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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감각조절이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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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감각조절이상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7. 8. 12. 09:52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감각조절이상

신석호 소아 청소년 정신과

출처:http://autism.co.kr/clinic_grow1_5.html

 

I. 서 론

 

필자는 소아정신과의사로서 자폐아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을 해왔다. 물론, 자폐아동이 공격적이거나 자해행동과 같은 심한 이상행동을 보일 때, 그 아동의 상태에 따라 행동조절을 위한 정신약물치료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폐증이라는 소아정신과 장애자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하여 자폐아들과 그들의 부모들에게 무엇을 권유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는 것이다.

그러던 중, 1980년 대 미국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의 산하기관에서 자폐증치료에 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저명한 소아정신분석가이자 소아발달 이론가로 알려져 있는 현재 미국 조지 워싱턴대학의 소아정신과 임상교수인 Dr. Stanley Greenspan의 치료모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Dr. Greenspan의 치료모델은 감각조절 이상(sensory disregulation)을 자폐증상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관점으로 채택하고 있다.

Dr. Stanley Greenspan의 모델은 필자가 1999년 초 한국자폐학회 학술대회에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였으며, 그 이후 1999년 5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 소아청소년 정신의학회에서 저명한 자폐증 전문가인 미국 시카고대학 소아정신과의 Catherine Lord, Ph.D.가 자폐증의 대표적인 치료모델들 중 하나로서 Dr. Stanley Greenspan의 치료방식을 재확인함으로써 이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왔다. Dr. Greenspan의 치료모델은 종합적이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통합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지향한다. 그런 이유로, 필자는 자폐아동이 받아야 치료들 중 중요한 분야로 작업치료(감각통합훈련 포함)를 자폐아동의 부모들에 추천하여 왔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작업치료가 초기 단계로 이제 정착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수준이므로, 자폐아가 작업치료나 감각통합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치료효과가 예상할 수 있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발달장애가 있다고 의심이 될 때, 정확한 진단과 함께 올바른 치료에 대한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치료에 있어서 제대로 된 치료프로그램에서 첫 단추를 잘 끼운다는 것은 자폐아에게 있어서 치료의 경과와 예후에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자폐증의 치료방법 중 Dr. Stanley Greenspan의 자폐증 치료모델인 comprehensive integrated treatment program(floor time을 핵심으로)을 간단히 소개하고, Dr. Greenspan이 자폐증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핵심적인 관점으로 설명한 감각조절 이상을 중심으로 논하고자 한다.

 

II. Stanley Greenspan이 이해하는 자폐증

 

1. 발달영역에 대한 정확한 평가

 

첫째, 모든 아동은 개인만의 발달영역에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Dr. Greenspan은, 한 아동이 보이는 발달상의 특성이 자폐증의 기준에 맞는다고 할지라도 개인에 따라 발달상의 어려움은 전혀 다를 수 있으며, 아동에게 붙여진 장애명이 아니라 실제로 아동이 개별적으로 어떤 발달상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 그의 시각은 아동의 발달을 보다 통합된 현상으로 파악한다. 흔히 우리가 아동의 인지발달을 얘기할 때 정서발달과는 독립된 영역으로 구분하여 얘기하지만, Dr. Greenspan에 따르면 인지의 발달, 정서적 통합능력, 감각전달기능, 언어의 발달 등은 서로 연결된 하나의 통합된 준거로서 이해될 수 있다. 즉, 모든 발달영역은 상호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으며, 서로 영향을 준다.

 

셋째, 자폐아의 증상과 문제행동은 아동이 감각/정보를 외부로부터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조절하고 통합하여 전달하는 능력, 운동기능의 적절함, 그리고 정서적 통합 능력 등에 이상을 나타낼 때, 그로부터 발생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넷째, 아동과 부모사이의 상호작용 혹은 관계형성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특히 발달상의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관련해서, Dr. Greenspan의 시각은 아동과 관련된 문제의 중심을 아동으로부터 아동과 어른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이동시키고 또한 주된 초점을 “어떻게 아동에게 어떤 특정분야를 학습시킬 것인가?”의 차원이 아니라 “어떻게 아동과 상호작용을 하고 관계를 형성해서 아동이 친밀감을 느끼면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적절하게 맺는 능력을 형성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로 옮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아동의 관계형성능력이나 가족 구성원으로부터의 애정과 협조는 아동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2. Multisystem Developmental Disorder

 

일반적으로 정신과의 진단체계인 DSM-IV의 진단기준이 유아들이 생후 첫 3년 동안 보이는 인지, 정서 및 행동장애를 충분하고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의 Zero to Three/National Center for Clinical Infant Programs에서는 생후 초기의 유아가 보이는 정서장애나 행동장애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진단기준을 마련하여 1994년 ''Diagnostic Classification for Mental Health and Developmental Disorders of Infancy and Early Childhood''이라는 진단기준 서적을 발간하였다. 이 작업에 Dr. Greenspan이 깊숙이 관여하여 기존의 DSM-IV에서 자폐증이 속해 있는 질환군인 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이하 PDD)을 Multisystem Developmental Disorder(이하 MDD)라는 새로운 이름의 진단명으로 바꾸어 사용하였다.

