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아이들과 색깔 칠하기 (2) - 색깔의 정신적 효과 본문
색깔의 정신적 효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색깔을 독립적인 실재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색깔을 어떤 사물의 속성들(attributes)로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영혼의 내적 통찰력은 색의 근원적 본질을 볼 수 있게 합니다.
괴테는 이것을 “색의 감각적인 정신적 효과” 또는 “정신적 연상에 대한 색의 효과”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괴테의 <색채론>에서 발췌한 아래의 글은 색에 대한 살아 있는 이해를 도와줄 것입니다.
<색채에서 양극(陽極) 쪽의 (괴테는 색에 음과 양이 있다고 했습니다) 노랑, 빨강-노랑(주황, orange), 노랑-빨강(주홍, vermilion) 색깔들이 일으키는 느낌은 빨리, 생동감 있는, 상승하는 그런 느낌들이다.>
노랑
이 색은 빛에 가까운 색입니다. 빛이 최소한으로 줄어들었을 때, 반투명의 매개물에 의해 또는 흰 표면으로부터의 엷은 반사에 의해 나타나는 색입니다. 프리즘으로 분해하는 실험에서 노랑은 혼자서 뻗어나가고, 빛이 있는 공간에서 넓게 퍼지며, 두 극이 서로 분리되어 남아 있는 반면, 파랑과 합쳐져 초록이 생기기 직전의 노랑은 최상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보여 줍니다.
노랑이 주는 따뜻한 인상은 매우 생동감 있는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만약 추운 겨울날, 회색 빛의 어두운 날에 노란 유리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바라본다면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눈은 활기를 띠게 되고 마음은 넓고 쾌활해집니다. 만족감은 즉시 우리를 향해 숨쉬는 것 같습니다.
이 노랑이 순수하게 노랑이고 선명한 정도(채도)가 그 느낌이 좋고 즐거운 상태이며 최상의 힘의 상태에 있다면 평화롭고 고상한 느낌을 주지만 다른 한편으로 극도로 오염되기 쉬울 것 같고 그래서 노랑이 만약 더러워진다면 매우 불쾌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또는 어느 정도 음극 쪽이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황록색(yellow-green)은 초록색에 가까운데 그래서 뭔가 기분 나쁜 것이 느껴집니다.
빨강-노랑 (주황)
어떤 색이든 고정된 것으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랑을 농축시키거나 어둡게 해서 붉게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 색의 힘이 증가하고 주황(red-yellow)이 되면서 더욱 힘차고 화려하게 나타납니다.
노랑-빨강 (주홍/선홍)
가장 높은 에너지의 활동적 측면이 이 색에 있습니다. 충동적이고(격렬하고) 당당한,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이 이 색을 좋아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미개발국 사이에서 이 색에 대한 선호가 전세계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해 색조를 사용하기 시작할 때 절대로 주홍색은 쓰지 않습니다.
색깔의 음극은 파랑, 보라, 자주입니다. 그 색들은 불안하고 민감하며 걱정스러운 인상을 만들어냅니다.
파랑
노랑이 항상 빛과 함께였던 것처럼 파랑은 어둠의 요소(본질)를 가져온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 위의 하늘과 멀리 보이는 산이 파랑으로 보이는 것처럼 파랑의 표면은 우리로부터 물러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파랑은 우리에게 추운 인상을 주기 때문에 어둠(그늘)을 상기시킵니다. 파랑으로 장식된 방은 좀 더 커 보이고, 동시에 비어 있는 추운 느낌을 줍니다.
빨강-파랑 (보라)
파랑이 매우 부드럽게 빨강으로 나아가면 파랑에 수동적 측면이 있음에도 어느 정도 활동적인 특성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것의 흥분하는 힘은 빨강-노랑과는 매우 다른 종류의 것입니다. '활기가 있다'라기보다는 산만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주 묽은 상태에서 이 색은 라일락(연보라색)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정도의 양에서조차 (기쁨은 없지만) 무언가 활기찬 느낌입니다.
파랑-빨강 (청홍)
색조가 진전될수록 불안한 느낌이 증가합니다. 완전히 순수한 진한 청홍색의 카펫트는 견디기 힘든 색일 거라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색이 옷이나 리본, 다른 장신구에서 사용될 때에는 아주 묽게 쓰거나 밝은 상태로 쓰게 됩니다. 그래서 그 특성이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독특하게 매혹적인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빨강
이 색의 효과는 그 본질만큼이나 독특합니다. 이 색은 위엄과 품위의 인상을 전달하는 동시에 세련되고 매력적인 느낌도 줍니다. 처음에는 매우 어두운(깊은) 상태에서, 나중에는 밝게 희석된 상태에서, 그래서 같은 색조의 정도로 나이가 많은 위엄과 젊음의 친절함이 그 색깔 자체를 장식합니다. 빨강 창문으로 맑은 풍경을 보면 두려움의 색조로 경외심의 정서를 불러일으킵니다.
