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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퍼거 증후군 본문

발도르프교육학/발도르프 특수교육

아스퍼거 증후군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7. 8. 12. 09:56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감각조절이상

신석호 소아 청소년 정신과

출처:http://autism.co.kr/clinic_grow1_13.html



I. 서 론


최근 우리 나라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진단이 아동에게 내려지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참고문헌이 충분하지 않고, 임상적으로도 경험이 부족하여 실제의 임상에서 정확한 진단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질환 자체가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많아서 보다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의 심하고 지속적인 장해와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이나 관심 등을 보이는 전반적 발달장애의 하나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대부분의 아동들은 정상 수준의 인지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학과수업의 내용이나 언어기능에서는 크게 지체됨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지능 지수(IQ)도 정상적인 수치(IQ>85)를 나타내는 아동들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특정영역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경우도 관찰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비록 같은 진단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임상양상이 매우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아동들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상황에서 ‘특이하거나 이상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 아동들이 보이는 부적절한 사회성(관계형성능력)으로 인하여 ‘왕따’가 흔히 되기도 한다. 특이하고 애매모호한 대상에 지나친 관심을 나타내는 그들은 근육운동기능 이상으로 인하여 보행이나 여타 운동기능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사회적인 관습에 대하여 익숙하지 않거나 무지한 경우가 많으며, 대인관계를 어떻게 맺고 유지하는 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그들은 사소한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이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는다.



II. 역사적 변천


유아 자폐증을 최초로 기술한 Dr. Leo Kanner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비엔나의 소아 정신과 의사 Dr. Hans Asperger(1944)는 정상적인 지능과 언어 발달이 되어있으나, 자폐와 유사한 행동(autistic-like behaviour) 및 사회적 기술과 의사소통 기술의 심한 결함(marked deficiencies in social and communication skills)을 가지고 있는 4명 소년들의 행동 양상에 대해 기술된 논문을 출간하였다. 

Asperger는 Kanner 증후군과 비슷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을 관찰했다. Kanner가 보고한 11명의 소년 중에 3명은 전혀 말을 하지 못했고, 나머지 아이들도 거의 의사소통을 하지 못했으나, Asperger의 사례에서는 소년들이 마치 작은 어른(little adult)처럼 말을 잘 했다. Asperger는 전반적인 운동 통합 능력(gross motor coordination)과 미세한 운동 기술(fine motor skill)이 모두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하였으나, Kanner는 전자는 불량하고 후자는 매우 우수하다고 보았다. Kanner는 기계적인 학습(learning by rote)을 시키는 것이 자폐아를 발달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지만, Asperger는 자신의 환자들은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므로, 자발적으로 성취 가능하다고 보았다. Asperger는 자신이 정리한 증례들을 자폐성 정신장애(autistic psychopathy)라 명명하였다. 

영국의 저명한 소아정신과 의사인 Lorna Wing(1981)은 Asperger가 정립한 개념을 영어권에서 본격적으로 연구하여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이라는 신조어로 정리하였다. Asperger는 만 3세 이전에는 이 질환을 진단하기 어렵다고 했으나, Wing은 만 2세 이전에 이미 몇 가지의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Wing의 노력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이 영어권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결여 : 얼굴표정이나 제스처뿐만 아니라 대화 상황에서 적절하게 목소리의 톤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 언어 표현능력의 특이성 : 대화내용이 핵심에 쉽게 도달하지 못하고, 우회적이며 자신의 의도를 명백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대화상황에서 주제를 적절하게 전환하거나 새로운 내용을 상대방에게 효율적으로 소개하지 못한다. 대화 과정에서 상대방의 관점이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관점에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대화를 하기 마련이다.


* 사회적 적응의 어려움과 특이한 관심 : 특이하고 제한된 영역에 관심을 보임에 따라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나타내게 되고, 사회적 맥락에 적응하기 위한 자조기술이나 상황에 적절하게 통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어려서부터 보이던 제한 영역에 대한 관심이 나중에는 천문학이나 지리 같이 특정 부분에 실제적인 지식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 정서발달의 문제 : 감정적인 상호교류가 결여된 모습을 보이며, 감정이입이 제대로 안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하여 지식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대화과정에서 사용되는 농담이나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여, 상황에 적절한 감정표현이 잘 안 된다.


