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회복적 생활교육의 새 지평과 가능성 본문

회복적 정의+비폭력 대화

회복적 생활교육의 새 지평과 가능성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7. 6. 8. 19:28

회복적 생활교육의 새 지평과 가능성

-“회복적 생활교육(Restorative Discipline)의 실험을 하다를 읽고-

 

 

이 글은 <좋은교사운동>에서 주최한 학교폭력과 생활지도의 새로운 대안 회복적 생활교육현장 적용 사례를 통한 확산방안을 말한다주제하에 열리는 토론회에서 주 발제자인 박숙영 선생님의 글에 대한 논찬이다. 비폭력평화훈련가로서 그리고 회복적 생활교육의 몇 가지 모델들의 진행자로서 필자는 발제자를 통해 <좋은교사운동>이 진행하고 있는 학교현장에서의 회복적생활교육의 구체적인 실천사레에 대해 지지를 하는 입장이며 시민사회영역에서 10여년 전에 시작하였지만 학교영역에서는 이제 초기에 있는 이 영역에서 행하고 있는 값진 수고에 대해 먼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 글은 그러한 구체적인 실천에 대해 그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며, 또한 더욱 풍성하게 하기 위해 실천가로서 몇 가지 생각들을 진술하고자 한다.

 

 

1. 이제는학교폭력담론에서 평화로운 학교구축담론으로

 

작년 12월에 대구 여중생 자살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에 이른바 학교폭력에 관한 거의 매일 쏟아지는 사건보도와 이에 대한 대책들이 봄 학기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교과부에서 나온 팜플렛인 학부모와 함께 학교폭력없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학교폭력, 이렇게 예방하세요!”는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흐름도를 보면 학교폭력신고가 행해지고, 이를 사안이 중대/경미의 정도에 따라 조치/수사”(경찰청)상담/치료”(One-stop 지원센터)가 판단해서 그 결과를 학교에 통보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학교장의 소집에 따라 학폭위는 가해학생은 생활기록부 기재, 재활교육, 학부모 특별교육 그리고 피해학생은 우선피해보상과 상급학교진학시 가해학생과 다른 학교 배정이라는 방식으로 소개되어 있다.

 

이 팜플렛에는 학교폭력의 이해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하나, 사소한 장난, 정서적 괴롭힘도 학교폭력입니다.

, 학교폭력은 피해학생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 학교폭력은 아이들이 진급하면서 조직화되고 있습니다.

, 학교폭력, 신고가 최선의 예방입니다.

 

놀라운 일은 여기서 소개된 학교폭력근절 7대 실천정책은 수많은 토론회와 많은 학자와 청소년관련 기구/센터들과의 협의후 나온 결과라는 점이다. 여기서 보여지는 몇 가지 주요한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1) 신고로 시작해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에 대한 조처로 끝나는 이 흐름도에는 배움에 대한 아무런 철학적 성찰이 없다.

2) 학교내에서 갈등, 손상, 폭력이 발생하면 이를 다루는 사람은 경찰과 상담전문가이지 교사들은 무력하고 신고이외에 할 일이 없다.

3) ‘사소한 장난도 폭력으로 포괄적 규정함으로써 폭력과 갈등간의 분별력 부재와 성장과 배움의 기회로서 갈등을 다룰 수 있는 시각의 여지를 처음부터 없애 버렸다.

4) 성인이 아닌 청소년으로서 갈등 당사자들은 판단이나 문제 해결의 능력이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그래서 갈등해결을 스스로 다룰 수 있는 주체로 서지 못한다. 더구나 학교폭력은 갈등당사자인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문제로 보고 그것의 직간접영향을 받는 현장목격의 학생들은 방관자로서 아무런 문제해결을 위한 기여의 길이 없다.

 

이렇게 교사와 청소년 자신을 무능력화하는 학교폭력의 수많은 조치들과 정책들로 인해 그리고 교실에서 전체가 서로 영향 받고 영향을 주는 상호연관성의 구조 속에서 오직 갈등당사자들만 뽑아내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문제아 골라내기의 방식들로 인해 현재 학교폭력관련 대책들은 그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되고 실제로 증상이 나아지고 있지도 않다.