 

PDD는 자폐증을 중심으로 생각할 때, 사회적 상호 작용과 의사소통이 비정상적이거나 발달이 장해되어 있고 활동과 관심의 종류가 현저히 제한되어 있어 반복적이고 상동적인 양상을 나타낸다. 그러나, Dr. Greenspan이 정의하는 MDD는 다양한 regulatory dysfunction들을 특징적으로 보이는데, 여기에는 소리나 촉각에 굉장히 예민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과소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감각전달체계(auditory/verbal과 visual/spatial processing)나 정보처리과정의 이상이 포함된다. 또한 중요한 증상들로서 운동기능(motor tone과 motor planning)의 이상과 감정조절의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MDD는 자폐증을 Autistic Disorder나 PDD-NOS로 나누어 질적인 차이를 보이는 두 가지의 다른 질환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심한 정도나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표출되는 한가지 질환의 연속선상(continuum)으로 보았다. MDD의 한 축에는 감각전달체계의 이상으로 청각전달이나 시공간적인 인지과정과 정보전달처리 과정의 장애를 보이며, 또한 이상행동(idiosyncratic motor movement)과 같이 운동기능의 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군으로 비교적 가벼운 자폐증상에도 불구하고 상호교류에 따른 따뜻한 인간관계형성이 가능하여서 감정조절이나 의사소통능력에서 심각한 발달의 지연이 없는 경우이다. 이 질환의 반대축의 끝에는 1943년 Leo Kanner에 의하여 묘사된 전형적인 자폐증상들인 의사소통의 장애, 사회적 작용에 따른 관계형성능력의 결핍과 상동증같은 행동이나 관심에 있어서 현저한 장애를 나타내는 환자군이 존재한다. 물론 양극의 축사이에는 수많은 증상들의 조합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환자들이 자리잡고 있다. Dr. Greenspan은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증상의 경중에 따라 질환별로 경계를 뚜렷이 나눈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자폐아들에게 관계형성능력이나 의사소통능력이 어느 정도 존재하더라도 개개인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고 하였다.

 

3. 자폐증상은 감각조절장애의 반응양상이다.

 

자폐증이 뇌의 생물학적인 이상으로 인하여 발생하지만, 다양한 자폐양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Dr. Greenspan의 방법은 독특하면서도 자폐아 개개인의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하는 발달수준에 적합한 치료를 제공한다.

Dr. Greenspan이 주장하는 매우 중요한 점은 기본적인 자폐증상이 감각조절장애와 같은 regulatory difficulties에 대하여 소아들이 보이는 부적절한 반응양상이며, 의사소통의 장애나 관계형성능력의 결핍은 기본장애가 심화됨에 따라 나타나는 이차적인 증상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즉, 이러한 regulatory dysfunction이 있는 경우, 자폐아들은 의사소통능력이 떨어지고 인간관계형성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폐아는 더욱 상동증적인 이상행동이나 대상의 부분(part of object)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a. 감각/정보에 대한 반응성(sensory reactivity): 감각을 통하여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

 

자폐증상을 가지고 있는 아동들의 경우 소리나 빛, 냄새, 신체적 접촉과 같은 특정 외부자극에 과대하게 민감 (Hypersensitive)하거나 둔감하게 반응(Hyposensitive)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더욱이 소리와 같은 한 종류의 자극 내에서도 특정 주파수대의 소리에는 과민반응을 보이고 다른 주파수의 소리에는 둔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의 목소리에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도 냉장고 돌아가는 “윙”하는 소리에는 과도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소리에 둔감하게 반응하는 자폐아동은 일반적인 목소리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보다 크고 리드미컬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많다. 일부 소리에 지나치게 예민한 자폐아는 보통의 대화나 TV 소리도 매우 자극적으로 받아들여 짜증을 부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최대한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할 때만이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신체적 접촉에 현저하게 둔감한 자폐아는 일반적으로 통증에 대하여도 덜 예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체접촉에 지나치게 예민한 자폐아는 가벼운 피부자극도 고통스러워하며, 의류의 섬유에서 느끼는 자극도 예민하게 싫어한다. 의류의 라벨이 주는 촉감을 싫어해서 목 의 라벨을 항상 자르고 옷을 입는 자폐아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어떤 감각자극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반응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반응하고 다른 자극에 대해서는 그 반대로 훨씬 느리게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사람의 목소리와 같은 특정 소리자극에 매우 느리게 반응하는 자폐아는 사람의 목소리에 어떤 반응을 보인다 하더라도 그 때는 이미 늦어서 주변 사람이 그 반응의 의미를 알아채기 어려운 다른 상황으로 바뀌게 된다.

말단 감각기관에서의 청각, 시각, 촉각에 대한 반응양상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한다는 의미는, 아동이 주변의 환경과 자신을 구분하여 느끼게 하는 일종의 경계(boundary)를 제공하게 된다.

 

b. 감각/정보 전달과정(sensory processing system) :

 

받아들인 감각/정보를 대뇌에서 전달·처리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이해하는 가의 과정.

