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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교육학/형태그리기+기하학

왜 형태그리기를 할까?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2. 12. 14. 16:53

형태그리기... 손은 생각한다. 왜 형태그리기를 할까?

올가 쉬퍼(Olga Schiefer), 슈투트가르트 자유대학 미술과 교수
  
번역 이소윤
  


발도르프 교육학은 인간의 개별성에 호소하고자 한다. 그리고 인간의 능력이 펼쳐지기를 원한다. 그 열쇠는 예술이다.

형태그리기는 예술 수업의 한 분야로 1학년부터 학교를 마칠 때까지 이어진다. 한편으로는 회화(painting)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리기(drawing)로 이것은 예술 과목에 포함되는 요소다. 형태그리기는 그리기의 시작이고 1학년에서 6학년에 걸쳐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이미 첫 수업 시간에 곧은 것과 굽은 것의 양극성을 배운다. 이 두 형성력은 세상의 토대를 이룬다. 요하네스 케플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손의 세계는 사물의 창조 이전에 있었으며 동시에 영원한 신의 정신이다. 그의 빛나는 정신은 선의 세계의 전형을 예술 구조에 인도하고, 창조자의 아름답고 뛰어남에 견줄 수 있게 한다."

형태그리기를 통해서 아이의 미적 감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아름다움은 명료함과 직접적인 감각을 필요로 한다. 형태들은 단지 이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또한 느껴져야 한다. 아이는 온전히 집중하고 선을 그린다. 아이는 반복하고 언제나 새로운 것에 애쓰며 형태의 매력과 규칙을 터득한다. '정확하게' 성공하면,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나타난다. 먼저 형태를 허공에 큰 동작으로 그리고 가끔은 형태를 따라 움직이며 그 다음에 종이 위에 옮긴다. 온전한 인간은 특히 어려운 형태, 휘감거나 변하는 형태를 다룰 때 유기적 동작 안에서, 느낌 안에서, 상상력 그리고 사고 안에서 함께 해야 한다. 단지 형태의 법칙, 정확한 간격과 크기의 균형만이 아니라 선의 유연성과 함께 울리는 조화로운 느낌 그리고 표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은 한 치도 틀리지 않고 손동작만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으로 느끼는 것, 미적인 느낌 또한 촉진한다.



자연에서의 형태 - 인간 안에서의 형태

자연조차도 모든 나뭇잎 형태 안에, 모든 광물의 형성 안에, 물의 움직임 안에 아름다움의 원리와 일치가 살아 있다. 이러한 정신적인 원리, 형성의 힘은 형태그리기 과목에 바탕이 된다. 형태그리기는 창조하는 것을 다룬다. 아이들은 외형에 깃들어 있는 정신적인 언어에 의지한다. 자연의 내적 힘들은 아이와 함께 결합하여 예술적 행위 속에서 이 언어를 무의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성인은 세상에 크게 거리를 두고 직면하여 서 있다. 세상과 자기와 분리된 것이다.

루돌프 슈타이너는 이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아이는 자신의 발달 조건 속에서 내면 상태를 강화한다. 이러한 시선은 예술가도 지니는데, 창조적 행위와 부단한 연습을 통해서 '아이다운' 시선을 다시 습득할 수 있다. 폴 세잔은 '자연은 내면에 있다'고 했다.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은 아이에게 사실주의의 노출로부터 보호받고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제공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외부세계의 사실주의적 모방은 단지 사물의 표면을 보여줄 뿐, 그 안에 살고 있는 '실제'를 반드시 보여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잔은 "자연은 표면에 있지 않고, 깊은 곳에 있다. 색채는 표면 아래에 있는 깊이를 표현한 것이다. 색채는 세상의 뿌리에서 발생한다. 색채는 자연의 생명이고, 이념의 생명이다"라고 말했다.

이 내적 그리고 외적인 두 가지 성질은 전체를 형성한다. 하나는 숨겨져 있고, 다른 하나는 색채와 형태로 겉에 보인다. 오늘날 우리의 문화 안에는 지식, 이해 그리고 확인되는 것만이 '실제'로서 유효하다. 비밀스러운 것은 거의 대부분 주목 받지 못한 채 머물러 있다. 하지만 발도르프 교육학은 감추어진 것도, 느낌을 수단으로 삼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하려 한다.


형태의 효과

형태그리기의 행위 자체는 그리기를 마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내면 안에 계속해서 살아 있다. 형태는, 다시 말하면 형성하는 힘이다. 우리는 낮에 형성하는 힘으로 전념한다. 밤이 되면 형성하는 힘은 우리 안에서 계속해서 울려 퍼지며 완전해진다.

