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도르프학교 졸업생의 진로탐색과정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 - 정윤경

한국 발도르프학교 졸업생의 진로탐색과정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

한국 발도르프학교 졸업생의 진로탐색과정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_정윤경.pdf

정윤경(전주교육대학교)

<요 약>

본 연구는 한국 발도르프학교 졸업생의 진로탐색 과정에 대한 내러티브탐구를 목적으로 한다. 교육이란 단기적 성과나 결과로 평가하기 어렵다. 하지만, 교육의 성과는 장‧단기적인 면 뿐만 아니라 그 연결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 필요성에서 본 연구는 연구참여자들이 대안학교에서 어떤 경험을 해왔고, 졸업 후 어떤 길을 찾아가는지 발도르프학교 졸업생의 진로탐색 과정에 대한 내러티브를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안학교 중 특히 ‘발도르프’학교인 것은 발도르프 교육의 대안적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연구 방법은 내러티브 탐구이다. 내러티브 탐구는 연구참여자의 ‘경험’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러티브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졸업생들은 졸업 후 진‘학’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기 ‘길’을 가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탐색과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찾기를 중시하는 특징은 발도르프 교육철학과 활동과 실습 위주의 교육과정과 긴밀한 관련성을 갖는다. 둘째, 강산학교 교육은 교육의 전 과정 자체가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넓은 의미의 진로교육이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이것은 한국에서 진로교육이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진학지도나 취업지도 수준에서 통용되는 것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셋째, 대안적이지 않은 사회에서 자기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발도르프 울타리의 힘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졸업생들의 내러티브는 대안교육적 의미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 많은 한계점도 갖는다. 강산학교의 향후 성장에 보탬이 되기를 바라면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졸업생들이 보여준 대안적 가능성이 소극적 자유를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발도르프 교육철학이 지향하는 바를 구체화해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졸업생들 모두 남들이 가니까 대학진학을 당연시하는 모습을 비판했지만,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하면서 결국은 모두 대학 진학으로 귀결하는 모습은 아쉽다. 이것은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대학을 가지 않고 자기 길을 모색하는 것의 가능성을 창안해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강산학교에서도 마을만들기 논의가 시작했다. 이제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졸업생들은 ‘자기’ 길 찾기에 초점을 모으고 있지만, 자기 길이라는 게 결국 타자와의 관계의 힘에 의존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자기가 속한 가정, 학교, 지역과 연계된 것이었음을 아는 순간 그들이 새로운 선택을 창안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주제어: 발도르프교육, 자기 길 찾기, 진로탐색, 마을 만들기, 내러티브 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