 

학교폭력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서 회복적 생활교육은 학교 현장에 불과 길어야 2~3년의 소개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변화들이 있어왔다. 교사들이 무기력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갖고 자기 현장을 돌보게 되고, 여러 다양한 갈등 유형들에 대해 교사나 학생들이 스스로 직면하여 협력적으로 해결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게 되었다. 회복적 생활교육은 그 실제적 적용이나 기술에서만 아니라 가치와 인식에 있어 보다 더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가져다 준다. 존중과 공감, 자기 책임과 신뢰, 상호돌봄과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이 싹트게 되는 것이다.

 

회복적 생활교육운동은 단순히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에 머무르지 않는다. 실재(reality)를 어떻게 이름붙이는(naming)에 따라 보여지는 현상이 달라지듯이 학교폭력이라는 프레임을 중심으로 담론과 정책이 쏟아지면서 이른바 폭력에 투표를 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회복적생활교육은 학교폭력담론을 넘어 평화로운 교실/학교를 지향하는 개인내면, 개인간, 학교공동체의 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보다 근본적인 교육실천운동인 것이다. 이러한 실천운동은 인식과 태도에 있어 질적인 변화에 뿌리박게 된다. 우리의 문제는 문제아에 대한 깊은 성찰의 부족에 있지 않다. 오히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학교의 건강성, 평화로운 학교에 대한 상상력과 염원의 부족에 있는 것이다. ‘No’에 대한 수많은 정보는 있지만 ‘Yes’에 대한 정보는 빈약하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른다. 망치를 든 자에게 보이는 것은 박을 못뿐인 것이다.

2. 덕양중학교에서 회복적 생활교육의 의의와 그 평가

 

대안학교도 아닌 일반 중학교로서 그리고 학교주변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가구들 속에 있는 덕양중학교에서 회복적생활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학급수가 그리 많지 않아 교사들 간의 친밀한 소통이 가능한 환경과 더불어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적극적인 토론과 실천의지 덕분이었다. 여기서는 일반학교의 한 사람의 상담선생이 있는 Wee클래스 운영을 넘어 또다른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것은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비폭력대화 수업, 학부모 교육, 그리고 좋은교사운동의 실무자와 회복적 서클단체의 실천가가 결합한 갈등해결 프로그램의 복합적인 운영이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프로그램의 운영은 교사들에게 갈등문제에 대한 능동적인 태도와 학교분위기의 긍정적인 쇄신으로 이어졌다.

 

