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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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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룸펠슈틸츠헨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6. 7. 27. 14:50

룸펠슈틸츠헨

 


 

옛날 옛적에 가난한 농부가 살았습니다. 농부에게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농부는 산책을 하던 임금님과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임금님, 제 딸은 짚을 자아 금실을 만들 수 있답니다.”

 

그러자 임금님은 농부에게 말했습니다.

 

정말 대단하구나. 나도 그대 딸의 솜씨를 한 번 보고 싶다. 내일 내 궁전으로 보내 거라.”

 

다음 날 농부의 딸은 궁전으로 갔습니다. 임금님은 그녀를 짚이 산더미처럼 쌓인 방으로 데려가 물레와 얼레를 주며 말했습니다.

 

일을 시작해라. 오늘 밤부터 내일 아침까지 이 짚더미를 금실로 자아 놓지 못하면 죽게 될 것이다.”

 

그리고는 임금님은 문을 잠갔습니다이제 농부의 딸은 방에 혼자 남았습니다. 그녀는 너무 슬프고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흑흑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문이 딸깍열리더니 난쟁이가 폴짝뛰어 들어왔습니다.

 

안녕, 아가씨. 왜 그렇게 울고 있지?”

 

짚을 금실로 자아야 해요.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난쟁이가 말했습니다.

 

내가 짚을 금으로 바꿔 주면 넌 뭘 줄 건데?”

 

이 목걸이를 드릴게요.”

 

목걸이를 받은 난쟁이가 물레 앞에 앉아 물레를 빙빙빙세 번 돌리자, 실패 하나를 다 감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레를 빙빙빙세 번 돌리자 그것도 다 감겼습니다. 아침이 되었을 때 짚들은 모두 금실이 되었습니다.

 

해가 뜨자마자 임금님이 들어왔습니다. 금실을 보고는 깜짝 놀라며 기뻐했습니다. 임금님은 더욱 많은 금을 갖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농부의 딸을 더 많은 짚이 쌓인 다른 방으로 데려갔습니다. 첫 번째 방보다 훨씬 큰 방이었습니다. 임금님은 그녀에게 명령했습니다.

 

목숨이 아깝거든 이것도 내일 아침까지 다 자아 놓아라.”

 

농부의 딸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다시 흑흑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다시 딸깍문이 열리더니 난쟁이가 폴짝뛰어 들어와 물었습니다.

 

내가 짚을 금으로 바꿔 주면 넌 뭘 줄 건데?”

 

손가락에 낀 반지를 드릴게요.”

 

반지를 받은 난쟁이가 물레 앞에 앉아물레를 빙빙빙세 번 돌리자, 실패 하나를 다 감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레를 빙빙빙세 번 돌리자 그것도 다 감겼습니다. 아침이 되었을 때 짚들은 모두 금실이 되었습니다.

 

해가 뜨자마자 임금님이 들어왔습니다. 금실을 보고는 깜짝 놀라며 기뻐했습니다. 임금님은 더욱 더 많은 금을 갖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농부의 딸을 더 많은 짚이 쌓인 다른 방으로 데려갔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방보다 훨씬 큰 방이었습니다. 임금님은 그녀에게 명령했습니다.

 

오늘 밤에 이것을 다 자아 놓아라. 다 자으면 너를 내 아내로 삼겠다.”

 

임금님은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농부의 딸이지만 이 사람보다 더 부자인 여인은 이 세상에서 찾을 수 없을 거야.’

 

농부의 딸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다시 흑흑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다시 딸깍문이 열리더니 난쟁이가 폴짝뛰어 들어와 물었습니다.

 

내가 짚을 금으로 바꿔 주면 넌 뭘 줄 건데?”

 

이제 드릴 것이 없어요.”

 

그럼 네가 왕비가 되었을 때 첫째 아이를 나에게 줄래?”

 

다른 방법이 없던 농부의 딸은 난쟁이와 약속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이 난 난쟁이가 물레 앞에 앉아물레를 빙빙빙세 번 돌리자, 실패 하나를 다 감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레를 빙빙빙세 번 돌리자 그것도 다 감겼습니다. 아침이 되었을 때 짚들은 모두 금실이 되었습니다.

 

아침이 되자마자 찾아온 임금님은 방을 가득 채운 금실을 보고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임금님은 농부의 딸과 결혼했습니다. 아름다운 농부의 딸은 왕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나 왕비는 예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딸깍문이 열리더니, 난쟁이가 왕비의 방에 폴짝뛰어 들어와 말했습니다.

 

이제 약속했던 것을 줘!”

 

왕비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 대신에 왕국의 모든 보물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난쟁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싫어! 세상의 온갖 보물보다 나는 살아 있는 것이 더 좋아.”

 

왕비는 너무 슬퍼서 흑흑울기 시작했습니다. 난쟁이는 왕비가 불쌍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3일의 시간을 줄게. 그때까지 내 이름을 알아낸다면 네 아이를 데려가지 않을게.”


그리하여 왕비는 밤새 그 동안 들은 적이 있는 이름은 다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온 나라에 심부름꾼을 보내 어떤 이름들이 있는지 알아오라고 시켰습니다.

 

다음 날 난쟁이가 문을 딸깍열고 폴짝뛰어 들어오자, 왕비는 이름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미하엘, 클라우드, 페터부터 시작해서 알고 있는 이름은 차례차례 다 말했지만, 그때마다 난쟁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지, 아니지, 내 이름은 그게 아니야.”

 

두 번째 날, 왕비는 이웃 나라 사람들은 어떤 이름을 쓰는지 알아오게 했습니다. 그리고 난쟁이에게 제일 이상하고 특이한 이름들을 모두 말했습니다.

 

혹시 꼬맹이? 아니면 갈비씨, 아니면 꿀꿀돼지?”

 

그때마다 난쟁이는 대답했습니다.

 

아니지, 아니지, 내 이름은 그게 아니야.”

 

세 번째 날, 이름을 알아보러 갔던 심부름꾼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왕비님, 새로운 이름은 더 이상 단 하나도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느 높은 산에 올랐을 때, 산기슭 숲 모퉁이에서 여우와 토끼가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있었고, 그 뒤로 작은 집이 하나 보였습니다. 집 앞에는 불이 피워져 있었고, 불 주위에는 아주 우스꽝스럽게 생긴 난쟁이가 불 주위를 한쪽 다리로 깡충깡충 뛰어 다니며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빵을 굽고 내일은 술을 빚자.

모레는 왕비의 아기를 데려와야지.

, 너무 좋아. 아무도 모르잖아.

내 이름이 룸펠슈틸츠헨인지!

 

그 이름을 듣고 왕비는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 뒤 문이 딸깍열리고 난쟁이가 폴짝뛰어 들어와 물었습니다.

 

, 왕비님. 내 이름이 뭐지요?”

 

왕비는 우선 이렇게 물었습니다.

 

혹시 소나기인가요?”


아니지, 아니지!”


천둥번개인가요?”


아니지, 아니야!”


그러면... 그럼 혹시 룸펠슈틸츠헨인가요?”

 

그러자 난쟁이는 발을 구르며 소리쳤어요.

 

-! 악마가 말해 줬지?! 악마가 말해 줬지?!”

 

어찌나 화를 내며 발을 굴렀던지, 난쟁이는 몸통까지 땅속 깊이 딸려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화가 풀리지 않은 난쟁이는 분에 못 이겨 오른쪽 발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는 자신을 둘로 쭉 찢어 죽고 말았습니다


(심운섭 번역, 김훈태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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