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발도르프교육학을 세운 원동력의 빛 속에서 들여다본 교사회의 과제 (2) 본문
균형을 찾아야 한다
교사회는 지상적이고 천상적인 과제를 가지고 있으며, 각 학교의 교사회는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만약 학교의 상황이 변화되었다면 이러한 균형도 변화됩니다. 이것은 한 학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변화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각각의 회의(모임)에서 교사회는 지상적 과제–행정, 인사, 공간, 재정 등등–와 정신적 중심–인지학, 아동발달, 교육과정, 방법론 등등–사이에서 그들의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만약 교사회가 지상적 또는 천상적인 어느 한 과제에 더 많이 집중하는가는 학교의 필요(욕구)에 달려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상적인 일을 정신적 관점에서 구현하고, 천상적인 일을 삶의 실천을 통해 만들어 가는 것에 있습니다. 균형의 영어 표현인 ‘balance’는 라틴어 단어인 ‘waage(저울, 천칭, bilanx)’에서 유래하였습니다. ‘balance’는 ‘bi’와 ‘lanx’를 합성한 말이며, 단어 그대로의 의미로는 두 접시 또는 두 그릇을 뜻합니다.
저울의 접시에는 무게를 잴 것을 담게 됩니다. 무게가 같지 않으면 저울은 수직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무거운 접시는 가벼운 접시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게 됩니다. 무게가 같으면 두 접시는 균형을 이루고 수평을 이루는 상태가 됩니다. 저울은 접시를 잇는 중간부분도 있습니다. 이 중간 이음부분은 접시의 양극 사이를 중계하는 지지점으로 사용됩니다. 접시들이 균형 상태이면, 반대(차이)는 역동적으로 등가를 이루게 되며 활동성을 멈추게 됩니다. 균형을 찾기 위해 우리는 양극성이 필요하며 또한 양극을 중계할 세 번째의 어떤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개회사와 교사회 창립사가 같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구조를 두 접시를 가진, 다시 말해 개별 교사들의 과제와 학교의 과제라는 두 접시를 포함하고 있는 저울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사이에는 중간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풀어가야 할 공동의 과제입니다. 우리는 한쪽에는 개회사가, 그리고 다른 쪽에는 교사회 창립사가 있는 저울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저울은 교사회의 지상적인 과제와 천상적인 과제에 균형을 가져오게 할 것입니다. 이 둘을 연결하는 중심은 교사들의 협력 작업과 정신세계와의 협력 작업입니다.
균형의 상에 대해 첫 번째 괴테아눔건물에서 상응하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Herry Barnes가 자신의 책 <제 3의 공간 Der dritten Raum>에서 묘사하였듯이 첫 번째 괴테아눔은 지상적인 것과 천상적인 것, 그리고 현세적(감각적)인 것과 초감각적인 것, 일반적인 것과 비학적인 것 사이의 양극을 표현하였습니다. 괴테아눔의 현관홀과 무대 사이에, 두 개의 돔이 교차되어서 생겨난, 제 3의 공간이 있었습니다. 이 공간의 저쪽, 무대의 뒤쪽 배경에는 우주적, 그리고 지상적 균형을 찾도록 우리를 도와줄 인류의 대표상인 그리스도상이 서 있어야 했습니다.
별자리 ‘천칭자리’에는 지상의 정의의 여신인 아스트라이아가 저울을 들고 있습니다. 그와 같이 교사회도 지상적 과제와 천상적 과제 사이에 균형을 이루게 할 저울을 들고 있습니다. 교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학교의 균형이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명사단어인 ‘균형’을 동사형태로 만들어야 하며(*고정된 딱딱한 명사단어가 아니라 끊임없는 움직임과 생명이 들어있는, 균형을 찾는 동사형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의 과제들 사이에서 역동적인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초대 교사회의 과제의 빛 속에서 들여다보는 우리의 과제
제 개인적으로 초대 교사회는 모든 교사회를 위한 원형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과제는 또한 우리의 과제이며, 우리는 개회사와 초대 교사회의 창립사의 빛 속에서 우리의 과제를 들여다보게 될 것입니다.
