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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빨라지는 미디어 이용 시기… 아동은 물론 보호자도 미디어 교육 필요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1. 1. 14. 08:20

빨라지는 미디어 이용 시기… 아동은 물론 보호자도 미디어 교육 필요해


2020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




코로나19로 어린이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미디어의 노출 시간도 길어졌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미디어를 언제 처음 접하고 하루에 얼마나 이용할까. 국내 최초로 과학적 표집 방법을 사용해 조사된 분석 결과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만 3~9세 어린이를 자녀로 둔 보호자 2,161명을 대상으로 <2020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어린이의 전반적인 미디어 이용 행태와 미디어에 대한 부모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했다. 미디어가 어린이의 일상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얼마나 어떻게 개입하고 있는지, 조사 결과를 통해 함께 살펴보자.


스마트 미디어 보유율 높고, 소득수준에 따라 격차

가정 내 스마트 미디어 보유율이 아주 높았다. 98.5%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었다. 87.3%가 컴퓨터를, 84.9%가 스마트 TV를, 74.7%가 태블릿 PC를 보유했다. 인공지능 스피커의 보유율은 39.9%, 게임 콘솔 보유율은 32.4%였다. 스마트 미디어를 자녀가 직접 이용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았다. 본인 소유가 아니더라도 가정 내 스마트폰을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사용한 비율은 82.8%, 스마트 TV는 79.7%, 태블릿 PC는 62.6%였다. 컴퓨터는 41.6%, 인공지능 스피커는 23.4%, 게임 콘솔을 사용한 비율은 17.7%였다. 보유율과 이용률 간의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미디어는 컴퓨터였다. 87.3%라는 보유율에 비해 이용률은 그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PC, 인공지능 스피커를 포함하는 모바일 미디어는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특징이었다.


월평균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응답자를 세 집단(400만 원 미만, 400~600만 원 미만, 600만 원 이상)으로 나눠 살펴봤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스마트 미디어 보유율과 이용률이 더 높았다. 만 3~9세 어린이를 둔 가정에 한정된 조사이지만 디지털 격차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어린이의 미디어 이용량, WHO 권고 기준 초과

세계보건기구(WHO)는 24개월 미만 어린이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만 3~9세 어린이의 약 60%가 24개월 이전에 텔레비전을 시청하기 시작했고, 24개월 이전에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비율도 30%나 됐다. 연령이 낮을수록 미디어 최초 이용 시기는 더 빨랐다. 만 3~4세 어린이의 경우에는, 약 75%가 만 24개월 이전에 텔레비전을 시청하기 시작했고, 약 50%가 만 24개월 이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 시간은 4시간 40분이 넘었다. 만 3~4세 어린이조차도 4시간이 넘었다. 만 2~4세 어린이는 하루 1시간 이상 전자기기 화면을 보지 않도록 하는 WHO의 권고 기준을 훨씬 넘는 수치다.


가구 소득이 낮은 가정의 자녀는 높은 가정의 자녀보다 텔레비전과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더 길었다. 월평균 소득 400만 원 미만 가정의 어린이는 월평균 소득 600만 원 이상 가정의 어린이보다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대략 30분 정도 길었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약 15분 정도 더 길었다. 가족 구성 유형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양부모 가정보다 한부모, 조부·조모·친척이 보호자인 어린이의 스마트폰, 컴퓨터 이용 시간이 더 길었다.


언제 미디어를 이용하는가

어린이가 미디어를 이용하는 시간대는 이용 습관을 파악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다. 어린이집·유치원·학교를 다녀온 직후에 미디어를 이용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텔레비전, 스마트폰, 게임 모두 마찬가지였다.

