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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대림절 이야기 - 어린 양 본문

인지학/옛이야기와 동화

대림절 이야기 - 어린 양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7. 12. 15. 22:47

어린 양

- 4세에서 10세 사이의 아이들을 위한 대림절 이야기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작은 마을에 겨울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근처 언덕 아래에선 양들이 풀을 뜯고 있었고, 그 중에는 새로 태어난 어린 양도 몇 마리 있었습니다.

매일 밤 목동들 두세 명은 모닥불가에 모여 이야기도 하고 졸기도 하면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하지만 목동들은 양떼 주변을 맴도는 늑대의 푸르스름한 눈이 있는지 항상 경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그레고리라는 이름을 가진 어린 목동이 자신의 양떼를 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양의 수를 다 세기도 전에 어미 양 한 마리가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을 보고는 그 어미 양의 어린 양이 사라진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이리저리 아무리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자 목동은 그 불쌍한 어린 양을 빨리 찾아 나서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벌써 어둠이 깔리고 있었는데, 밤이 되면 늑대들이 곧 사냥을 하러 나타날 것이고, 어쩌면 가파른 언덕배기에서 어린 양이 발을 헛디뎌 크게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레고리는 다른 목동들에게 모닥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말하고는 주변을 살피러 떠났습니다.

 

해가 지는 어스름한 빛 속에서 그레고리는 아래쪽 풀밭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위쪽의 거친 들판쪽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벌써 달이 언덕 뒤로 솟아올라 언덕은 제 그림자로 더욱 더 어두워졌습니다.

그레고리는 돌에 채여 넘어지기도 하면서 점점 더 높이 올라갔습니다.

숨을 헐떡거리며 가다가 한 번씩 멈춰서서는 잃어버린 어린 양의 숨소리를 들으려 귀를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아무 것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마침내 그레고리는 좁은 계곡의 가장자리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그레고리의 지친 발이 서로 엉키는 바람에 "앗!" 정신을 차려보니 바닥에 누워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레고리는 눈을 감았습니다.

떨어져 다치지는 않았지만 너무 오래 걸어서 지칠대로 지쳤기 때문에 그냥 그곳에 누워 한숨 푹 자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어쩌면 잠이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죠.

하지만 나중에 그레고리는 친구들에게 그때 아주 신비로운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아주 멀리서 어린 양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습니다.

지친 목동은 눈을 번쩍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달이 구름에 가려져 있었는데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희미한 불빛이 부드럽게 빛나는 것을 보고 '저게 뭘까?'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계곡 건너편을 자세히 보니까 언덕 위를 향해 계단이 뻗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레고리가 껑충 뛰어 계곡을 건너가 보니 "세상에!" 그레고리가 본 것은 빛나는 황금계단이었습니다.

그레고리는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계단을 올라가도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또 금방 알아차렸는데 한 걸음 한 걸음 오를 때마다 잠이 깨고 힘이 더 솟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레고리는 계속해서 위로 올라갔습니다.

빛나는 계단을 사뿐사뿐 걸어 올라 하늘에 있는 구름까지 그만큼 높게 올라갔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계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손만 내밀면 별에 닿을 것만 같았습니다.

별빛이 어찌나 반짝이던지 그레고리의 머리와 옷까지 환하게 빛날 정도였습니다.

별들 한가운데에서 계단이 끝났고, 그레고리는 황금으로 된 문 앞에 섰습니다.

사방은 조용했습니다.

그러다 문 뒤에서 희미한 어린 양 울음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잃어버린 어린 양의 슬픈 울음소리가 아니라 분명 행복해하는 웃음소리였습니다.

목동은 머뭇거리며 빗장을 열고 문지방을 넘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레고리는 12개의 커다란 등잔불이 밝혀진 아름다운 정원 안뜰로 들어섰습니다.

커다란 등잔불 하나가 그 한가운데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 커다란 등잔불의 황금빛줄기 아래 한 여인이 앉아 있었습니다. ('! 이 집의 주인인가?' 하고 그레고리는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망토는 짙은 파랑이었고 입고 있는 옷의 색깔은 빨강이었습니다.

그 발 아래에는 위에서 내려오는 불빛으로 반짝이는 은빛의 고요한 연못이 하나 있었는데, 그 옆에 그레고리가 찾던 어린 양이 서 있었습니다.

여인은 양의 털을 빗겨주고 있었습니다.

