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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학적 암 치료 : 미슬토(겨우살이) 요법 - 신현종 본문

인지학/인지학의학

인지학적 암 치료 : 미슬토(겨우살이) 요법 - 신현종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9. 6. 4. 13:17

인지학적 암 치료 : 미슬토(겨우살이) 요법

신현종 박사

 

 

 

‘미슬토요법’은 국내에서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보건의료 전문인 중의 일부, 그리고 소수의 암 환자만 알고 있는 보완대체요법이었다. 하지만 최근 통합의학 기반의 암치료 센터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슬토요법의 치료 원리와 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미슬토요법의 유래


미슬토는 나무에 붙어 스스로 광합성도 하면서 살아가는 반기생 식물로, 우리 나라에서는 겨우살이(桑寄生:상기생)라고 한다. 겨우살이는 경기도 지방의 방언으로, 나무에 기생해 살아가는 습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미슬토의 이러한 생태가 암의 생리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 미슬토가 암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가정 아래 치료를 시도한 것이 미슬토 제제의 탄생 배경이다. 초기에는 미슬토에 함유된 성분이나 생리학적 작용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임상에 투여했다.

기록에 따르면 미슬토(Mistletoe)는 그리스와 고대 영국에서 먹거나 바르는 ‘만병통치약’으로 쓰였다. 암, 간질, 불임, 폐경기 증상, 신경성긴장, 천식, 고혈압, 두통, 피부염 치료에 많이 사용됐다. 현재 암환자에게 쓰이는 미슬토요법은 1920년대 독일의 루돌프 슈타이너가 1920년대에 처음 개발했다. 슈타이너와 내과의사인 이타 베크만이 함께 만든 이스카르(Iscar, 현재 판매중인 이스카도르의 전신)가 첫 제품이다.

미슬토 연구·이용은 지구상에서 발견된 수천 종 가운데 약성(藥性)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몇 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럽 미슬토, 한국 미슬토(겨우살이), 아프리카 미슬토다. 미슬토 제제는 기생하는 숙주나무의 종류, 수확시기, 추출공법, 그리고 제조회사에 따라 화학적 성분이 다르다. 

미슬토 주사액은 줄기·잎·열매를 물이나 알콜과 함께 적정한 온도에서 처리해 만든다. 추가로 발효를 시킨 제품도 있다. 대부분의 식물유래 추출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미슬토 제제 역시 주요 지표물질을 기준으로 제조했지만, 시판 제품 중 일부는 동종요법(인체에 질병 증상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해 치료하는 방법) 방식으로 제조돼 그 성분과 함량이 화학적으로 표준화돼 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미슬토요법 치료


인체의 면역기능을 활성화하고 암세포의 사멸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다고 알려진 미슬토에는 1700여 가지의 성분, 특히 600종이 넘는 단백질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슬토에는 렉틴, 비스코톡신, 다당류, 소포, 알칼로이드, 쿠탄 펩타이드 등의 성분이 들었는데, 이 중에서 렉틴과 비스코톡신이 미슬토의 항암작용을 나타내는 주요 활성물질로 꼽힌다.

렉틴은 당과 단백질로 구성된 당단백이다. 암세포의 어떤 종류의 당을 인식하여 결합하느냐에 따라 ML-1, ML-2, ML-3, 그리고 키틴으로 구분한다. 갈락토스(galactose)와 결합하는 게 ML-1, 갈락토스와 엔-아세틸갈락토사민 두 가지와 모두 결합하는 게 ML-2, 엔-아세틸갈락토사민과 결합하는 게 ML-3이다. 유럽 미슬토에는 ML-1이 가장 많다. 한국 미슬토에 주로 함유된 ML-2는 항암 효과가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렉틴의 항암 작용은 이렇게 이뤄진다. 렉틴은 2개의 사슬(A사슬, B사슬) 구조로 돼 있는데, B사슬이 암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A사슬은 세포 내 이입을 통해 암세포 DNA를 분리해 단백질 합성을 억제함으로써 항암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따라서 A사슬과 B사슬이 분리되면 렉틴의 효과는 약해진다. 미슬토 제제 중 하나인 이스카도르는 면역증강 효과는 있지만, 암세포에 대한 독성작용은 현저히 떨어진다. 그 이유는 유산균 발효로 인해 A사슬과 B사슬이 분리돼 렉틴 성분의 함량이 10분의 1로 줄기 때문이다.

