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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아이에 대한 성폭력 - 만프레드 반 도른 본문

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부모교육

아이에 대한 성폭력 - 만프레드 반 도른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9. 7. 12. 06:00

* 씽크스마트 출판사의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12번째 책인 <발도르프 성교육 - 아동 발달을 토대로 한 성교육 지침>은 건강한 성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래의 글을 쓴 만프레드 선생님은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입니다. 

 

 

아이에 대한 성폭력

 

만프레드 반 도른(Manfred van Doorn)

 

 

 

아이들이 성폭력을 당할 때 애정은 폭력으로 타락한다.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래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두기"가 대다수의 어른에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를 상대로 성폭력을 자행할 때마다, 그 어른은 아이의 미래 한 조각을 빼앗아 자신의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충족하는 셈이다. 그러니 모든 성폭력은 글자 그대로 “시간 약탈”이 된다.

 

이런 식의 사건은 우리가 범하는 많은 과오에서 반복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장미를 밤낮으로 네온등 아래 두어서 빨리 키워 팔 수 있지만, 그것은 시간에 대한 폭행이다. 우리가 생전에 회복시킬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환경을 더 많이 오염시킨다면, 우리는 미래의 일부분을 훔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오는, 우리 존재의 불완전함으로 생기는 불만족 우리 스스로 견뎌낼 일이므로 그런 불만족을 채우려고 다른 이들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기에 생긴다.

 

어른이 아이의 순수성에 주목하지 않거나 아예 그 순수성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도 알아차릴 만한 감수성이 없는 경우, 그런 어른은 쉽사리 아이를 자신의 육욕을 충족하는 데 악용한다. 아이는 마음이 열려 있고 의존적이게 마련이고, 자존감까지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그런 종류의 악용에 희생될 가능성이 크다. 폭력의 원인을 탐색하면서 놓치기 쉬운 것은, 때에 따라서는 아이의 개인적인 특성이 훨씬 "성숙하게" 보일 수 있다는 문제이다. 즉, 아이가 한편으로는 매력적이고 연약하고 유연해 보이는데, 또 한편으로는 이 드라마에 다른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가해자인 성인은 부분적으로 청소년 같은 외모 뒤에 느껴지는 아이의 정신적인 개성으로 인해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그 바람에 아이를 자신과 대등한 "다 자란" 상대로 여기게 된다.

 

......

 

성폭력을 당한 아이는 그때까지 깨어나지 않았던 힘들을 너무 일찍 경험하게 된다. 이 힘들은 그런 성폭력을 통해서 갑자기 등장하여 아이를 지배하게 된다. 그러면 이미 어 시절에 아이 안에서는 폭력으로 부서진 어른이 자라나고, 런 상태의 아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거의 마술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청소년기 체험에서 그런 매력은 어린 시절에 아이가 당한 폭력의 영향에서 기인할 수 있다. 즉, 어린 시절에 자신에게 벌어진 일에 대해 침묵을 지켜야 했거나 아빠 또는 엄마 가 감정적으로 자신에게 종속되는 경험이 바로 그것이다. 심지어 체벌의 경우에도, 매를 맞은 아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강 한 영향력을 미친다. 그런 아이는 일종의 제물이나 피뢰침처럼 자신을 희생하고, 그 대신 가족을 지배하던 팽팽한 긴장은 해소된다. 그런 아이는 때리는 아빠와 맞는 엄마 사이로 자기 몸을 던져 엄마를 "구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런 종류의 아픔을 치유하는 작업을 할 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문제 상황에도 반드시 권력이라는 요소가 숨어 있다는 사실, 그러므로 "상상 속의 이상적인" 부모가 가진 절대권력을 생생한 상을 동원해서 상대화하는 것이 피해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진행하는 치유과정은 그룹별로 진행되지만, 거기서 각 피해자의 상황을 개별적으로 접근한다.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져오거나 제시하는 테마는 그룹 구성원들에 의해 그야말로 생생한 상으로 바뀐다. 자신이 일방적으로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모"의 상에 매여 있는 피해자는 그런 상대화 작업에서 도움을 얻는다. 이런 방식의 상대화 작업 없이는, 어린 시절에 자주 무엇인가의 결핍을 겪은 아이는 결코 불만이 해소되어 만족감을 느끼게 되거나 진정한 도움을 얻는 경험을 하지 못한다. 제3자의 눈에 그런 사람은 무엇에도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 끝없이 가지기를 원하는 사람으로 비친다!)

 

일단 그런 문제 상황을 처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면, 적지 않은 피해자는 생명력과 직감적인 감각으로 자신을 무장한 셈이 된다. 그리고 그런 직감력에서 명상 능력뿐 아니라 심지어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얻을 수도 있다. 옛날의 상처가 아문 자리에서 "부활의 힘"이라는 꽃이 피어나는 것이다.

 

 

 

 

[출처 : <발도르프 성교육>, 씽크스마트 : 116-119쪽]

 

만프레드 선생님에 대한 소개는 이 사이트를 참고하세요.

https://doublehealix.com/manfred-van-do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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