말단 감각기관을 통하여 들어온 정보들은 그 자체로는 의미없는 정보 덩어리일 뿐이다. 예를 들어, 시각적인 정보로 들어온 빛(light)들은 색깔, 그림, 얼굴들, 그리고 다른 시각적 이미지들로 대뇌에서 해석된다. 또한, 음파로서 들어온 소리가 단어, 음악, 신호음 등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같이 받아들인 정보를 우리가 이해할 수 있게끔 하는 두뇌에서 전달·처리하는 과정이 감각/정보 전달 과정이다. 가장 기본적인 정보의 전달과정은 감각기관으로 들어 온 각종 데이타를 처리하고 해석하는 감각 전달과정(sensory processing)이다. 아마도 갓 태어난 아기의 경우, 일차적인 감각적 정보전달이 이루어지는 세계에 산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과정에 이어서 특정한 패턴을 보고 여러 데이타를 연결하여 종합하고 분석하는 인지적 전달과정(cognitive processing)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아기는 엄마가 자신을 안아 올리면서 보내는 미소와 부드러운 속삭임을 연결하기 시작한다. 아기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그러한 느낌이 동반되리라 기대한다. 아기는 소리, 신체적 접촉, 얼굴 등에 애착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아이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지적 전달과정은 점차로 정교해진다. 정형화된 패턴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인지적 전달과정의 주요한 결과라 할 수 있다.

 

c. 정서적/ 감정 정보 전달과정(affective/emotional processing)

 

일반적으로 감각적 정보전달과정이나 인지적 전달과정들을 주요 정보 전달과정으로 파악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정보전달과정이 정서적인 정보를 전달·처리하는 과정이다. 정서적인 자극이나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는 지를 나타내는 과정으로서, 예를 들어 아기가 다른 사람의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이것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을 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는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정서적인 반응의 미묘한 차이를 구별하는 능력은 자폐아들에는 없거나 심하게 손상되어 있다.

자폐아는 인지적 정보나 정서적인 정보를 전달·처리하는 과정이 모두 손상되어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며, 이는 두 영역의 정보 전달·처리 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감각적 자극의 입력자체가 자폐아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고 무시되기도 하며 때로는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자폐아와 같이 정보전달·처리과정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경우는 들어온 정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경험하도록 한다. 이러한 어려움은 자폐아가 획득한 정보를 유용한 형태로 종합하고 분석하는 능력에 장해를 주어서, 결과적으로 주어진 정보가 왜곡된 형태로 인식되어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부분적으로 정보를 받아 들여 부적절한 반응을 보이게 한다. 또한, 입력된 각종 정보들은 정서적인 신호를 통하여 감정반응을 이끌어내는데, 부적절한 정보의 입력은 부적절한 감정상의 반응을 보이게 만든다.

소리에 예민한 자폐아가 진공청소기 소리를 너무 싫어하여 소리를 지르거나 주위의 물건을 집어던진다면, 감각적 정보 전달과정이 잘 통합되지 못하여서 정서적인 정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부적절한 감정반응이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위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즉, 감각적 정보전달과정에 문제가 있는 아동은 들어오는 감정상의 정보를 통합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관점에서 그 정보들을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다. 그러므로, 정서적/ 감정상의 정보전달과정에 문제가 있는 자폐아는 상대방의 정서적인 반응을 적절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되어 상대방의 얼굴 표정의 미묘한 변화가 의미하는 바를 인식하지 못하는 결과를 나타내게 된다.

자폐아들이 왜 그런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는 가를 이해하기 위하여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평균이상의 인지기능을 가진 한 ''정상인''이 자신의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거의 이해를 못하고 항상 변하고 불확실하여 예측이 불가능한 환경에 매일 내던져진다고 상상해보자. 주변 동료가 얘기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자신을 비난한다고 인식하든지, 아니면 주어진 정보를 잘못 해석하여 엉뚱하게 반응할지도 모른다. 또한, 그 ''정상인''이 자신이 필요한 사항을 요구할 수 있는 변변한 대화소통능력조차 없으며 그가 느끼는 스트레스, 불안감 또는 불확실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내적인 조절능력이 없다면, 그 ''정상인''은 어떠한 심정일 것이며 무슨 감정상의 반응을 보이겠는가? 아마도 그 ''정상인''은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에 너무나도 답답하고 화가 나서 다양한 형태의 공격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게 되고, 당사자 자신이나 남들에게 적절하게 이해되지 못하는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양상이 자폐아가 매일의 삶을 살면서 겪고 있는 현실이다.

