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루돌프 슈타이너 자서전 - 내 인생의 발자취>이 출간되었습니다! 본문

책소개 및 서평/발도르프교육 및 인지학

<루돌프 슈타이너 자서전 - 내 인생의 발자취>이 출간되었습니다!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8. 6. 11. 11:32



루돌프 슈타이너 전집 인지학 2권. 이 자서전은 저자의 사상이 괴테와 관념철학의 빛을 받고 내면 수련을 거치며 모습을 갖추는 과정을 유려하게 보여준다. 플라톤 이래 서양 정신을 지배한 이원론을 극복하고 인간과 세계 현존의 정신성을 직관하는 가운데 얻는 진정한 지식과 이해가 어떻게 “자유의 철학”으로 이어지는지 들려준다.

5 o 발간사
6 o 추천사
13 o I 1861~1872 크랄예베치, 뫼들링, 포트샤흐, 노이되르플
527 o 1925년 마리 슈타이너의 후기
531 o 편집자 주석
553 o 루돌프 슈타이너 연보
557 o 루돌프 슈타이너 전집 목록


P.14~15 : 내가 가꾸어온 인지학(Anthroposophie)의 공개적인 논의 자리에서는 얼마 전부터 내 삶의 발자취에 대한 자료와 평가가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나온 이야기들을 근거로 나의 정신적인 발달에서 변화라고 보이는 것들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결론을 내리는 일도 있었다. 이를 계기로 친구들은 내 인생행로에 관해서 내가 직접 무언가를 쓰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런 일은 내 취향이 아니라는 점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늘 내가 해야 할 말과 해야 한다고 믿는 일을 할 때 나의 개인적인 바람에 따르지 않고 상황이 요청하는 대로 맞추어 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분야에서 드러나는 개인적인 면모야말로 사람의 활동에 가장 값진 특색을 부여한다는 것이 나의 평소 신념이긴 하지만, 다만 그 개인적인 면모는 말과 행동을 통해서 드러내야지, 자신의 개인사를 돌이켜보는 가운데 드러낼 일은 아니라고 믿는다. 개인사를 돌이켜보아 밝혀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 혼자서 감당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살펴온 일과 내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두고 나오는 수많은 그릇된 판단을 객관적인 서술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 그런 그릇된 판단을 고려해볼 때 내게 호의적인 사람들의 독촉이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1925년 마리 슈타이너의 후기> 

그가 세상을 떠났다. 
인내자, 안내자, 완성자였던 그가 
자신을 짓밟은 세상을 
자신의 힘으로 고양시킨 이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은 그로 인해 높이 올랐으나, 도중에 포기했다. 
그들은 증오를 내뱉고, 그가 가는 길을 가로막았으며 
막 움터 나오는 것을 망가뜨렸다. 

독기와 화염을 뿜으며 날뛰던 이들이 
지금은 환호하며 그와의 기억을 더럽힌다. 
“이제 그는 죽었다. 당신들을 자유로, 
빛 안으로, 의식으로 이끌고 
인간의 영혼 안에 깃든 신성한 것을 알도록 이끌고 
나 자신을 깨닫도록, 그리스도를 알도록 이끈 그였다. 

이 담대한 노력이 범죄였을까. 
프로메테우스가 형벌로, 
소크라테스가 독배로 갚은 죄를 
그가 저지르기라도 했을까. 

바라바보다 더한 죄를 
십자가에 달릴 죄를 지었단 말인가. 
그는 당신들에게 미래를 보여주었을 따름이다. 
악마인 우리는 그런 일을 참지 못한다. 
감히 그런 일을 하는 자를 쫓고 사냥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온 마음으로 
우리에게 명령하는 힘들과 함께. 
이 시대의 전환이, 
신을 모르는 채 약해지고 미쳐가고 죄악에 빠지는 
이 인간들이 우리에 속하기에. 
그렇게 손아귀에 넣은 것을 우리는 놓치지 않는다. 
감히 그런 일을 하는 자를 찢어발길 뿐.” 

그는 운명을 받아들여 용감히 그 일을 했다. 
사랑과 인내로, 부족하고 약한 사람들을 참아가며. 
끊임없이 그의 사업을 위험에 빠뜨리고 
끊임없이 그의 말을 곡해하고 
끊임없이 그의 관대함을 오해하고 
자신을 이해 못할 만큼 편협한 
사람들의 부족함과 약함을 참아가며. 
그렇게 그는 가늠할 수 없이 큰 사람이었다. 

그렇게 그는 우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우리는 숨이 찼다. 
그의 걸음을 따르느라, 아찔한 하늘로 함께 
날아오르느라. 우리의 약함은 
그의 비행을 방해했고 
그의 발목에 납처럼 무겁게 매달렸다…. 
이제야 그는 자유롭다. 저 높은 곳에서 

지상에서 얻은 것을 받아들여 
그 목적을 지키는 존재들의 조력자가 되었다. 그들은 반긴다. 
사람의 아들을, 그 창조력으로 
신의 의지에 봉사한 그를. 
지성이 굳어버린 노인에게도 
더할 수 없이 메마른 기계의 시대에도 
정신을 새겨넣고 일깨운 그를. 

