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슈타이너는 누구인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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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인지학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이루어진다.

 

- 우리가 세계를 알아가는 방법에 관한 이론

- 정신적 혹은 내적 발달의 실제 통로

- 인간과 지구의 진화를 그 기원이 되는 먼 정신세계들로부터 현재 순간(그리고 내세)까지 추적하는 복합적인 비이원적 우주론

- 인간 발달을 물질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와 더 높은 자아인 참 '나'의 측면에서뿐 아니라 사고와 감정, 의지의 측면에서 설명

- 골고다의 신비, 즉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기반을 둔 종교 진화론

- 대안적인 자연과학으로 이어지는 자연적이고 정신적인 과정에 대한 연금술적 이해

- 카르마와 재육화, 사후세계, 그리고 천상의 아홉 천사계급의 시간과 역사 참여 등을 포함하는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심오한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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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열거한 요소들은 '인지학'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설명하는 일이 왜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슈타이너의 제자들조차 명확한 설명을 내놓는 데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들은 360권이 넘는 슈타이너의 저술과 강연록을 제시할 수 있는데, 이는 슈타이너가 실로 르네상스적인 인간이었으며ᅳ그는 모든 분야에 관해 알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ᅳ, 얼마나 많은 작업을 했는지를 말해 준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인지학에 관해서는 많은 정보를 주지 않는다. 제자들은 이런 질문에 답을 하려 애쓰면서 슈타이너의 방대한 가르침을 여러 방면에서 예를 들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숭배에 그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무래도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더 큰 전체의 빛나는 파편들로서, 그 실체는 듣는 사람들과, 우리가 보기엔 설명하는 사람들에게조차 내내 이해되지 않는 듯싶다. 예를 들어 작가인 오웬 바필드(Owen Barfield)는, 평생 인지학을 연구하고 실천하면서 그가 배운 것이 무엇인지를 묻자, “나는 탁월한 정신성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출처는 불분명하지만). 그것은 분명 인지학에서 얻을 수 있는 어떤 것이긴 하지만ᅳ인지학은 우리를 "우주의 은자"보다는 “우주의 시민"으로 육성한다ᅳ, 인지학이 무엇인지는 말해 주지 않는다. 혹자는 인지학을 비의(秘儀) 기독교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에 수록된 강연들에는 그리스도가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인지학이 단순히 정신 연구의 방법이라고 하면서 그 증거로 발도르프 교육, 생명역동농업, 인지학적 의학, 캠프힐 치유공동체와 같은 인지학의 성공적인 적용사례를 들어 보인다. 인지학이 세상에서 거둔 성과를 열거해 보면 실로 예술과 종교, 과학을 아우르는 광범한 것이다. 그래서 인지학은 종종 “고대 신비의 현대적 부활”로 묘사되는데, 이는 인지학이 온전한 문화와 문명 확산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인지학자들은 인지학이 종교가 아니라는 점을 항상 지적한다. 그들은 인지학이 과학ᅳ정신과학ᅳ이지만 그 가르침이 통상적인 의미에서의 '과학'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인지학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복잡한 인식론적 설명을 가지고 의식이 인간과 세계 속에서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진술을 들려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그전에는 신비주의자들이나 투시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정신세계에 이제 우리가 사고의 힘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직접적인 인식이 도덕적 자유의 유일하고 진정한 밑바탕이라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우리가 이런 철학적 통로를 따르면 우리의 참 '나'를 체험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모든 설명은 기준에 좀더 접근한 듯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듣는 사람들을 놓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설명들은 종종 일상생활 혹은 적어도 그들의 삶과 별 관련 없는 지나치게 추상적인 접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물론 이는 인식론이나 지식론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실존적 자극을 실제로 증명하는 일의 어려움 탓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