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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초등교사의 죽음이 묻는다, 어떤 동료 시민을 키워낼 것인가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3. 8. 12. 16:59

초등교사의 죽음이 묻는다, 어떤 동료 시민을 키워낼 것인가

 

2년 차 초등교사의 죽음은 정말 학생인권조례 때문일까. 교사들은 어쩌다 아동학대처벌법을 두려워하게 되었을까. 인권과 노동권을 넘어, 교사의 직무상 권한을 논의해야 한다.

 

2023.08.07

전혜원 기자

 

서울시 서초구 S초등학교 2년 차 교사(23)가 7월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1학년 담임으로, 학급의 한 학생이 뒤에 앉아 있던 다른 학생 이마를 연필로 긁은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은 학교폭력위원회로 접수되지 않고 종결되었는데, 서울교사노조가 동료 교사로부터 받은 제보에 따르면, 피해 학생 학부모가 교무실에 찾아와 ‘교사 자격이 없다’ ‘애들 케어(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항의했다. 피해 또는 가해 학생 학부모는 고인은 공개한 적 없는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수십 통 전화를 걸었다. 고인은 ‘소름 끼친다. 방학 후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동료 교사에게 말했다고 한다.

 

고인이 숨지고 사흘 뒤인 7월21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학생의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우선시되면서 교사들의 교권은 땅에 떨어지고 교실 현장은 붕괴되고 있다”라며 학생인권조례를 재정비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월2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자치조례 개정을 추진하라”며 학생인권조례를 개정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최근 발생한 초등교사의 극단적 선택은 학생인권조례가 빚은 교육 파탄의 단적인 예다. 과거 종북 주사파가 추진했던 대한민국 붕괴 시나리오의 일환이다.”

 

학생인권조례란 시도 교육청이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자치 규범이다. 두발 자유, 체벌 금지,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을 담고 있다. 이것이 S초등학교 교사의 죽음과 무슨 상관일까? 이주호 장관에 따르면, 학생인권조례의 폐해는 이렇다. “교사의 정당한 칭찬과 격려가 다른 학생 차별로 인식되어 다양한 수업이 어렵다” “개인의 사생활 자유를 지나치게 주장하다 보니 교사의 적극적인 생활지도가 어려워졌다” “수업 중 잠자는 학생을 깨우는 게 곤란하고, 사소한 다툼 해결도 어려워 교사의 적극적 생활지도가 크게 위축됐다.”

 

학생인권조례 없는 지역이 더 많은데

 

그러나 고인이 분쟁 조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는 증거는 없다. 이주호 장관은 전국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를 학생인권조례에서 찾고 있는데, 모든 시도에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것도 아니다. 2010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2012년 광주·서울, 2014년 전북, 2020년 충남, 2021년 제주에서 만들고 시행했을 뿐이다(인천은 2021년 학생·교직원·보호자를 포괄하는 ‘학교 구성원 인권증진 조례’를 만들었다). 대구·대전·경북은 이제까지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한 적 없고, 강원·전남·충북·세종·부산·울산·경남에서는 조례를 만들려고 했으나 불발됐다.

 

사건이 발생한 서울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있으니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조례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2019년 서울교육청 실태조사를 보면, ‘학생인권조례를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서울 초등학생의 64.8%, 중학생의 63.3%, 고등학생의 58.6%가 ‘모른다’고 답했다. 보호자들 역시 조례를 모르거나 이름만 아는 경우가 80% 안팎에 달했다(국제아동인권센터, ‘제2차 서울 학생인권 실태조사’, 2020). 초등교사노조 윤미숙 정책실장은 이렇게 말한다.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에서도 학부모 민원과 문제 학생들의 행동으로 교사들이 고통을 겪는다. 학생인권조례는 핵심이 아니다. 교사를 정말로 위협하는 건 ‘아동학대처벌법’이다.”

