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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인지학은 종교인가 - 엘마르 슈뢰더 (1) 본문

인지학

인지학은 종교인가 - 엘마르 슈뢰더 (1)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4. 10. 1. 12:00

 


일시 : 2024년  1월  6일  (토) 1부 14:00 -15:10 / 2부  15:30 -16:40
장소 : (사) 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  서울시 송파구 마천로 76 성암빌딩 5층

발도르프 교육에 대한 관심이 깊어질수록 인지학에 대한 질문이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지혜’ 를 다루는 학문인 인지학이 신앙의 대체물,
심지어 유사 종교로 오해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특강에서는 인지학의 철학적 바탕 및 인지학을 정신과학이라고 칭하는 이유,
발도르프 교육에서 인지학의 비중, 인식의 길과 신앙적 믿음의 차이,  
나아가 루돌프 슈타이너의 종교적 관점을 폭넓게 조명합니다.

인지학은 종교인가

 

엘마르 슈뢰더 (슈투트가르트 발도르프 사범대학 교수)

여상훈 선생님 통역

김훈태 정리

 

여기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인사드립니다. 환영합니다. 오늘 날씨가 굉장히 좋습니다. 해는 쨍쨍 빛나고요, 그 빛이 이 공간 안에까지 잘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금 이 공간 안으로 비춰들고 있는 저 햇볕이, 그 밝음이 우리에게 지금 이야기 나누려고 하는 것들에 대한 일종의 영감 혹은 인도하는 그런 빛이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는 특정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서로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특정한 테마가 있죠. 그건 바로 인지학과 종교입니다. 한쪽에는 인지학이 있고요, 또 다른 쪽에는 종교가 있습니다. 너무나 익숙한 단어들인데, ‘이 둘이 한 지붕 아래 놓일 수 있는가?’ 아니면 이게 각기 다른 집에 있는 것인가?’라는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그 둘이 만일 서로 다르다면 그 둘을 다르게 만드는 요인 혹은 근본은 무엇일까요? 또 그 둘이 유사하다면, 그래서 한 지붕에 둘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을 그렇게 유사하게 만드는 것들은 또 무슨 요소들일까요?

 

인지학이라는 말을 글자 그대로 본다면, 그것은 인간에 대한 지혜 혹은 지식을 의미합니다. 조금 더 인지학으로 들어가 보면요, 이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그 지식들 중에서 그냥 평범한 통상적인 인간에 대한 앎이나 지혜가 아니라 무언가 더 차원 높은, 좁은, 구체적인 그런 인간의 내용 같은 것들에 대한 학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옛날부터 우리가 쓰는 아주 아름다운 말이 있죠. 예를 들어서, ‘지혜를 얻는다또는 현명해진다’, ‘지혜로워진다라는 말입니다. ‘지혜로워진다는 것은 예를 들어서 똑똑해진다든지 아는 게 많아진다든지 하는 그런 건 아니에요. 그리고 슈타이너의 저작들에서 끊임없이 언급되는 유사한 다른 단어가 있죠. 근건 바로 정신과학이라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요, 다시 말해 정신과학이라는 말은 우리 현대인이 들을 때는 그 안에서 도저히 함께 둘 수 없는 두 단어가 합쳐져 있는 거예요. 말하자면 단어의 반쪽은 과학 또는 학문입니다. 체계적이고 엄밀한 분야죠. 그런데 그 앞쪽 부분은 정신적인 것 혹은 정신입니다.

 

물론 이 정신과학이라는 말 자체는 일반적인 학문 같은 데서 발견할 수 있는 단어이긴 해요. 예를 들어서 정신과학이라는 말에 들어 있는 단어 둘이, 이렇게 뭔가 섞일 수 없는 것이 함께 들어 있는 그런 단어를 다른 데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철학이라는 말이 그렇습니다. 신학도 그렇죠.

 

수학자들 중에는요, “수학이라는 학문은 자연과학이 아니야. 이것은 정신과학이야.”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조차 있습니다. 말하자면 인지학을 공부하거나 혹은 인지학 연구자라고 하는 사람들은요, 이런 식으로 다른 많은 부분에 통상적인 학문을 하는 사람들과 섞일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하고 섞일 때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죠. 혹은 사람들이 그렇게 봐줄 수 있는 거죠. “저거 일종의 철학의 특별한 형태 아닌가아니면 신학의 일종 아닌가”. , 그렇다면 지금부터 이 인지학이라는 것이 과연 철학인지, 신학인지, 아니면 그게 또 다른 것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죠.

