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서클로 진행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스터디서클로 진행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란 다양한 미디어에 접근하고,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와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자신의 생각을 책임 있게 표현, 소통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너무 일찍 미디어를 경험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일일 것입니다. 발도르프학교에서는 원칙적으로 8학년까지 스마트폰이 금지되고 가정에 TV를 두지 않기로 약속을 합니다.

미국소아과학회와 캐나다소아과협회는 만 2세까지 영아들에게 절대로 전자기기를 노출시키지 말고, 12세까지도 금지하되 폭력적이지 않은 영상물은 3세 이후에 하루 한두 시간 정도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성명서를 낸 바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만 3세 이하 영아들을 스크린 노출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스크린이 부착된 모든 전자기기에 '3세 이하 아이들에게 노출될 경우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라는 경고문구가 의무적으로 부착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생아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오늘날 우리 세태를 돌아보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아이가 무방비 상태로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요근래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 게임>을 부모와 함께 보았다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청소년관람불가인 이 영상물을 자녀와 함께 보는 부모의 무신경함을 탓하기 전에, 우리 사회는 이미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영상물에 제한이 없는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하루에 몇 시간씩 빠져서 보는 유튜브의 콘텐츠들을 살펴보면 그 천박함에 기겁을 할 지경입니다. 어떻게든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무책임하게 제작되는 영상물은 유튜브뿐만 아니라 공중파, 케이블 같은 TV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눈감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교실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미디어에 영향을 받은 아이들이 자기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해결책은 없는지를 스스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배움의 서클'이기도 한 스터디서클을 통해 아이들과 미디어(뿐 아니라 다른 여러 문제)를 주제로 대화모임을 진행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간단한 안내를 올립니다.


1. 열기 : 여는 의식(음악, 시, 인용문 등), 환영인사, 소개, 규칙 안내
- 쉽고 부담없고 재미있고 긍정적인 질문

2. 자기경험 : 개인적 경험을 나누기, 경험에 대해 성찰하기
- "여러분 혹시 오징어 게임을 본 사람이 있나요?"
= 엄마 아빠랑 같이 봤어요. / 친구들이랑 같이 봤어요. / 유튜브에 뜬 소개 영상을 봤어요.

3. 핵심문제 : 경험 속에 있는 문제의 본질 깨닫기
- "왜 오징어 게임은 청소년관람불가일까요? 이런 영상물을 보면 어떤 문제가 있을 것 같나요?"
= 너무 잔인해서 잠잘 때 자꾸 생각났어요. / 처음에는 머리에 총 쏘는 걸 보고 무서웠는데,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요. / 총 쏘는 걸 자꾸 따라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빠요. / 놀이를 할 때 자꾸 그 생각이 나서 집중이 안 돼요.

4. 극복방안 :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고민하기
- "그러면 이런 문제를 예방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볼까요?"
= 다 같이 안 보기로 약속을 하면 좋겠어요. / 청소년관람불가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나이에 맞는 것만 볼래요. / 스마트폰 볼 시간에 친구들이랑 전래놀이를 많이 하면 좋겠어요. / 부모님들이 안 보여주면 될 것 같아요. / 법으로 금지시키면 좋겠어요.

5. 실천방안 : 구체적인 실천과 약속 정하기
- "우리 각자가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요?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말해볼까요?"
= 스마트폰을 최대한 안 보고 책을 볼 거예요. / 엄마 아빠가 보자고 하면 안 된다고 얘기할 거예요. /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 거예요. / 정말 좋은 영상물이 있으면 부모님이랑 같이 보고 이야기 나눌 거예요.

6. 닫기 : 서클을 통해 배운 점, 느낀 점, 기대 나누기
- 서클 닫기 : 인사, 닫는 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