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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실재론의 규범적 기초: Dave Elder-Vass와 Leigh Price에 대한 논평 (5)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25. 3. 19. 16:23실재론, 해석학, 실증주의
나는 바스카가 자신의 도덕적, 정치적 판단에 대한 규범적 주장을 철학적으로 정당화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면밀히 살펴보았다. 엘더-바스와 마찬가지로 나는 그것들이 선의로 이루어졌지만 완전히 설득력이 있을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한 엘더-바스와 마찬가지로 나는 하버마스의 도덕 이론이 더 유망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프라이스가 하버마스의 담론 윤리에 대해 가혹하게 비판한 것은 ― 그녀는 그것이 다수(majority)가 생각하는 것을 승인하고 정당화하는 연성 합의 모델이며, 따라서 하버마스를 바티칸과 매우 가깝게 만드는 보수적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 하버마스의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해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의 비판은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마르쿠제의 후계자인 하버마스를 향한 프랑크푸르트학파 1세대들의 급진적인 사회 비판에 동의하는 정통 비판 이론가들이 내놓은 비판과 다소 비슷하다. 하버마스가 평생에 걸쳐 정통 마르크스주의와 점점 더 거리를 두면서 사회민주주의의 민주적이고 재분배적인 측면을, 유럽연합 수준으로 옮겨 급진화하는 개혁주의 입장을 옹호한 것은 사실이다. 바스카와 마찬가지로 프라이스는 전통적인(Old School) 마르크스주의의 좀 더 정통 버전을 옹호한다.
* 서양 철학의 전통에서 신앙과 종교에 관한 하버마스의 17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Habermas, 2019)이 곧 출간될 예정이라는 사실은 바스카, 아처, 로완 주교처럼 노년의 하버마스도 '영적 전환기'를 맞아 초월적인 것을 초월적 접근 방식으로 도입하고 죽기 전에 교회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혹만 더 키울 것이다.
이 글의 나머지 부분에서 나는 바스카의 비판적 실재론과 하버마스의 비판 이론에 대한 대화적 독해를 제안하고자 한다. 나의 의도는 둘을 서로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존재론과 윤리학에서 상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두 이론의 상호 강점을 탐구하는 것이다. 두 이론 모두 칸트, 헤겔, 마르크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계몽주의 전통에 충실하다. 둘 다 사회 이론과 철학의 교차점에서 작업해 왔으며, 실증주의에 반대했다. 나는 비판적 실재론의 강점은 존재론에 대한 기여와 실증주의에 대한 최종 반박에서 찾을 수 있다고 늘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규범적 문제에 관해서는 하버마스의 정치학에 대한 접근 방식이 프랑크푸르트의 선배들보다 더 유망하고, 윤리학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은 바스카의 접근 방식보다 더 견고하다고 항상 생각해 왔다.
실증주의에 대한 실재론적 비판
비판적 실재론의 중요성은 실증주의를 반박하고 존재론을 재확인하는 데서 비롯된다. 흄과 함께 사건의 불변적 연속으로 이해된 법칙 개념에 대한 비판을 통해, 그리고 '인과적 힘'(하레)과 '생성 기제'(바스카)의 성향적(dispositional) 존재론으로 그것을 대체함으로써 비판적 실재론은 실재적 대안을 개발했다. 또 다른 과학철학이 가능해진 것이다. 인식론의 다른 고전적 전통(포퍼에서 라카토스에 이르는 앵글로색슨 포스트실증주의; 바슐라르에서 푸코와 부르디외에 이르는 프랑스의 역사적 인식론; 카시러에서 하버마스에 이르는 독일의 인식론)과 비교했을 때, 비판적 실재론은 실증주의가 가장 강해야 할 곳, 즉 과학적 실험에서 실증주의를 공격했다.
과학적 실천의 가능성 조건에 대한 초월적 조사를 통해, <실재론적 과학론>에서, 바스카(1978)는 과학자들이 작업 변수를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실험을 설정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체계를 폐쇄함으로써 실험실을 자연 환경으로부터 격리하고 실증주의 과학철학을 뒷받침하는 인공적 상황을 구성한다. 즉, 사건 x는 기계적으로 생성되고 다른 사건 y에 대한 인과적 효과는 관찰되고, 측정되며, 성실하게 기록될 수 있다. 실험 상황을 설정한 과학자의 인과적 개입을 추상화함으로써 실증주의자들은 실험실에서 관찰한 자연법칙(if x, then y)을 자연의 법칙과 동일시하도록 유도한다.