초록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색으로 생각하는 노랑과 파랑이 처음에 나타나서 결합하면 그 움직임의 첫 번째 결과로 초록이 나옵니다. 우리의 눈은 이 색으로부터 분명히 즐거운 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만약 초록이 노랑과 파랑 사이에서 완벽하게 균형이 잡혀 어느 한쪽이 우세하지 않게 되면, 우리의 눈과 마음은 단순한 색깔의 사이의 연결을 통해 평화를 얻게 됩니다.
색깔을 이런 방식으로 경험하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고,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더욱 그렇습니다. 어린아이일수록 외부세계와 내부세계가 거의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색깔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그 성질을 감각으로 느낍니다. 아이들 스스로 색의 고유한 본성을 느끼고 색의 비물질적인 본성을 의식하는 것입니다. 이 의식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점점 잃어버리게 되는데, 학교에 간 뒤에 아이들은 색을 사물의 속성들(attributes of objects)로 경험합니다. - 파란 공, 빨간 지붕 등등.
서로 다른 성질을 느끼는 능력과 색상 그 자체의 영향력은 약화됩니다. 그러면 영혼의 눈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습니다. 때때로 어린아이들은 빨강과 노랑을 따뜻한 색으로 알고 초록과 파랑을 차가운 색으로 알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이런 경험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런 특색이 쉽게 추상화될 수 있고 죽은 지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루돌프 슈타이너는 교사들이 가능한 빨리 아이들이 색의 세계에서 살아가도록 작업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괴테가 <색채론>에서 말한 느낌의 요소에 아이들이 스스로 빠져들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괴테는 우리 안에서 색이 일으키는 느낌에 주목하도록 이끕니다. 그는 빨강을 도전적인 본성으로 집어내었고, 그의 가르침은 빨강을 주시할 때 영혼이 느끼는 것을 눈으로 보는 것만큼이나 고려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는 파랑이 나타났을 때 영혼이 느끼는 명상적인(고요한) 것과 정적인 것을 언급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색이 일으키는 느낌의 그림자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색의 내적인 삶을 본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그 색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괴테의 이론은 색과 그것이 되돌려 주는 느낌과의 관계가 의지의 충동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시각장애인 또한 색의 이러한 정신적인 효과를 경험합니다. 헬렌 켈러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맹인이 모든 색의 아름다움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맹인 작가인 우르술라 부르크하르트(Ursula Burkhard)는 어떻게 그녀가 특히 옛이야기에 관해서 서로 다른 색의 개념을 형성할 수 있었는지를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어떻게 색의 내적 본질을 경험하고 배웠는지를 묘사했습니다.
“단순한 옛날이야기들이 나에겐 색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얘기한다. 백설 공주의 사악한 계모가 부러움 때문에 노랑(yellow)으로 변할 때, 질투심이 생기면 그것은 악의에 찬 노랑이다. 그건 옥수수 이삭의 영양가가 풍부한 노랑과는 구별된다. 백설 공주와 빨간 장미에서 살아 있는 빨강이 얼마나 많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가!
장미 덩쿨에서 피어나는 꽃봉오리의 섬세한 빨강과 숲속에서 살고 있는 딸기의 빨강이 있다. 화가 난 난장이의 얼굴에서 불타오르는 고약한 빨강이 있다. 밤새 내내 수호천사가 숲속에 머무른 아이들을 지켜봐 주던 절벽 너머로 아침에 붉은 하늘이 약속과 함께 빛나고 있다. 저녁 무렵의 속죄의 빨강에서는 왕의 아들이 곰의 모습에서 풀려나고 이제 우리는 그를 검정의 거친 가죽 대신에 완전히 빨강 속에 있는 살아 있는 왕으로 볼 수가 있다. 자줏빛의 빨강 망토에서 그 빨강은 위엄 있고 왕다운 것이다 “
이런 방식으로 아이들 역시 옛이야기에서 색을 경험합니다. 그렇게 해서 아이들은 깊고 친밀한 색과의 관념(연상)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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