부드러운 털 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운 것을 골라 아주 고운 털실을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어린 양은 아주 만족스러운 듯 그녀의 손에 코를 문지르며 기쁨의 소리를 '매애'하고 냈습니다.

 

그레고리는 그곳에서 자신이 방해꾼처럼 느껴져서 모자를 벗으며 어찌할 줄을 몰랐습니다.

또 이런 멋진 곳에서 어떻게 어린 양을 데리고 갈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마침내 여인이 고개를 들었는데 환하고 친절한 얼굴이었습니다.

그레고리는 어린 양에게 한 발 다가가 그의 양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여인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레고리, 곧 끝날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내 이름을 알고 있어!' 그레고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자기 앞에 펼쳐진 이 모든 경이로움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여인은 그레고리하고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며 이어서 말을 계속 했습니다.

나는 지금 내 아이를 위해 작은 잠옷을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잠옷을요.”

그녀는 빛나는 옷을 들어올리며 미소지었습니다.

금실과 은실이 화려한 형태로 짜여져 있었고, 옷깃의 가장자리에는 별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추위도 막아줘야 해요" 친절한 여인이 말을 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랑스러운 작은 양이 자기의 털을 주려고 여기에 왔어요이 어린 양의 털이 어찌나 하얗고 부드러운지 옷을 다 지으면 아이가 정말 따뜻해할 거예요."

부인의 아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일 겁니다.”

그레고리는 그 멋진 잠옷과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면서 우물우물 대답했습니다.

그래요, 그레고리여인은 일을 마치고 물레의 가락을 내려놓으며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습니다.

, 이제 당신은 당신의 어린 양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셔야 되죠.

어린 양이 돌아온 것을 보면 어미 양이 정말로 기뻐할 거예요."

목동은 어린 양을 품에 안았습니다.

 

하지만 그레고리는 떠나기가 싫었습니다.

저 제가... 제가 그 아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를 한 번 볼 수 있을까요?”라고 목동이 물었습니다.

제가 곧 그 아이를 데리고 베들레헴으로 갈 거예요당신이 그곳으로 오면 만날 수 있어요.”라고 그녀가 

여인이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자 그레고리는 풀이 죽어 말했습니다.

베들레헴은 정말이지 너무 멀어요겨울이 시작되었고 세상은 너무나 어두워요길을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 두려워요.”

낙심하지 마세요.” 그 우아한 부인이 위쪽에 걸려있는 커다란 금빛 등잔에 불을 붙이기 위해 일어나면서 말했습니다.

그레고리, 제가 주는 이 등불을 받으세요. 이 등불은 당신이 절대 길을 잃지 않도록 할 거예요가세요, 그리고 당신의 친구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를 보러 베들레헴으로 떠나자고 말하세요당신이 가는 발걸음을 이 작은 불이 비춰줄 거예요마치 미래에, 세상의 빛이라고 불리게 될 그 아이에 의해 사람들이 인도되는 것처럼요.”

그레고리는 그의 오른손에 등불을 받아들고 왼쪽팔로 어린 양을 안고 그 안뜰을 떠났습니다.

 

그레고리가 그 황금으로 된 계단을 내려갈 때 그의 등 뒤에서 문이 닫혔습니다.

계단 제일 아래에서 살짝 미끄러지면서 어린 양은 그레고리의 품에서 폴짝 뛰어내렸습니다.

그레고리는 양이 계곡 건너편으로 뛰어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계곡을 건너뛰어 어린 양을 따라 갔습니다.

그 순간 그레고리는 자기 손에 등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말이지만, 그 불빛만은 아직도 그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레고리는 자신을 안내해 주는 그 불빛을 따라 마침내 모닥불 옆의 친구들에게 되돌아온 것이 놀라웠습니다.

 

친구들은 물었습니다. “도대체 어디 갔다 왔어, 그레고리?”, “어린 양은 벌써 오래 전에 되돌아 왔어

그래서 그레고리는 자기가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처음 겪는 일이고 많은 부분이 꿈만 같아서 세세한 몇몇 장면은 잊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레고리는 목동 친구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빛이 베들레헴으로 안전하게 자신들을 안내해 줄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래요, 세 명의 목동은 베들레헴으로 곧장 떠났답니다.

물론 그 어린 양도 함께 갔지요!



[출처 : http://cafe.daum.net/Gemeinschaft12/PzWy/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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