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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독일어 완역본 <신지학> 출간 안내 본문

책소개 및 서평/발도르프교육 및 인지학

독일어 완역본 <신지학> 출간 안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0. 6. 10. 11:16

 

그동안 타카하시 이와오의 일역본을 양억관 선생님이 중역한 <신지학>이 유일한 번역본이었는데, 이제 최혜경 선생님의 독일어 완역본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타카하시 이와오의 역량에 대한 신뢰가 있지만(물론 약간의 우려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의역이 강한 측면이 있어서 직역 위주의 최혜경 선생님의 번역을 기다렸습니다

기존의 중역본을 갖고 계시는 분은 비교해서 읽어 보는 기쁨을 누리실 수 있게 되었네요

 

이 책이 처음 출간된 1904년은 루돌프 슈타이너가 신지학회 독일지부를 맡고 있을 때입니다

슈타이너는 1913년에 신지학회와 결별하지요

제목이 <신지학>인 이유는 그러한 사정 때문이라고 보는데, 이 책이 나왔을 당시에도 슈타이너의 접근법은 신지학회 사람들과 약간 다릅니다

슈타이너는 <영혼달력>의 초판 머리글에서 이렇게 비판합니다

 

"신지학에 사로잡힌 자들이 그들의 기준에 따라야 한다며 내놓은 '규정들'이 아닌, 그와 달리 오히려 영혼의 살아 움직이는 직조가 어떻게 그리 될 수 있는지를 언급한 것이다. 영혼으로 규정되는 모든 것은 각자의 고유한 색채를 지닌다. 그리하여 저마다의 영혼은 고유하게 이뤄진 관계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게 된다."

 

인지학의 기본서 중의 기본서를 이제야 완역본으로 만나게 된 기쁨이 큽니다

이 책에서 역자는 'Ich'를 '나/Ich'로 옮기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을 아래와 같이 적었습니다(67쪽)

 

 

루돌프 슈타이너에 따르면 나/Ich는 순수하게 정신적인 존재며 이 지상 세계로의 현신을 거듭하며 발달해 가는 존재다. 인간 나/Ich는 육체와 절대로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고 나/Ich-조직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육체에 관여한다. 우리가 보통 라고 칭하는 것,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혹은 자아는 정신적인 나/Ich가 육체의 신경 체계에 비치는 거울 형상이다. 루돌프 슈타이너는 거울 형상 와 진정한 /Ich’를 분명하게 구분한다.
옮긴이가 경우에 따라 라고만 쓰지 않고 독일어 ‘Ich’를 병기하는 이유는, Ich에 특별한 의미가 있고 이에 딱 맞아떨어지는 단어가 다른 언어에는 없기 때문이다. 루돌프 슈타이너에 따르면 독일어 Ich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니셜을 딴 것이라 한다. (이를 테면 죽음의 비밀. 중유럽의 본질과 의미 그리고 유럽 민족 정신들(GA159) 참조) 독일어 Jesus(예수스)J는 발음상 IE에 가까워 그 이니셜은 I가 되겠고, 거기에 Christus(크리스투스)의 이니셜인 Ch를 합성하면 독일어의 를 의미하는 Ich가 되는 것이다. 루돌프 슈타이너가 말하는 이 관점을 일관성 있게 따르자면, Ich는 우리말 로 번역하기보다는 고유명사로 ‘Ich’라 그대로 써야 옳다.
옮긴이가 루돌프 슈타이너의 저서를 번역하던 초기에만 해도 /Ich’를 분명하게 구분하지 못해서 혹은 자아라 번역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 정정되어야 한다. 이런 오류는 영어 번역서에서도 발견된다. 루돌프 슈타이너가 순수하게 정신적인 Ich를 의미하면서 쓴 부분이 영어 번역서에서는 언제나 ‘Self’, 자아로 번역되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하고 논의했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Ich'를 '나'로 번역하면 안 되고 고유명사 'Ich'로 번역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이견이 있지만, 고민해 볼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최혜경 선생님은 '영혼적'이라는 말을 '영적'으로 옮기며, 'Sympathie'를 '공감'으로 옮긴다는 것을 확인하고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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