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발도르프 교육을 공부하기 시작한 분들을 위한 책 소개 (5) 본문
발도르프 교육을 공부하기 시작한 분들을 위한 책 소개 (5)
김훈태(슈타이너사상연구소)
발도르프교육 및 인지학과 관련된 책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소개드리고자 글을 올립니다. 현재 루돌프 슈타이너 전집발간위원회에서 나온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예술 - 인간 본성이 중심인 교육
인지학 영혼달력 - 루돌프 슈타이너의 명상시 52편
인간과 지구의 발달 - 아카샤 기록의 해석
루돌프 슈타이너 자서전 - 내 인생의 발자취
철학∙우주론∙종교 - 인지학에서 바라본 세 영역
올해 1월에 발간된 <인간과 지구의 발달>은 본래 제목이 <아카샤 크로닉으로부터 Aus Der Akasha-Chronik>입니다. 여기에서 '아카샤(आकाश)'란 산스크리트어로 '허공' 또는 '하늘', '우주'를 뜻하는데, '최초의 원시물질'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힌두교에서는 아카샤를 우주에 가득 차 있는 영기(靈氣)로 보며, 신비학 전통에서는 물질세계에서 나타나는 모든 활동과 사념이 아카샤의 기록에 남게 된다고 봅니다. 우주와 인류의 역사, 즉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생성과 발달에 관한 초감각적 기억이 새겨진 흔적입니다. 소리라는 파동이 음반이라는 매질에 기록되듯이 우주의 모든 현상과 사건이 시공을 초월하여 고스란히 아카샤라는 매질에 기록된다는 것입니다.
아카샤 크로닉, 다시 말해 아카식 레코드(Akashic Records)는 기억의 창고, 일종의 우주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 어딘가에 과거와 미래를 포함한 모든 정보와 기억이 존재한다는 것이 현대인인 우리에게는 낯선 개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에 우리가 원하는 기억과 지식 정보를 무한대로 저장하고, 얼마든지 쉽게 그 정보를 찾아 재생산할 수 있는 오늘날 아카식 레코드가 구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EBS 지식탐험 링크> 참고). 어쩌면 인터넷은 아카식 레코드를 모방하여 구현한 세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은 슈타이너가 인지학협회 회원들을 위해 만든 잡지 <루시퍼 그노시스>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으로 상당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지학에 대한 기초가 충분히 쌓인 뒤에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인지학을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저작이니 일단 구입부터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전집발간이 예정대로 이루어지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이에 비해 <루돌프 슈타이너 자서전>은 570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임에도 상당히 쉽고 편안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말년에 슈타이너는 자신이 걸어온 삶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경험과 생각, 만나온 사람들에 대한 인상, 사상적으로 발전해 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슈타이너는 알려진 대로 괴테와 독일 관념철학의 영향을 깊이 받은 동시에 내적 수련을 통해 인간과 세계 현존의 정신성을 직관하여 얻은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인지학 사상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여정을 인간적인 필치로 완성한 저작이 바로 이 책입니다. 전집발간위의 오랜 노고에 의해 번역이 상당히 매끄럽습니다. 소장과 함께 일독을 권합니다.
그리고 <철학∙우주론∙종교>는 가장 최근에 출간되었습니다. 인지학에서 바라본 철학과 우주론, 종교에 대한 슈타이너의 가르침을 마치 강의실에서 강연을 듣듯 상세히 접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수련법, 인식 방법, 그리스도와 인류, 그리스도와 죽음 같은 흥미로운 주제가 많습니다. 전집발간위원회에서는 앞으로 <정신과학적 인간 이해의 교육적 실제>, <오이리트미>, <신비적 사실로서의 그리스도교>, <신비학 개요>, <괴테 세계관의 인식론적 토대>, <영혼의 수수께끼> 등을 펴낼 계획입니다.
