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린델웨의 노래 -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본문

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린델웨의 노래 -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6. 10. 30. 22:50

린델웨의 노래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 옆에 들판이 있었어요. 그 들판 한가운데에 호박 씨앗 하나가 떨어져 싹을 틔웠어요. 호박씨는 싹을 틔우고 줄기를 뻗고 꽃을 피우며 하루가 다르게 쑤욱쑤욱 자라났어요. 마침내 초록빛 호박 덩굴은 들판을 온통 뒤덮을 정도로 무성해졌어요. 그 호박밭 한가운데는 마을 사람들이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크고 가장 아름다운 황금빛 호박이 열렸어요.

이 아름다운 황금빛 호박은 그냥 평범한 호박이 아니었고 들판도 평범한 들판이 아니었어요. 호박이 커지면서 가시덤불이 호박밭을 에워싸고 자라나기 시작했어요.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가시덤불이 어찌나 무성하고 두껍게 자라는지 호박이 잘 익어서 딸 수 있게 될 즈음에는 아무도 가시덤불을 뚫고 호박밭에 갈 수 없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여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했어요. 그때 한 할아버지가 나섰어요. “우리 집 도끼가 날이 아주 잘 드니 가시덤불을 베어내보겠네할아버지는 도끼를 들고 가시덤불을 베어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할아버지가 가시 줄기 하나를 잘라내면 다른 줄기 하나가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돋아나 자랐어요. 결국 해질 무렵 할아버지는 고개를 저으며 포기했어요.

그러자 마을의 한 엄마가 나섰어요. “우리 집 삽이 아주 튼튼하니 가시덤불 밑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그 엄마는 삽을 들고 가시덤불 밑을 파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가시덤불 뿌리가 어찌나 억세고 빽빽하게 얽혀 있는지 해질녘에는 그 엄마도 고개를 저으며 포기했어요.

그 다음엔 한 남자아이가 나섰어요. “제가 나무를 아주 잘 타니 가시덤불을 기어 올라가볼게요아이는 덤불을 기어오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가시는 바늘처럼 길고 뾰족해 아이의 옷을 찢고 몸을 아프게 찔러댔어요. 결국 해질 무렵 남자아이도 고개를 저으며 포기했어요.

그 다음날 그 나라에서 목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린델웨 Lindelwe’라는 여자아이가 마을에 왔어요. 아이는 황금빛 호박과 가시덤불 이야기를 듣더니 마을 사람들이 모인 곳을 지나 가시덤불 옆 바위 위에 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이탄가 엘리쿨루 이탄가 엘리쿨루, 리쉬렐리 에보베니 리쉬렐리 에보베니

 

린델웨의 노래가 아름답게 울려 퍼지자 근처 들판에 사는 온갖 동물들이 모여들어 노래를 들었어요.

 

이탄가 엘리쿨루 이탄가 엘리쿨루, 리쉬렐리 에보베니 리쉬렐리 에보베니

 

린델웨의 노래가 아름답게 울려 퍼지자 벌레와 애벌레들도 땅속에서 기어나와 린델웨의 발치에 쪼그려 앉아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이탄가 엘리쿨루 이탄가 엘리쿨루, 리쉬렐리 에보베니 리쉬렐리 에보베니

 

린델웨의 노래가 아름답게 울려 퍼지자 심지어 하늘에 떠 있는 구름도 내려와 귀를 기울였어요.

 

이탄가 엘리쿨루 이탄가 엘리쿨루, 리쉬렐리 에보베니 리쉬렐리 에보베니

 

그때 꼬마구름 하나가 아주 낮게 내려와 린델웨의 바로 앞에 멈췄어요. 린델웨는 노래를 멈추고 바라보고 있던 마을 사람들에게 방긋 웃어주고는 꼬마구름 가운데로 발걸음을 내딛었어요. 꼬마구름은 린델웨를 가볍게 위로 들어올리더니 가시덤불 위를 스윽 넘어서 호박밭 가운데로 갔어요.

그곳에서 린델웨는 가장 아름다운 호박을 따서 품에 안고 다시 꼬마구름 위로 올라왔어요. 꼬마구름이 다시 린델웨를 들어오려 가시덤불을 넘어서 마을 한가운데로 데려다주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그날 저녁 호박을 요리해 큰 잔치를 벌였어요. 잔치에서 마을 사람들은 린델웨가 아름다운 노래로 마법에 걸린 가시덤불 위를 넘어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기고 가장 아름다운 황금빛 호박을 따올 수 있었다고 기뻐했어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