 

2013년 울산 울주 서현이 사건, 경북 칠곡 소원이 사건 등 의붓딸이 심하게 맞아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아동학대를 더 이상 ‘가정 내’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국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2014년 1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이 제정됐다. 누구든지 아동학대 사실을 확인한 경우뿐 아니라 ‘의심’이 가는 때에도 수사기관 또는 지방정부에 신고할 수 있게 됐다.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 또는 아동학대를 전담하는 지방정부 공무원은 지체 없이 출동해야 하고, 필요 시 아동학대 행위자를 피해 아동으로부터 격리하는 등의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정 내 아동학대는 외부에서 목격되기 어렵고 그만큼 은폐되기 쉽기에 마련한 규정들이다.

 

그런데 아동학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보호자’에는 부모나 친인척처럼 ‘아동을 교육할 의무가 있는 자’뿐 아니라 ‘업무 등의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감독하는 자’도 포함된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아동을 가르치는 교사가 여기에 해당한다(이 법에서 아동이란 18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이론적으로 교사도 아동학대 가해자가 될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가정 내’ 아동학대 조기 발견을 위한 신고-출동-조사-격리 등 일련의 절차가, 비교적 공개된 장소인 ‘학교 내’에서도 일률적으로 적용되면서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것이다.

 

7월22일 서울 보신각 집회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교사 A씨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발령을 기다리며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일하던 2021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출근 첫날 1교시 국어 시간, 한 학생에게 국어책을 가져오라고 했다. 학생은 A씨를 노려보기만 했고, 주변 학생들은 이 학생이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이전 담임을 괴롭혔다고 증언했다. 겨우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2교시가 시작하자 교감선생님이 교실로 와서 A씨를 불러냈다. 해당 학생의 부모가 1교시 끝나고 쉬는 시간에 A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동학대는 크게 신체적·정서적·성적 학대, 유기(버림), 방임(보호 소홀)으로 나뉜다. 학교 현장에서 체벌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명시적으로 금지됐다(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체벌이 금지된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 내 아동학대 신고 상당수는 ‘정서적 학대’에 집중된다. A씨도 정서적 학대를 했다고 신고가 들어갔다. 학교로 즉시 출동한 경찰이 A씨를 조사했다. 조사 직후 교감은 A씨와의 기간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했다. 교장은 “어차피 잘못 안 했으면 무혐의 나올 것 아니냐”라고 했다. “3개월간 아동보호 전문기관, 경찰청, 검찰까지 가서 최종 혐의 없음을 받기까지 매 순간 지옥이었습니다(A씨 자유발언).”

 

2014년 아동학대처벌법이 시행되고 몇 년간, 교사들은 주로 가정 내 아동학대 정황을 빠르게 발견하고 신고하도록 교육받았다. 이게 달라졌다. 2017년 현장 체험학습을 인솔하던 대구의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가 배탈 난 여자 학생을 버스 안에서 용변을 보게 하고, 이후 고속도로 휴게소에 홀로 내리게 한 사건이 학부모 신고로 아동학대라고 인정되면서다. 항소심에서 선고유예를 받아 최종적으로 벌금형은 면했지만, 이 사건은 교사도 아동학대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전국에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아동학대를 저지른 행위자로 등록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교사가 누적 8413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 실제로 형사처분을 받은 교사는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그런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추정할 뿐이다. 위 기간에 교사를 포함한 전체 공무원 중에서 아동학대로 기소된 사람은 연평균 24명이다. 아동학대 행위자로 등록된 교사(연평균 1683명)의 1.48%에 해당한다(한희정, ‘아동학대 교사라는 멍에 앞에서’, 2023). 경기교사노조가 올해 3월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전국 시도 교육청에 요구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고발해 수사가 개시된 건수는 1252건이며, 이 중 경찰이 종결하거나 불기소한 사건은 676건(53.9%)이다.