Dr. Greenspan이 중요히 여기는 사회적 상호작용이라는 것이 아동의 감각적 정보 전달·처리과정과 인지적 전달과정, 그리고 감각 반응을 처리하는 과정에 따르는 정서적인 반응상태와 모두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이다. 이러한 주요 감각/정보 전달·처리 과정상의 문제들과 관련하여 사회적 상호작용이 제대로 안됨으로써 야기되는 문제들로 관계형성의 장애나 의사소통의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d. 운동기능의 이상

 

외부로부터 들어온 정보를 전달·처리하는 인지적 전달과정을 거쳐 해석한 후, 운동기능은 해석한 결과에 대하여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게 하여준다. 아기를 안아들고 보살피기 위하여 몸을 사용하거나 단어를 말하기 위하여 입과 혀를 움직이거나, 또는 뛰어서 공을 잡기 위하여 다리와 팔을 움직이는 운동상의 행위들이 우리가 외부 세상에 뜻하는 바를 반응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 근 긴장도(muscle tone)는 특별한 노력 없이도 우리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근육을 사용하는 능력을 뜻한다. 운동기획 능력(motor planning)은 일련의 근육 운동을 통하여 무엇을 이룰 것인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위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자신의 몸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 새로운 행동을 위하여 그 기능이 어떻게 사용되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운동기획능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 아동은 어느 발을 먼저 떼어야 할지, 어느 발이 다음에 움직여야 하는 지,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어느 방향으로 기대야 할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근육의 긴장상태가 적절하게 유지되고, 일련의 근육 운동을 상황에 맞게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자폐아들에게 손상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자폐아들 중 일부는 대근육 운동기능이 떨어져서 또래의 정상아동에 비하여 활동성이 저하되고 나이에 적합한 놀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시각-운동 통합능력(visuo-motor integration)이 떨어져서 글씨 쓰기나 젓가락질하기 등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은 손의 소근육 운동기능이 떨어지면서, 동시에 시각적 감각/정보의 통합 능력의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

 

III. 어떻게 감각조절이상을 평가할 것인가?

 

1. 소리에 반응하는 양상

 

정상 아동은 광범위한 소리에 적절하게 반응하여 견뎌낼 수 있다. 짜증내듯이 지르는 소리나 진공청소기의 기계음, 낮은 헛기침내는 소리, 호르라기의 날카로운 소리, 때로는 조용한 귓속삭임까지 다양한 소리를 듣는다. 자폐아동이 크고 고음의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부모들은 쉽게 알 수 있으나, 중간 정도의 소리, 또는 소리에 지나치게 둔감한 경우들은 간과되기도 한다.

 

i) 자폐아동에게 조용한 소리로 속삭이거나, 또는 큰 소리를 얘기를 하여 보라. 일부 자폐아들은 큰 소리에 예민하여 피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다른 자폐아들은 매우 큰 소리에만 겨우 반응할 정도이다.

 

ii) 클래식 음악, 로큰롤 음악, 또는 다른 종류의 음악을 듣게 한다. 소리의 크기를 조절해본다. 아동이 조용하고 은은한 음악소리를 좋아하는 지, 아니면 강한 비트의 큰 볼륨의 음악을 좋아하는 지를 판단할 수 있다.

 

자폐아는 여러 소리들을 각자 독자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소음이 한꺼번에 들릴 수 있으며, 축적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폐아는 혼잡한 교실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예민해지고 짜증이 늘어나기도 한다.

치료자는 자폐아가 좋아하는 소리들의 목록에 익숙하여, 놀이를 하는 동안 이를 적절하게 이용해야 한다. 특히, 아동이 소리에 둔감한 경우에는, 목소리의 높낮이를 다양하게 하면서 마치 구연동화 하듯이 말을 하는 것이 좋다.

 

2. 감촉(touch)에 반응하는 양상

 

일부 아동은 남들이 자신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특히, 깃털의 느낌같은 촉감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자폐아동 중에는 목 부위에 있는 옷의 라벨이 주는 촉감이 싫어서 이를 잘라서 옷을 입는 경우가 꽤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동이 보이는 촉각에 대한 반응양상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슬쩍 만지는 촉감에 예민한 아동이 곰 인형을 꼭 안는 식의 누르는 느낌을 좋아할 수 있다.

 

i) 부모가 아동을 안아서 쓰다듬을 때, 아동이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생각해보자.

 

ii) 다양한 종류의 촉감과 신체 부위에 따른 반응을 실험해 보자. 가벼운 촉감에서 시작하여 중간 정도의 자극, 나중에는 꾹 누르는 듯한 압박을 가해보라. 그리고, 아이의 팔과 다리, 발과 손, 등, 그리고 가슴과 배를 만져보아 아이의 반응을 관찰한다.

 

iii) 아이를 만질 때 리듬을 주면서 변화를 꾀한다. 어느 아동은 누르듯이 하는 마사지를 좋아하지만, 다른 아동들은 손가락으로 톡톡치는 양식의 치료를 좋아하기도 한다. 이런 변화를 통하여 놀이의 형식으로 아동과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일부 자폐아는 촉각에 지나치게 예민하여 부모가 안거나 쓰다듬는 것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부모는 실망하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이용하여 자녀와의 관계형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할 수 도 있다. 또한, 부모는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쓰다듬는 행위대신 눈맞춤, 얼굴 표정, 제스처 등을 이용하여 상호소통하는 노력을 할 수 있다.

 

3. 시각적 자극에 대하여 반응하는 양상

 

시각적 자극에 예민한 일부 자폐아는 깜박거리는 TV에 대하여 불편감을 느끼고, 차라리 숨으려고 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각적 자극에 둔감한 아이는 아예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i) 다양한 종류의 시각적 자극을 주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이 밝은 빛이 비추어지는 환경과 다소 어둠침침한 환경 중 어느 환경에서 보다 잘 적응하는 것에 대하여 판단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시각적 자극에 예민한 아동은 매우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러한 불편감을 피하기 위하여 다소 산만하게 보일 수도 있다.