지난 해 말 푸른씨앗 출판사에서 나온 슈타이너 강연집 시리즈도 주목해야 할 책자입니다. 최혜경 선생님의 번역으로 한 강의씩 문고본으로 다음과 같이 나왔습니다.
죽음, 이는 곧 삶의 변화이니!
어떻게 그리스도를 발견하는가?
천사는 우리의 아스트랄체 속에서 무엇을 하는가?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접어든 1917년 11월부터 1918년 10월까지 독일과 스위스에서 펼친 강연들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 소개는 이렇습니다.
"슈타이너는 현대인 모두 싫든 좋든, 인정 하든 않든 인류 발달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소위 ‘신성 부정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진정한 신앙은 외적인 종교 조직에 있지 않고, 인간이 그 질병을 통해 내적인 죽음을 체험하고 이미 자신 의 내면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를 통해 부활할 때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종교의 목표는 종교 자체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데에 두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슈타이너의 이런 생각은 현재의 종교인들에게 심각하게 이단적으로 비칠 것이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인간이 자신의 내면에 이미 존재하는 그리스도를 알아보는 내적인 시각이 부재하기 때문에 자신 외부의 종교에서 그리스도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더 나아가 역자는, 외형상 팽창하는 한국의 종교계는 급속도로 산업화되면서 물질주의가 만연한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내적인 공허감의 외적인 표현이라고 감히 말하겠다. 이런 의미에서 이 강연은 추상적으로 들리는 제목과 달리 현대인의 생활과 직결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정말로 진지하게 찾는 사람에게는 그 길에서 한 발 더 나아갈 힘을 줄 것이다."
책 속에서 '영적인'으로 나오는 표현은 '영혼적인'으로 이해하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예 : "지난 주 이 자리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인간 영혼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서 정신세계와 협력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오늘은 그 주제에 연결해서 그리스도-신비의 체험 양식과 관계하는 여러 가지를 상세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스도-신비는 최근에 언급했던 이상을 통해서, 즉 영적인 이상을 통해서 준비되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천사는 우리의 아스트랄체 속에서 무엇을 하는가?>를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가장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제 책 <교실 갈등, 대화로 풀다 - 발도르프교육과 회복적 생활교육의 만남>이 나왔습니다. 올해 5월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음악치료사인 김현경 선생님의 새 책 <배움의 시작, 모방과 본보기 - 일상에서 실천하는 발도르프교육>이 나왔습니다. 인지학에서는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비폭력대화와 회복적 서클을 인지학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를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제 책 <교실 갈등, 대화로 풀다>를 봐주시길 바랍니다.
김현경 선생님의 이번 책은 배움의 단계를 세 단계로 구분해 설명합니다. 출판사의 책 소개는 이렇습니다. "첫 번째 단계가 바로 모방하기로 주로 표면적인 것을 따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자기 몸을 더 잘 움직이게 되는 단계로 서서히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된다. 자신을 대면하는 일이 부자연스럽거나 고통스러워 이 단계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단계에 이르러서는 배움이 완전히 내면화되면서, 자유자재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모든 배움의 시작인 모방은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별로 그 방식에 차이가 있다. 이 구분이 연령에 따른 것이지만, 실제로는 성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유아기 식의 배움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 소개된 각 시기별 모방 방식을 통해 현재 자신의 배움에 대한 태도에 무엇이 문제인가를 자각하고 스스로 고쳐 나갈 수 있다."
끝으로 물병자리 출판사에서 그동안 출간해온 슈타이너의 저작을 전자책으로 다시 내놓았습니다. 그동안 절판이나 품절되었던 책들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실 수 있겠습니다. 이 책들은 일본의 인지학자 타카하시 이와오의 일역본을 다시 한국어로 중역한 책들입니다.
교육의 기초로서의 일반인간학
수업방법론과 교수법
오이리트미 예술
색채의 본질
요한복음 강의
신지학
초감각적 세계 인식에 이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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