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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너사상연구소 : 평화의 춤
8 하지만 슈타이너 자신의 말대로라면, 그가 인지학이란 말을 쓰게 된 계기는 로베르트 침머만(Robert Zimmermann, 1824 1912)에게 있었다. 침머만은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철학자로서 슈타이너는 빈 대학에서 그의 강의를 들었다. 1882년, 침머만은 를 출판했다. 여기서 그는 헤겔류의 철학자들로 대표되는 독일 이상주의라는 거대하고 추상적인 개념체계에 반기를 들었다. 침머만에 의하면, 그러한 이상주의 철학자들은 최고의 추상 수준에서 존재, 비존재, 현존, 모순과 같은 개념들로부터 시작하여 자신들이 마치 신이나 되는 양 써내려갔다는 것이다. 이는 경험적 바탕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맞서기 위해서(슈타이너가 이야기하듯이) “침머만은 '우리는 인간들 내부의 신이, 신 중심의 관점으로 ..
번역에 깔린 패배주의 새로운 텍스트와의 대결의식 가져야 황현산(고려대 교수·불문학) 개항 이후 우리의 번역사는 그 시작부터 불행할 수밖에 없었다. 국권의 위기 속에서 우리는 서양의 문물과 대면했고, 이어서 식민지 시대가 있었다. 밖에서부터 들어온 것은 많은 경우 우리의 것과 '다른 것'에 그치지 않고 '절대적인 것'의 형식을 띠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우리 글로 학문을 했던 경험이 많지 않았고, 국문학 전통은 일천한 것이 아니었지만 우리 글로 쓴 문학 작품이 국경을 넘어간 적은 거의 없었다. 같은 어족을 가진 언어와 교류할 기회는 매우 적었으며, 국경 안에서도 학문의 억압이 있었다. 식민지 시대에는 공식어의 위치를 빼앗기기까지 했으니, 한국어는 지역적으로 특수한 언어, 정서적으로 폐쇄된 언어의 처지를 면..