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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간학(Allgemeine Menschenkunde) - 첫 번째 강의 (2) 본문

인지학/일반인간학

일반인간학(Allgemeine Menschenkunde) - 첫 번째 강의 (2)

슈타이너사상연구소 2019. 2. 11. 12:00

이기주의 문화와 새로운 교육



여러분은 오늘날의 문화가 정신적 영역까지 포함하여 인류의 이기주의(Egoismus)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종교에서도 영생이라는, 다시 말해 자신의 자아를 죽음 이후에도 그대로 보존하려는 충동을 부추긴다. 영생을 다루는 모든 종교적 신조는 이기주의에 호소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종교적 신조는 무엇보다 지상에서 살아가는 현존재의 한쪽 끝을 망각하고 다른 쪽 끝 부분만을 고려하는 식으로, 즉 죽음에만 주목할 뿐 출생을 망각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설교한다.

 

문화적으로 더욱 몰락하지 않기 위해 인간적 이기주의를 모든 방면에서 극복해야 하는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상의 인간 발달에서 다른 끝 부분, 바로 출생에 대해 우리는 더욱 분명하게 의식해야 한다. 인간이 죽음과 새로운 출생 사이에 긴 시간 동안 발달한다는 사실, 발달 과정에서 다른 존재 형태로 넘어가지 않고는 정신세계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는 조건에 처해진다는 사실을 우리 의식 속에 수용해야 한다. 이 다른 존재 형태를 인간은 물질체와 에테르체로 된 옷을 입음으로써 얻게 된다. 정신세계에 머무르면서 그대로 계속해서 발달하기만 한다면, 물질체와 에테르체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을 인간은 얻을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출생 이후의 어린이를 보더라도, 그 신체적 현존재가 정신적인 것의 연속이라는 점, 우리의 관여 없이 더 높은 차원의 존재에 의해 배려된 것들을 교육을 통해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의식해야 할 것들이다여기 이 인간 존재의 내부에 더 높은 차원의 존재가 출생 이전에 이룬 것을 계속해서 실행해야 할 것이 있다는 의식, 그것이 바로 유일하게 우리의 교육과 수업 제도에 올바른 정서를 부여할 것이다.

 

사고와 감정(Gedanken und Empfindungen)에서 정신적 세계와의 연관성을 상실한 현대인은, 정신적 세계를 파악하는 데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에 대해 관념적인(추상적인, abstrakter) 방식으로 질문을 한다. 예를 들어, 태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사실을 구체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다시 말해 관념적으로 받아들인다. 사실을 구체적으로 가져 가게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특정한 영역에서 계속 질문을 할 수 없다. 예컨대, 길에 고랑이 움푹 파여 있다. '그것이 왜 생겼을까?' 하고 묻는다. 차가 지나갔기 때문에. 차가 왜 지나갔지? 그 안에 탄 사람이 어떤 곳으로 가려고 했기 때문에? 왜 그 사람들은 그곳으로 가고 싶어 했을까? 이런 종류의 질문은 실제 세계에서는 언젠가 끝이 나지만 관념적 범위에 머무르게 되면 계속해서 원인을 물어볼 수 있다. 구체적인 사고에는 늘 끝이 있지만 관념적인 사고는 하나의 생각이 쳇바퀴 돌듯이 끝없이 이어진다. 출생 이전의 인간은 아직도 물질적인 것을 초월한 존재들의 보호 속에 있다. 세계와 개별 존재 간의 직접적이고 고유한 관계는 그 고차원의 존재들에게 맡겨야 한다. 따라서 출생 이전의 교육은 아이 그 자체를 위해서는 아직 어떠한 과업도 지니지 않는다. 태교는 부모 특히 어머니가 행하는 것에서 나오는 무의식적인 결과가 될 수 있을 뿐이다. 아이가 태어나기까지 올바른 의미에서 도덕적이고 이성적으로 진실한 것을 어머니가 자기 내부에 스스로 표현하려는 태도를 취하게 되면, 그 어머니가 지속적인 자아 교육(Selbsterziehung)에서 완성하는 것 자체가 저절로 아이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아이가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교육시켜야겠다는 생각을 덜 할수록, 올바른 삶을 살아가려는 생각을 더 할수록 아이를 위해서는 더 좋은 것이다. 아이가 물질적 차원의 세계 질서 속에 실제로 들어섰을 때, 즉 아이가 외부의 공기로 숨을 쉬기 시작할 때만 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