 

ii) 아동이 다른 종류의 색깔들과 움직이는 물체에 대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지를 살펴본다. 부모가 아이와 같이 춤을 추고 있을 때, 아동의 시선이 부모를 보기를 즐겨하는 지, 아니면 눈길을 피하는 지를 관찰해보자. 만약 아동이 부모의 눈길을 피한다면, 부모는 아이의 정면에 서서, 아동을 그네에 태워보자. 움직이는 상황은 눈맞춤을 보다 쉽게 하며, 좀 더 정리되는(more organized)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네는 아이의 신체에 일종의 압박을 가하게 되어, 아동이 자신의 몸체를 스스로 지탱하려는 노력을 불필요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아동은 자연스럽게 부모를 쳐다볼 수 있도록 한다. 청각적 정보전달이 지연된 경우에는, 때때로 시각적 정보전달과정을 이용하여 보다 의사소통이 잘 되도록 도울 수 있다.

 

4. 움직임(movement)에 대하여 반응하는 양상

 

일부 자폐아는 움직임에 대하여 둔감하기 때문에, 한 자세로 그대로 있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특정행동을 자꾸만 반복하게 된다. 일부 아동은 호기심을 충족을 추구하거나, 점프하거나 뛰는 행위 등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움직임에 매우 예민한 아동은 부모가 침대에서 살며시 집어 올려도 깜짝 놀라게 되며, 불안정하게 느끼는 양상을 보여서 울거나 칭얼거리게 된다. 이런 아동들은 대개 근육 강도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 이들은 억지로 움직이기보다는 가만히 앉아 있거나, 그대로 누워 있는 양상을 나타내게 된다.

움직임에 둔감한 아동의 경우, 부모가 아동이 어지러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정도보다 오랜 시간동안 그네를 즐길 수 있다. 부모는 아이가 어떤 스타일로 그네를 타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지를 평가해야 한다. 아동이 빠른 속도, 중간 정도의 속도, 혹은 느린 속도를 좋아하는 지를 판단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욕구를 잘 파악할수록, 아동을 더 잘 도와 줄 수 있다. 아동이 그네를 탈 때, 시간이 지나면서 아동이 보다 잘 정리되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네는 눈맞춤, 노래, 아동의 욕구를 표현하고자 하는 의사소통을 통하여 아동이 감각 전달과정이 보다 잘 이루어 질 수 있게 한다. 즉, 전정기관을 통한 정보의 유입은 아동의 근육 강도, 균형감, 주의 집중력, 정서적인 반응을 향상시킬 수 있다.

만약 아동이 마구 움직이려는 경향을 보일 때, 그것으로 인하여 아동과 다투지 말고, 놀이의 차원에서 그것에 동참하라. 같이 뛰고 점프를 하라. 그리고, 아이가 뛰어서 움직일 때, 아동이 향하는 지점에서 만나 함께 손을 쥐고 점프하라.

빠르게 움직이며 뛰던 것을 서서히 느린 속도로 조절하여 보자. 느린 동작으로 움직임을 한다는 것은 아동이 움직임을 어떻게 조절하는 지를 배우게되고, 결국에는 운동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아동이 움직임을 싫어하면, 가능한 조용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통하여 놀이에 참여하게 하라. 예를 들어, 시소 게임을 천천히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동안 몸을 자연스럽게 움직여보자. 거의 인지하기 어려운 정도의 움직임으로 시작한 후, 이를 아동이 좋아하는 놀이와 연결시켜 아동이 상호소통하는 움직임에 대하여 서서히 견디어 낼 수 있게 된다.

 

5. 후각(smell) 및 미각(taste):

 

두 종류의 감각은 뚜렷한 상호 관련성이 있다.

후각은 식초, 바닐라 향, 오렌지 껍질 등으로 반응을 평가한다. 또한, 부모나 치료자의 향수나 화장품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미각은 아동이 식사에서 좋아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특정 음식의 냄새나 맛으로 인하여 그 음식을 꺼려하거나 선호하기도 한다.

 

* 체성 감각체계(Somatosensory system): 작업치료사나 감각통합훈련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영역이다.

 

i) 촉각(tactile, touch): 상기 글에서 이미 설명하였다.

ii) 전정감각(vestibular): 머리의 위치변화에 대하여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를 본다. 그네를 회전시킨 후, 안구 진탕이 있는 지의 여부, 차에 타서 멀미를 하는 지에 대하여 관찰한다.

iii) 고유감각(proprioception): 위치 및 운동의 감각에 의하여 근육과 관절을 사용하여 근 운동을 조절하고 평형을 유지하는 기전이다. 체조에서 양손을 높이 위로 펴도록 지시해도 양손이 펴지지 않고 팔꿈치나 어깨 관절이 굽어있는 자폐아를 종종 볼 수 있다.