* 운동기능의 장애 : 운동발달과제가 지연될 수 있으며, 나이에 비하여 걸음걸이가 불안정하거나 ‘까치발’ 등을 자주 보이기도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서투른 동작들로 인하여 신체적 활동을 요하는 놀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 행동상의 문제점 :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는 아동의 부모들은 아이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거부하는 정도가 지나쳐서 지시따르기가 전혀 안되기도 한다. 또한, 자기중심적인 면이 강해서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관심을 갖는 주제만 계속 얘기하는 양상이 자주 나타난다. 사실상, 이런 행동상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소아정신과에 의뢰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 가계양상과 성별 차이 : 이 장애가 있는 개인의 직계가족에서 아스퍼거 장애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남성에서 훨씬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Wing은 명확하게 서술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이 후 연구를 살펴보면, 아스퍼거 증후군을 고기능 자폐증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현재 ICD-10이나 DSM-IV의 진단기준에서는 두 가지를 별개의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III. 빈도


아스퍼거 증후군의 유병율은 10,000 명당 36 명 정도로 추정되며, 남녀 비율은 4 : 1 정도로 남자에서 흔하다. Hans Asperger는 기본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은 남자에서만 발생한다고 하였으나, 실제적으로 여자 환자들도 발견되고 있다.

Yale 대학의 Child Study Center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정확하게 진단이 안되어서 유병율이 낮은 것이지, 생각보다 여자 환자가 많이 존재하리라고 하였다. 또한 자신들의 임상경험으로는 엄격한 진단기준이 도입된다면, 오히려 자폐증보다도 발견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IV. 진단 기준(DSM-IV)


그동안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진단 기준이 다양하여 Asperger의 진단 기준, Wing의 기준, Gillberg의 기준, ICD-10의 기준, Szatmari의 진단기준, DSM-IV 등 여러 진단 기준들이 논의되어 왔다.

A. 사회적 상호작용에서의 질적인 장해가 다음 가운데 적어도 2개 항목으로 표현된다

(1) 사회적 상호 작용을 조절하기 위한 눈 마주침, 얼굴 표정, 몸 자세, 몸짓과 같은 여러 가지 비언어적인 행동을 사용함에 있어서 현저한 장애
(2) 발달수준에 맞는 친구 관계 발달의 실패
(3) 다른 사람과 함께 기쁨, 관심, 성취를 나누고자 하는 자발적인 욕구의 결여(예: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사물을 보여주기, 가져오기, 지적하기의 결여)
(4) 사회적 또는 감정적 상호관계의 결여

B. 제한적이고, 반복적이며, 상동증적인 행동이나 관심, 활동이 다음가운데 적어도 1개 항목에서 나타난다.

(1) 강도나 초점에 있어서 비정상적인, 한 가지 이상의 상동증적이고 제한적인 관심에 집착
(2) 특정하고 비기능적인, 틀에 박힌 일이나 의식에 고집스럽게 매달림
(3) 상동증적이고 반복적인 운동성 매너리즘(예: 손 또는 손가락을 퍼덕거리거나 비꼬기, 또는 복잡한 전신 움직임)
(4) 대상의 부분에 지속적인 집착

C. 장해가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장해를 일으킨다.

D. 임상적으로 심각한 전반적인 언어발달의 지연은 없다(예: 단음절 단어를 2세에 사용하고, 의사소통을 위한 구를 3세에 사용한다).

E. 소아기에 인지 발달이나 나이에 맞는 자기-보호 기술 및 적응 행동의 발달(사회적 상호작용 이외의), 환경에 대한 호기심의 발달에 있어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지연은 없다.

F. 다른 특정 광범위성(전반적) 발달장애나 정신분열증의 진단기준에 맞지 않는다.

* ICD-10에서는 운동지연이나 서투른 동작(motor clumsiness)이 진단 기준에 추가적으로 포함된다.