목표
개회사에서 슈타이너는 초대 교사회에 세 가지 목표를 제시하였습니다. 이 세 가지 목표는 1) 오늘날의 정신적 삶을 새롭게 하는 것, 2) 교육시스템을 혁신하고 개혁하는 것, 3) 하나의 큰 문화적 행위를 실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교사회의 창립사에서도 슈타이너는 교사들에게 세 가지 목표를 제시하였습니다. 이 세 가지 목표는 1) 교사회의 과제를 도덕적이며 정신적 과제로서 바라보는 것, 2) 교사의 작업의 의미를 인식하는 것, 3) 이 학교가 특별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목표는 오늘날에도 1919년 그때처럼 똑같이 유효합니다. 아직도 여전히 우리는 교육을 새롭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항상 발도르프학교의 독특한 특성을 인식해야 하며, 우리의 작업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학교의 교사회가 하나의 커다란 문화적 행위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목표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야 합니다. 각 학교들의 과제 그리고 발도르프학교운동의 과제 전체에서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다루게 될지는 우리가 살아가고 일하고 있는 장소와 시간에 달려 있습니다. 이것은 시대가 보내는 신호(징표), 공동체의 욕구(필요), 그리고 문화적 욕구를 이해하여, 학교들이 자신의 더 높은 목표를 어떻게 정당하게 평가할지 결정하기 위한 각 교사회의 과제입니다.
인지학
개교사에서 슈타이너는 인지학과 발도르프학교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교사들에게 학교가 인지학에 바탕을 둔, 삶에서 실제적 영향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가 되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발도르프학교는 인간의 전체적 본성이 요구하는 대로 교육하고 수업하는 단일학교로서의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교사회의 창립사에서 슈타이너는 인지학이 어떻게 지상에 내려올 수 있는지를 제시하였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행위와 정신적 존재의 행위 사이에 연결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습니다. 교사들이 단지 인간의 지상적 세상과만 관계하여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발도르프학교의 설립을 <세계질서의 축제>로서 특징지으며 교사들이 이것을 인식하도록 격려하였습니다.
발도르프교육의 인지학적 토대를 강화하는 것은 초대 발도르프학교가 설립되었던 그 시기만큼이나 오늘날에도 중요합니다. 교사회는 어떻게 <인지학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을 수업에서 실질적인 활동방법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지>를 교사들이 배우는 경험을 위한 영감의 원천으로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자기 연구, 예술적 작업, 인지학적 전문영역에 대한 자기계발을 통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슈타이너는 초대 발도르프학교의 설립을 <세계질서의 축제>로서 묘사하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모든 발도르프학교의 설립에 그와 같은 우주적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한 아이가 태어났을 때 영혼-정신적인 한 존재가 땅으로 내려오겠다고 결정한 것에 대해 우리가 축하를 하는 것처럼, 우리는 발도르프학교의 설립 역시 영혼-정신적인 것을 인간의 일상생활 안에 가져오려는 노력이기 때문에 축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축제적인 느낌은 교사회의 설립에도 깊이 녹아 있을 것이며 교사회의 모든 모임에도 흘러들어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주적 질서 속에서 우리가 물질적인 것 안에 정신적인 탄생을 도와주는 산파로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이 모임 동안에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맥락 kontext
개교사에서 슈타이너는 발도르프학교의 설립에 어려움이 되는 사회적·교육적 맥락에 대해서 언급하였습니다.
“조야한 교수목표, 잘못된 졸업목표가 국가에 의해서 규정됩니다. 이러한 목표는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목표들이 최상의 것이라고 여기며 자만할 것입니다. 이제 정치와 정치적 활동은 인간을 천편일률적으로 다루는 것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판에 박은 듯이 다루는 것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인간을 줄에 매달아서 조종하는 꼭두각시처럼 취급하고 그것이 최대의 진보를 의미한다고 여기며 자만할 것입니다. 비실용적이고 가능한 한 자기만족적으로 교육시설들을 설립할 것입니다.”
