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크라코브 선생님의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듣고 (5) 본문
크라코브 선생님의 <갈등의 원인과 해법> II
안드레아스 크라코브 교수
여상훈 선생님 통역
2023년 1월 7일 토, 인지학센터
김훈태 정리
갈등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욕구이다. 생리적 욕구, 사회적 욕구, 자아의 욕구. 태어나서 청년이 될 때까지 이 세 가지 욕구가 다 충족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인간은 대단한 적응력이 있다. 어떤 아이가 사회적 욕구(부모로부터의 보살핌, 주변 사람들의 관심, 기대는 마음 등)가 충족되지 않으면 어디선가 채워줄 사람들을 찾는다. 그만큼 적응력이 크다. 그런데 방법이 틀릴 수 있다.
새로운 욕구 수준으로 채우는 게 아니라 자기 욕구를 낮춤으로 회피할 수 있다. 그런 아이가 성년이 되면 다른 것에서 보상하려 든다. 직업 안에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굉장히 높게 보기를 기대한다. 자기를 밑바닥까지 낮춘 만큼. 중급반이나 상급반에서부터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어디서나 자기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고 자기 말을 들어야 한다. 그렇게 크면서 수십 년 동안 성공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은 저 밑바닥까지 낮춘 감정을 다시 만나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다루는 심리학은 많지만 중요한 건 자신의 결단이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자문해볼 결단이다.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 '나는 괜찮아... 너도 괜찮아.' 이런 긍정적 관계는 각자가 다양한 상황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에릭 번(Eric Berne), 상호행동, 거래행동 분석
A → B
A | B |
부모로부터 받은 체험으로 인한 나 | 매력 있고 자상한 부모인 나 |
비난하고 매서운 부모인 나 |
우리 모두는 살아오면서 겪은 일 때문에 '부모인 나', '성인인 나', '아이인 나'라는 세 자의식을 갖는다. 그 사이에 많은 단계가 있다. 부모인 나와 아이인 나 사이에 성인인 나가 있다.
아이인 나 | 순종하는 나 |
저항하는 나 |
나는 그렇다치고 이제 다른 사람이 문제다. 양쪽이 다 균형 있게 자란 성인인 나로 만나면 너도 나도 괜찮다. 그런 관계에서는 일부러 낮추거나 높이려는 게 없다. 이런 상태에서는 대화가 된다.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동등한 입장에서는 괜찮은데, 갈등 상황에서 한쪽이 "당신은 내가 어떤지 이해 못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한다면 부모인 나(A)가 아이인 나(B)에게 말하는 것이다. 이때 아이 취급을 받은 사람이 물러서거나 그냥 들어주면(자기 욕구를 낮추고) 문제가 덜하다. 그런데 얼어붙거나 도망가지 않고 맞서게 되면(난 성인이야!), "당신 말은 이해했어요. 이제 말해봅시다." 이렇게 하면 성인으로서의 대화를 제안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한 사람이 저를 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걱정마세요. 크라코브씨는 앞으로 계속 배울 거예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발도르프학교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다. 화가 났지만 경력이 많은 사람이어서 참았다. 갈등 상황으로는 가지 않았다.
평화로운 관계를 이루려면 이런 관점들을 아는 게 도움이 된다. 내가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갈등을 일으키지 않거나 해소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구조적으로 접근해서, 자극이 오면 우리는 반응하는데 진화 과정에서 그것은 이미 축적된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축적된 반응 방식은 대단히 합리적이다. 건물이 흔들리면(자극) 우리는 안전한 곳으로 도망간다(반응).
자극이 올 때 나의 반응을 돌아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짜증나게 할 때는 뭔가 반응 방법을 만든다. 뭔가 딴짓을 하거나(종이에 뭘 끄적이면서 딴 생각) 다른 사람의 말을 끊고 뭐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건 듣지 않으며 무기를 준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마음을 통제할 자아가 있다. 자극에 그대로 반응하는 게 아니라 자아가 멈추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러면 안 돼' '그만, 자극에 반응하지마'
자극 | ||||||
사고 | → | ↓ | → | 자극 | → | |
감정 | → | ↓ | → | STOP | A | B |
행위 | → | ↓ | → | ← | 반응 | |
반응 |
세 가지 상태에 대한 의식을 확실히 한 상태에서 '내가 뭘 받아들이고 있지? 이 사람이 원하는 건 뭘까?' 이런 질문들이 생겨난다.
멈춰! 자아의 통제 → 질문 → 여유 공간
그 공간에서 우리는 심사숙고하게 된다. 신중한 상태에서 비춰들어 오는 빛이 있다. 여유 공간이 생기고 신중함이 생기는 이 순간 나는 상대방 및 나를 향해 '이 사람이 말할 때 내 안에 일어나는 감정이 뭐지? 상대방 내면에는 뭐가 일어나지?' 살펴볼 수 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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