 

인지학이 과연 종교냐?” 혹은 일정하게 종교적인 성격이 강하냐?”라고 하는 이 질문은 그전보다 오히려 지금에 와서 더 뭔가 좀 중요해졌어요. 왜냐하면 인지학에 대해서 일정하게 좀 적대적인 혹은 반감을 가진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 인지학이라는 것이 자신들의 종교적인 입장에서 혹은 신학적인 입장에서 이거는 뭔가 문제가 있어이런 식으로 이제 약간 반감을 더 가지게 되는 거죠.

 

그 사람들의, 뭐라 그럴까요? 주장이에요. 혹은 생각이에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 쪽에서는, 지금 반감을 가지고 있는 쪽에서는 인지학이라는 것은 교육 쪽에 관한 부분 말고 다른 건 그냥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게 좋아라고 말이죠. 그런데 이 적대적인 혹은 인지학에 대해서 반감을 가진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거죠. 그 사람들만의 아이가 있어요. 그런데 그 아이를 발도르프 유치원이나 아니면 학교에 보내려고 합니다.근데 그때 이 사람들한테 드는 생각이 뭐냐 하면요. 내 아이를 수도원에다 보내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거예요. 인지학을 종교적으로 생각하고 반감을 가진 사람들은 말이죠.

옛날에는요. 한국에선 어땠는지 모르지만 수도원 학교라는 게 유럽이나 서양에서는 굉장히 선호하는 혹은 선망의 대상이었어요. 아이들을 거기 보내고 싶어 했죠. 돈이 없어서 그렇죠. 그러나 오늘날은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날에는 자기 자식을 수도원 학교에 보내려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오히려 뭔가 통상적인, 사회적인, 일반 학문, 자연과학 혹은 이런 것들을 열심히 가르치는 학교에 보내는 거를 선호하죠.

말하자면 인지학에 대해서 좀 더 적대적인 반감을 가진 사람들의 입장이 뭐냐, 라는 게 여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얘기예요. 뭐냐 하면 인지학은 종교다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 분들의 근거는 이렇습니다. “이게 왜 종교냐? 인지학에서는 그리스도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스도라는 것은 종교적인 영역 안에서만 등장하는 그 어떤 특정한 명칭, 고유명사다. 그러니 인지학이 종교가 아니겠는가.”라는 거죠.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있어요. 인지학에서는 그리스도뿐만 아니라 재육화 또는 윤회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윤회라는 것은 아시아 쪽의 종교들, 아시아 쪽에서 발생한 종교들의 공통적인 그런 내용이죠. 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그건 뭐냐 하면요. 인지학에서는 뭔가 정신세계라는 걸 이야기합니다. 정신세계라는 이야기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신적인 것 혹은 신적인 세계, 우주라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러니 종교가 아니겠는가 하는 거죠.

 

이러한 서술들이 혹은 갖다 붙여준 딱지들, 이런 것 때문에 적어도 독일에서는 인지학이 종교다라는 그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방어적인 입장 같은 것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독일의 경우, 인지학에 참여하거나 공감하는 그 사람들 안에서는 이제 그 방어적인 태도 때문에 인지학은 종교가 아니다라는 주장 같은 것들이 등장합니다. “인지학은 그저 정신적인 세계 혹은 정신세계로 가는 통로 같은 것들을 제시할 뿐이야라고 이야기할 수 있죠.


그런데 어쨌든 간에 그런 정신세계를 향한 통로 같은 것을 제시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정신세계를 향한 통로 같은 것들은 우리가 다른 말로 표현하는 단어가 있어요. 그건 뭐냐 하면 영성이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얘기는 하지만 더 구체적으로 그럼 영성적 혹은 영성이라는 것의 내용은 뭐지?”라는 건 별로 얘기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인지학에서 이런 영성이라는 말을 당연히 과감하게 갖다 넣긴 하지만 인지학에서 얘기하는 영성이라는 말은 각각의 개별자가 가지고 있는 굉장히 내적이고 고유한 특성 혹은 능력 같은 것이거든요.

 

그러니 한 개인에게서 영성을 개발한다, 장려한다, 촉진한다, 라는 것은 혹은 영성을 즉 정신세계를 향한 통로 같은 것을 제대로 가기 위해서 노력한다, 라는 것은요. 일종의 개인의 노력 혹은 가는 방법에 대한 방법론, 어떻게 하면 그런 정신세계에 대한 확신이나 지식을 얻을 수 있는가, 라는 그런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결국 그 가능한 결과들을 향해서 각자가 어떻게 노력해야 하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거고요.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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