*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증보다 다소 늦게 발병하거나, 적어도 늦게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자폐증은 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발달상의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 평균 18개월 정도이고, 아스퍼거 증후군은 약 30 개월경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실제적으로는 만 5-6세가 지나서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 아스퍼거 증후군은 어려서부터 언어능력이 비교적 발달하는 양상을 보여 약 만 5세 경까지는 또래의 정상 아동들과 쉽게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화용기술(pragmatics)에 어려움을 보여 의사소통의 상황에서 언어 구사력이 있어서 요점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며, 대화 과정에서 상대방의 관점이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관점에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대화이거나, 혹은 지리멸렬한 대화가 이루어진다. 구체적이고 융통성이 없는 언어가 특징이기도 하며,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는 듯하다고 하여 ‘little professor'라는 불리기도 한다. 

언어가 발달할 때, 음성의 고저, 억양, 속도, 리듬 및 강도가 비정상적일 수 있다(예: 음성의 억양이 단조롭거나 의문문처럼 문장의 끝을 올려 말한다). 아스퍼거 장애를 보이는 아동의 경우, 풍부한 어휘력으로 인해 타인들의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대화 도중 부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에 말을 안 듣거나 고집이 센 것으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화과정에서 농담이나 비유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이런 아동은 엉뚱한 것을 자세하게 말하는 경향이 강하고 특정 주제를 반복하기도 하며 상황에 맞지 않게 새로운 주제로 옮겨가기도 하여서, 상대방이 듣기에 장황하고, 수다스럽기까지 여겨지기도 한다.


* 자폐증은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관계형성에서 동떨어져 있는 양상을 흔히 보인다(world of their own). 그러나, 아스퍼거 증후군은 환자가 스스로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을 추구하지만, 상황에 적절하지 못하고 특이한 방식으로 접근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our world in their own way).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환자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관심을 보이지만, 그의 어색한 접근방식으로 인하여 관계형성이 단절되기 쉽고, 타인의 감정 상태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하므로 일방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 대인관계가 유지되기가 어렵다.


*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특정 주제나 대상에 지나칠 정도로 탐닉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공룡이나 당신에 유행하는 특정 캐릭터 등에 빠져서 거의 그 주제에만 상당기간동안 관심을 쏟는다. 때로는 그 관심분야에 대한 지나칠 정도로 정보를 추구하여 특별한 수준의 지식을 보이기도 한다.


* 시지각/시공간적 기능 발달에 이상을 보이는 것이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징들 중 하나이다. 아스퍼거 증후군도 자폐증과 마찬가지로 WISC에서 토막짜기가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으나, 시공간적 조직화 능력(visual-spatial organizational skills), 시각-운동 협응 능력, 전체적인 배경으로부터 보다 본질적인 것을 변별하는 시각적 기민성이나 시각적 통합능력이 떨어진다.



V. 평가


일반적으로 아동이 보이는 인지기능의 잠재수준에 비하여 실제의 현실에서 적응하는 정도가 많이 차이가 나는 경우에 당연히 소아정신과에서 적절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원칙적으로 이러한 차이에 대하여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 가능하다면, 소아정신과 의사, 심리학자(psychologist), 언어치료사(speech/language therapist), 특수교사(special education consultant), 작업치료사 (occupational therapist) 등 발달장애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여러 전문가로 구성된 팀(multidisciplinary team)이 아동을 평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현실적으로 발달장애에 대한 경험이 많은 소아정신과 의사를 찾는 것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훈련기간이 짧고 경험이 적은 임상가들에게는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인 상황에서 적응하는 능력에 대한 평가(Vineland Behavioral Adaptive Scales, Social Maturity Scales 등)는 심리/교육 평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지능검사, 각종 신경심리검사, 사회적응도 평가, 정서발달에 대한 평가, 학습성취도 검사 등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 언어평가(화용 기술에 대한 평가), 운동기능을 포함하는 작업 기능 평가(occupational assessment), 특수교육 평가(special education assessment) 등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언어를 매개로 한 청각적 정보전달과정(auditory information processing)이나, 시지각/공간적 정보전달 과정(visual-perceptual/visual-spatial information processing)에 대하여 파악하여 각 아동의 cognitive profiles에 따라 장점과 약점을 명확하게 이해하여야 한다.

의사소통 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언어평가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하여 소통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특히, 상황에 적절한 비언어적 의사소통기술을 보이는 지를 평가해야 하며, gaze, gestures, facial expression 등이 중요하다. 생활연령에 비하여 비유나 은유적 표현, 또는 유머를 적절하게 구사하는 지를 살펴보아야 하고, 상대방의 말로부터 feedback을 잘 이용하는 지 등을 평가하며, 특정 주제에 집착하여 반복적으로 얘기하지 않나를 알아야 한다. 