 

교사 단체들은 이를 근거로, 적지 않은 교사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 고통받는다고 주장한다. 교사노조연맹이 취합한 사례에 따르면, 교사가 학교폭력 피해를 발견해 신고하자 가해 학생의 부모가 그 교사를 정서적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다른 학생에게 폭언하는 학생을 교사가 말과 손으로 제지하다 정서적·신체적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경우도 있다.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이 일로 해당 교사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공무상 요양에 들어갔다. 무고죄로 처벌받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아동학대는 무고죄 적용이 쉽지 않다. 애초에 법 자체가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만으로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2022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사 6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교사 10명 중 9명(92.9%)은 ‘자신도 아동학대로 의심받아 신고를 당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이 숙제를 안 해와도, 수업 진행을 방해해도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다른 아이들 앞에서 혼내거나, 잠깐 일어나게 하거나, 수업이 끝난 뒤 남겨서 가르치려 하면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정서적 아동학대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예요. 모든 말을 스스로 검열할 수밖에 없어요(서울 광진구 22년 차 초등교사).” “학부모님 협박이 심해요. 민원이 원하는 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아동학대로 신고한다, 고소한다…. (아이가) 교실에 녹음기를 켜고 들어오게 하는 학부모님도 많아요(경기도의 한 7년 차 초등학교 교사).”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면책?

 

서울교사노조 장대진 수석부위원장은 “기소되는 비율도, 유죄판결 비율도 극히 낮지만 그 기간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체벌을 용인해달라는 게 아니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줄일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요구를 받아들인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해서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아동학대로 처벌받지 않도록 책임을 면해준다는 내용이다. 정부·여당도 이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려 한다.

 

그런데 아동학대는 아동복지법이 규정하는 범죄행위다. 신체적·정서적·성적 학대와 유기, 방임을 말한다. “아동학대와 정당한 생활지도가 양립 가능한가? 교사가 정당한 생활지도를 했다면 당연히 아동학대가 아니다.” 김수정 변호사(법무법인 지향)의 말이다. 법안은 아동학대 가운데서도 일부 정당한 교육행위가 있을 수 있음을 상정하고 있는데, 애초에 ‘아동학대인 정당한 생활지도’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생활지도인지 아동학대인지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가려질 일이며 지금도 그러하다. 설령 법이 개정되더라도 학생이나 학부모가 보기에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니라면, 어차피 신고나 고소·고발을 막을 수도 없다. 즉 ‘정당한 생활지도에 아동학대 면책’은, 하나 마나 한 이야기이거나 논리적 모순이다.

 

교육 현장에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두려워하는 건 사실인 듯하다. 그러나 아동학대를 전문으로 다루면서 교사 단체 자문도 하는 신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율다함)는 “법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수년 전부터 교육부가 잘못된 지침을 내려온 것과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르면, 학교장과 학교 종사자를 비롯한 25개 직군은 아동학대가 의심될 경우 즉시 신고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낸다. 문제는 교육부가 몇 년 전부터 ‘사소한 의심만 들어도 즉시 신고하라’고만 강조하다 보니,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면서 ‘이거 아동학대 아니냐’고 하는 순간 교장·교감 선생님들이 교사들을 바로 신고해버린다는 거다. 자신들은 신고 의무를 다해야 하니까. 이 과정에서 교사는 소명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신고 이유조차 알기 어렵다.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면 제일 먼저 고소장을 확인해야 하는데, 고소장도 없고 전화로만 신고하니 방어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앞서 인용한 교사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소명 기회·진상조사 없이 학부모·학생의 신고(민원)만으로 교육청·관리자가 수사기관에 신고한다’라는 진술에 응답자의 91.6%가 공감했다. ‘사실 확인, 사안의 경중과 관계없이 신고(민원)만으로 교육청·관리자가 담임 교체, 출근 정지 등의 분리조치를 한다’는 응답도 85.6%에 달했다. “아동학대처벌법 어디에도 신고 즉시 교사를 직위해제하라는 내용이 없는데도, 교육청은 사실 확인 없이 직위해제를 시킨다. 그러나 현행법하에서도 얼마든지 교육부 매뉴얼로 교사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관리자들은 신고를 안 하면 본인들이 역으로 아동학대로 신고당할까 봐 두려워하는데, 교사를 바로 신고하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충분히 이를 소명하면 된다. 지금은 관리자들은 신고만 하고 뒤로 빠진 상태에서 교사 개개인이 변호사 선임을 포함한 모든 과정을 감당하는 구조다. 교장·교감이 교사를 무조건 신고하지만 않아도 훨씬 나아진다(신수경 변호사)."