사람들은 그를 방해했다. 
땅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세상 공간에는 형상들이 생겨나고 
안내자는 참아내며, 하늘을 열었고 
사람의 무리는 경외하고 기뻐한다. 
하지만 지구는 암울한 밤에 싸여 있다. 




발도르프 교육학의 창시자 
어떤 이들에게는 당대의 사람들을 “자유로, 빛 안으로, 의식으로, 인간의 영혼 안에 깃든 신성한 것을 알도록, 나 자신을 깨닫도록, 그리스도를 알도록 이끈” 선각자.
그리고 물질주의와 과학을 숭배한 근대 이래의 지식인들에게는 신비주의적 유사 종교와 문예적 관념론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린 세기의 이단아.
하지만 인간의 본성과 지식의 본질에 관한 그의 선연한 통찰은 현대 서양 정신사의 파격, 온갖 형식과 권위의 위선에 맞선 진정한 자유의 선언이었다. 

인간의 정신과 세계에 대한 슈타이너의 가차 없는 분석이 옳았음은, 자유를 지향하며 세계 최초로 창의*인성 교육을 강조한 발도르프학교를 비롯하여 의학, 건축, 예술과 농법 등 인지학의 응용 분야가 실생활에 적용되어 성공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인지학의 설계자

이 자서전은 현대 정신사의 대표적인 풍운아인 저자의 사상이 괴테와 관념철학의 빛을 받고 내면 수련을 거치며 모습을 갖추는 과정을 유려하게 보여준다. 플라톤 이래 서양 정신을 지배한 이원론을 극복하고 인간과 세계 현존의 정신성을 직관하는 가운데 얻는 진정한 지식과 이해가 어떻게 “자유의 철학”으로 이어지는지 육성으로 들려준다.

자서전은 19세기 말 유럽의 불안한 사회상과 방황하는 정신세계를 관통하는 생생한 기록물이다. 괴테의 문예적 자연관과의 상세한 대면, 죽음을 앞둔 니체를 직접 만난 뒤 놀랍도록 아름답고 투명하게 정리한 니체철학의 요체, 세기말에서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시기의 빈, 바이마르, 베를린을 유영하던 지식인과 문인과 예술가들의 감성. 이것만으로도 이 특별한 “발생 기록”은 일독의 가치가 있다.

《루돌프 슈타이너 자서전》은 인지학과 3 구성론을 주제로 한 세계인지학협회 주간지 <괴테아눔>(Das Goetheanum)에 1923년 12월 9일부터 1925년 4월 5일까지 70회에 걸쳐 연재되었다. 
루돌프 슈타이너는 1925년 3월 30일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미완성의 상태로 남겨진 자서전은 단행본으로 발간되지 못했다. 단행본 발간에 관해서 슈타이너는 1924년 9월 12일의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한 적이 있다. 

“<괴테아눔> 소식지에 연재해 온 글에서는 확실히 외면적인 것만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단행본은 주석을 달아서 낼 생각인데, 주석에서는 내면적인 것을 다루게 될 것입니다.”(GA 238) 그 뒤 마리 슈타이너는 <괴테아눔>의 70회 연재분을 38개의 장으로 묶고 후기를 덧붙여 1925년에 자서전을 출간했다.

이 책의 제7판은 대부분 남아 있는 원고와 내용을 비교해서 개정한 것이다. 의미에 맞춰 수정한 세 부분은 해당 부분에 수정되었음을 표시했다. 문체에 영향을 미칠 문장부호와 서식은 초판이나 원고를 기준으로 반영되었다.
루돌프 슈타이너의 저작, 논문, 강연 등은 가능한 한 〈루돌프 슈타이너 전집〉(GA)을 참조하도록 안내했다. 다른 판본의 참조를 위한 것으로는 《루돌프 슈타이너 전집 개관 제1권 저서 개관》도 있다. 저작 제목에 붙은 약어 TB는 그 저작이 문고판(Taschenbuch)으로도 발행되었음을 뜻한다. 달리 표시가 없으면 그것은 전집 발간 출판사의 간행물이다.


<루돌프 슈타이너 자서전 발간에 부쳐>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의 자서전은 인지학의 생성 배경과 발도르프 교육방법론의 뿌리를 읽어낼 수 있는 방대한 저작물이다. 한국어 번역판이 출간된 것은 오로지 故 장석길 선생의 여러 해에 걸친 지난한 번역 작업 덕분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인지학의 길을 열어 주고자 슈타이너의 원서 번역에 전념한 결과물들 가운데 이 자서전과 《인간과 지구의 발달?아카샤 기록의 해석》은 장석길 선생이 타계 직전 사단법인 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에서 발간되길 희망한 책이다. 선생의 뜻대로 이 책이 한국에 인지학을 폭넓게 알리고 발도르프 교육학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다시 한번 선생의 순수한 헌신에 경의와 고마운 마음을 표한다. - 루돌프 슈타이너 전집발간위원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