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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학교 보건 문제에 관한 루돌프 슈타이너와 교사 간의 논의" - <발도르프학교의 아이관찰>을 읽고 (1) 본문

책소개 및 서평/발도르프교육 및 인지학

"학교 보건 문제에 관한 루돌프 슈타이너와 교사 간의 논의" - <발도르프학교의 아이관찰>을 읽고 (1)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2. 4. 4. 11:08

"학교 보건 문제에 관한 루돌프 슈타이너와 교사 간의 논의"

- <발도르프학교의 아이관찰>을 읽고 (1)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이 책은 푸른씨앗 출판사의 씨앗문고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책으로 <발도르프학교의 아이 관찰 - 6가지 체질 유형>의 개정판이다. 미하엘라 글뢰클러의 "6가지 체질 유형"에 루돌프 슈타이너의 "학교 보건 문제에 관한 루돌프 슈타이너와 교사 간의 논의"를 추가해 새로 내었다. 기존의 책을 갖고 있던 터라 구입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학교 보건 문제에 대한 슈타이너의 이야기가 궁금해 최근에서야 읽게 되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아 주요 내용을 옮겨보려 한다. 이 챕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앞부분은 슈타이너의 강연이고 뒷부분은 교사들과의 대담이다. 특히 재밌는 것은 뒷부분이다. 4년차가 된 첫 번째 발도르프학교에서 교사들의 갈등 상황이 생생히 드러나고, 슈타이너는 격분을 참지 못한다. 나는 오히려 이런 모습을 가감없이 볼 수 있다는 데에서 안도감을 느낀다. 발도르프학교는 마치 갈등도 없고 유토피아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발도르프 교육은 그 전체가 치료하는 성격을 띤다는 것입니다. 발도르프학교 수업과 교육 방법 자체가 전반적으로 아동의 건강 증진에 초점을 맞춥니다." (112)

 

아이들의 발달에 따라 올바른 교육을 행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건강해진다는 것.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들의 발달특성을 더욱 면밀히 연구하고 이해해야 한다. 유아기에 교사는 아이들이 잘 모방할 수 있도록 좋은 모범을 보여야 하고, 아동기에는 권위 있는 어른으로 서야 하며, 청소년기에는 아이들이 판단력을 올바로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가 신경-감각 체계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이 체계 내부에는 지상의 물질적인 물리-화학적 법칙이 아닌 법칙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인간은 이 체계를 통해 지상의 물질적 법칙을 벗어납니다. 신경-감각 체계는 특히 그 형성에 있어서 온전히 전前 지상적 삶의 결과입니다. 인간은 전 지상적 삶에 부합하는 신경-감각 체계를 지닙니다. 신경-감각 체계의 모든 물질적 법칙성은 실제로 지구의 물질성을 벗어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체계는 영혼적-정신적인 것과 관계하는 모든 활동을 단독으로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114-115)

 

"세 가지 체계 중에서 신진대사-사지 체계가 물질적 외부 과정이 인간 내부에서 계속 진행되는 데에 가장 많이 의존합니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화학적 과정을 알면, 인간에게 신진대사-사지 체계가 있는 한 어떤 과정이 인간 내부에서 계속 진행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신경-감각 체계 내부에서 지배하는 법칙은 절대 알아낼 수 없습니다." (115)

 

인간의 유기체를 구성하는 세 가지 체계는 신경-감각 체계, 리듬-순환 체계, 신진대사-사지 체계이다. 여기에서 신경-감각 체계와 신진대사-사지 체계는 양극적인 힘으로 작용하는데, 그 균형이 깨지면 리듬-순환 체계를 통해 문제가 생겼음을 알 수 있다. 교사는 한 가지 체계가 너무 우세해서 건강을 해치는 경우 균형을 잡기 위해 주의 깊게 아이들을 관찰해야 한다. 나아가 "아동 하나하나마다 특정한 의미에서 본능적으로 느껴야"(114) 한다.

 

슈타이너는 세 가지 체계에서 균형이 깨진 아이에게 어떤 약을 처방하는 게 좋을지 조언한다. 은이나 유황, 인 등의 성분을 고도로 희석해 조제한 약을 복용하라고 하는데, 그중에는 '납'도 포함된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의학적인 소견이 부족한 나로서는 난감하지만 슈타이너는 이에 대해 추가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일정 정도까지만 그렇게 합니다. 그 정도를 넘어서면 당연히 유기체가 병이 듭니다."(118) 이러한 치료법은 '동종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동종요법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http://www.mdjournal.kr/news/articleView.html?idxno=2315 

 

동종요법이란? - 엠디저널

원리: 유사의 법칙(the law of similars)동종요법의 원리는 그 사람의 병적상태와 가장 비슷한 상태 즉 동종(同種)의 상태를 약으로...

www.mdjournal.kr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0861 

 

[커버스토리]극단적 희석 동종요법 약, 국내 급여 타당한가 - 청년의사

[청년의사 신문 곽성순] 동종요법(Homeopathy)을 시행하는 의사들은 동종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의 상담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환자를 맞았을 때 기본적으로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www.docdocdoc.co.kr

 

슈타이너는 소금이나 당분을 활용하라는 조언도 한다. 쉽게 산만해지고 건성으로 배우는 아이(심한 다혈질이거나 점액질)에게는 먹는 음식에 소금을 적당량 넣어 주면 신경-감각 체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들은 '머리가 큰 아이'로 형성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대체로 이 아이들의 유기체는 염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신진대사-사지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아이(심한 우울질)는 '머리가 작은 아이'로 이러한 아이들은 "뭔가를 꾹 눌러 품고 곰곰이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며, "외부 인상에 너무 강하게 반응하고 심지어 심하게 짜증을 내기도"(120) 한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분이다.

 

앞의 머리가 큰 아이는 판별하는 힘이 약하고, 생각을 할 때 모든 것이 뒤죽박죽 섞이며, 여러 표상을 제대로 구분하기 힘들어 한다. 이것은 신경-감각 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슈타이너는 이 아이들의 경우 "어떤 식으로든 아이의 머리를 시원하게 해 주어야"(124) 한다고 조언한다. 아침에 시원한 물로 머리를 씻겨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에 비해 머리가 작은 아이는 통합적으로 사고하거나 구조적으로 사고하는 힘이 약하다. 사물이나 대상을 잘 형상화하지 못하고 "예술 과목 시간에 일종의 야만인처럼"(123) 굴 수 있다. 그리고 배워야 할 것에 열정을 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신진대사-사지 체계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슈타이너는 이 아이들은 "적절한 시간대에 아이의 복부를 따뜻하게 해 주어야"(125) 한다고 말한다.

 

"학급에 어떤 아이가 미술이나 음악에 대한 소질이 전혀 없다면,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저녁에 아이 복부에 찜질을 해 주고,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아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도록"(125) 하면 좋다. 이 아이들은 얼굴이 창백해지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배에 따뜻한 찜질팩을 올려놓고 쉬게 하면 얼굴에 다시 핏기가 돌 것이다. 참고로 우울질 성향이 강한 이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손발을 충분히 쓰는 운동이 필요하다. 그래야 아이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소한 일로도 금세 흥분하고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가 있다면 매일 아침마다 머리를 시원한 물로 씻겨 주고, 너무 들뜨지 않게 조용히 책을 보거나 함께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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