미슬토요법은 약 90여년간 유럽에서 주류 서양의학의 암환자 치료 보완요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돼 왔다. 독일에서는 암 환자의 70%에게 처방되고 있으며,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도 일반적인 암치료 보완요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슬토를 동종요법 약전에 수록해 관리하고 있지만, 미슬토 제제를 의약품으로서 허가하지는 않고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제품은 이스카도르(Iscador), 유릭소르(Eurixor), 헬릭소르(Helixor), 이소렐(Isorel), 이스쿠친(Iscucin), 플레노솔(Plenosol), 아브노바비스쿰(AbnobaViscum) 등이다. 숙주에 따라 성분이 달라지는데, 숙주가 사과나무면 이스카도르M, 소나무면 이스카도르P, 참나무면 이스카도르Q, 느릅나무면 이스카도르U로 각각 부른다. 이 제품들은 모두 유럽 미슬토에서 추출했다. 최근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개발한 렉틴 ML-1이라는 제품도 있다.

미슬토 추출물은 먹는 제품, 복강(복부의 내부공간)이나 정맥에 주사하는 제품도 있지만 주로 피하주사로 투여된다. 주사 횟수는 주 2~3회며, 치료 기간은 몇 주부터 몇 년까지 다양하다. 투여방법은 표준요법(저용량에서 시작해 점차 용량을 늘리는 방법)과 일시에 다량을 투여하는 고단위 요법으로 나뉜다.

미슬토주사제는 일반적인 약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안전한 편이다.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주사 부위의 염증반응, 두통, 발열 그리고 오한 정도다. 일부에서 투여 용량에 따라 일시적인 간(肝)독성, 혈전성 정맥염, 림프절 부종, 알러지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

 

 

국내·외 연구 동향


미슬토요법에 대한 연구 논문은 임상사례 보고를 포함해 1000편 이상 발표됐다. 해외에서 매년 50여편, 국내에서 매년 1~2편이 발표되고 있다. 


미국의 한 의과대학에서 실시한 시험관 및 동물시험 연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미슬토와 유럽 미슬토, 한국 미슬토 중 한국미슬토가 가장 뛰어난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다. 또 발효한 미슬토보다 갓 추출한 미슬토의 활성도가 높게 나타났다. 한국 미슬토에는 주요 성분으로 꼽히는 렉틴 3총사(ML-1, ML-2, ML-3) 중 ML-2가 가장 많이 함유됐으며, 동물실험 결과가 대식세포와 NK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시킨다는 국내 논문이 있다.

유산의 신갈나무에서 채취한 한국 미슬토를 실험실에서 연구한 결과, 미슬토가 세포내 과산화수소를 발생시켜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의 다른 연구에서는 한국 미슬토가 텔로머라제(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최근에는 강원도산 참나무에서 채취한 미슬토 추출물을 이용한 실험실 연구에서, 한국 미슬토가 고지방식에 의한 비만과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는 유력한 물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외국에서는 항암 보조제로서의 기능 외에도 뇌전증, 간염 등에도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미슬토요법의 효과와 한계


필자가 분석한 50여개의 임상시험 연구, 메타분석 연구 등을 살펴보면 미슬토요법을 통해 대부분 암환자의 삶의 질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발암의 종류별로 미슬토요법이 삶의 질 개선, 생존율 향상, 증상 완화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3건의 최근 문헌에 따르면, 총 26개의 무작위대조군 가운데 22개 군(群)에서 삶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0개의 임의대조군 시험에서는 피로감, 오심, 구토, 우울증에서 모두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또 여러 종류의 미슬토 주사제를 단독으로, 또는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와 병행해 투여해 그 효과를 측정한 2008년의 한 무작위대조군 연구 결과, 암 억제 기능과 삶의 질, 그리고 심리적 고통의 측면에서 미슬토요법이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존율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며 미슬토요법을 추천하지 않은 연구 결과도 있었다.

