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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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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인류① 책보다 폰 먼저 쥔 알파세대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4. 1. 9. 23:07

대만, 2살 안 된 아기 스마트폰 보여주면 벌금 207만원

도파민 인류① 책보다 폰 먼저 쥔 알파세대

 

 

도파민은 주로 새로운 것을 탐색하거나 성취하는 과정에서 ‘기쁨’의 감각과 감정을 지배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게임이나 쇼핑을 할 때, 음란물을 볼 때도 보상 작용처럼 도파민이 분비된다. 비슷한 자극이 반복되면 뇌는 도파민을 적게 생산하거나, 도파민에 반응하는 수용체 수를 줄인다. 동일한 쾌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자극을 찾는 ‘중독’으로 가는 길이다.

세상 모든 자극의 집합소인 스마트폰과 도파민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스마트폰은 위험하지 않다’고 방심하는 사이 우리는 도파민을 얻고, 대신 많은 것을 잃었다. 스마트폰 중독 실태와 빠져들 수밖에 없는 알고리즘의 비밀, 치유책을 4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세계 각국에서 아동 및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를 제도적으로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대만은 아동·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가장 강력하게 규제하는 나라 중 하나다.

 

대만 입법원이 2015년 통과시킨 ‘아동·청소년 복지 권익 보호법’ 개정안에는 2살 이하 영아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18살 이하 청소년은 디지털 기기를 ‘합리적이지 않은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조항도 신설됐다. 다만 입법원은 ‘합리적이지 않은 시간’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진 않았다. 디지털 기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 텔레비전 등이 포함된다. 이 법을 어긴 부모들에겐 최대 5만대만달러(약 207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학교 안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나라도 있다. 프랑스 하원은 2018년 3∼15살 학생들의 학교 안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디톡스’ 법을 통과시켰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2010년부터 학교 수업시간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금해왔는데, 한층 강화된 규제를 도입한 것이다. 중국 정부도 18살 미만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하루 최대 2시간으로 제한하는 법을 추진 중이다.

 

미국 공화당 소속 대니얼 설리번 상원의원도 2021년 페이스북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열린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국가적 스크린타임 규제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설리번 의원은 “10대들이 얼굴에 휴대폰을 대고 있는 이 시대에 발생한 엄청난 사회적, 정신건강적 문제를 20년 뒤에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미국에는 별도의 스크린타임 관련 규제가 없지만, 소아과 전문의 협회인 소아과학회(AAP)의 스크린타임 가이드라인이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소아과학회는 18개월 이하 영유아에게는 스마트폰 등의 스크린 미디어를 보여주지 않아야 하고, 18∼24개월 영유아의 경우 가급적 좋은 영상물을 보여주되 부모가 함께 봐야 한다고 권고한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2024년 1월 8일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23361.html

 

대만, 2살 안 된 아기 스마트폰 보여주면 벌금 207만원

도파민은 주로 새로운 것을 탐색하거나 성취하는 과정에서 ‘기쁨’의 감각과 감정을 지배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게임이나 쇼핑을 할 때, 음란물을 볼 때도 보상 작용처

www.hani.co.kr

 

 

뇌 발달 막는 스마트폰…집중력·충동 조절·언어능력 저하

도파민 인류① 책보다 폰 먼저 쥔 알파세대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쓰는 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청소년의 뇌에는 차이가 있을까.

 

서울성모병원에서 인터넷게임 및 스마트폰 중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치료·연구하는 김대진 가톨릭대 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지난달 21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쓰면 뇌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18년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과 관련된 뇌의 연결성 변화를 연구했는데, 그 결과 충동 조절·억제 등 인지 조절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안와전두피질)과 주의·집중력에 관여하는 곳(배측대상회피질) 간에 기능적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청소년 38명과 건강한 대조군 4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런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정신과학’(Frontiers in Psychiatry)에 실렸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들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충동 조절, 행동 조절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이유는 ‘도파민’의 영향이다. 우리 뇌의 측좌핵과 복측피개에 걸쳐 있는 보상회로에서는 쾌락과 보상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스마트폰 자극은 도박·마약과 같은 다른 중독행위처럼 도파민 용량을 치솟게 한다.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뇌는 비슷한 자극이 반복되면 도파민을 적게 생산하거나, 도파민에 반응하는 수용체 수를 줄이는데, 결국 뇌가 동일한 쾌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자극을 필요로 하는 형태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변화로 스마트폰 중독이 발생한다.

 

아동·청소년기 스마트폰 과의존에 따른 뇌의 변화는 외국에서도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2018년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의 심층 보도 프로그램 ‘60분’은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연구진이 9~10살 미국 어린이 4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뇌 자기공명영상(MRI)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디지털 기기를 하루 7시간 이상 사용하는 일부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대뇌피질의 두께가 얇다고 보도했다. 김 교수는 “대뇌피질, 특히 전두엽 피질의 부피는 10대 초반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줄어든다. 디지털 기기를 오래 사용하는 어린이들의 피질 두께가 또래보다 줄어들었다는 것은 한창 피질 두께가 증가하는 시기에 조기성숙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며 “뇌가 발달해야 할 시기에 발달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과의존·중독은 특히 언어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김 교수가 2017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당 평균 31시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평균 14시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보다 언어 처리에 관여하는 두정엽내구와 내측전두엽 간 기능적 연결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김 교수는 “다른 연구에서도 인터넷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언어지능점수가 떨어지고 (언어 처리 등에 관여하는 영역의) 뇌 부피의 증가율이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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