 

여느 직장이라면 사업주가 민원이 들어오는 족족 자사 노동자를 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한국 사회는 ‘감정노동자 보호법’이라는 이름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통해 콜센터에 전화하는 민원인에게 처벌 안내 멘트를 흘리는 식으로 조금씩 앞으로 내디뎌왔다. S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학부모의 폭언이나 과도한 민원으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교사의 현실이 드러났다. 흔히 ‘교권(敎權)’이 땅에 떨어졌다고 하지만, 의미도 모호하고 권위적인 느낌을 풍기는 ‘교권’보다는 교사의 ‘노동자,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로의 중학교와 경남 산청의 대안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한 박종훈 변호사(전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사무관)의 생각은 좀 다르다. “물론 교사의 인권과 노동권이 지켜져야 하지만, 단순히 학부모가 폭언하지 못하게 하고 업무용 전화번호로 연락하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번 사태가 드러낸 것은, 한국 사회에서 교사의 직무상 권한이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 자체다. 가장 기본적인 학생 간 분쟁을 해결하려 해도, 교사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다. 바로 그 지점에서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인권침해와 노동권 침해가 일어난다.

 

교사의 직무상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그가 보기에 한국 사회는 학생들을 교육하라고 하면서도, 교사에게 그럴 직무상 권한을 준 적이 사실상 없다. 마치 불을 끄라고 소방관을 내보냈는데 물은 주지 않은 상황과 비슷하다.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를 믿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신뢰는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는 데서 나온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게 어떤 조치를 할 수 있고 어떤 조치는 할 수 없는지, 나아가 교과과정을 어디까지 설계하고 평가할 수 있는지 교사의 직무상 권한이 명확해야 한다. 물론 학부모가 이에 대한 이견과 불만이 당연히 있을 수 있다. 이때 지금처럼 교사 개인에게 비공식적으로 연락할 게 아니라 공식 절차를 통해야 하며 그 창구는 교장·교감이 되어야 한다. 그게 북유럽이나 미국 등 외국이 하는 방식이다(박종훈 변호사).”

 

교실에서 교사의 권한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담임교사와 학교 관리자를 넘어서는 공동체의 역할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사를 폭행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힌 서울시 양천구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정서·행동장애 학생으로 특수반 수업을 듣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수경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장애 학생에게는 1대 1로 보조교사가 붙어야 한다. 해당 학교에는 보조교사가 있었지만 다른 특수 학생을 케어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는 개별 교사나 학교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렵고, 교육청이 인력과 예산으로 지원해야 한다. (물론 폭력은 잘못이지만) 전학을 보내는 방식은 ‘폭탄 돌리기’밖에 안 된다. 과거처럼 특수학교나 시설에 몰아넣고 배제할 게 아니라면, 교사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가 책임을 나누어 지고 장애 학생들과 함께 가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문제 학생’도 자라나서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 헌법이 보장하는 이들의 학습권을 지키는 과정은 쉽지 않고, 때로는 의료·복지 시스템과 연계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또다시 ‘교권 침해 행위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 기재’라는 손쉬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입이 중요한 일부 학생에게나 유의미할 대책이다. 일부는 부모의 법적 지식을 이용해 빠져나갈 것이다. 전문가들은 학교에서 자생적 중재와 자치가 사라진 시점이, 학교폭력을 생기부에 기재하기로 한 2012년 이후라고 말한다. 당시 교육부 장관이 이주호 현 장관이다.

 

학교는 미래의 시민을 길러내는 공간이다.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 교실을 구할 때다.

 

 

[출처 :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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