 

6. 감각/정보 전달과정에 기초한 반응양상

 

i) 청각적 전달과정(auditory processing)

 

청각적 전달과정은 청각적 정보를 대뇌에서 해석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자폐아동이 청각 자체는 이상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받아들인 청각적 정보를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으며, 감각적 정보로서 소리의 덩어리들을 단어들로 순차배열(sequencing)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어서, 결과적으로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

간단한 실험을 통하여 청각적 전달과정을 평가할 수 있다. " 둥둥 둥'' "둥둥 둥" "둥둥 둥"을 반복하여 시행할 때, 아기가 마지막 ''둥''을 기대하는 가? 혹은 부모가 갑자기 ''둥'' 소리를 내는 것을 그만 두었을 때, 아기가 당신을 다른 표정으로 쳐다보는 지를 확인하라. 아기가 잘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면, 다양하게 변화를 주어서 패턴을 복잡하게 시도하여 보라.

그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아동이 부모가 말한 것을 대부분 이해하고 있는 지, 또는 자신의 욕구나 원하는 것과 관련된 표현이나 반복적이고 간단한 문장만을 이해하는 지를 통하여 판단할 수 있다. 만 3-4 세된 아동이 다소 추상적인 질문들, '' 너 지금 무엇을 하고 싶니?'', 또는 ''너 지금 어디를 가고 싶니?'' 식의 질문에 대하여 대답이 가능한 지를 판단해 본다.

 

ii) 인지적/정서적 전달과정(cognitive and emotional processing)

 

인지적/정서적 전달과정에서는 감각기관을 통하여 들어 온 정보가 감각적 전달과정을 통하여 다소 복잡해지고 보다 추상적인 수준의 정보처리 과정이 가능해진다. 청각적 전달과정과 시각적 전달과정에 문제가 있는 아동은 인지적/정서적 전달과정에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부모는 아동이 상대방의 얼굴 표정이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는 지, 아동이 부모의 목소리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눈치채는 지, 부모가 분노, 슬픔, 즐거움 등을 표현할 때, 아동이 그것을 이해하는 지에 대하여 파악해야 한다.

인지적 과제로서, 아동이 숨겨진 장난감을 찾을 수 있는가, 자신이 쌓아올린 나무 블록빌딩이 쓰러졌을 때 아동은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또는 아동이 가상놀이(pretend play)를 하는 동안 긴 나무 블록을 자동차로 대체할 수 있는가, 아동이 ''왜''라는 질문에 대하여 보다 추상적으로 대답이 가능한 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iii) 시공간적 전달과정(visual and spatial processing)

 

시각적 전달과정은 시각적 정보를 구분하고 해독하는 능력을 뜻한다.

아동이 흐트러진 장난감 조각들을 다시 모아서 상자에 담을 수 있는가, 아동이 선반이나 자에서 물건들이 속해야 하는 각각의 장소를 구분할 수 있는가, 세모 조각을 세모 모양에 제대로 맞추어 넣는가 등을 관찰함으로써, 아이의 시각적 정보처리의 수준을 비교적 간단하게 평가할 수 있다.

시각적 전달과정에 문제가 있는 아동들은 대개의 경우 퍼즐을 맞추는 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모양을 구분하여 끼워 맞추는 장난감(shape-sorter toy)을 다루기 위하여 아동은 시각적 전달과정에 관한 능력과 적절한 운동기능이 모두 필요하다.

일부 자폐아는 시각적 전달과정에 예민하게 관여하여 아빠가 평소와 다른 길로 자동차를 운전하여 집에 간다면 불편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들은 물건들이 항상 동일한 위치에 놓여하만 편안한 느낌을 가지며, 눈으로 보는 것에 기초하여 주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판단한다. 일부 아동은 청각적 전달과정이 문제가 있는 경우, 시각적 전달과정으로 정보처리하는 능력을 보충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각적 전달과정 역시 손상되어 있다면, 그 아동은 반복적이고 경직된 양상으로 집착 내지는 상동증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각적 전달과정은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엄마를 기억할 수 있는 대상 항상성(object constancy)의 개념을 포함한다. 부모가 손에 물건을 숨길 때, 일반적으로 아동은 그것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iv) 운동기능을 중심으로

 

a. 근 긴장도(muscle tone): 부모가 아이를 껴안으면 아이가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살펴본다. 몸이 흐느적거리는 듯한 양상을 보이면, 이는 근 긴장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아동은 고개를 똑바로 들기가 힘들고, 놀이를 하는 동안 팔로 기대는 모습을 자주 보이기도 한다.

 

b. 미세 운동기능(fine motor abilities): 미세 운동기능이 적절하게 조절되어야 아동은 자신의 손가락을 정확하게 통제할 수 있다. 손가락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와 손으로 물건을 판별하는 능력과 손에서 사용되는 힘의 정도 같은 요소가 미세 운동기능에 필수적이다. 또한 사물을 시공간적으로 적절하게 판별하는 능력도 미세 운동기능의 정확한 발달로부터 기인한다.

 

c. 운동기획능력(motor planning): 발달과정에서 이미 획득한 운동기능을 바탕으로 새로운 운동이나 움직임에 대하여 적응을 도모해가는 뇌의 전달과정을 의미한다. 아동은 모방, 나름대로의 평가, 등을 통하여 익숙한 활동을 다양하게 발달시킨다. 아동이 어느 동작이나 행동이 유별나게 서투르다면, 그 영역에 있어서 운동기획 능력에 지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폐아의 운동기획 능력이 떨어질 때, 치료과정을 통하여 의미없는 행위나 단순하고 반복적인 하나의 행위로부터 시작하여 두 세 가지의 순차배열과정(sequencing)을 거쳐 문제해결이 가능한 운동기능으로 발전한다.