아동의 문제점은 소아정신과 의사나 평가자의 구체적인 지시가 없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이 스스로 판단하여 해결하도록 요구될 때에 문제양상이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외에도 아동의 생물학적인 이상을 살펴보기 위하여 유전검사, 혈액검사, 뇌 기능 촬영 등을 시행할 수 있다.



VI. 신경심리학적 소견들


Wechsler Intelligence Scales for Children (웩슬러 아동용 지능검사: WISC): 자폐아동은 WISC 검사에서 동작성 지능이 언어성 지능보다 높이 나오는 경향이 높다. 소검사 항목에서 이해(Comprehension), 차례맞추기(Picture Arrangement)의 항목이 낮은 점수를 보이며, 토막짜기(Block Design), 숫자(Digit span)의 항목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점수를 보인다고 연구보고가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경우는, WISC에서 공통성(Similarities)이 높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동작성 지능이 언어성 지능보다 낮다. 토막짜기가 자폐증과 마찬가지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자폐증보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경우 지능이 높다고 여겨진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IQ가 정상범주이거나 정상범주에 가까운 수준을 보인다. 종종 매우 우수한 지능을 보이기도 하여 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영재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도 한다.

자폐아동이 보이는 제한 범위의 영역에 반복적으로 집착하는 관심이나 상동증적인 행위(repetitive behaviors and interests, perseveration) 등은 실행기능의 손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실행기능이란, 일을 계획하고 그것을 조직하며(planning and organization), 상황을 관찰하여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현 상황에 다시 이용하고(monitoring performance and using feedback), 충동조절(impulse control)에 관여하며, 주의관심을 다른 곳으로 바꾸는 능력(shifting attention), 언어적 활동기억(verbal working memory), 그리고 언어의 유창한 구사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폐아는 이러한 기능들이 손상되어 있으며, 특히 
전두엽(frontal lobe)에 손상을 입은 환자(frontal lobe syndrome)에게서 상동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전두엽의 기능을 파악하기 위하여 Wisconsin card sorting test를 실행하면 자폐아가 검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반복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고기능 자폐아의 경우는, 인지적 과제에서 처리가 진행 중인 단기간의 정보저장 능력으로서 현재 작업 중인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활성화시켜 결론을 산출하는 기능인 활동기억(working memory)이 실행기능에 속하는 다른 기능들에 비하여 유의하게 떨어져 있다는 보고가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 역시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의 이상이라는 관점에서 동일하게 기능의 손상을 시사한다(Liss, et al., 2001).
아스퍼거 증후군과 같이 기능수준이 높거나 고기능 자폐증 경우는, ‘마음의 이론’ 이상을 평가하기 위한 first-order test(정신연령 만4세 이상)나 second-order test(정신연령 만6세 이상)는 통과할 수 있다. 즉, 정상적인 지능을 보이면서 비교적 언어능력이 높은 성인 자폐증 환자나 아스퍼거 증후군은 second-order false belief test를 통과할 수 있으며, 또한, 얼굴표정의 변화를 구별할 수 있는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Baron-Cohen 등(1997)은 ‘Eye Tasks'라는 발전된 형태의 ’마음의 이론‘ 이상을 평가하는 검사를 통하여 정상 수준의 지능을 보이며, 언어 능력이 비교적 높은 성인 자폐증 환자나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의 경우도 검사에 실패한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VII. 감별진단을 필요로 하는 상태들


1. 분열성 인격(Schizoid personality)

분열성 인격장애는 광범위하게 사회적 관계로부터의 고립 양상과 대인관계 상황에서의 제한된 감정표현을 특징적으로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행동 양식이 성인기 초기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9년 Wolff 등은 소아기의 분열성 인격에 대하여 발표하면서, 사회적 고립, 경직된 사고와 습관, 그리고 특이한 의사소통 유형 등을 특징으로 언급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의 연구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고정된 형태의 인격장애로 파악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보이는 자폐성향은 발달과정의 이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2. 비언어성 학습장애(Non-verbal learning disability)