일반학교에서 실시되는 학교폭력예방교육의 특징은 발제자가 언급한 것처럼 단타교육의 형식적 실행과 실질적 내용의 부재, 가장 집중하기 힘든 방송의 강연을 통해 실제로 학생내면에 무엇이 발생하였는지 확인 할 수 없는 진행 스타일이다. 폭력이 무엇인지 얼마나 위험한지를 가르친다는 점에서 오히려 폭력에 대한 교육이 되어버렸다. 아님에 대한 정보는 주어지지만 실제로 평화의 상상력과 그 대안적 삶의 실재에 대한 감흥과 경험은 주지를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발제자가 주장한 폭력에 대한 교육에서 평화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필자도 동의한다. 덕양중학교는 교사, 학생 그리고 학부모에 대한 집중적이고 점진적이며, 다자중심의 시스템적인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모델이 되고 이러한 실천 사례가 실제로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회복적 서클의 예에서 주목해야 할 변화를 덕양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즉 학생들이 갈등 해결의 대상이 아닌 주체자로 서는 것이다. 발제에서 보듯이 학생갈등당사자들은 갈등해결을 위해 더 이상 교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아이들은 스스로 갈등해결의 주체자가 되기를 원했고 그렇게 실천한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것을 지식적 학습을 통해 배우지 않았고, 회복적 서클의 경험을 통해서 배웠다는 점이다. 이는 현장에 대한 빠른 적용성, 작동에 있어서 효용성 그리고 전문가중심을 넘는 일반인과 학생들이 직접 사용하는 실천성에 있어 회복적 서클이 갖은 놀라운 특성이 있다. 그리고 사전에 학교와 교실에서 사용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진 문화와 구조속에서는 점차 사건들을 전문가에게 가져오지 않고 스스로 현장에서 풀어나가면서 줄어든다. 그것이 봄과 가을에 사례접수의 빈도수가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국의 사례인 경우 이것을 실천하는 학교가 5년 정도 지나면 학생들이 가져오는 사례는 일년에 서너건에 불과하게 된다. 이는 스스로 해결능력을 갖고 학생들 사이에서 일상으로 적용하여 그 모델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형식적으로는 있으면서 작동이 제대로 안되는 것은 바로 wee클래스에서의 상담/또래상담 프로그램과 학폭위의 운영이다. 전자는 상담에서 기술, 태도, 지식이 상당히 많이 요하지만 실제 상담사들이 그런 질적 서비스를 받고 있지 못한 채 현장에 있다는 것과 더불어 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 문제를 찾아오는 것에 머물거나 다른 학생들과의 역학관계를 살피지 못하고 핵심당사자중심으로 그리고 문제해결의 아이디어 공급을 통한 학생의 비주체화의 문제가 있다. 그리고 학폭위는 누가 얼마만큼 옳고 그른지와 징계의 수위를 정하기 때문에 그 징계결과가 동료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지 못하다. 덕양은 회복적 서클의 운영을 통해 학생의 자기 문제 해결능력의 고취와 징벌시스템에서 회복시스템으로의 전환을 통해 학교분위기에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는 당사자들을 넘어 학습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3. 회복적 서클의 새로운 학교문화 조성의 가능성과 그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

 

덕양중의 첫 번째 사례의 가해자 00는 학교가 골머리를 앓는 학생이었고 남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방식으로 신체적인 강제행위를 하는 거친 학생으로 여러 사건의 주된 행위자였다. 실제로 이 학생은 중학교 이전에 초등학교부터 쌓인 동료와의 갈등관계가 누적되어 있었고 당사자들 학부모들도 상대의 아이들에 대해 골치아파하던 상태였다. 발제자의 보고에서 나와있듯이 이 학생이 여러 번에 걸친 회복적 서클을 통한 자제력과 상대에 대한 영향을 이해하고 태도가 전환된 모습을 통해 이것이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회복적 서클의 보편적 특성, 즉 당사자 내면의 치유, 관계의 회복, 그리고 깨어진 공동체의 복원에 있어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폭력성과 살해율이 높은 브라질의 슬럼가에서 85%이상의 해결능력을 보여서 브라질 교육청, UNDP, 미국과 독일 등에 급속히 퍼져가는 이 회복적 서클의 간단하면서 효율적인 적용능력은 한국에서도 사건의뢰에 대한 해결 비율이 똑같은 높은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덕양중의 사례만이 아니라 여러 학교들과 지역사회의 갈등적용사례에서 짧은 전수과정과 적용기간에도 불구하고 그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회복적 서클의 중요한 변화는 폭력, 손상, 갈등을 대함에 있어서 징벌이 아닌 초대의 문화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영향을 받는 사람들 모두가 초대되고, 초대함이란 상대방이 어떤 잘못이나 희생이 있던지 간에 안전한 공간에서 딱지없이 인간성을 존중하며 적극적인 경청과 진심을 말하기를 통해 참여집단 스스로의 문제해결과정을 갖게 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이슈(갈등의 승승해결), 관계(신뢰와 협력) 그리고 당사자(자기존중, 행복감)의 수준에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를 통해 갈등을 사전에 방지함이 아니라 그 갈등을 함께 다루고 통과함으로써 오히려 공동체를 더욱 강하게 하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문화를 조성하게 된다.