아동이 복잡한 수준의 가상놀이가 가능해짐에 따라, 보다 다양한 고차원의 운동기획 능력을 요구하게 된다.

 

IV. 어떻게 감각조절 이상을 극복할 수 있는가

 

1. 4 A''s: 아기가 어떻게 감각적 정보를 받아들이고 조절하는 가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각각의 요소는 상호통제하는 식으로 다른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과제 집중력을 유지하는 능력은 행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 Arousal: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감각적 정보를 처음으로 인지하는 능력에 영향을 준다.

ii) Attention: 원하는 자극이나 과제에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iii) Affect: 행위의 감정상의 요소로서, 감각적 정보가 들어오면 이는 직접적으로 정서적인 반응을 야기한다. 치료자들은 친밀감, 감정의 고양, 의존심, 분리, 공격성, 질투, 불안 등 아동이 보이는 제반 감정 양상에 익숙해야 한다. 아동이 이러한 감정반응을 강하게 표출할 때, 이를 회피하기보다는 아동이 이를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iv) Action: 적절하게 적응하는 양상으로 목적 지향적인 행위에 참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2. 감각조절 이상을 대처하기 위한 일반적인 원칙

 

i) 치료자는 첫째로, 부모가 아이가 보이는 감각이상에 대한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둘째, 아이에게 부정적인 의미로 감각적 자극을 주는 환경을 개선해야 하고, 셋째, 드러난 감각조절이상을 조절하기 위한 직접적인 치료적 개입을 해야 한다.

 

ii) 부모나 치료자는 아동의 능력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요구를 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아동의 감각적 이상에 대한 적절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iii) 종종 아동에게 특정상황(자동차용 아기의자에 앉는 상황, 잠자기 전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어려움을 대처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가르쳐야 할 필요성이 있다.

 

iv) 아동이 자신의 감각조절이상을 극복하기 위하여 노력할 때, 부모나 치료자는 적절한 feedback을 주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부모와 아기 사이에서 상호작용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어난다. 특히, 이는 아기가 스스로 하는 놀이나 행위를 증진시키며, 아기의 상황대처 능력을 발달시킨다.

 

v) 자폐아의 상동증은 자폐아가 안전하고 친근하게 느끼는 대상을 반복적으로 추구하는 행위로서 예상치 못하는 감각적인 충격이나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미지의 요구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강력한 방어기제이다. 자폐아는 자신의 삶이라고 느끼는 경험들이 항상 변치 않고 자신에게 예측가능한 것이어야 불안감이나 혼란감이 없이 받아들여지므로, 상동증은 자폐아가 혼란스럽고 불투명한 외부의 세상에 대하여 스스로 제어(control)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상의 삶의 경험을 한층 강화된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자폐아가 보이는 상동증(stereotypies)은 아동의 감각조절 이상의 패턴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감각적 자극에 예민하여 과잉행동을 보이는 경우, 손을 반복적으로 흔드는 hand flapping은 선택적인 집중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활동성을 보이는 아동은 hand flapping이 스스로 각성 상태를 증가하기 위한 노력일 수 있다. 때로는 hand flapping이 긴장감을 방출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자폐아가 주변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행동은 불확실성과 불안이 있다는 신호이다. 이러한 문제는 하루의 일과표가 항상 예측가능하며 적절하게 자극을 제공하고 잘 짜여져서 구조화되어 있다는 점을 아이에게 확신시킴으로써,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또한, 잘 짜여져 있고 안정된 매일의 프로그램이 자폐아의 상동증적인 문제행동을 해결하기 위하여 필수적이지만, 실제적으로 일상적인 과정이나 일에 대한 약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중요한 점은 자폐아에게 일어나는 변화가 예측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항상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는 것이다. 말로 표현하는 설명보다는 시각적 효과를 이용한 방법들(글로 쓰여진 표, 그림달력)이 자폐아에게 향후 일어나는 일을 설명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3. Floor time과 감각조절의 이상

 

치료자는 처음부터 자폐아와 관계형성(relating to an autistic child)을 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치료의 초기단계에서 자폐아들이 어떠한 감각조절장애를 보이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로부터 들은 정보들을 기본으로 하여, 그 아이가 가장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영역부터 시작하여, 그 다음에는 덜 반응하는(hyposensitive) 감각기능의 영역을 다루다가 마지막으로 아이가 지나치게 반응하는(hypersensitive) 감각기능의 장애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치료자의 목소리의 톤이나 소리의 크기, 치료실의 조명의 조절이나 자폐아가 벽에 걸려있는 그림과 같은 장식물에 대하여 보이는 반응, 그리고 치료자가 자폐아의 손을 잡거나 어깨를 살짝 잡는 촉각에 관련하여 보이는 양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치료환경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자폐증상을 보이는 아이는 여러 발달 영역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관이 되지 못하고 조각난 채로 현저한 저하를 나타내게 된다. 이 때, 여러 손상된 발달의 영역들을 통합적으로 작용하도록 만드는 접착제역할을 하는 것이 정서 혹은 감정(affect or emotion)라고 할 수 있다. 실제적으로 아기의 발달에 있어서 정서/감정은 인지나 사회성 발달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정서/감정은 행동이나 생각을 개인의 욕구에 연결시킨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내재된 감정과 연결시킬 수 있을 때, 추상적 사고가 가능하게 된다. 즉, 아이의 수많은 정서적인 경험을 행위와 관련시켜 통합하는 능력이 치료를 통하여 증진되어야 한다.

