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발도르프 교육을 공부하기 시작한 분들을 위한 책 소개 (4) 본문

책소개 및 서평/발도르프교육 및 인지학

발도르프 교육을 공부하기 시작한 분들을 위한 책 소개 (4)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7. 11. 27. 22:08

발도르프 교육을 공부하기 시작한 분들을 위한 책 소개 (4)

 

 

김훈태(슈타이너사상연구소) 

 

 

발도르프 특수교육을 공부하시는 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은 물론 루돌프 슈타이너의 <발도르프 특수 교육학 강의>입니다. 슈타이너가 사망하기 한 해 전 괴테아눔에서 행한 이 강의는 <일반인간학>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참석자 모두가 인지학적 교육학과 의학에 조예가 깊었기 때문에 곧바로 본론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책을 읽고자 하시는 분은 앞서 다른 인지학/발도르프교육 관련 입문 서적을 충분히 섭렵하시길 바랍니다. 이 책은 타카하시 이와오의 일역을 중역한 <교육은 치료다>로도 나와 있습니다.

발도르프 특수교육의 입문서로 마이클 럭스포드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최고의 책입니다. 슈타이너의 특수교육학을 다루면서 시작하는 이 책은 특수교육의 역사와 장애의 유형, 다양한 치료법 등을 소개합니다. 입문서답게 어렵지 않고 중요한 내용들이 요약된 형태입니다. 이 책과 함께 어드리 맥알렌의 <발도르프 도움 수업: 엑스트라 렛슨>을 읽으면 좋을 것입니다. ‘쓰기, 읽기, 셈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위한 움직이기, 그리기, 색칠하기 연습’이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담겨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은 품절이어서 구하기 어렵습니다. 발도르프 관련 책은 일단 구입을 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립니다.

하위감각을 중심으로 치료교육을 다룬 칼 쾨니히의 <치료교육과 R.슈타이너의 감각론>은 특수교사뿐만 아니라 치유교육에 관심 있는 일반교사들도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칼 쾨니히는 슈타이너의 인지학에 깊은 영향을 받은 오스트리아의 의사로 1939년 스코틀랜드로 이주해 캠프힐 운동을 창시했습니다. 캠프힐 운동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 운동입니다. 특수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유아, 청소년 및 성년을 돕기 위한 방안입니다.

캠프힐 운동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김은영 선생님의 <캠프힐에서 온 편지>를 먼저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국내에서 15년간 특수교사로 일하고, 독일의 비텐 안넨 발도르프 사범대학에서 특수교사과정을 거쳐 스코틀랜드의 캠프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귀국한 선생님의 경험담이 자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부제는 ‘발도르프 아줌마의 삶과 교육 이야기’입니다.

캠프힐 학교의 철학과 실제를 다룬 책으로는 <캠프힐 사람들><장애아동을 위한 발도르프 치유교육>이 있습니다. 뒤의 책은 ‘캠프힐 학교의 이론과 실제’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며, 1940년 스코틀랜드의 에버딘 근처에 설립된 최초의 캠프힐 공동체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칼 쾨니히가 설립한 바로 그 학교입니다. 이 책을 구입하시려면 인지학센터에 문의하길 바랍니다. 일반서점에서는 구입하실 수 없습니다.

앞의 책 <캠프힐 사람들>은 ‘발도르프 특수교육의 장애인복지 철학과 실천’이라는 부제처럼 캠프힐 학교의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400쪽이 넘는 풍부한 내용 속에서 다양한 치료법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쉽게 구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위의 책들이 영국 에버딘의 캠프힐을 다뤘다면, 아일랜드의 캠프힐을 다룬 책들로 <아일랜드 캠프힐>, <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이런 여행 뭐, 어때서> 등이 있습니다. 이 책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여행담에 가까우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예술치료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에바 미스 크리스텔러의 <인지학 예술치료>를 입문 삼아 보시길 바랍니다. 회화와 소묘, 조소, 음악치료를 중심으로 예술치료 전반에 대해 간단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지학적 의학에 관한 본격적인 서적이 번역되거나 저술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참고해서 보실 자료로 쾨테아눔 의학분과 수장이신 미하엘라 글뢱클러 선생님의 <정신의학, 자기 자신의 운명에 따른 치유>와 <치료의 교육>이 있습니다. 앞의 책은 글뢱클러 선생님의 한국 초청강연과 태국 의학세미나의 강연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이 블로그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뒤의 책은 글뢱클러 선생님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한 강연들로 원제는 <A Healing Education: How Can Waldorf Education Meet the Needs of Children?>이며, 정식출판되지 않은 번역본이 존재합니다. 그밖에 한국인 의사가 인지학 병원에 방문해 참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최윤근 박사의 <암, 대체의학에서 꿈의 치료법 인지학까지>가 있습니다. 이 책의 4장 제목은 ‘꿈의 치료법, 인지학의 모든 것’입니다. 인지학 병원의 치료법과 철학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끝으로 생명역동농법에 대해 번역된 책이 두 권 있습니다. 입문 삼아 읽어볼 책은 니콜라이 푹스의 <생명역동농법이란 무엇인가?>입니다. 푸른씨앗에서 나온 이 책은 70쪽 정도의 작은 책으로 인지학 농법의 이모저모에 대해 아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슈타이너의 농법 강의는 <자연과 사람을 되살리는 길>에 잘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인지학센터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책 소개를 마칠까 합니다.

 

*

여담 : 발도르프교육과 인지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인문학과 예술, 과학, 종교 등에 대한 풍부한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슈타이너 역시 다양한 학문과 사상을 기반으로 자신의 이론을 만들어 갔습니다. 여기에 내적 수련과 사회적 실천을 동시에 추구했습니다. 인지학이 단순히 관념적 사상이 아닌, 우리 삶의 실천 원리가 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인지학은 정신과학으로써 과학적 탐구의 길을 걷습니다. 실제로 슈타이너는 과학을 전공하였고, 정신세계를 자연과학과 똑같이 과학적 방식으로 탐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요근래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슈타이너 사상을 수용하면서 과학이 아닌 신비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분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지학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고, 전세계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된 학문-삶 공동체입니다. 이러한 흐름에 연결되지 않고 혼자서 슈타이너 사상을 통달했다거나 동양 전통사상과 인지학을 결합해 새로운 사상을 창조했다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런 경향이 위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인지학 커뮤니티가 폐쇄적인 성격을 띠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인지학은 종교가 아닙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