슈타이너가 언급한 내용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용할 것입니다. 많은 발도르프학교들이 “조야한 교수목표와 잘못된 졸업목표”에서 자유로울지라도, 이러한 교수목표와 졸업목표는 우리 전체문화에 깊게 스며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부모들이 사회적인 기대를 하게 만들며, 종종 발도르프교사들을 그러한 목표에 맞추어 판단하고, 그러한 목표를 통해 교사 스스로를 평가하게도 합니다. 다른 학교 대부분이 보편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표준화된 교수도구와 행동조정방법은 그들의 길을 우리들의 발도르프학교에서도 찾습니다.
발도르프학교 교사로서 우리는 인간의 우세적 관점을 넘어서는 상(Bild)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동시에 이러한 관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관점이–‘아이들은 천상에서 이룰 수 없던 것을 지상에서 행하기 위해 땅에 내려온 정신적 존재이다’라는–우리의 앎(지식)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합니다. 교사회는 인간상을 확장하고 심화하게 될 장소입니다. 교사회는 “인간존재 스스로가 도달하고자” 하는 방식으로 수업하기를 원하는 교사들의 힘의 원천이자 영감의 원천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교사들의 시선을 ‘되어가는 인간’에게 집중하도록 하면서 교사회는 자신의 의도를 지켜나가야 합니다.
타협 kompromisse
슈타이너는 교사회의 설립사에서 교사회에게 타협을 하는 것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교사회는 교사회의 이상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있어야 하고, 그것에 더해 우리의 이상과 멀리 떨어진 것에 대해서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발도르프학교는 공동체, 국가, 도시, 동시대적 사회의 배경(연관)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발도르프학교는 이러한 배경적 영향에 긍정적, 창조적, 현실적인 방식으로 조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도전과제에 대해 슈타이너의 침착하고 객관적인 자세를 인정해야 합니다. 학교의 상황을 불평하는 대신에 발도르프학교와 교사는 시대적 가능성과 도전과제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와 우리의 학생들이 육화를 한 이 시대를 우리는 사랑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시대는 우리가 지상에서 찾길 원하던 것을 우리에게 정확히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한 학교의 교사회는 동시대 사람들을 육성(계몽)할 수 있어야 하고, 교사들이 진정한 동시대인이 되도록 하며, 이 시대 사람들이 삶의 무대에서 진정한 시민이 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진실한 현대적 교육예술을 창조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부모들이, 공동체가, 우리의 문화가 제시한 그러한 도전과제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유연함과 강함을 발달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도 사용해야 합니다. 만약 시대의 도전과제에 응하면서 교사회가 자신의 비전을 유지하게 된다면, 학생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의 삶에서 모방하게 되는 모범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자질 Qualitaeten
개교사와 교사연수코스의 마무리에서 슈타이너는 발도르프학교 교사가 가꾸어야 하는 자질과 자세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상상력, 진리를 향한 용기, 영혼적 책임감, 자발성, 세상에 대한 관심, 성실함과 영혼적 생기(生氣)는 발도르프학교 교사가 발달시키도록 노력해야 하는 <일곱 가지 덕성>(칠정도)입니다.
발도르프교사는 자신의 학생들과 관련하여 교실의 안과 밖에서 이 칠정도를 연습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동료교사, 학교와 관련하여 교사회 안에서도 이 칠정도를 연습해야 합니다. 교사들에게는 그들의 작업을 하면서 필요한 힘과 용기와 빛을 주는 천사와 대천사, 시대의 영이 함께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작업함으로서 형제애적 사랑의 공동체–진정한 “필라델피아”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면서, 교사회의 구성원들은 선한 시대의 영과 발도르프학교 정신과의 작업을 촉진할 것입니다.
이러한 초대 발도르프학교 교사회의 과제는 오늘날과 미래의 모든 학교의 교사회 모두에게 통용될 것입니다. 2주간의 교사연수코스 동안에 루돌프 슈타이너는 교사들이 이러한 목표를 깨닫고, 이것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목표에 대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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