 

지금까지 갈등과 폭력의 사례를 개별화하는 접근방식이 아니라 회복적 서클은 공동체적 접근방식을 통해 발생한 불만족스런 자극상황을 함께 다룸으로써 소속감과 관계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그 효과는 개별 교사나 특정 전문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공동체 구성원들이 -성인이든 학생이든 간에- 진행자가 되어 현장에서 다루는 것이어서 학교나 지역 공동체에서 이에 대한 약속과 그 실천에 대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덕양중의 경우에는 외부 진행자의 사례 다루기에서 점차 교사들에 대한 전수 과정 그리고 학생들 스스로 경험에서 자신들끼리 해보는 또래조정의 과정으로 진화, 발전되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고 이것의 뒤에는 교사들의 회복적 서클 진행에 대한 수용 동의와 협력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었던 것이다.

 

학교나 가정 혹은 지역사회에서 시스템 구축-즉 서클방식으로 갈등이나 이슈를 해결한다는 약속과 그 절차에 대한 상호 이해 및 실제 진행의 장소 구축-의 중요성은 발제자가 회복적 서클 워크숍이후 여러 학교 교사들의 현장적용 사례에서 보여지듯이 교사 개인에게 부과되는 책임의 과중함, 시스템 진행절차 몰이해에 따른 갈등 당사자들의 불협화음, 회복적 서클을 안정되게 진행할 수 있는 학교측의 배려부족과 공간과 시간부족, 교사가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과 동기를 받을 수 있는 전문 진행자와의 연결의 부재 등으로 일어난다.

 

서클운영을 통한 해결 사례는 쉬는 시간 복도에서, 점심시간이나 종료후 짧은 시간을 이용해서 이루어진 것들이다. 그래서 공간과 시간의 제한에 따른 압박을 많이 받고, 당사자들의 충분한 사전이해의 정도나 절차에 대한 동의가 해결의 빈도율을 결정하지 진행자의 내적인 소양에는 별로 의존하지 않는다. 즉 진행자(personality) 자신보다 진행구조(structure of processing)가 해결의 열쇠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교사 자신이 진행자로서 사례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을 필요없이 과정을 신뢰하며 당사자들을 신뢰하며 진행구조가 스스로 해결책을 가져오는 새로운 방식인 것이다. 따라서 학교 안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이 모델 진행에 대한 인지와 실행절차에 대한 동의와 협력적인 분위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한 시스템 구축의 결과는 단순히 갈등, 폭력, 손상의 긍정적 해결에만 있지 않다. 이것을 시행하는 조직, 단체, 공동체는 도덕적 훈육과 윤리적 가르침의 반복학습보다 이런 불만족한 자극 상황들이 배움의 계기로 작동하고, 그래서 성장과 돌봄이라는 지속적인 배움의 공동체(community of learning)로 작동하게 된다. 공동체의 고통과 아픔이 협력과 배려, 자기인식과 자기책임,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강화하는 순-순환 피드백 시스템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회복적 서클을 포함한 회복적 생활교육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자 학습 공동체에 대한 기여이다.

 

 

4. 회복적생활교육의 최종 목표로서 비폭력 평화문화의 정착

 

덕양중의 사례는 학교폭력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그리고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를 위한 실천적이고 실제적인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좋은교사운동의 회복적생활교육이 보완해야 할 점도 있는 것이다. 논찬으로서 짧은 지면의 한계로 인해 가장 중요한 한 두가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첫째, 고통, 강제의 부과방식의 응보형 대응방식을 넘어 가치와 욕구에 근거한 회복적 대응방식으로서 패러다임 전환은 교육현장에서 매우 희망어린 메시지를 주고 있다. 그런데 원래 회복적 생활교육(restorative discipline)은 사법계의 청소년 범죄에 의한 피해와 손상에 대한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의 실천을 학교현장으로 가져온 것이어서 손상, 피해의 폭력과 갈등사례 발생후의 처리과정에 에너지와 시간이 집중되어 있는 것이지 발생이전의 평화능력의 부여에 있어서는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다. 갈등을 어떻게 협력적으로 해결할 것인가라는 것은 비유컨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질병이 있으면 그 치유에 관심을 갖지만 예방 혹은 건강한 삶이라는 삶의 전체성, 온전한 인간성의 자기 확인 경험을 일으키는 배움의 방식을 다루는 데 아직 미흡하다.

