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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일반인간학(Allgemeine Menschenkunde) - 두 번째 강의 (3) 본문

인지학/일반인간학

일반인간학(Allgemeine Menschenkunde) - 두 번째 강의 (3)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9. 3. 15. 01:05

우리는 호감과 반감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수축, 확장(Systole, Diastole)]을 통해 감정 세계(Gefühlswelt)를 우리 내부에 발달시킨다. 한편으로는 반감이 우리의 영혼적 삶을 표상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호감이 영혼적 삶을 활동 의지(Tatwillen, 죽음 이후에 정신적 실재가 될 것을 싹으로 유지하려는 것)로 지속적으로 변화시킨다. 여기에서 여러분은 정신적-영혼적 삶의 진정한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호감과 반감의 리듬으로서 영혼적 삶의 싹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감 속에서 무엇을 반사하는가? 여러분이 체험했던 삶 전체, 출생 혹은 잉태 이전에 체험했던 세계 전체를 반사한다. 이것은 본질상 인식적 특성을 지닌다. 그래서 여러분의 인식은 출생 이전의 삶에서 비쳐 들어오는 것에 달려 있다. 출생 혹은 잉태 이전의 실재로서, 훨씬 더 높은 수준에 있는 이 인식은 반감에 의해 형상으로 약화된다. 따라서 인식은 반감과 만나(begegnet) 표상 형상(Vorstellungsbild)으로 약화되는 것이다.

 

반감이 충분히 강해지면 매우 특별한 무언가가 나온다. 출생 이전의 시간으로부터 우리에게 남겨진 것과 특정한 의미에서 똑같은 힘으로 행하지(täten) 못하면 우리는 출생 이후의 일상생활에서도 표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분이 오늘 신체적 인간으로서 표상을 한다면 그것은 여러분 내부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출생 이전의 시간에서 나오는 힘, 즉 여러분의 내부에 아직도 영향을 미치는 바로 그 힘으로 표상을 하는 것이다. 그 힘이 잉태와 함께 멈추었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계속해서 활동 중이며, 우리 안에 계속해서 비쳐 들고 있는 그 힘으로 우리는 표상을 한다. 여러분은 출생 이전의 것들을 지속적으로 생생하게 여러분 안에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반사하기(zurückzustrahlen) 위해 여러분 안에 그 힘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여러분의 반감 속에서 살아간다. 여러분이 표상을 하게 되면 모든 표상은 반감을 만나게 되고, 그 반감이 충분히 강해지면 기억 형상(Erinnerungsbild), 즉 기억(Gedächtnis)이 생겨난다. 따라서 기억이란 우리 내부에서 지배적인(waltenden) 반감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서 여러분은 불명확하게 반사하는 반감의 순수하게 감정적 속성과 명확하게 반사하는 것, 즉 형상적으로 활동하는 기억 속 지각 행위 사이의 관계를 알게 된다. 기억은 증대된(gesteigerte) 반감에 지나지 않는다. 여러분이 표상에 커다란 호감을 지닌다면 그것을 집어삼키게(verschlucken)’ 되어서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분이 표상에 대해 욕지기(Ekel)와 같은 것을 지닌다면 그것을 반사하여(zurückwerfen) 거기에 있게 함으로써 기억을 할 수 있다. 이것이 그것들의 실재이다.*

 

* 어떤 물건이 거울에 비치듯 반영하는 것을 ‘spiegeln’이라고 한다면, 되던져서 반사하는 것을 ‘zurückwerfen’ 또는 ‘zurückzustrahlen’라고 한다. 이것은 표상과 기억에서 반감의 작용을 표현하는 것으로 같은 뜻이다. 출생 이전의 정신세계에서 흘러드는 힘을 반감을 통해 되던짐으로써 표상이 생겨난다. 접두사 ‘zurück’뒤로, 뒤쪽으로또는 원래대로, 되돌아를 뜻하는 부사이다.

 

여러분이 이러한 전체 과정을 겪고 나서, 형상적으로 표상을 할 때 그것을 기억 속에 반사하여 그 형상적인 것을 붙잡는다면 개념(Begriff)이 생겨난다. 이러한 방식으로 여러분은 영혼 활동의 한 측면, 즉 우리의 출생 이전의 삶과 관계된 반감을 알게 된다.

 

이제 다른 측면인 의지, 즉 싹의 상태로 있음으로써 우리 안에서 죽음 이후의 삶에 속하게 될 것을 살펴보자. 우리가 의지에 대해 호감을 지니기 때문에, 다시 말해 죽음 이후에 비로소 발달될 이 싹에 호감을 지니기 때문에 우리 안에 의지가 살아가는 것이다. 표상이 반감에 근거하듯이 의지는 호감에 근거한다. 표상이 반감에 의해 기억이 되듯이 호감이 충분히 강해지면 호감에서 판타지(환상, Phantasie)가 생겨난다. 반감에서 기억이 생겨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호감에서 판타지가 생겨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는 그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그 판타지가 매우 강해져서 다시 전체 인간을 감각 속까지 관통하게(durchdringt) 되면, 일상적인 상상*을 얻게 된다. 그것을 통해 여러분은 외적 사물들을 표상한다. 기억에서 개념이 나오듯이 판타지에서 감각적 관찰(Anschauung)을 인도하는(liefern) 상상이 나온다. 그것들은 의지로부터 오는 것이다.

 

‘Imagination’을 일본의 인지학자 타카하시 이와오가 하듯이 형상작용으로 번역할 수 있다. 영어권에서는 ‘Phantasie’‘imagination’으로, ‘Imagination’‘picture form’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Imagination’觀象(관상)’으로, ‘Phantasie’創象(창상), 想像(상상), 幻想(환상)’ 등으로 번역해 사용한다. 어린아이들은 2,3세에 판타지가 생겨나고, 5,6세가 되면 내적 형상을 만들어 유지하는 힘인 상상(형상작용)의 힘이 생긴다.

 

사람들은 심리학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커다란 오류에 빠져든다. 우리가 사물을 바라본 다음에 그것을 추상화함으로써(abstrahieren) 표상*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예컨대 우리가 분필을 하얗다고 느끼는(empfinden) 것은 호감과 판타지를 넘어서 상상이 되는 의지가 적용(Anwendung)되기에 그렇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가 개념을 형성할 때는 완전히 다른 기원(Ursprung)을 갖는데, 개념은 기억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원서에는 Vorstellung(표상)이라고 나와 있지만 문맥상 Begriff(개념)가 더욱 적절해 보인다.

 

이로써 영혼적인 것을 설명하였다. 여러분이 인간 내부의 호감적 요소와 반감적 요소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할 수 없다. 호감적 요소와 반감적 요소는 죽음 이후에 영혼 세계에서 분명하게 표출(Ausdruck)된다. 그곳에서는 호감과 반감이 감춰지지 않고(unverhüllt) 지배적이다(herrscht).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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