신경심리학 영역에서 비언어성 학습장애는 웩슬러 아동용 지능검사의 동작성 지능이 언어성 지능보다 유의하게 떨어지는 소견을 보인다. 시지각적 조직화능력(visual-perceptual organizational skills), 시공간적 능력(visual-spatial capacity), 시각-운동 협응능력(visuo-motor integration), 비언어적인 추론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 등이 떨어지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의사소통에서도 화용기술에 문제를 보여 상대방으로부터 cues를 이용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상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이면의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비언어적 학습장애를 보이는 아동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보여 본인은 친구 사귀기를 원하나 결과적으로 외톨이가 되는 경향이 있으며, 빈번하게 우울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는 우뇌 기능상의 어려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스퍼거 증후군과 매우 유사한 면을 보인다. 이러한 소견은 언어능력과 관련하여 청각적 정보전달과정에서 문제를 보이는 자폐증의 경우에서 보이는 좌뇌 기능의 이상과는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과는 달리, 비언어성 학습장애 아동은 정서적인 상호교류가 어느 정도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특이한 주제나 특정 대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3. 고기능 자폐증(high functioning autism)

Wing이나 Gillberg와 같은 소아정신과 의사들은 아스퍼거 증후군과 고기능 자폐증의 구분에 대하여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 심지어, Gillberg의 경우는 어려서 고기능 자폐증이었다가 나이가 들면서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바뀐다고 주장하였으나, 현재 학계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일부 전문가(Towbin, 2003)들이 고기능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의 치료에 있어서 사회성 발달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약물치료에 있어서 두 질환 사이에 차이가 없으며, 유전적인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연구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아스퍼거 증후군과 자폐증을 구분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Rinehart, et al., 2002; Klin & Volkmar, 1997, 2000, 2003; Fitzerald & Corvin, 2001)에 의하면, 유전적으로 고기능 자폐증과 아스퍼거 증후군에 관련된 인자들이 다르다는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으며, 아스퍼거 증후군이 자폐증보다 나중에 발생하고, 사회적 의사소통(social communication)의 분야에 덜 손상이 있으며, 신체적인 상동증(motor mannerism)은 별로 없지만, 특이한 주제에 대한 집착이 더욱 뚜렷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대근육이나 소근육 운동기능의 이상이 더 빈번하게 나타나고, 가족력에 대한 연구 등으로 보아 더욱 유전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이 고기능 자폐증보다 더욱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VIII. Comorbidity


1.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환자는 일생 한 번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 나이의 아동이 아스퍼거 증후군과 ADHD가 함께 진단되는 것은 흔한 경우이다.


2. 강박장애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특정 주제나 대상에 지나칠 정도로 탐닉하는 모습을 보인다. 때로는 그 관심분야에 대한 지나칠 정도로 정보를 추구하여 특별한 수준의 지식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집착 현상이 강박적인 증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전형적인 강박장애 역시 흔해서, 사춘기의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에게서 자주 발견할 수 있다.


3. 우울 및 불안 증상

자신이 주위의 타 아동들과 다르다는 인식이 들면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들은 점차로 학교를 비롯하여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것은 감정조절이 잘 안 되거나 짜증을 부리는 등 우울 증상이나 불안을 야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4. 틱 증상이나 뚜레 장애(Tourette syndrome)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과 같은 전반적 발달장애에서 일반 군보다 틱 증상이나 뚜레 장애가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의 이상이라는 공유하는 발생기전에서 뚜레 장애가 자주 발생되는 근거를 찾을 수 있겠다.


5. 정신분열증

자폐증에서는 정신분열증이 발생된다는 사례가 아직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 그러나,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청소년에 있어서 정신분열증이 동반했다는 증례보고가 있다.



IX. 치료적 접근

우선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에 동반할 수 있는 정신과적인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반하는 정신과적 문제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의 치료방식은 고기능 자폐증과 매우 유사하다.


1. 사회성 발달과 적응 능력을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사회적 상황에서 대인관계를 개시, 유지하고 적절하게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아동이 속해 있는 기관이나 프로그램에서 적응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마음의 이론 이상에 따른 사회적 상호소통의 어려움을 개선하려는 체계적인 시도를 한다.


