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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코브 선생님의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듣고 (1) 본문
크라코브 선생님의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듣고
안드레아스 크라코브 교수
여상훈 선생님 통역
2023년 1월 6일 금, 인지학센터
김훈태 정리
크라코브 선생님은 <인지학과 예술> 수업으로 몇 번 뵌 적이 있다. 담임교사도 하셨지만 체육교사로도 오래 활동하시고 등산가이셔서 그런지 다른 교수님들과 달리 뭔가 시원시원하신 분이다. 게다가 갈등해결 전문가이기도 하셔서 오랫동안 갈등 관련한 주제로 요청을 드려왔다. 이 강연은 사실 몇 해 전부터 기획되어온 주제이다. 그래서 기대가 컸다. 발도르프 교육기관들도 많은 갈등에 시달리고 있고 그 해법을 찾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틀에 걸친 강연 내용을 몇 차례 나누어 노트필기 중심으로 올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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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하며 많은 갈등을 겪었고, 일찍부터 어떻게 하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았다. 조직 안에서, 인간과 인간의 갈등해소에 관한 전문교육을 받아왔다. 처음에는 사회적으로 다루는 인간 관계에 대해 배웠지만 점점 인지학적으로 접근하는 법을 연구했고 현재 전문기관(Trigon)도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갈등에 관한 자기 자신의 능력을 점검하고 나면 무엇이 나의 약점이고, 문제를 일으키는 방아쇠가 뭔지 알게 된다. 이 자료가 여러분 주변의 사람들과 관계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갈등 해소 연습 - "빨간 수건"
자기 진단 1
자기 감정의 상승 단계를 의식적으로 지각하면 타인의 갈등 행동을 잘 이해하게 된다. 이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제3자에게도 갈등을 겪는 당사자들의 감정 상태, 에너지 수준, 합의 가능성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해 준다.
이 연습은 먼저 혼자 하고, 그런 다음 파트너와의 대화에서 이어간다. 여기서는 개입되는 감정과 에너지의 상태를 식별하는 일이다.
다음은 나를 갈등에 빠지기 쉽게 하는 감정들로, 이런 것들로 인해 나는 갈등 상황에 더 깊이 얽혀 들게 된다.
이럴 때 나는 불확실해진다
이럴 때 나는 막막해진다
이럴 때 나는 속상하다
이럴 때 나는 감정이 상한다
이럴 때 나는 상처 받는다
이럴 때 나는 참을성을 잃는다
이럴 때 나는 짜증이 난다
이럴 때 나는 화가 난다
이럴 때 나는 자제력을 잃는다
이럴 때 나는 불안해진다
자기 진단 2
갈등 상황이 생겨 당사자들을 덮치면, 그런 상황에서 빠져 나올 방법이 없는지 묻게 된다. 그러려면 당사자들이 의식적이고도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갈등을 만드는 감정과는 다른 감정을 만들어 내야 한다.
다음은 갈등의 발생을 막아 주거나 갈등에서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되는 감정들이다.
이럴 때 나는 마음이 열린다
이럴 때 나는 실천력이 생긴다
이럴 때 나는 안심한다
이럴 때 나는 포용적이 된다
이럴 때 나는 느긋해진다
이럴 때 나는 강해진다
이럴 때 나는 꿋꿋해진다
이럴 때 나는 자신감을 느낀다
이럴 때 나는 기쁘다
이럴 때 나는 행복하다
살아오면서 여러분은 갈등상황을 많이 겪었을 것이다. 미디어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많은 갈등을 겪는다. 극단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있다.
어떤 사람은 '갈등? 그거 괜찮아. 문제 없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천사들이 아니다. 인간 갈등에 관하여 나는 문학을 자주 언급하는데, 계몽시대에서 괴테까지이다. <파우스트>를 보면 아시겠지만 인간은 선과 악 사이에 끼어 있다.
가까운 사람을 보더라도, 그 사람에게도 나처럼 사고, 감정, 의지가 있을 거라고 볼 것이다. 그렇게 인간으로서 보긴 하지만 견해가 달라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센터를 옮기자는 의견과 위험이 크니 옮기지 말자는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방향이 아주 다르지만 사실을 바탕으로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견해가 달라도 대화가 가능한데, 당사자가 없는 데에서 "그 사람 좀 이상해" 이렇게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비난이나 평가처럼 다른 차원으로 옮겨가면 갈등이 시작된다.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센터를 옮기자고 한 사람이 말할 때, 반대자가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 이런 식으로 말하면 입을 닫고 물러날 수 있다. 입장을 철회하고 후퇴할 수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런데 "아니, 이사하는 게 그렇게 두려워요? 겁쟁이 아니야?" 이렇게 나오면 충돌이 생긴다.
사실을 기반으로 생산적으로 다루지 못하면 갈등이 된다. 의견이 안 맞을 때는 제3자에게 부탁해 중재를 맡기는 게 필요한데, "됐어요. 중재 따위 필요 없어요." 이렇게 나오면 해결이 어렵다. 이때 "이건 갈등이 아니야. 뭐가 문제야." 이런 사람이 꼭 있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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