실험 활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만든 일련의 사건과 자연에서 발생하는 인과법칙을 존재론적으로 구분해야 한다. 실험을 이해하려면 과학적 활동에 대해 법칙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과 우주의 구조에 대한 탐구로 생각해야 한다. 사건들 사이에 일련의 규칙이 관찰되면 과학자들은 명백한 현상에서 귀납, 즉 실재 모델에 대한 상상을 통해 그 생성 원인으로 이동한다. 연구를 통해 실재 모델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관찰된 규칙성 뒤에 있는 인과적 기제를 규명할 수 있다면, 후자는 우연적 지위를 잃는다. 실제 원인과 관찰된 결과를 연결하는 인과적 기제의 존재를 입증함으로써 사건들 사이의 연결은 필연적인 것이 된다.
사회 이론가인 우리에게 자연과학에서 실증주의에 대한 반박은 두 가지 이유에서 매우 중요하다. 첫 번째 이유는 명백하다. 실증주의가 자연과학에서도 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간과학에서도 즉시 폐기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실재론이 자연과학의 작동 철학이라면, 우리는 그 개념적 도구를 인간과학으로 옮겨 오거나, 적어도 그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바스카가 <자연주의의 가능성>(1979)에서 한 일이며, 그 결과 나온 입장은 적절하게도 '비판적 자연주의'라고 불린다. 그는 자연 구조와 사회 구조를 체계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사회 세계에 대한 자연주의의 존재론적 한계를 확립했다. 자연 구조와 달리 사회 구조는 인간이 만든 것이다. 따라서 사회 구조는 행위주체, 개념,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바스카는 종종 자신의 두 번째 책 제목을 '자연주의의 불가능성'으로 정하고 비판적 실재론 대신 그 입장을 '비판적 해석학'(Bhaskar, 2016, 45)이라고 부를 수 있었다고 농담했다. 그것은 실제로 행위주체와 구조의 개념 의존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신비트겐슈타인주의자들로부터 얻은 개념 의존성에 대한 관념을, 딜타이와 하이데거에서 가다머에 이르는 정신과학(Geisteswissenschaften)의 독일 전통과 함께 면밀하게 표현(articulation)함으로써 하버마스를 따라 완전한 언어적 전환을 이룰 수 있었다. 여기서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나는 해석학이 비판적 실재론과 완벽하게 양립할(compatible) 수 있다고 생각한다(Vandenberghe, 2014 참조). 해석학은 비판적 실재론의 관념론적 대응물을 나타낸다. 따라서 비판적 실재론은 사회과학 내에서 비판적 휴머니즘에 대한 더 나은 토대를 제공한다.
인식과 관심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하버마스와 실증주의 및 해석학에 대한 그의 비판으로 돌아갈 수 있다.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비판 이론 및 칼 포퍼와 한스 알베르트의 비판적 합리주의에 반대하는 60년대의 실증주의 논쟁(두 번째 라운드)에 개입한 하버마스(1970)는 연역-법칙적 모델을 광범위하게 비판했다.* 바스카와 마찬가지로 그는 과학적 실험을 면밀히 조사했고 내재적 비판에 따라 포괄 법칙 모델을 제시했다. 실험 활동은 과학자의 활동이 제대로 이론화되어야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실증주의가 실험에 대한 과학자의 인과적 개입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았다. 하버마스는 이제 또 다른 체계적 맹점, 즉 과학자들 간의 의사소통을 밝혀낸다. 세계를 당구공처럼 서로 상호작용하고 충돌하는 비활성 사물의 집합으로 생각하면 과학적 활동은 생각할 수 없게 된다. 실증주의에서는 과학적 투입과 결과에 대해 합리적 논의를 위한 공간이 전혀 없다. 실천적으로 전제되지만 이론에서는 부인되는 실증주의는 '수행적 모순'으로 이어진다. 바스카가 말했듯이 이론-실천의 불일치이다. '방법론적 유아론(唯我論)의 오류'(Apel)는 과학철학 내에 해석학적 요소를 명시적으로 도입해야만 극복할 수 있다. 하버마스가 과학에 대한 실증주의적 관점을 수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포퍼가 성찰성이 부족하다고 비난하지만, 그 외에는 자연과학에서 포퍼의 헤게모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자연과학이 인간과학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쳐 식민지화되지 않도록 그 범위를 제한하려고 한다.
