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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발도르프 치유교육> - 옮긴이의 말 본문

책소개 및 서평/발도르프교육 및 인지학

<발도르프 치유교육> - 옮긴이의 말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1. 8. 25. 20:44

<발도르프 치유교육> - 옮긴이의 말

 

 

미하엘라 글뢰클러 박사를 처음 만난 것은 옮긴이가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에 근무할 때였다. 인지학 의학을 강연하기 위해 학교에 방문한 그녀에게 받은 첫 인상은 유쾌함이었다. 의학과 생리학에 대한 어려운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유머러스한 표정과 몸짓으로 청중의 폭소를 이끌어내는 그녀의 모습은 이후 옮긴이가 참여했던 태국의 인지학 의학 컨퍼런스에서도, 스위스 괴테아눔의 세미나에서도 볼 수 있었다. 그녀의 강연은 거침없었지만 동시에 진지하고 사례가 풍부해서 늘 가슴에 와 닿았다.


발도르프 교육은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적 인간학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인지학 의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실제로 슈타이너는 교육이란 일종의 예방의학이며 의학은 실천적 교육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아이들을 기르고 가르치는 모든 행위가 아이들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사실 위험한 일이다. 교육은 이렇게 해도 되고 저렇게 해도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강연이 행해진 1998년 이후 세상은 더 급격하게 변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오늘날의 아이들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다. 많은 부모와 교사들 역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전자기기에 중독되는 현상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주의력결핍장애, 학습장애, 정서장애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으며, 나아가 전 사회적인 도덕성의 붕괴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러울 정도이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시대에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수밖에 없다. “과연 우리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고 있는가? 우리는 진정으로 아이들을, 인간을 이해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늘 새로워야 하며 진실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발도르프 교육은 여전히 현대적이다.


글뢰클러 박사의 《발도르프 치유교육》을 번역할 수 있게 되어 몹시 기쁘다. 오랫동안 이 책의 번역을 기다렸는데 마침 한국 인지학출판사의 권유가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책이 아이들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새롭게 점검하고 배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번역을 제안하고 원고를 면밀히 검토해 주신 이정희 박사님과 여상훈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21년 2월 봄을 기다리며
김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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