤어요. 친구들은 꼬마 게의 심술궂은 행동에 당할 만큼 당해서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고, 앞으로도 꼬마 게가 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어요.

거북이는 늘 그렇듯,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면서 모래밭을 느릿느릿 거닐었어요. 그리고는 갑자기 해초더미 옆에서 걸음을 멈췄어요.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거북이는 친구들에게 소리쳤어요.

튼튼한 해초로 꼬마 게의 집게발을 감쌀 수 있는 벙어리장갑을 짜는 거야. 장갑을 끼면 꼬마 게가 집게발을 좀 더 조심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거야.”

거북이는 좋은 방법이 떠올라 뛸 듯이 기뻤어요. 거북이는 급히 뜨개바늘 한 쌍을 가지러 바위 물웅덩이에 있는 자기의 굴로 돌아갔어요. 그동안 다른 친구들은 마지못해 튼튼한 해초를 모으기로 했어요. 거북이가 되돌아왔을 때 엄청나게 많은 해초가 쌓여 있었어요. 거북이는 꼬마 게가 집게발을 넣을 수 있도록 벙어리장갑을 뜨기 시작했어요.

왼쪽 장갑을 다 뜨고 오른쪽 장갑도 다 떠갈 때 꼬마 게가 왔어요.

얘들아, 뭐하니?”

꼬마 게가 물었어요. 물론 꼬마 게는 친구들이 아침 내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했어요.

거북이가 얼른 대답했어요.

우리가 너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어

그리고 벙어리장갑을 꼬마 게에게 내밀고는 집게발에 끼워보게 했어요. 글쎄, 꼬마 게가 어찌나 놀랐는지, 여러분이 물수리깃털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게는 놀라 자빠졌을 거예요. 여태껏 꼬마 게는 누구에게도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꼬마 게는 바로 장갑 안으로 집게발을 넣어보았고 장갑은 집게발에 꼭 맞았어요.

그날 오후 내내 바닷가 친구들은 모두 함께 놀았어요. 서로 꼬집거나 아프게 하지도 않았고 함께 신나게 놀기만 했어요. 친구들도, 꼬마 게도 서로 이렇게 즐겁게 놀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어요. 잘 보면 꼬마 게에게는 달라진 점이 또 있었어요.

집게발 두 개가 얌전히 장갑 안으로 들어가 계속 따뜻하고 포근하게 있으니까 꼬마 게는 예전처럼 심술궂고 짜증나는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물론 꼬마 게는 배고플 때면 장갑을 벗고 바위 물웅덩이에서 저녁식사 거리를 잡았어요. 친구들과 다시 놀려고 할 때면 항상 날카로운 집게발을 장갑에 넣었어요. 장갑을 끼면 기분도 더 좋아지는 것 같았지요. 분명히 장갑은 집게발을 더 조심스럽게 사용하도록 도와주었어요.

하지만 해초장갑은 그렇게 튼튼하지는 않았어요. 어느 날 장갑은 구멍이 너무 많이 나서 꼬마 게의 집게발에서 떨어져버렸고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떠내려가 버렸어요. 다행히 이제는 꼬마 게가 집게발은 사냥하고 식사를 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였어요. 꼬마 게는 친구들과 놀 때 집게발을 꼭 닫아두는 법도 배웠어요.

바닷가 친구들은 거북이가 얼마나 현명한지 알게 되었어요. 그날 이후로 친구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항상 거북이의 의견을 묻곤 했어요. 그러면 거북이는 정말 기가 막힌 생각을 해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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