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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원격수업, 유아 발달에 적합한 교육은 사라지는 것인가? - 정인선 본문
유치원 원격수업, 유아 발달에 적합한 교육은 사라지는 것인가?
정인선 서울신천초등학교병설유치원
유아 발달에 적합한 교육은 TV, 컴퓨터, 핸드폰 등 미디어와 접하는 기회를 줄이고, 직접적인 신체 활동, 자연물을 이용한 놀이, 판타지가 가득한 이야기, 발달단계에 맞는 노래와 아름다운 움직임 등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는 그와 반대로 가고 있다.
TV와 컴퓨터, 핸드폰 등 전자기기의 화면 자체가 유아에게 해롭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모니터를 통해서 방출되는 전자기파는 유아들의 시각에만 해로운 게 아니라 신체 전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또한 자극적인 동영상은 유아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고유 능력, 즉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창의적으로 활동하려는 힘을 약하게 한다. 동영상은 재미있지만 실제의 삶에 도움이 안 된다는 뜻이다. 아무리 동영상에 교육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동영상은 유아에게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게 하고, 유아의 삶을 단지 스칠 뿐 유아가 자신의 삶에서 실천하도록 돕지 않는다. 그리고 좋은 행동, 나쁜 행동의 판단 없이 그 행동을 모방하게 할 뿐이다.
반면, 동화 들려주기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의성을 키워주며, 그것을 자신의 삶과 연결시키게 도와준다. 동화 들려주기는 교훈과 흥미뿐만 아니라 들려주는 사람과의 따뜻한 연결감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동화 들려주기 과정은 코로나19 시기에 불안한 정서까지도 치유할 수 있다. 동화 속에 나타난 요정, 난쟁이, 말하는 구두, 움직이는 꽃, 사람 같은 동물, 무섭지만 어리석은 마녀, 도깨비 등 다양한 주인공들의 성격은 유아의 내적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도우며, 유아들은 이러한 배움을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동화 속의 흥미진진하고 환상적인 내용들에 숨어 있는 심층적인 세계, 상상의 세계를 통해 유아들은 불안한 세계를 경험하면 세상의 비밀스러운 수수께끼들도 쉽게 풀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들의 정서는 무의식과 연결되어 있다. 어린 시절의 정서적 손상은 평생 동안의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다. 현재의 코로나 정국이 유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야 한다. 연일 계속되는 확진자 발생과 무거운 뉴스는 유아들에게 깊은 불안감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원격 수업이 불가피한다면 최대한 아이들을 미디어로부터 보호하고, 미디어로 인해 아이가 정서적 피해를 입었다고 느낀다면 그것을 치유하고 극복하기 위해 동화 들려주기를 권장하는 바이다.
* 동영상 시청의 해로운 점과 유아에게 적합한 교육
의지가 줄어든다. 나약해진다. 그럼 유아는 점점 의존적으로 변한다. 자신의 의지로 세상에 당당히 서야 하는데, 다시 말해 기초가 마련되어 의지의 두 발로 서야 하는데, 서고 싶어도 설 수가 없다. 자립심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그럼 주변을 의식하게 되고, 주관이 없이 주변을 따라하게 되고,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모르고 그냥 행동하게 된다. 그러면 자칫 폭력적인 모습까지 따라할 수 있다.
유아 발달에 적합한 교육은 무엇인가? 유아는 감각을 통해 배운다. 놀이를 통해 배운다. 따뜻함 속에서 배운다.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놀이를 통해 감각을 자극하는 활동이 유아교육이다. 유아는 감각 경험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며, 발달에 맞는 놀이는 유아에게 섬세한 지각능력을 길러준다. 따뜻한 보살핌은 실제적인 삶 속에서 대화, 몸짓, 표정 등을 통해 인간적인 따뜻한 관계를 배우게 하며, 이 속에서 유아는 인간의 언어와 사회, 문화를 배운다. 유아의 놀이는 반복적인 활동을 통해 노련해지고, 자신감을 가지게 하며, 다양한 놀이 상황을 겪으면서 경험이 풍부해진다.
* 아이들에게 동화가 필요한 이유
라디오, 텔레비전 그리고 컴퓨터가 나오기 전에 동화는 이야기의 한 형태로 어른이 아이에게 교훈을 주거나 흥미를 가져다주며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거듭되면서 똑같은 동화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이들뿐이었다. 같은 동화를 몇 번이고 되풀이 들려주어도 아이들의 관심은 줄지 않고 까르르 웃고 또 들려달라고 조른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동화가 아이들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되어 있어 아이들의 정서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동화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진 아이들의 정서에 적합하다. 거인이나 괴물의 형상으로 등장하는 동화 속의 주인공들은 유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동화를 꾸준히 들려주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들에게 동화들려 주는 시간 자체가 동화를 통해 얻는 것보다 더 많다고 한다. 산만하던 아이들도 부모님의 동화 들려주기를 통해 인내와 이해심을 갖게 된다. 또한 아이들의 성장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루기 어려운 사건들(처음 느껴보는 감정들, 자신감이 필요한 경우, 성장그래프 상에서 나타나지 않는 우리 아이만의 독특한 특성들, 수치심, 불안감, 공포 등...)도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 원격수업이 어려울 경우 대체활동을 안내합니다.
1) 유아기에 필요한 기본생활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활동
양말신기, 외출 시 흐르는 물에 손 씻기, 자기 옷 스스로 입기, 가족에게 사랑의 말 전하기 등
2) 상상력 놀이가 가능한 적기 교육
들려주는 동화 듣기, 역할 놀이, 쌓기 놀이, 색종이 놀이 등
3)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활동
손 씻기, 건강한 음식 먹기, 양치질하기, 유아체조 등
- 원격 수업 재생 시 자동재생을 해제하시어 안전한 미디어 사용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등/하원 시 부모님께서 코로나 안전벨트인 ‘생활 속 거리두기’의 모범을 보여주세요.
2020.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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