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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노트] 코로나 팬데믹, 교사와 학생은 어떻게 만나야 할까? (2) 본문

발도르프교육학

[강의노트] 코로나 팬데믹, 교사와 학생은 어떻게 만나야 할까? (2)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1. 8. 30. 12:09

* 교육공동체벗에서 3회 동안 진행했던 강의의 준비노트입니다. 실제 강의와는 내용이 약간 다르지만 요즘 제가 고민하는 교육적 문제를 정리한 것이라 올려봅니다. 강의 도입부만 올리고, 주요 내용은 참고도서를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합니다.

 

[강의노트] 코로나 팬데믹, 교사와 학생은 어떻게 만나야 할까? (2)

- 문제행동의 원인과 치유적 해법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1. 8. 12

 

 

어제에 이어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교육이란 오로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인간은 자아를 가진 정신적 존재이며, 그래서 누구나 존엄하다는 것입니다여기에서 출발해야 올바른 교육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인간적인 문화, 인간적인 교실, 인간적인 수업, 인간적인 삶...

 

우리가 바라는 건 대단한 성공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의미 있고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기후변화와 팬데믹 시대에 우리가 뭘 더 바랄 수 있을까요그런데 지금 우리 교육은 그렇게 본질적인 문제를 주시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이 교육은 아이들만을 향하는 게 아닙니다교사와 부모, 나아가 사회 전체를 향하는 것입니다우리 사회가 지금 건강하지 않다면 그 뿌리에는 교육이 있는 것입니다.

 

시간은 더디게 걸리더라도 교육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인류에게 희망은 없습니다여기에서 우리가 어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려는 것은 아닙니다인간과 사회, 자연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올바른 교육은 자연스럽게 도출될 것입니다특히 인간 문제에 천착해 보았으면 합니다먼저 오늘날 아이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그 원인을 분석한 뒤에, 대처법을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요즘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 중 하나가 감정조절이 안 되는 아이들입니다어제 여름 기질에 대해서 다루었는데요, 본래 다른 기질이 우세하지만 여름 기질처럼 된 아이들도 많습니다.  이런 모습은 발도르프 교육의 관점에서는 아이의 감정생활이 너무 일찍 깨어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인간이 4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지요물질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자아, 이렇게 다소 생소한 개념을 사용하는데요쉽게 이야기해서 우리의 몸, 생명력 또는 기운, 마음, 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7년 주기에 따라 스무 살이 넘어야 나, 즉 자아가 완전히 형성되어 독립합니다. 영유아 시기에는 엄마로부터 몸이 분리되어, 또는 태어나서 열심히 자라나지요초등학교 시기에는 이갈이와 함께 시작해 이갈이 마무리로 끝납니다이때는 몸을 성장시켰던 생명력이 기억력, 사고력으로 변형되어 본격적인 학습이 가능해집니다그리고 만 14세쯤에 비로소 아이의 마음이 독립합니다이차성징도 도드라지고 사춘기적 특성도 매우 강렬합니다생식기는 스무 살 때까지 계속 발달해갑니다.

 

중요한 건 아이들의 감정생활이 14세를 전후해서 독립해야 하는데, 너무 일찍 독립해버리는 경우입니다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아스트랄체, 또는 감정체, 영혼체라고고 부르는데요여름 기질 아이는 워낙 이 요소가 강한 편입니다어린 시절에 건강한 어른의 권위를 경험하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큰 아이들이 감정조절의 어려움을 겪습니다우리 성인도 감정을 조절하기란 쉽지 않지요아직 자아가 독립하지 않은 아이는 얼마나 어렵겠습니까사춘기 아이들도 그래서 참 어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저는 이런 아이들일수록 어른의 손길이 더욱 필요하다고 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아가 좀 더 힘 있고 건강해야 합니다어쩌면 어른의 삶은 자아의 성숙에 그 의미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만나는 아이들이 유치원생이든,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이든, 아이들의 인격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영아기입니다아기가 태어나서 그 초기발달 시기에 부모님과 어떤 경험을 했는지는 이후 아이의 모습을 설명해주는 핵심적 근거가 됩니다

 

감정조절을 제외하고 오늘날 아이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사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착하고 어질다고 봅니다그러나 점점 어려운 아이들이 늘어나고, 예전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이것은 시대적 문제이자, 사회구조적 문제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인간중심의 문화가 아닌 상품중심의 문화에 놓여 있습니다인간도 상품이 되었고, 모든 것이 상품이 된 시대입니다이 시대에 아이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적 주체성을 키워갑니다생산하지 않고 품평하며 소비에 골몰합니다대입시험을 잘 치르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면 그 혜택을 톡톡히 얻어야 한다는 발상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려면 혹독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는 발상사람답게 살려면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발상은 기성세대가 주입시켜준 것입니다.

 

어제 제가 존재와 행위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아이들의 존재성, 즉 자아와 관련해 그 존엄함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다만 아이들이 보여주는 행위들에 대해 우리가 주목해야겠지요

 

, 먼저 아이들에게 어떤 어려움들이 크게 나타나고 있나요.

 

- 모방의 어려움

- 산만함

- 감정조절의 어려움(특히 분노)

- 집중력, 인내력, 끈기의 부족

- 자신 없음

- 두려움, 걱정, 불안

- 무기력함

- 비도덕적 행위

- 공격성

- 화합하지 못함. 관계 맺기의 어려움.

- 의욕 상실

- 억울함, 발작적 분노 표출

- 문해능력장애

- 공감능력장애

- 리듬감 상실

 

이번에는 그 원인을 생각해보죠아이들이 보여주는 결과적 행위의 원인, 즉 인과적 힘은 무엇일까요어떤 환경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요행동문제의 씨앗은 대부분 영아기에 심겨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자기에게 필요한 게 무언지 안다고 해보죠다만 말을 하지 못할 뿐입니다평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아이들은 비언어적으로 표현합니다다만 우리가 못 알아차릴 뿐입니다그래서 우리는 아이의 내적 필요/욕구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하고 있습니다우리의 무지와 이기적 생활습관에 의해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입니다문제는 이러한 고통이 인격으로 굳어져 아이들을 자유롭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초기 발달환경에서 우리가 신경써야 할 것은 아이들의 감각경험입니다발도르프교육에서는 어린아이들을 감각적으로 활짝 열려 있는 존재라고 표현합니다스스로 자기 감각기관을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아이들은 자기에게 다가오는 감각자극을 그대로 수용하고 신체발달에 영향을 받습니다우리가 보통 중요하게 여기는 감각에 무엇무엇이 있나요흔히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렇게 다섯 가지를 듭니다저는 시각, 청각과 관련해 미디어 이야기를 하고 싶고후각, 미각 관련해서는 음식섭취를, 촉각 관련해서는 애착형성에 대해 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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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관련 참고도서

알베르트 수스만, 서유경 옮김, <12감각>, 푸른씨앗
칼 쾨니히, 정정순 옮김, <치료교육과 R. 슈타이너의 감각론>, 특수교육
미하엘라 글뢰클러, 김훈태 옮김, <발도르프 치유교육>, 한국인지학출판사
최현석, <인간의 모든 감각>, 서해문집
김훈태, <부모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유유

_______, <교사를 위한 인간학>, 교육공동체벗
_______, <교실 갈등, 대화로 풀다>, 교육공동체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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