 

어린이가 정신적 차원에서 물질적 차원으로 건너오는 과정을 볼 때, 인간 존재가 실제로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의식해야 한다. 인간 존재가 물질적 세상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정신과 영혼 사이에는 하나의 연결(Verbindung)이 이루어진. 인간의 정신 영역인 정신인간, 생명정신, 정신자아(der Geistesmensch, der Lebensgeist, das Geistselbst)는 초감각적 영역에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이 세 부분에서 유출되는 힘이 인간의 영혼, 그러니까 의식혼, 지성혼 또는 감성혼, 감각혼(Bewußtseinsseele, Verstandes- oder Gemütsseele und Empfindungsseele)에 스며든다.

 

인간 존재가 죽음과 새로운 출생 사이의 실재(Dasein)를 통과한 후에 물질적 세계로 하강하기 위해 준비한다는 점을 보면 정신적인 것이 영혼적인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정신영혼 또는 영혼정신으로서 고차원의 영역에서 지상의 실재로 들어서는, 즉 지상의 현존재로 옷을 갈아입는 것이다. 지상에서 신체적인 유전과정을 통해서 생성되는 것과 영혼정신 또는 정신영혼이 결합하고, 여기에서 다시 양 삼지성이 연결된다. 정신영혼에서 정신인간, 생명정신, 정신자아가 의식혼, 지성혼 또는 감성혼, 감각혼과 연결되어 있고, 이것들이 물질세계로 하강하는 순간 감각체 또는 아스트랄체, 에테르체, 물질체(Empfindungsleib oder Astralleib, Atherleib, physischen Leib)와 연결된다. 이 세 가지는 다시 어머니의 신체에, 나아가 물질세계의 세 영역인 광물계, 식물계, 동물계와 결합되어 있다.

 

이 세상에 와서 자라는 어린이를 관찰해 보면, 어린이 내부에 영혼정신이 신체와 아직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정신적인 의미에서의 교육 과업은 그 영혼정신을 신체와 조화롭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들이 서로 어울리고 조화되어야 하는데, 물질세계로 태어나는 순간에 아직 서로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의 과업은 이 둘이 조화를 이루게끔 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인간이 외부 세계와 지니는 모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이다. 물질세계에 들어서는 바로 그 순간에 우리는 호흡을 시작한다. 모체 내에서의 호흡은 준비하는 단계의 호흡으로, 올바른 의미에서 호흡이란 모체를 떠났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호흡은 인간의 본성과 관련해 상당히 많은 것을 의미하는데, 이 호흡에 이미 신체적 인간의 전반적인 삼지적 체계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신진대사(Stoffwechsel)를 들 수 있다. 그런데 호흡은 신진대사의 한쪽 끝에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혈액 순환과 신진대사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혈액 순환은 다른 경로로 공급된 외부 세계의 성분을 인간의 신체에 흡수시키고, 호흡은 또 다른 쪽에서 전체 신진대사와 연결된다. 따라서 호흡은 그 자신의 고유한 기능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신진대사체계와 연관되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호흡은 인간의 신경-감각생활(Nerven-Sinnesleben)과 연결된다. 우리는 숨을 들이마심으로써 지속적으로 뇌수를 두뇌에 밀어 넣고, 숨을 내쉬면 뇌수를 몸 전체로 내려 보낸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호흡의 리듬을 두뇌로 옮겨 놓는다(verpflanzen). 호흡이 한 쪽에서는 신진대사와 연결되어 있듯이 다른 쪽으로는 이렇게 신경-감각생활과 연결되는 것이다. 호흡은 물질세계에 들어서는 인간을 물질적인 외부 세계와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매개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호흡이 인간의 신체적 생활을 유지하는 데 처음부터 완벽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신체적인 현존재로 들어서는 인간의 경우에 호흡 과정과 신경-감각 과정 간의 관계에서 적절한 조화가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선 인간의 본성을 인간학적-인지학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근거는 호흡 과정을 신경-감각 과정 안으로 조직해 들어가는 모든 것을 올바른 방식으로 관찰하는 데 있다. 호흡을 신경-감각 과정과 조화시킴으로써 우리는 정신적-영혼적인 것을 어린이의 신체적인 삶으로 끌어들인다. 다시 말해, 어린이는 아직 내적으로 제대로 호흡할 수 없으며, 교육은 제대로 호흡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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