2. 언어치료

특히, 화용기술(pragmatics)의 발달에 초점을 두는 언어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3. 지지적 정신치료 (supportive psychotherapy)

고기능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환자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아동은 자신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확히 이해를 못하고 낯설게 느낀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우울증상이나 불안증상들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증상들을 지지적 정신치료를 통하여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 아스퍼거 아동은 학교나 사회적 상황에서 쉽게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며, 낮은 자존심(low self-esteem)을 보이기도 한다. 흔히 보이는 증상 중 하나인 강박증상 역시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지지적인 접근을 하는 정신치료로 해결이 부분적으로 가능하다.


4. 작업치료

대근육 운동기능(gross motor coordination)과 소근육 운동기능(fine motor skills)의 저하가 매우 흔해서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또한, 감각조절 이상으로 인하여 소리나 촉각에 대하여 예민하고, 미각이나 빛의 세기에 대하여도 예민한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감각조절이상에 따라 감각통합 훈련이 필요한 경우가 꽤 많다.


5. Floor time과 발달적 놀이치료

Floor time은 부모가 자폐증, 정신지체, 발달성 언어장애와 같은 발달장애를 지닌 자녀를 위하여 가정에서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한 일종의 모범답안이다. 특히, 아스퍼거 증후군과 같이 발달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고기능을 나타내는 경우라면, 더욱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아동의 요구에 따라서 부모가 놀이를 지시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부모는 아이의 눈높이(기능수준)에 맞추어 상호적인 놀이를 하는 성숙한 놀이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사회성 및 의사소통능력 발달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상호적으로 잘 놀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하루에 20-30 분씩 6회 정도를 실시한다. Floor time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삶의 패턴이 아이에 맞추어 완전히 변해야 한다.

발달적 놀이치료는 아동의 발달수준에 맞추어 상호적인 관계형성을 발달시킴으로써 일탈된 자기감(sense of self)-자기의지를 가지고 상호적인 인간관계를 보이는 개인-을 제대로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치료 초기에는 치료자(소아정신과 의사, 놀이치료사 등), 부모(엄마나 아빠), 발달장애 아동 등 3명이 함께 치료에 참여한다. 아동을 위한 치료일 뿐만 아니라, 부모가 집에서 시행하는 'Floor time'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보조치료자로 훈련하고 교육시키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주 1-3회를 시행한다.

자세한 것은 저의 홈페이지(www.autism.co.kr)에 있는 "Stanley Greenspan의 자폐증 치료모델(Floor time)" 제목의 글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6. 특수교육적인 접근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에게 특수교육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으나, 본격적인 의미의 특수교육보다는 시지각 발달을 개선시키는 노력으로 시지각/시공간적 조직화 능력이나 시각-운동 통합능력, 시각적 기민성 등에 초점을 맞추는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 통합교육적인 클래스도 병행되어야 한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동들에게 적절한 행동치료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7. 약물치료

아스퍼거 증후군과 동반되는 정신과 문제들에 대하여 정확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에 따라 적절한 약물이 시도되어야 한다.

증상별로, aggression, anxiety, depression, hyperactivity and inattention, inflexibility and behavioral rigidity, stereotypies and perseveration에 대하여 소아정신과 의사의 경험과 지식의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가 시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Methylphenidate (Ritalin, 한국에서는 페니드, 또는 메칠펜)는 주의 산만과 과잉행동이 여타 자폐아동들에 비하여 훨씬 두드러져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가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자폐증에 동반시 Ritalin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정신지체가 동반되지 않는 비교적 기능수준이 높은 high functioning autism이나 아스퍼거 증후군의 경우에 신중하게 사용하기를 권고한다. 왜냐하면, Ritalin이 저기능의 자폐증에게 적절하게 사용되지 못하면, 오히려 공격적이 되고 상동증적인 행동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X. 결론

아스퍼거 증후군은 전반적 발달장애의 하나로 증상이나 발달과정에 있어서 고유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교적 높은 지능과 언어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적절한 사회성 기술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것이 특징이며, 특이한 주제나 대상에 지나친 집착을 보이기도 한다.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세밀한 진단 평가과정을 거쳐 정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 이를 토대로 아동의 기능수준에 적합한 치료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특히, 아스퍼거 증후군에 동반하는 정신과적 문제에 대하여 조기에 파악하여 적절한 치료적 중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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