"그리고 형성하는 힘이 깨어 있는 동안 에테르체(형성체)를 준비하고, 수면을 취하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울려 퍼지는데 이것은 깨어 있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완성된다. 인간, 아이 안에 내적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형성체가 깨어나면 그것과 함께 신체도 깨어난다. 이렇게 인간에게 엄청난 생동감을 가져다 준다."(루돌프 슈타이너) 그것을 통해서 연습되고 소모된 것은 건강하게 작용하고 전형이 만들어져 표면에 기억으로만 남지 않고 신체와 정신을 지속적으로 형성하는 데 작용한다.


생각하기 그리고 그리기

슈투트가르트 자유대학을 소개하는 날에 학생들에게 형태그리기를 짧게 소개했던 적이 있다. 소개가 끝난 후 학생들에게 다양한 형태를 따라 그리게 했다. 그리고 "무엇을 경험했나요? 형태그리기는 무엇을 다루는 것인지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요?"라는 나의 질문에 학생들은 형태그리기로 손의 행위와 뇌의 작업 사이의 아주 강한 연결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명감과 판타지에도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관성은 현대의 뇌연구에서도 규명되었다. 만프레드 슈티처는 연구를 통해 운동-동작 순서-시각 사이의 연결을 증명했다. 연구에서 얻은 것은 시각과 운동을 담당하는 뇌의 두 영역이 연결되는 것이 인지 속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형태그리기에서 단지 손 동작과 시각의 단순한 연결로 인지 속도가 상승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술적인 활동의 작용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아이가 (...) 예술적인 그리기 수업을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을 통해 아이에게는 자기 손가락을, 자기의 전체 팔을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 즉 생각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숙련되어 가능해진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아는, 마치 스스로 성장하는 온전한 인간에게 귀결되는 이성을 얻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된다." (루돌프 슈타이너)

비록 형태에서 쓰기와 기하학이 발전되더라도, 형태그리기 과목은 당연히 순수한 예술과목 자체로 성립된다. 많은 의미에서 모든 예술적 행위는 사고의 형성에 중요한 도구다. 형태그리기의 좌우명은 '손은 생각한다'이다. 이것은 이성,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손, 의지 그리고 느낌으로 생각한다는 의미다. 손은 원래 '아름다운 것을 생각한다'로 말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의미에서 러시아의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한다"라는 유명한 문장에 새로운 의미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순수한 형태에서 입체로

학교 수업 과정에서 형태 언어의 변화를 살펴보면 형태그리기의 내용과 아이들의 성장 사이에 관계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형태의 질이 학년마다 다양하게 변화한다.

1학년은 형태 요소의 전체성을 다루고, 2학년은 형태의 대칭이 중요하며, 3학년은 형태의 변형이 일어난다. 4학년은 새로운 시점을 갖는 매듭 형태를 다룬다. 공간적 형태와 더불어 역사적으로 켈트 문화의 문양과 연결된다. 5학년은 그리스의 장식을 모티브로 삼는다. 또한 형태그리기에서 기하학으로 나아간다. 이것은 맨손기하로 알려져 있다. 6학년이 되면 형태그리기가 크게 도약한다. 수업에서는 12세에 시작되는 공간지각능력이 새 단계와 연결된다. 공간을 이해하는 것이 시각으로 넘어가고 성숙해지면서, 공간 지각이 9세부터 하나의 능력으로 새롭게 갖추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지의 변화는 그리기에 반영된다. 순수한 선 긋기는 공간적인 형태로 넘어간다.

중급학년에서는 학생의 의식 안으로 외적 세계의 법칙이 내딛게 되고 스스로 사물에 분명해진다. 사물은 빛의 반사와 음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결정적인 것은 어떻게 이 빛과 어둠의 양극성이 연결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인과관계의 법칙성을 다루는데, 어둠은 빛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법칙성은 기법의 새로운 예술적인 주제로 올라서는 바탕이 된다. 이 법칙성은 상급학년이 시작되면서부터 9학년까지 이어진다.

슈타이너는 한 강연에서 "그림자가 생길 때 일어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공간감각이 발달하고, (...) 그것을 통해 의지가 성장하며, 인간은 훨씬 더 분별 있게 사물을 이해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예술적인 활동은 전체 인간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창조적 의지와 순수한 이성을 연결한다. 따라서 우리는 보이는 것의 법칙만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 도움을 이용하여 공간감각을 발달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인간은 세상에 추상적인 사상가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는 사람으로, 협력자로 함께 해야 한다. 생각하기는 살아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기 수업과 함께 형태그리기는 발도르프 교육학의 근본적인 원리를 구상화한다. 저학년에서는 순수한 선의 힘, 원형에 깃든 형태 언어로 하는 작업이 비옥한 바탕을 만든다. 그 바탕이 사춘기에 외부세계와 세계의 법칙성이 소묘 작업으로 향하게 할 것이다. 맨 처음 하는 활동은 내면에 닻을 내려 아이로부터 자신의 능력과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마지막 활동은 바깥 세계와 만남 속에서 불타오른다. 이 모습은 발도르프 학교의 모든 과목 수업 안에 존재하며, 소묘 수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출처] https://blog.naver.com/bungbung515/220956317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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