자폐아와 함께 floor time을 할 때, 행동에 있어서 방향성을 제시하고 단어와 개념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정서/감정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자폐아에게 하고자 하는 욕구가 뚜렷하여 동기 부여가 되었을 때, 자신의 욕구(desire)를 주어진 환경에 적응시키는 노력이 운동기획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이 결여된 아이의 경우, 자신의 욕구를 행위가 순서에 맞게 수행되는 능력인 순차배열능력(sequencing ability)과 연관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자폐아는 결국 의미 없는 상동증적인 행동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4. 과다행동(hyperactivity)을 보이는 아동에 대한 대처방식

 

감각기관을 통하여 받아들여진 정보들의 과부하를 예방하거나 조절하는 방향으로 아이의 적정한 arousal과 attention을 성취하여 주위 환경의 대상들과 적절하게 상호교류를 하는 능력을 증진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i) floor time 동안 아동이 distress를 받는 지를 면밀히 관찰한다. 아이가 불편한 모습들(하품을 반복해서 하거나, 딸꾹질을 하거나, 한숨을 쉬거나, 호흡이 갑자기 가빠지거나, 안절부절 또는 깜짝 놀라는 양상)을 보이면, 즉시 놀이를 그만 두고 아이에게 기분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일부 아동에게는 놀이를 서서히 함으로써 아동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지만, 다른 아이들의 경우는 즉시 하던 일체의 놀이를 그만 두는 것이 좋다.

 

ii) 아이가 흥분하거나 distress를 받았을 때, 부모는 자신만의 고유의 방식(가능하면, 한 가지 방식을 개발하여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으로 아이를 안정시켜야 한다.

a. 목욕 후, 몸의 물기를 닦아주면서 지긋이 피부를 누르는 방식

b. 가볍게 아이의 등을 두드려 주거나, 아이를 무릎 위에 앉혀서 살며시 흔들어 주는 방식.

c. 아이가 호기심을 보이는 특정 소리를 내 본다.

d. 부모는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곰 인형 등)을 가지고 부모의 얼굴로부터 서서히 아이에게로 다가가도록 하여 결국 아이가 인형을 껴안게 한다.

e. 기능수준이 어느 정도 높은 아이의 경우, 좋아하는 물건(인형, 베개, 특정이불 등)을 이용하여 아이가 스스로 자기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iii) 아이가 짜증을 부리거나 흥분을 하여 산만해지면, 부모가 예민해져서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iv) 아이에게 주어지는 감각의 정도를 점진적으로 서서히 높여가야 한다. (소음을 줄이거나, 복잡한 환경을 피해야 한다)

 

v) 지나친 감각이상을 보이는 자폐아동의경우, 감각적 자극들이 점진적으로 축적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즉, 아이들은 기분회복을 위하여 적절한 간격으로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V. 결론 및 제안

 

필자는 Dr. Greenspan의 floor time 치료방식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실행하기 위한 조건들로서 자폐증을 비롯한 발달장애에 관하여 전문가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Dr. Greenspan의 치료모델에 정통하여 감각조절이상과 관련하여 자폐증상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아동의 감각조절 패턴을 파악하여 floor time의 치료적 환경을 적절하게 만들어야 하며, 치료의 초기 단계에서 이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자폐아의 감각조절이상을 이용한 치료적 접근이 문제행동과 자폐증상의 치료라는 측면에서 볼 때 독립적으로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감정 조절, 대인관계 그리고 상호작용의 호전이라는 측면 등과 더불어 전반적인 발달 수준의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아동을 전체적인 치료계획의 일환으로 파악해야 한다.

 

 

참 고 문 헌

The Interdisciplinary Council on Developmental and learning Disorders, (2000).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refining the standards of care for infants, children, families with special needs.

Greenspan, S.I. & Weider, S.(1998). The Child with Special Needs. Reading, MA: Addison-Wesley. To order, go to www.amazon.com

Zero to Three Bulletin. A special issue published in 1997 entitled "Assessing and Treating Infants and Young Children with Severe Difficulties in Relating and Communicating." Zero To Three: National Center for Infants, Toddlers, and Families.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1994).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Fourth Edition). Washington, D. C.

Greenspan, S.I., (1994), Diagnostic Classification of Mental Health and Developmental Disorders of Infancy and Early Childhood. Zero to Three, 15(1), 34-41.

Greenspan, S.I., (1992), Infancy and Early Childhood: The Practice of Clinical Assessment and Intervention with Emotional and Developmental Challenges. Madison, CT: International Universities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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