먼저 텔레비전의 경우, 하원 및 하교 직후에 텔레비전을 시청했다는 비율은 47.3%였고, 식사할 때가 31.6%로 그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하원 및 하교 직후에 이용한다는 비율이 38.0%로 가장 높았고, 공공장소에서(29.1%) 이동 중에(24.6%) 본다는 응답자가 그 뒤를 이었다. 만 7~9세 어린이의 경우는 잠들기 전(19.7%)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11.0%)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는 비율이 다른 연령대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도 하원 및 하교 직후에 이용한다는 비율이 39.4%로 가장 높았다. 숙제를 끝내고 난 후 또는 주말에 여가활동으로 등 기타 응답은 27.2%였다. 친구와 함께 놀 때(19.5%)와 잠자리에 들기 전에(19.5%)는 비슷했다. 연령이 높을수록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는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사회구조적 요인과 결부된 ‘왜 미디어를 이용·허용하는가’

자녀에게 텔레비전, 스마트폰, 유튜브, 게임을 허용하는 이유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항목은 모두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 및 기분 전환을 위해서’였다. 텔레비전 시청과 스마트폰 및 게임 이용을 허용하는 또 다른 주된 이유는 ‘보호자가 다른 일을 하거나 쉬는 동안에 아이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연령이 낮을수록, 주 보호자가 직장인 혹은 아버지일 경우, 이 항목에 대한 응답률이 더 높았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위 항목에 대한 높은 응답 비율을 단순히 보호자가 쉬고 싶다 또는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표면적인 이유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의 미디어 이용에 보호자의 독박 육아, 직장인의 과중 업무 등 사회구조적 문제가 결부돼 있음을 시사한다.


콘텐츠를 스스로 선택하게 하려면 먼저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 줘야

유튜브 이용자 중 ‘유튜브 키즈’를 이용하는 어린이는 약 70%였고,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 유튜브를 사용하는 어린이도 약 40%가 넘었다. 연령대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만 3~4세 유튜브 이용자 중 32.6%, 만 5~6세 유튜브 이용자 중 41.4%, 만 7~9세 유튜브 이용자 중 49.8%가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약 1시간 26분86.1분)이었다. 이용하는 콘텐츠는 다양했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어린이(1,650명)의 약 60%가 만화·애니메이션·웹툰을 시청했다고 했다. 장난감 상품 소개, 게임 등이 상위 3개 영역을 차지했다. 교육 콘텐츠는 20%가 조금 넘었다.[그림 7] 연령이 높을수록 다양한 영상을 보는 비율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어린이 유튜브 이용자 중 42.2%가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있었으며 평균 약 4개 정도의 채널을 구독하고 있었다. 유튜브 콘텐츠를 선택하는 주된 방법으로는 검색(71.1%)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채널 구독(12.2%)이나 유튜브 추천(7.6%)을 통해 콘텐츠를 선택하는 비율은 낮았다. 유튜브 콘텐츠를 주로 선택하는 사람이 아동 본인이라고 응답한 보호자는 72.4%에 이르렀다. 보호자가 선택한다는 비율이 27.1%에 그쳤다. ‘유튜브 키즈’를 이용하는 부모들은 연령 제한을 설정해 자녀가 직접 선택하게 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만 3~4세의 어린이조차도 58.7%가 유튜브 콘텐츠를 주로 아동 본인이 선택한다고 했다.

‘유튜브 키즈’에서 연령별 맞춤 콘텐츠나 검색을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는 알고리즘을 통해 선정된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완벽하게 콘텐츠를 걸러낼 수가 없으므로, 보호자는 유튜브 키즈 내에서도 자녀의 시청 기록을 확인하고 원하지 않는 영상이나 채널을 차단하는 등 시청 환경을 맞춤 설정해야 한다. 나아가 미디어 플랫폼이 유해 콘텐츠를 필터링 하도록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한 보호자의 인식과 지도 방식

