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일반인간학(Allgemeine Menschenkunde) - 첫 번째 강의 (3) 본문

인지학/일반인간학

일반인간학(Allgemeine Menschenkunde) - 첫 번째 강의 (3)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9. 2. 17. 06:41

잠과 깨어 있음



그런데 어린이가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또 있다. 신체와 정신영혼 간에 조화가 이루어지도록 교육이 도와야 하는 것은, 잠과 깨어 있음 사이의 교대(Wechsel)를 인간 본성에 적합한 방식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외적으로 봤을 때 어린이는 잘 자는 것처럼 보이지만 잠과 깨어 있음에서 내적으로 근거가 되는 것을 아직 행할 수 없다. 어린이는 물질적 차원에서 체험하는 모든 것, 사지를 움직이고 먹고 마시고 호흡하며,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발로 행하는 모든 것을 정신세계로 가져가서 그곳에서 소화하고 극복해서, 그 작업의 결과를 물질세계로 다시 가져오는 과정을 할 수 없다. 어린이의 잠은 성인의 잠과 다르다. 성인의 잠에서는 인간이 깨어나서 잠들기까지 경험한 것을 주로 소화한다. 어린이도 잠이 들면서 보편적인 세계 질서 속으로 빠져 들지만, 깨어 있을 때 경험한 것을 아직 잠 속으로 가져가지 못한다.

 

올바른 교육을 통해 인간이 물질세계에서 경험한 것을 잠들어서 깨어날 때까지 정신영혼이 머무르는 그곳으로 실어나를 수 있도록 어린이를 가르쳐야 한다. 교사로서 우리는 고차적인 세계로부터의 그 어떤 것도 어린이에게 가르칠 수 없다. 고차적인 세계로부터 인간 속으로 스며드는 것은 바로 잠이 들어서 깨어나기까지의 시간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질세계에서 지내는 바로 그 시간을 활용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어린이와 함께 행하는 바로 그것을 어린이가 정신세계로 가져갈 수 있고, 이를 통해서 다시 정신세계로부터 가져올 수 있는 그 힘이 물질세계로 흘러나와 신체적인 현존재 안에서 그 힘으로 올바른 인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모든 수업 활동과 교육 활동은 상당히 고차적인 영역에서, 올바른 호흡을 가르치는 것과 잠과 깨어 있음 사이의 교대에서 올바른 리듬을 가르치는 것에 그 방향이 집중되어야 한다. 우리가 어린이에게 이러저러한 주제에 대해 가르칠 때 한편으로는 신체 속으로 정신영혼을 가져다주는 것에, 다른 한편으로는 신체성을 정신영혼으로 가져오는 것에 좀 더 작용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의식해야 한다.

 

지금 여기에서 언급한 것들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여러분이 단지 행위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여러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결코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지학에 기초한 정신과학은 인간이 행위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우선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통해 세계에 작용한다는 사실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위해 존재한다. 수업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차이는 교사가 살면서 늘 어떤 생각을 하고, 또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간다는 점에 근거한다. 성장하는 인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교사는, 어린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신경도 쓰지 않는 교사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교사가 그러한 생각에 몰두하는 순간, 호흡 과정과 교육을 통한 변화의 우주적 의미가 무엇인지, 잠과 깨어 있음 사이에 존재하는 리듬적 과정의 우주적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한다. 바로 이 순간에 교사의 내부에서 개인적인 정신(Persönlichkeitsgeist)에 근거하는 모든 판단 기준이 약화되며, 물질적 몸을 가진 인간이기에 인간 내부에 가장 풍부하게 존재하는 그것이 조금이라도 사라지게 된다. 이처럼 비워진 상태로 교실에 들어서면, 내적 힘을 통해 학생과 교사 사이에는 하나의 관계가 형성된다.

 

처음에는 외적 사실과 모순될 수 있다. 교실에 들어가면 아마도 여러분을 놀려대는 개구쟁이와 말괄량이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여러분은 우리가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생각을 통해 강인해져야 하며, 이런 놀림(Auslachens)에 개의치 않고 외적 사실처럼, 다시 말해 우산 없이 밖에 나갔다가 갑자기 비를 맞게 되는 그런 사실처럼 이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불쾌한 놀라움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보통 놀림을 당하는 것과 우산이 없어서 소나기를 맞고 놀라는 것을 구분하지만, 우리는 강인한 사고를 발달시켜 놀림거리가 되는 것을 소나기처럼 그렇게 아무런 구분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생각을 깊이 통찰하고 올바른 믿음을 지닌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에는 아무리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된다 해도 무언가가 우리에게 들어와 우리가 희망하는 그런 관계를 어린이들과 형성할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단순히 말로 훈계하거나 수업을 능숙하게 하는 게 아니라, 이 영혼적인 관계가 교실에 존재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다루어야 할 외적 사항이다. 그러나 우리를 채우는 생각과 수업을 하는 동안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일어나야 할 사실들 간의 전체적인 관계를 기본 사실로 정해 두지 않으면 이 모든 것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

 

인간이 태어나면서 정신세계에서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진다는 의식을 우리 안에 간직하지 않는다면, 수업에서 우리의 태도는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정신세계에 대한 올바른 조화를 호흡에 부여하도록 교육하고 수업해야 한다. 정신세계에서 인간은 잠과 깨어 있음 사이의 리듬적인 변화를 물질세계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행할 수 없었다. 교육과 수업을 통해 이 리듬을 제대로 조절해서 어린이의 신체가 정신영혼과 올바른 방식으로 결합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관념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사고로서, 그것이 우리를 지배해야 한다.

 

바로 이 점을 서두로 말씀드리며, 내일 실제적인 교육학을 시작하기로 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