 

둘째, 발제자가 옳게 제시한 것처럼 회복적 생활교육의 전제가 학생존중의 문화, 관계적 배움의 방식, 교사의 지배자 모델에서 파트너 모델로의 전환, 공동참여와 변화와 성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능력부여(empowerment) 와 책임감 키우기 학습은 갈등사례 발생후 회복적 대응방식이전에 배움의 과정 속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예방이 그 어떤 치료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 인정된다면 덕양중에서 시도되듯이 평화감수성 교육의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셋째, 평화감수성관련 수업은 어느 교실에서든 동시에 발생하는 주제(학습 목표의 달성), 관계(학습자간의 협력과 신뢰) 그리고 자아(자존감과 행복) 3자간의 통합적인 힘의 부여와 관련되어 있다. 이는 보통 외국에서는 사회적·감정적 배움(Social & Emotional Learning)과 비폭력 평화수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현재 덕양에서 평화감수성 수업으로 하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비폭력 대화수업은 언어행위에 있어서 비폭력적인 듣기와 말하기, 공감과 연결을 위해 중요한 것이지만 관계와 연결 그리고 학생과 교사간의 파트너십 및 참여적 배움이라는 영역에서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 평화감수성 수업에 관련해서는 한국에서는 청소년평화지킴이(HIPP)” 모델이 회복적 생활교육에 있어 실제 수업모델의 하나로 정착하고 있다.

 

 

결 론

 

좋은교사운동에 의해 회복적 생활교육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의 내면치유, 관계회복, 공동체복원의 실천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교사가 학교를 떠나는 대부분의 이유가 수업 내용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갈등에 대한 관계의 문제이다. 능력부족이 아니라 소통과 관계의 문제가 원인이라는 점은 교사의 역할에 대한 변화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그것은 단지 학과목을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감정적 기술의 습득을 통해 학생과의 공감과 연결의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회복적 생활교육은 단지 열의있는 교사 개인의 헌신을 넘어 학교의 문화와 구조에 있어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고는 안정적이고 실효성있는 결과를 가져오기가 어렵다. 회복적 생활교육의 여러 모델들이 상호보완되어 현장에서 작동될 때 위기를 겪고 있는 학교가 평화롭고 안전한 학교로 바뀔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3~5년의 중장기적인 시스템 구축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학교들이 서로 지원하는 훈련과 지원 네트워크가 요구된다. 그럴 때 한 두 학교의 상징적 시범운영을 넘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제 90년대부터 활성화되고 있는 회복적 생활교육이 늦었지만 이제야 시작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에는 관련된 NGO 단체들과 교사들과의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좋은교사운동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시작한지 얼마안되어 아직 회의적이고 확신이 없는 반응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이를 실천하고 있는 교사들의 경우에은 매우 큰 격려와 가능성을 얻고 있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긍정적인 평가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글쓴이 : 박성용  

비폭력평화물결 대표/남북평화연구소소장, 주 활동분야는 비폭력훈련과 평화교육관련 기획과 훈련 및 국제모델들을 소개하고 이를 실천하는 배움의 커뮤니티들의 형성이다. 현재 국제모델로 “비폭력대화(NVC; Nonviolent Communication)” “삶을 변혁시키는 평화훈련(AVP; Alternatives to Violence Project)”, “청소년평화지킴이(HIPP; Help Increase Peace Program)”, “회복적 서클(RC: Restorative Circle)”, "서클 프로세스(Circle Process" 그리고 자체 개발한 “교사와 시민활동가들을 위한 중심세우기" 및 ”평화로운 원형수업“등의 모델들에 대한 전문 진행자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