독일의 한 통합의학센터에서 2012년 발표한 메타분석 논문에 의하면, 1985년부터 2002년까지 3324명의 환자를 포함한 총 17개의 임상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미슬토를 투여 받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생존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발표된 최신 연구자료에 의하면, 항암치료를 받는 95명의 유방암 환자를 3개 그룹(서로 다른 미슬토주사제를 투여한 2개 그룹, 미슬토 주사제를 투여하지 않은 1개 그룹)으로 나눠 측정했더니 삶의 질이 개선됐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제품별 임상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이스카도르>
비소세포암 환자 대상연구에서는 생존율, 종양억제반응, 혈액수치 그리고 삶의 질 등의 측면에서는 효과가 없었고 단지 심신의 행복감만 개선됐다.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생존율이 증가하지 않았다.

<유릭소르>
주성분이 ML-1인 유릭소르는 두경부암 환자와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두 개의 연구에서 생존율이나 삶의 질 개선 효과가가 없었다.

<이소렐>
말기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생존율 증가를 보여줬다. 다른 두 개의 연구에서는 항암치료 부작용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다.

<헬릭소르>
유방암 환자 대상 연구에서 항암제와 비슷하게 생존율 증가 효과를 보였다. 전이성 대장암 환자 대상 연구에서는 항암제와 병용 투여하자 생존율이 2배로 높아졌다.


<아브노바비스쿰>
표준 항암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대장암 환자 대상 연구에서 암억제 반응은 보이지 않았으나 일부 환자들은 증상 개선이 나타났고 부작용은 경미하였다. 위를 절제한 위암 환자 대상연구에서는 삶의 질이 개선됐다.

 

 

미슬토요법 효용성


미슬토요법에 대한 평가는 기준에 따라 전혀 다를 수 있다. 정통 서양의학의 입장에서는 암환자에게 미슬토 주사를 권고할 정도로 효과를 인정할 확실한 근거가 미흡하다. 다만 수많은 임상 연구를 통해 암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됐다는 점과 우려할만한 부작용이 없다는 점 두 가지는 확인됐다.

미슬토와 같은 천연식물을 활용하여 항암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식물이 함유하고 있는 전체 성분 가운데 유효성분을 확인하고 각 성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천연식물 유래 항암제로 허가받은 것은 파클리탁셀과 빈크리스틴 두 가지 뿐이다. 주로 독일과 스위스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는 미슬토 주사는 숙주의 종류, 산지, 수령, 채취 시기, 추출 방법, 그리고 원료 혼합비율 등 가능한 많은 환경 조건을 통제함으로써 제품의 표준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미슬토요법이 중요한 항암보조요법 중 하나로 인정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미슬토요법 적용 실태 및 전망


현재 국내에서는 유럽의 두 회사에서 제조한 제품이 수입돼 판매되고 있으며, 통합의학에 기반을 둔 병·의원에서 환자들에게 처방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비싼 치료비를 전액 환자가 부담하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미슬토 제제는 종류가 많고 암의 암의 종류나 병기 그리고 환자의 상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처방하는 주치의의 임상 경험에 따라 효과도 다를 것이다. 암 진단을 받는 사람 중에는 관찰 치료 대상자도 있다. 아직 보완대체의학을 수용하지 않는 대학병원급에서도 이런 환자를 대상으로 미슬토요법을 고려해볼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유럽에서 미슬토를 주사제로 만들어 쓰는 이유는 경구용으로 섭취할 경우 위산에 의한 항암 성분 분해 가능성, 흡수율 저하, 그리고 가열에 의한 단백질 변성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겨우살이를 달여 먹을 경우 식물성 스테로이드, 올레아놀릭산, 베툴리닉산 등 면역조절 작용, 항균 용, 항고혈압 용, 지질분해 작용, 항산화 작용을 하는 식물영양소는 섭취할 수 있다. 다만 가열할 경우 파괴될 가능성에 대비, 매실 엑기스처럼 만들어 차로 마시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각 지역에 자생하는 수령 20년 안팎의 나무에서 채취한 경우, 가능한 한 숙주가 다른 것끼리 섞이지 않도록 구분해 암수 적당한 비율로 혼합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국내 우수한 연구진들과 훌륭한 자원을 활용해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속에 한국형 미슬토가 개발되기를 희망해 본다. 아직 정통의학이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영역에서 보완대체의학이 고통받는 환우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신현종
(주)제네신 대표·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차의과학대학교 의학대학원 졸업(예방의학 전공)
차의과학대학교 대체의학대학원 외래교수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6/30/20140630021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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