보호자들은 미디어의 부적절한 언어의 영향력(3.89점)을 가장 우려했다. 다음으로는 무분별한 광고 노출(3.83점), 콘텐츠의 폭력성(3.78점), 콘텐츠의 선정성(3.73점),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3.50점), 특정 집단 차별 및 비하(3.47점) 순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연령이 높을수록 부적절한 언어나 특정 집단 차별 및 비하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남아의 보호자는 여아의 보호자에 비해 콘텐츠의 폭력성에 대한 걱정 수준이 높았다. 또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부적절한 언어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이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72.3%가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전반적으로 제한하고 통제한다고 응답했다. 주 보호자가 어머니일 경우, 직업별로는 전업주부인 경우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제한 및 통제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80% 이상의 응답자들이 텔레비전과 스마트폰 그리고 게임의 이용 시간대, 이용량, 프로그램·앱·게임 종류를 제한한다고 응답했다. 자녀의 연령이 높을수록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용량·이용앱을 제한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보면, 보행할 때 미디어 이용을 제한한다는 비율이 96.3%로 가장 높았고, 공부할 때 92.4%, 보호자 또는 가족과 대화할 때 85.9%, 취침 전에 84.4%, 식사할 때 83.2% 순이었다. 주 보호자가 아버지인 경우, 미디어를 제한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낮았다.


비밀번호를 설정하거나 콘텐츠 제한 설정을 해두거나 자녀 미디어 이용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앱을 설치하는 기술적 중재 방법을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비율은 각각 38.1%, 34.9%, 29.9%로 나타났다. 주 보호자가 어머니인 경우 기술적 중재 방법을 실제 적용한 비율이 비교적 더 높았으며, 보호자의 직업이 직장인인 경우 기술적 중재 방법에 대해 알고는 있으나 적용을 하지 않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약 75%가 기술적 중재 방법이 매우 또는 어느 정도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지도하는 방식은 크게 감독형과 대화형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감독형 방식이 대화형보다는 더 자주 행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아이의 미디어 이용을 주기적으로 체크하기(3.72점), 아이가 미디어를 이용하는 동안 옆에 있기(3.60점), 아이의 미디어 이용 경험에 관해 이야기 나누기(3.48점), 아이가 필요한 정보를 찾도록 도와주기(3.40점), 아이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찾아주기(3.27점), 미디어 이용 방법에 대해 설명 해주기(3.19점), 책임 있는 미디어 이용에 대해 가르쳐주기(3.12점) 순이었다. 자녀의 연령이 낮을수록 아이가 미디어를 이용할 때 옆에 자주 있는 정도가 높았고, 연령이 높을수록 책임 있는 미디어 이용에 대해 가르치는 정도가 더 높았다.


아동·보호자·교육자 대상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 재확인

보호자가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지도하기 위해 도움을 받는 곳은 가족 또는 친구를 통하거나(38.7%) 인터넷을 통하는(38.7%) 비율이 높았다. 그다음으로 어린이집·유치원·학교(27.3%), TV·라디오·신문·잡지(18.5%)였다. 정보나 조언을 받은 적이 없다는 비율도 20.2%였다. 미디어 교육 경험 여부에 대해서는, 보호자 본인이 미디어 교육을 받아 본 비율은 27.8%, 아동 대상 미디어 교육을 자녀가 받아 본 비율은 30.0%, 아동 지도를 위해 보호자가 미디어 교육을 받아 본 비율은 21.7%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연령이 높을수록, 주 보호자가 어머니인 경우, 보호자의 직업이 전업주부인 경우 아동 대상 미디어 교육을 받아 본 비율이 높았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4.2%였고, 보호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이용 지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0.6%였다. 그리고 응답자의 81.6%는 교육자 대상 미디어 교육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어린이뿐 아니라 보호자와 교육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디어 교육 내용의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자율적으로 미디어 이용을 조절하는 능력에 관한 교육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40.2%)이 가장 높았다. 미디어의 긍정적·부정적 효과에 대한 이해(23.0%), 미디어 정보를 유익하게 활용하는 방법(16.9%), 미디어 정보에 대한 분별력(7.9%), 미디어 이용 시 자신과 타인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6.7%) 순으로 답변이 이어졌다. 이 문항은 복수응답이 아니라 단수응답을 요구했기 때문에 선택 비율이 낮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수응답은 우선순위를 명확히 드러낸다. 이는 학계 전문가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위와 다를 수 있다.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교육 내용 외에 교육 대상자가 요구하는 교육 내용 또한 적극 반영해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필자 : 이숙정
소속 :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2021-01-11

[출처 : https://www.kpf.or.kr/front/news/articleDetail/591485.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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