* 실증주의 논쟁에 대한 탁월한 이성적 재구성 및 개입에 대해서는 Apel(1979)도 참조하라.


<인식과 관심>에서 하버마스(1968)는 과학에 대한 초월적-실용주의적 재구성을 제시한다. 실용주의자들과 함께 그는 과학을 상식과 일상적 관행에 다시 연결한다. “과학은 다른 수단을 통한 일상적 실천의 연속이다.” 실제 생활에서 인간은 환경을 통제(노동)하고 서로 상호작용(의사소통)하려 노력한다. 자연과학은 사물에 대한 인간적 관심의 확장 및 체계화로 간주될 수 있다. 관찰, 조작, 실험을 통해 사물이 자연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어 그것을 변형하고 인간의 환경 적응 능력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그들의 대상 영역은 '기술적 관심'에 의해 구성된다.
마찬가지로, 인간과학은 의미 해석에 대한 인간적 관심의 확장과 체계화로 간주될 수 있다. 인간과학은 역사적이고 해석적인 과학이다. 전통에 의해 물려받은 의미를 다루기 때문에 역사적이고, 텍스트의 해석과 이해를 통해 작동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해석적이다. 그들의 대상 영역은 해석과 상호이해에 대한 '실천적 관심'으로 구성된다.
포퍼와의 논쟁에서 인식론적 헤게모니에 대한 실증주의의 과학주의적 주장을 비판한 하버마스(1973)는 다음으로 한스-게오르크 가다머와 논쟁을 벌인다. 이제 그는 해석학의 보편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해석학의 주장을 받아들이지만 그것이 인간과학을 넘어서는 범위에 의문을 제기한다. 자신의 주장을 보편화하는 해석학은 필연적으로 이데올로기에 빠지게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주체가 사회적 제약의 개입 없이 소통하고 이해에 도달하는 세계가 이미 존재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제약은 언어에 작용하여 소통을 왜곡한다. 언어는 문화 전달의 매체일 뿐 아니라 지배와 사회 권력의 매체이기도 하기 때문에 인간과학은 사회과학에 자리를 내주어야 하며, 해석학은 언어에 영향을 미치는 이데올로기와 지배의 힘에 대한 비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하버마스는 사회과학이 '해방적 관심'에 의해 구성된다고 가정한다. 사회과학은 권력 구조와 내부로부터 의사소통을 왜곡하는 이데올로기에 침전되는 사회적 지배 구조를 다룬다. 지배 구조에 대한 체계적 객관화와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을 통해 사회과학은 사회의 성찰성을 높이고 억압적 구조와 이데올로기로부터의 해방에 기여하고자 한다. 하버마스는 지배 구조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진단이 결국 그 해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그의 주장에 의해 암시된다. 지배 구조와 이데올로기가 해체되면 사회는 다시 한번 주체와 주체로서 서로를 만나고 이데올로기나 권력의 개입 없이 서로 의사소통하는 생활세계와 공존하게 될 것이다.
언어와 의사소통을 통해 통합된 투명하고 조화로우며 합리적인 사회의 미래에 대한 이러한 예측은 그다지 실재적이지 않다. 1970년대 말에 하버마스는 인간이 결국 스스로 깨어나, 지배가 인간의 자기 성찰에 의해 극복할 수 있는 소외의 한 형태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 마르크스-헤겔-피히테식의 해방 이론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10년 동안 그는 의식 철학을 포기했다. 언어적 전환을 취하면서 그는 자신의 규범적 직관을 완전히 재구성하여 언어 철학의 관점에서 공식화했다. <의사소통 행위이론>(Habermas, 1981)에서 지배 없는 합리적 세계라는 아이디어는 더 이상 미래에 등장할 이상적인 삶의 형태로 예측되지 않을 것이다. 대신 그것은 의사소통과 담론의 초월적 전제로서 다시 등장할 것이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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